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g story] 전문가 8인의 올해 증시 전망은

불과 3년 전인 2021년 1월 7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1층 전광판에 나타난 코스피 ‘3000’ 지수. 이날 한국 주식 시장이 생긴 이래 사상 최초로 코스피 지수가 3000을 돌파했다. 불과 3년 만에 ‘코스피 3000’에 대한 기대감이 다시 피어올랐지만 연초부터 대내외 악재들이 잇따르며 지수를 억누르는 모습이다.



국내 증시 전문가들은 올해 코스피 전망을 어떻게 예상하고 있을까. 전문가들은 올해 코스피 밴드를 2150포인트에서 최대 2800포인트로 낮춰 재조정했다. 한경 머니는 8인의 리서치센터 전문가들을 통해 올해 증시 전반에 대한 궁금증을 풀어봤다.


김승현 유안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지난해 말 코스피가 상승 랠리를 펼치다가 금리 인하 기대 되돌림으로 다시 하락세를 이어 가고 있는 것은 과도한 기대감으로 불장을 연출했다가 과열이 해소되는 과정에서 급락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올해 코스피 밴드는 2350포인트에서 2800포인트까지 움직임을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올해는 지난해보다 고금리와 고유가, 강달러에 대한 부담이 완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올해 증시 전망은 상반기에 올랐다가 하반기에 주춤하는 모양새를 띨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 센터장은 “상반기는 수출을 비롯한 경기 모멘텀에 대한 기대가 유효하다”며 “하반기는 금리 인하 시기와 관계 없이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가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올해 국내와 글로벌 변수 요인으로는 상반기엔 국내 총선과 중국의 3월 정치국 회의 등 경기 부양 관련 이슈, 하반기엔 미국 대선과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 이로 인한 한국 수출 변화 가능성을 변수 요인으로 꼽았다.


박희찬 미래에셋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올해 국내 증시는 금리 인하에 따른 기대 요인과 글로벌 경기 둔화, 미국 침체 위험에 따른 우려 요인이 중첩돼 어느 쪽으로 좀 더 무게가 실릴지에 따라 가변적이라는 평가를 내놨다. 그는 올해 증시 흐름이 미국의 경기 연착륙에 따른 금리 인하 여부에 따라 움직일 것으로 전망했다. 이러한 흐름대로라면 증시는 하반기로 갈수록 상승 가능성이 클 것이라고 예상했다.
박 센터장은 “미 Fed의 금리 인하 속도, 강도가 가장 중요한 변수가 될 것”이라며 “유럽중앙은행(ECB) 등 다른 주요 중앙은행들의 금리 인하 공조도 체크해야 할 포인트”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미국의 경기 침체 가능성도 예의주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올해 미국의 소비와 일자리 동반 감소로 갈 수 있어 증시 충격요인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미국 대선 관련 진행 상황을 중요 체크포인트로 지목했다. 도널드 트럼트 후보가 강세를 보인다면 불확실성에 대한 우려가 커질 수 있다고도 전망했다. 특히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칩스 등 미국 현 정부의 핵심 정책이 흔들릴 가능성도 언급했다.


이경수 메리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현재 국내 증시가 ‘전환점’의 시기를 지나고 있다고 강조했다. 매크로 측면에서는 고물가·고금리 환경에서 중금리·중물가 환경으로 전환되고 있고, 산업 측면에서는 인공지능(AI) 등 ‘생산성’ 향상을 이끄는 기업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올해 코스피 밴드는 2400에서 2700포인트를 제시하며 반도체 시장의 정상화와 AI로 인한 반도체 호황 사이클 출현 시 상향 조정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이 센터장은 “현재의 금리 수준에서 2017년과 2021년과 같은 반도체 호황 사이클이 재연될 경우 코스피 3000선 수준도 가능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메리츠증권은 증시가 1분기 말 전후에 부진한 흐름을 보이다가 하반기에 고점을 찍을 것으로 내다봤다. 1분기 말 미국 대선 레이스의 시작과 한국 총선이 맞물려 있고, 엔비디아로 대변되는 AI 모멘텀의 단기 피크 아웃 가능성을 제시했다. 특히 1분기 이후에는 AI 관련 반도체 등 기업의 수혜 강도에 따라 지수 상승 폭도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윤석모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현재 국내 증시는 지난해 11~12월 코스피의 과도한 상승 흐름에 따른 되돌림 과정이 전개되고 있다며, 1분기 말까지는 조정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코스피 밴드는 상반기에 2350~2750포인트를 제시했다. 상반기에는 지난해 낙폭을 회복하는 주가 흐름 전개가 예상되지만 기대수익률은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했다. 미 Fed의 고금리 동결 대응이 지속되고 중국과 신흥국 경기의 장기적 비관론을 이유로 꼽았다. 미 정부 확장 재정과 글로벌 제조업 및 투자 경기 회복은 한국 수출과 기업 실적 정상화로 반영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하반기 밴드는 2300~2700포인트를 제시했는데 올 하반기 11월 미 대선 전후로 정치와 정책, 지정학적 불확실성 등을 최대 변수로 지목했다. 윤 센터장은 “하반기에는 미 대선 경계감으로 인한 시장 변동성을 염두에 두고 실적 안정성과 성장성 검증이 더욱 중요해질 수 있다”며 “실적 모멘텀을 보유한 대형 가치주나 안전 마진을 제공하는 배당주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김형렬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올해 연초 국내 증시는 수출 및 기업들의 이익 개선에도 불구하고 높은 금리 환경이 지속됨에 따라 채권 대비 상대적으로 밸류에이션 매력이 크지 않다고 분석했다. 증시의 저평가 매력이 강화되기 위해서는 기업 이익의 추가 상향이 필요하지만, 구조적으로 생산비용 부담이 큰 제조업 비중이 높기 때문에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김 센터장은 올해 코스피 예상 밴드를 2개 구간으로 나누어 전망했다. 이론적으로는 코스피 밴드가 1950~2500포인트로 산출되지만, 최근 시장금리 하락이 진행되면서 2150~2550포인트 수준으로 조정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그는 “지난해 수출과 기업 이익 감소에도 한국 증시가 플러스 수익률을 기록한 것은 2024년의 기대가 선반영된 것이고, 플러스 수익률이 지속되기 위해서는 펀더멘털이 강화돼야 하는데, 그 근거는 부족하다고 평가한다”고 말했다. 올해 상반기는 잠재 리스크 요인으로 금리 인하 명분이 높아지면서 자산 시장의 가격 조정을 유도해 약세 흐름을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하반기에는 정책기조 전환 이후에 선별적 회복에 대한 기대가 반영되면서 주가가 회복할 것으로 전망했다.


변준호 IBK투자증권 투자분석부장은 3월 금리 인하설이 후퇴하면서 1월 말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까지 경계감이 지속되다가 반도체 업황 회복으로 2월에는 반등이 가능할 것으로 진단했다. 올해 코스피 밴드는 2250포인트에서 2800포인트까지 움직임을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상반기에는 금리 인하 기대감과 반도체 업황 기대에 따른 반등 흐름을 보이며 평균 밸류에이션 수준인 2800포인트까지 시도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하반기에 공매도 한시적 금지 해제와 수출 피크아웃, 미 대선 불확실성 등으로 코스피 하단까지 내려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올해 최대 변수 요인으로는 반도체 업황 회복 속도와 강도, 미국의 금리 인하 현실화 및 미국 대선을 꼽았다.


김병연 NH투자증권 투자전략부장은 증시는 실적 개선 대비 할인율 하락을 과대 반영하면서 실적 신뢰가 상승하기 전까지 당분간 지지부진한 흐름을 이어 갈 것으로 예상했다. 올해 코스피 예상 밴드는 2250포인트에서 2750포인트를 제시했다. 올 상반기 주가 흐름은 미국 대선 정책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긴축 완화 기대감으로 1분기 조정 이후 상승세를 보이다가 하반기에는 3분기 고점 이후 한국 부동산 경기와 2025년 크레디트 이슈 확대 가능성, 중국 부동산 시장에 대한 우려 요인 등으로 하락세를 이어 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웅찬 하이투자증권 리서치센터 연구원은 연초의 증시 조정은 지난해 연말 증시 랠리, 반도체에 대한 과도한 기대가 작용했고, 4분기 삼성전자와 LG에너지솔루션의 실적 쇼크, 중국의 경기 부진이 맞물리면서 나타난 것이라고 진단했다. 또한 지정학적 리스크에 대한 우려가 반영되면서 추가 하락세를 보인 것이라는 분석이다. 코스피 밴드는 2300선에서 2750포인트를 제시했다.
그는 “지난해 10월 말 장기 금리 급등과 빅테크 기업 실적 부진 시 지지됐던 저점을 지수 하단으로 선정했다”며 “지수 상단을 2750포인트로 제시한 것은 2024년 코스피 지수 예상 순이익의 주가수익비율(PE) 11배 수준을 적용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상반기 증시는 보합권에서 움직일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반도체 회복에 대한 과도한 기대와 중국의 경기 하강 가능성, 2분기 중 가시화될 미국의 금리 인하 등 호재와 악재가 동시다발적으로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하반기 증시는 미국 대선이 가까워질수록 미·중 갈등 확대 가능성, IRA 보조금 축소 가능성 등 트럼프 리스크가 부각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다만 조 바이든 대통령이 재당선될 경우 증시 상승과 리스크 완화에 따른 반도체 및 2차전지가 강세를 보이고, 트럼프가 당선되면 증시는 보합권에서 움직일 것으로 예상했다.



이미경 기자 esit917@hankyung.com | 사진 각 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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