스페셜/
K-사립초, 열혈 교육의 세계
신 맹모삼천지교, 사립초 열풍의 배경은
저출산 여파로 올해 초등학교 입학생이 사상 처음 30만 명 대로 감소할 것으로 관측되는 가운데, 사립초등학교의 인기는 건재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진행된 2024학년도 서울 사립초 신입생 추첨에는 총 2만 8000여 명이 지원해 평균 경쟁률 7.8대1을 기록했다. 지난 2022년 12.6대1보다 하락한 수치지만 한 반에 20명도 못 미쳐 분교나 소학교 수준으로 떨어진 일반 국공립초등학교와 비교하면 사립초 입학은 여전히 ‘하늘의 별따기’인 셈이다.
학부모들에게 사립초는 '성공의 하이패스'로도 불린다. 미래의 성공을 위한 첫 통과 관문처럼 여겨지고 있는 것. 하지만 등골 빼먹는 교육비, 그들만의 리그 등 부정적 시각도 상존한다. 우리 아이 교육의 첫발을 어떻게 떼야 할지 고민하는 예비 학부모들을 위해 사립초의 명과 암을 살펴봤다.
글 정유진 기자
코로나19 이후 사립초 경쟁률 급상승
서울시교육청 발표에 따르면 2015학년도에서 2020학년도까지만 해도 대체로 2대1 수준이었던 사립초 경쟁률은 코로나19 유행 국면을 기점으로 급격히 치솟았다. 코로나19의 여파로 해외에 진학한 학생들이 국내로 들어오면서 상대적으로 교육 환경이 우수한 것으로 알려진 사립초의 입학 경쟁율이 늘어났던 것이다.
2022년 5월 서울시교육청이 진행한 설문조사에서도 우수한 교육 환경에 점수를 준 학부모가 45.5%에 달했다. 이로 인해 2021학년도에 6.8대1을 기록한 사립초 경쟁률은 2022학년도 12대1, 2023년 12.6대1로 정점을 찍었다.
더구나 코로나19 시기에 비대면 추첨 방식이 도입되면서 폭발적인 경쟁을 부추겼다. 이후 2024학년도부터 서울시교육청이 3회 지원 횟수 제한이라는 특단의 조치를 도입하면서 사립초 경쟁률은 다소 하락세를 나타냈다.
서울시 교육청 관계자는 “코로나19 이전에는 학교 수 제한 없이 지원해 중복 합격자가 급증해 허수가 발생하고 경쟁률이 과열되는 양상을 보였다”며 “지난해 6월부터 개선안이 확정되면 사립초 전체가 공동 이용할 수 있는 통합 전산 추첨 프로그램을 구축해 올해 입학전형부터 반영했다”고 말했다.
‘억’ 소리 나는 학비에도 사립초 보내는 이유는
학부모들이 고가의 교육비 부담을 감수하고 아이를 사립초에 보내고 싶어 하는 이유는 품질 높고 전문적인 교육을 받음으로써 밝은 미래를 보장받는 투자 개념이라는 인식이 많다. 사립초의 경우 국공립학교에 비해 교사와 학생 비율이 적절하며, 상대적으로 교사들의 전문성과 경험이 높게 평가되고 있다.
교육열이 높은 한국 부모들이 자녀의 미래를 위해서 ‘올인’한다는 점도 사립초 인기의 이유다. 통상 사립초 학비는 1년에 1000만 원을 호가한다. 여기에 사교육비를 더하면 사립초 학부모는 자녀의 초등학교 6년간 그야말로 ‘억’ 소리 나는 투자를 감수해야 한다.
하지만 자녀가 향후 국제중학교와 특수목적고등학교를 거쳐 명문 대학에 진학하고 성공적인 직업을 가질 수 있다는 기대를 충족한다면 충분히 감내할 수 있다는 게 학부모들의 반응이다.
서울 서대문구에 위치한 M초에 다니는 자녀를 둔 학부모 A씨는 “소그룹 수업 방식, 소통 능력 향상 중심의 교육을 하는 게 차별화 요소로 판단되고, 현지인 교사와 직접 의사소통을 함으로써 외국어 교육의 질이 높아 부모들의 호응을 이끌어내고 있다”며 “초등학교 1학년 때부터 방과 후 교실을 통해 영어를 배우고 3학년에는 정규 수업으로 지정돼 영어 능력을 기본적으로 갖춰 나가야 하는데 사립초 과정이 큰 도움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사립초들은 다양한 교내 활동과 현장학습 등의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이를 통해 예술, 스포츠, 리더십 등 다양한 분야에서의 활동을 통해 학생들은 어린 시절부터 많은 경험을 쌓을 수 있다. 또 교육을 위한 시설과 장비를 갖추고 있어서 학생들은 기술을 활용한 학습 환경에서 배울 수 있으며 보다 효과적인 학습 경험을 할 수 있다.
학교별로 특화된 중점 교육이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예를 들어 서울 성북구에 있는 W초는 오케스트라로 유명하다. 3학년부터 6학년 학생을 대상으로 오디션을 치러 단원을 선발한다. 미래 음악 꿈나무를 키워내는 셈이다. 특기 및 적성에 부합하는 방과후학교 활동을 지원한다는 것도 사립초의 매력이다.
상대적으로 좋은 환경에서 어느 정도 재력을 갖춘 집안의 동급생들과 어울리는 네트워킹도 사립초의 장점으로 꼽힌다. 초등학교 시절 학연이 사회 진출 이후에도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아이들뿐만 아니라 학부모들 간 네트워킹을 통해 상호작용할 수 있다는 것도 사립초의 경쟁력으로 인식되고 있다.
사립초 교사 선발도 까다로운 절차를 거친다. 김 모 Y초 교사는 “(본인 당시) 교사 채용 경쟁률은 76대1일 정도였다”며 “전문성 있는 교사들을 선호하고 저학년, 고학년 수업 시연(30분)과 2번(교장을 비롯한 학부모회 등 다면접·이사장 등)의 면접을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진성미 중앙대 교육학과 교수는 “교육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사회적 지위, 위치, 안정된 직업과 생활 등에 대한 수준이 커 가고 있기 때문에 부모들의 교육에 대한 열의가 높을 수밖에 없다”며 “더 나은 교육을 받음으로 사회경제적 구조 속에서 유리한 위치를 확보하려는 성향이 반영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고등교육 이수율, 국내총생산(GDP) 기준으로 볼 때 한국의 교육열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에서도 일본보다 높은 최상위권에 있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국제중-특목고로 이어지는 전문 학원도 존재
사립초 학생을 대상으로 한 전문 학원도 서울 시내 곳곳에 있다. 사립초-국제중-특목고-국내외 명문대로 이어지는 밸류체인을 형성하는 곳들이다. 이들은 학원 설명회나 상담을 통해 아이들의 관심도와 성향을 분석해 자기주도학습을 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서울 중구 소재 전문 학원 관계자에 따르면 “우리 학원에 들어오기 위해서는 사전 모의시험을 거쳐야 하고 학습 능력뿐만 아니라 인성도 함께 본다”며 “재능과 성향에 맞춘 학습지도를 해주고 아이별로 잘 따를 수 있는 선생님도 별도로 배정된다”고 말했다. 이어 “이미 유치원에서 영어 기초를 닦고 초등학교 고학년이 되면 영어회화뿐만 토익(TOEIC) 기준 700점 이상의 실력을 갖춰 중학교 영어 과정의 선행학습이 종료되기 때문에 그 시간에 수학이나 과학을 보충할 수 있다”고 밝혔다.
서울 강남구 소재 학원 관계자는 “사립초를 졸업하고 국제중이 아닌 일반 중학교에 진학해도 자기주도형 교육 환경 조성으로 대학입시까지 책임지고 케어해준 결과 한성과학고, 포항공대로 이어지는 성공 사례도 있다”며 “결국 사립초가 엘리트 과정 진입의 첫 단계로서 가장 중요한 초석이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들만의 리그 등 부정적 시각도 존재
사립초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도 있지만 부정적인 시각도 상존한다. 고가의 학비를 감당할 수 있을 정도로 재력을 가진 부모들을 배경으로 둔 만큼 학교 내에서도 차별적 시각이 존재한다. 이는 최근 불거진 문제가 아니라 30~40여 년 전에도 발생했으나 풀지 못한 숙제다.
1980년대 서울 성동구에서 사립초를 다닌 방 모(48) 씨는 “일반 초등학생들이 누리지 못하는 영어 교육과 급식 서비스, 수영장, 스쿨버스 등이 제공됐고 학생 수가 적어 오전·오후반이 따로 없어 국공립 학교 학생들과 차별화됐다”면서도 “당시에도 집안 형편에 따라 학생들이 끼리끼리 어울리는 경향이 있었는데 요즘 아이들을 보면 그게 더 심화된 것 같다”고 말했다.
사립초 수도권에만 38곳...지역 쏠림현상 우려
수도권 쏠림에 대한 우려도 존재한다. 실제로 학교알리미에 등록된 전국 74곳 사립초의 절반 이상인 38곳이 서울에 쏠려 있지만 서울 내에서도 각 구별로는 존재하지 않고 수도권을 벗어나면 각 광역단체별 면적 대비 사립초를 찾아보기 어렵기 때문이다.
서울을 제외하고 전국으로 살펴보면 △부산(남성·동래·동성·부산삼육·부산알로이시오·혜화) 6곳 △대구(계성·대구삼육·영신·효성) 4곳 △인천(영화·인성·인천동명·인천박문·한일) 5곳 △광주(광주삼육·광주송원·살레시오) 3곳 △대전(대전삼육·대전성모) 2곳 △경기(소화·중앙기독·심석) 3곳 △강원(동해삼육·원주삼육·춘천삼육) 3곳 △충북(청주대성) 1곳 △충남(서해삼육) 1곳 △전남(광양제철남·광양제철·여도) 3곳 △경북(포항제철서·포항제철지곡·포항제철) 3곳 △경남(대우·샛별) 2곳 등의 분포를 보였다. 전라북도, 세종특별자치시, 제주특별자치도, 울산광역시에는 사립초등학교가 단 1 곳도 존재하지 않았다.
글 정유진 기자 jinjin@hankyung.com
K-사립초, 열혈 교육의 세계
신 맹모삼천지교, 사립초 열풍의 배경은
저출산 여파로 올해 초등학교 입학생이 사상 처음 30만 명 대로 감소할 것으로 관측되는 가운데, 사립초등학교의 인기는 건재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진행된 2024학년도 서울 사립초 신입생 추첨에는 총 2만 8000여 명이 지원해 평균 경쟁률 7.8대1을 기록했다. 지난 2022년 12.6대1보다 하락한 수치지만 한 반에 20명도 못 미쳐 분교나 소학교 수준으로 떨어진 일반 국공립초등학교와 비교하면 사립초 입학은 여전히 ‘하늘의 별따기’인 셈이다.
학부모들에게 사립초는 '성공의 하이패스'로도 불린다. 미래의 성공을 위한 첫 통과 관문처럼 여겨지고 있는 것. 하지만 등골 빼먹는 교육비, 그들만의 리그 등 부정적 시각도 상존한다. 우리 아이 교육의 첫발을 어떻게 떼야 할지 고민하는 예비 학부모들을 위해 사립초의 명과 암을 살펴봤다.
글 정유진 기자
코로나19 이후 사립초 경쟁률 급상승
서울시교육청 발표에 따르면 2015학년도에서 2020학년도까지만 해도 대체로 2대1 수준이었던 사립초 경쟁률은 코로나19 유행 국면을 기점으로 급격히 치솟았다. 코로나19의 여파로 해외에 진학한 학생들이 국내로 들어오면서 상대적으로 교육 환경이 우수한 것으로 알려진 사립초의 입학 경쟁율이 늘어났던 것이다.
2022년 5월 서울시교육청이 진행한 설문조사에서도 우수한 교육 환경에 점수를 준 학부모가 45.5%에 달했다. 이로 인해 2021학년도에 6.8대1을 기록한 사립초 경쟁률은 2022학년도 12대1, 2023년 12.6대1로 정점을 찍었다.
더구나 코로나19 시기에 비대면 추첨 방식이 도입되면서 폭발적인 경쟁을 부추겼다. 이후 2024학년도부터 서울시교육청이 3회 지원 횟수 제한이라는 특단의 조치를 도입하면서 사립초 경쟁률은 다소 하락세를 나타냈다.
서울시 교육청 관계자는 “코로나19 이전에는 학교 수 제한 없이 지원해 중복 합격자가 급증해 허수가 발생하고 경쟁률이 과열되는 양상을 보였다”며 “지난해 6월부터 개선안이 확정되면 사립초 전체가 공동 이용할 수 있는 통합 전산 추첨 프로그램을 구축해 올해 입학전형부터 반영했다”고 말했다.
‘억’ 소리 나는 학비에도 사립초 보내는 이유는
학부모들이 고가의 교육비 부담을 감수하고 아이를 사립초에 보내고 싶어 하는 이유는 품질 높고 전문적인 교육을 받음으로써 밝은 미래를 보장받는 투자 개념이라는 인식이 많다. 사립초의 경우 국공립학교에 비해 교사와 학생 비율이 적절하며, 상대적으로 교사들의 전문성과 경험이 높게 평가되고 있다.
교육열이 높은 한국 부모들이 자녀의 미래를 위해서 ‘올인’한다는 점도 사립초 인기의 이유다. 통상 사립초 학비는 1년에 1000만 원을 호가한다. 여기에 사교육비를 더하면 사립초 학부모는 자녀의 초등학교 6년간 그야말로 ‘억’ 소리 나는 투자를 감수해야 한다.
하지만 자녀가 향후 국제중학교와 특수목적고등학교를 거쳐 명문 대학에 진학하고 성공적인 직업을 가질 수 있다는 기대를 충족한다면 충분히 감내할 수 있다는 게 학부모들의 반응이다.
서울 서대문구에 위치한 M초에 다니는 자녀를 둔 학부모 A씨는 “소그룹 수업 방식, 소통 능력 향상 중심의 교육을 하는 게 차별화 요소로 판단되고, 현지인 교사와 직접 의사소통을 함으로써 외국어 교육의 질이 높아 부모들의 호응을 이끌어내고 있다”며 “초등학교 1학년 때부터 방과 후 교실을 통해 영어를 배우고 3학년에는 정규 수업으로 지정돼 영어 능력을 기본적으로 갖춰 나가야 하는데 사립초 과정이 큰 도움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사립초들은 다양한 교내 활동과 현장학습 등의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이를 통해 예술, 스포츠, 리더십 등 다양한 분야에서의 활동을 통해 학생들은 어린 시절부터 많은 경험을 쌓을 수 있다. 또 교육을 위한 시설과 장비를 갖추고 있어서 학생들은 기술을 활용한 학습 환경에서 배울 수 있으며 보다 효과적인 학습 경험을 할 수 있다.
학교별로 특화된 중점 교육이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예를 들어 서울 성북구에 있는 W초는 오케스트라로 유명하다. 3학년부터 6학년 학생을 대상으로 오디션을 치러 단원을 선발한다. 미래 음악 꿈나무를 키워내는 셈이다. 특기 및 적성에 부합하는 방과후학교 활동을 지원한다는 것도 사립초의 매력이다.
상대적으로 좋은 환경에서 어느 정도 재력을 갖춘 집안의 동급생들과 어울리는 네트워킹도 사립초의 장점으로 꼽힌다. 초등학교 시절 학연이 사회 진출 이후에도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아이들뿐만 아니라 학부모들 간 네트워킹을 통해 상호작용할 수 있다는 것도 사립초의 경쟁력으로 인식되고 있다.
사립초 교사 선발도 까다로운 절차를 거친다. 김 모 Y초 교사는 “(본인 당시) 교사 채용 경쟁률은 76대1일 정도였다”며 “전문성 있는 교사들을 선호하고 저학년, 고학년 수업 시연(30분)과 2번(교장을 비롯한 학부모회 등 다면접·이사장 등)의 면접을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진성미 중앙대 교육학과 교수는 “교육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사회적 지위, 위치, 안정된 직업과 생활 등에 대한 수준이 커 가고 있기 때문에 부모들의 교육에 대한 열의가 높을 수밖에 없다”며 “더 나은 교육을 받음으로 사회경제적 구조 속에서 유리한 위치를 확보하려는 성향이 반영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고등교육 이수율, 국내총생산(GDP) 기준으로 볼 때 한국의 교육열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에서도 일본보다 높은 최상위권에 있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국제중-특목고로 이어지는 전문 학원도 존재
사립초 학생을 대상으로 한 전문 학원도 서울 시내 곳곳에 있다. 사립초-국제중-특목고-국내외 명문대로 이어지는 밸류체인을 형성하는 곳들이다. 이들은 학원 설명회나 상담을 통해 아이들의 관심도와 성향을 분석해 자기주도학습을 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서울 중구 소재 전문 학원 관계자에 따르면 “우리 학원에 들어오기 위해서는 사전 모의시험을 거쳐야 하고 학습 능력뿐만 아니라 인성도 함께 본다”며 “재능과 성향에 맞춘 학습지도를 해주고 아이별로 잘 따를 수 있는 선생님도 별도로 배정된다”고 말했다. 이어 “이미 유치원에서 영어 기초를 닦고 초등학교 고학년이 되면 영어회화뿐만 토익(TOEIC) 기준 700점 이상의 실력을 갖춰 중학교 영어 과정의 선행학습이 종료되기 때문에 그 시간에 수학이나 과학을 보충할 수 있다”고 밝혔다.
서울 강남구 소재 학원 관계자는 “사립초를 졸업하고 국제중이 아닌 일반 중학교에 진학해도 자기주도형 교육 환경 조성으로 대학입시까지 책임지고 케어해준 결과 한성과학고, 포항공대로 이어지는 성공 사례도 있다”며 “결국 사립초가 엘리트 과정 진입의 첫 단계로서 가장 중요한 초석이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들만의 리그 등 부정적 시각도 존재
사립초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도 있지만 부정적인 시각도 상존한다. 고가의 학비를 감당할 수 있을 정도로 재력을 가진 부모들을 배경으로 둔 만큼 학교 내에서도 차별적 시각이 존재한다. 이는 최근 불거진 문제가 아니라 30~40여 년 전에도 발생했으나 풀지 못한 숙제다.
1980년대 서울 성동구에서 사립초를 다닌 방 모(48) 씨는 “일반 초등학생들이 누리지 못하는 영어 교육과 급식 서비스, 수영장, 스쿨버스 등이 제공됐고 학생 수가 적어 오전·오후반이 따로 없어 국공립 학교 학생들과 차별화됐다”면서도 “당시에도 집안 형편에 따라 학생들이 끼리끼리 어울리는 경향이 있었는데 요즘 아이들을 보면 그게 더 심화된 것 같다”고 말했다.
사립초 수도권에만 38곳...지역 쏠림현상 우려
수도권 쏠림에 대한 우려도 존재한다. 실제로 학교알리미에 등록된 전국 74곳 사립초의 절반 이상인 38곳이 서울에 쏠려 있지만 서울 내에서도 각 구별로는 존재하지 않고 수도권을 벗어나면 각 광역단체별 면적 대비 사립초를 찾아보기 어렵기 때문이다.
서울을 제외하고 전국으로 살펴보면 △부산(남성·동래·동성·부산삼육·부산알로이시오·혜화) 6곳 △대구(계성·대구삼육·영신·효성) 4곳 △인천(영화·인성·인천동명·인천박문·한일) 5곳 △광주(광주삼육·광주송원·살레시오) 3곳 △대전(대전삼육·대전성모) 2곳 △경기(소화·중앙기독·심석) 3곳 △강원(동해삼육·원주삼육·춘천삼육) 3곳 △충북(청주대성) 1곳 △충남(서해삼육) 1곳 △전남(광양제철남·광양제철·여도) 3곳 △경북(포항제철서·포항제철지곡·포항제철) 3곳 △경남(대우·샛별) 2곳 등의 분포를 보였다. 전라북도, 세종특별자치시, 제주특별자치도, 울산광역시에는 사립초등학교가 단 1 곳도 존재하지 않았다.
글 정유진 기자 jinj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