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임장생활기록부6/ 인천 송도
임장(臨場), 발품을 팔아 관심 있는 지역을 꼼꼼히 탐방하는 것이죠. 현장의 생생한 모습을 전달하는 코너 <임장생활기록부>. 이달엔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국제도시죠. 인천 송도에 다녀왔습니다.
‘국제도시 삼형제’ 하면 송도, 청라, 그리고 영종을 꼽습니다. 그중 단연 맏형이 송도입니다. 송도의 공식 이름이 ‘인천경제자유구역 송도국제도시’예요. “외국인 투자 유치 좀 해봅시다” 하고 우여곡절 끝에 2003년 '경제자유구역의 지정 및 운영에 관한 특별법'(이하 경제자유구역법)이 생기면서 같은 해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이 출범했고, 그 첫 타자가 송도였습니다.
위치가 인천시 연수구인데, 면적이 꽤 큽니다. 부천과 거의 비슷한 규모거든요. 넓은 면적에 비해 인구는 20만 명에 불과합니다. 녹지가 풍부해서 살기 쾌적해요. 다른 지역과 비교할 때 인구 증가 속도가 빠를 뿐 아니라 젊은 층이 많아 활기 넘치는 분위기입니다.
송도는 11개 공구로 나눠져 있습니다. 공구는 ‘공사구역’의 줄임말인데요, 송도의 정체성과도 관련 있습니다. 송도가 바다를 메워서 만든 간척지이고, 공구 앞에 붙은 숫자가 땅을 메운 순서거든요. 그래서 공구마다 개발 속도도 다릅니다. 1·2·3·4·5·7공구는 개발이 끝났고, 6·8·9·10공구는 개발 중입니다. 마지막 11공구는 이제 매립 공사를 하고 있어요. 11공구가 가장 큰데, 송도의 마지막 퍼즐로 꼽힙니다. 공구의 콘셉트도 다 다릅니다. 4·5·7공구는 바이오에 특화돼 있고, 1·2공구는 주거단지가 많습니다. 9공구엔 크루즈항이, 10공구엔 인천항이 있어요.
송도 가운데엔 센트럴파크가 있습니다. 여의도공원의 2배에 달하고 이젠 전국적인 명소가 돼 인파로 북적입니다. 센트럴파크뿐 아니라 달빛공원과 해돋이공원 등 크고 작은 공원이 많습니다. 송도의 명물 중 하나가 G타워입니다. 송도가 국제도시이다 보니 유엔본부사무소를 비롯해 세계은행(WB) 한국사무소, 녹색기후기금(GCF) 등이 입주해 있습니다.
서울 접근성 떨어져…뛰어난 교육열
사실 서울 접근성은 취약합니다. 서울에서 50㎞ 떨어져 있는 데다 위치가 인천 끝자락이거든요. 서울의 주요 업무지구까지 왕복 4시간 이상 잡아야 합니다. 진출입 시 교통 체증도 극심합니다. 하지만 송도는 다른 신도시들과 결이 좀 달라요. 태생이 국제도시이기 때문에 미국식 교통 체계를 기획했거든요. 대중교통 및 도보 중심의 여느 신도시와 달리 송도는 자동차 통행을 염두에 뒀습니다. 규모가 워낙 큰 데다 인구 밀도도 낮잖아요. 그래서 도로를 널찍하게 설계했고 유동인구도 적습니다. 사실 너무 커서 걸어다닐 엄두가 안 나긴 하더라고요. 국제도시인 만큼 인천국제공항은 매우 가깝고 교통편도 많습니다.
다행히도 서울 접근성이 개선될 전망입니다.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B 노선이 송도를 지나가게 되거든요. 인천 1호선 인천대입구역에 GTX역이 생길 예정입니다. 특히 GTX-B 노선은 여의도와 용산, 서울역 등에 정차하죠. 서울 주요 업무지구의 접근성이 한결 수월해질 전망입니다. 그래도 여전히 강남 가기엔 험난할 것 같죠. 이 밖에 KTX 경강선과 월판선, 내부 트램, 간선급행버스체계(BRT) 등도 예정돼 있습니다. 또 경기도 외곽을 크게 한 바퀴 도는 수도권 제2순환고속도로가 개통되면 현재의 교통 체증이 한결 나아질 전망입니다.
송도의 자랑거리 중 하나가 학군입니다. 송도 별명이 ‘인천의 강남’인데, 이 별명이 생기게 된 결정적인 계기가 채드윅국제학교였습니다. 유치부부터 고등 과정까지 있고, 입학 시 몇 년을 대기해야 할 만큼 인기 학교죠. 교육열 높은 강남의 학부모 수요를 끌어들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됐습니다. 좋은 학교가 도시를 살리네요.
해외 대학도 다수 자리 잡았습니다. 글로벌 캠퍼스에 뉴욕주립대를 비롯해 조지메이슨대와 겐트대, 유타대 등이 입주했습니다. 연세대 국제캠퍼스와 인하대, 인천대 등도 있고 포스코고등학교도 유명하죠. 전반적인 교육열이 높고 중고교의 학업 성취도도 괜찮습니다. 자연스럽게 학원들도 많아졌고, 학원가는 1·2공구 쪽에 형성돼 있습니다.
도시가 워낙 넓다 보니 상권도 공구에 따라 나뉘는데, 1공구에 있는 스트리트형 상가인 커낼워크가 대표적입니다. 송도현대아울렛과 송도트리플스트리트도 인기입니다. 송도 세브란스병원이 2년 뒤 개원하고, 롯데몰과 신세계백화점도 개점하면 현재 다소 부족한 편의시설 인프라가 보완될 것으로 보입니다.
바이오 특화…서울 뺨치는 집값
송도는 이제 명실상부한 국내 최대 바이오 도시가 됐습니다. 주요 바이오 기업들이 아낌없이 송도에 투자하고 있거든요. 삼바는 7조 원 쏟아부어서 제2 바이오캠퍼스를 만드는데, 생산공장만 4개 더 늘어납니다. 셀트리온은 1조5000억 원을 투자해 4공장을 증설하고, SK바이오사이언스와 롯데바이오로직스 등도 대규모 투자 행렬에 가세했어요.
현재 4·5·7공구에 형성된 바이오 단지는 11공구까지 확대됩니다. 송도는 세계 최대 바이오 클러스터인 미국 보스턴을 벤치마킹하고 있어요. ‘K-바이오 랩허브’를 조성해 바이오 도시의 위상을 세계적인 수준으로 높이겠다는 각오입니다. 바이오가 첨단 미래 산업이잖아요. 그래서 송도의 전반적인 소득 수준 역시 다른 지역보다 높습니다.
다른 기업들도 많이 이사왔어요. 애초 계획보다는 좀 부족하지만, 그래도 포스코인터내셔널을 비롯해 크고 작은 다국적 기업들이 자리 잡았습니다. 국제도시 명성에 걸맞게 MICE(Meeting· Incentives·Convention·Exhibition) 산업도 발달했습니다. 송도컨벤시아와 동북아무역타워가 대표적이죠. 또 10공구에 건설 중인 인천신항에 대규모 물류단지가 들어올 예정입니다. 수상공원 등이 생기게 되는 수변 개발 프로젝트인 워터프런트 사업도 기대를 모으고 있습니다.
부동산 측면에선 송도는 사실 희로애락을 다 겪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초기엔 아파트만 빼곡해서 ‘유령도시’, ‘이름만 국제도시’라는 비아냥을 받았거든요. 하지만 이후 기업들이 입주하고 투자가 본격화하면서 부동산 시장도 같이 뜨거워졌습니다. 하락장에서 좀 고전하다가 최근 들어 거래량이 늘고 집값도 반등하는 분위기입니다.
3공구에 있는 송도더샵퍼스트파크 F15블록에 왔습니다. ‘송도는 더샵의 도시’라는 농담이 있을 정도인데, 더샵퍼스트파크는 F13블록부터 F16블록까지 이어집니다. 송도의 대장 단지로 이 곳이 꼽힙니다. GTX 개통 예정인 인천대입구역 역세권이거든요. 송일초 비롯해 주변에 학교가 많고 센트럴파크와 코스트코, 개점 예정인 롯데몰 등과도 가깝습니다. 단지 앞 부지에 영국 명문 학교인 해로우스쿨 유치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역시 부동산은 입지죠.
2017년 입주했고 872가구입니다. 용적률이 316%라 살짝 빽빽한 느낌이 있어요. 커뮤니티 및 조경 등을 잘 갖췄습니다. 전용 59㎡부터 108㎡까지 있는데, 그래도 국평이라고 하는 전용 84㎡가 대다수입니다. 84㎡가 3년 전에 14억7000만 원으로 최고 매매가를 찍은 뒤에 최근엔 10억 후반 대에서 움직이며 거래되고 있어요. 이제는 송도가 인천 전체 시세를 주도하며 집값 상승을 이끌고 있습니다.
임장생활기록부 영상은 집코노미 채널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글 김정은 한국경제신문 기자
촬영 조희재 한국경제신문 PD
임장생활기록부6/ 인천 송도
임장(臨場), 발품을 팔아 관심 있는 지역을 꼼꼼히 탐방하는 것이죠. 현장의 생생한 모습을 전달하는 코너 <임장생활기록부>. 이달엔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국제도시죠. 인천 송도에 다녀왔습니다.
‘국제도시 삼형제’ 하면 송도, 청라, 그리고 영종을 꼽습니다. 그중 단연 맏형이 송도입니다. 송도의 공식 이름이 ‘인천경제자유구역 송도국제도시’예요. “외국인 투자 유치 좀 해봅시다” 하고 우여곡절 끝에 2003년 '경제자유구역의 지정 및 운영에 관한 특별법'(이하 경제자유구역법)이 생기면서 같은 해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이 출범했고, 그 첫 타자가 송도였습니다.
위치가 인천시 연수구인데, 면적이 꽤 큽니다. 부천과 거의 비슷한 규모거든요. 넓은 면적에 비해 인구는 20만 명에 불과합니다. 녹지가 풍부해서 살기 쾌적해요. 다른 지역과 비교할 때 인구 증가 속도가 빠를 뿐 아니라 젊은 층이 많아 활기 넘치는 분위기입니다.
송도는 11개 공구로 나눠져 있습니다. 공구는 ‘공사구역’의 줄임말인데요, 송도의 정체성과도 관련 있습니다. 송도가 바다를 메워서 만든 간척지이고, 공구 앞에 붙은 숫자가 땅을 메운 순서거든요. 그래서 공구마다 개발 속도도 다릅니다. 1·2·3·4·5·7공구는 개발이 끝났고, 6·8·9·10공구는 개발 중입니다. 마지막 11공구는 이제 매립 공사를 하고 있어요. 11공구가 가장 큰데, 송도의 마지막 퍼즐로 꼽힙니다. 공구의 콘셉트도 다 다릅니다. 4·5·7공구는 바이오에 특화돼 있고, 1·2공구는 주거단지가 많습니다. 9공구엔 크루즈항이, 10공구엔 인천항이 있어요.
송도 가운데엔 센트럴파크가 있습니다. 여의도공원의 2배에 달하고 이젠 전국적인 명소가 돼 인파로 북적입니다. 센트럴파크뿐 아니라 달빛공원과 해돋이공원 등 크고 작은 공원이 많습니다. 송도의 명물 중 하나가 G타워입니다. 송도가 국제도시이다 보니 유엔본부사무소를 비롯해 세계은행(WB) 한국사무소, 녹색기후기금(GCF) 등이 입주해 있습니다.
서울 접근성 떨어져…뛰어난 교육열
사실 서울 접근성은 취약합니다. 서울에서 50㎞ 떨어져 있는 데다 위치가 인천 끝자락이거든요. 서울의 주요 업무지구까지 왕복 4시간 이상 잡아야 합니다. 진출입 시 교통 체증도 극심합니다. 하지만 송도는 다른 신도시들과 결이 좀 달라요. 태생이 국제도시이기 때문에 미국식 교통 체계를 기획했거든요. 대중교통 및 도보 중심의 여느 신도시와 달리 송도는 자동차 통행을 염두에 뒀습니다. 규모가 워낙 큰 데다 인구 밀도도 낮잖아요. 그래서 도로를 널찍하게 설계했고 유동인구도 적습니다. 사실 너무 커서 걸어다닐 엄두가 안 나긴 하더라고요. 국제도시인 만큼 인천국제공항은 매우 가깝고 교통편도 많습니다.
다행히도 서울 접근성이 개선될 전망입니다.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B 노선이 송도를 지나가게 되거든요. 인천 1호선 인천대입구역에 GTX역이 생길 예정입니다. 특히 GTX-B 노선은 여의도와 용산, 서울역 등에 정차하죠. 서울 주요 업무지구의 접근성이 한결 수월해질 전망입니다. 그래도 여전히 강남 가기엔 험난할 것 같죠. 이 밖에 KTX 경강선과 월판선, 내부 트램, 간선급행버스체계(BRT) 등도 예정돼 있습니다. 또 경기도 외곽을 크게 한 바퀴 도는 수도권 제2순환고속도로가 개통되면 현재의 교통 체증이 한결 나아질 전망입니다.
송도의 자랑거리 중 하나가 학군입니다. 송도 별명이 ‘인천의 강남’인데, 이 별명이 생기게 된 결정적인 계기가 채드윅국제학교였습니다. 유치부부터 고등 과정까지 있고, 입학 시 몇 년을 대기해야 할 만큼 인기 학교죠. 교육열 높은 강남의 학부모 수요를 끌어들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됐습니다. 좋은 학교가 도시를 살리네요.
해외 대학도 다수 자리 잡았습니다. 글로벌 캠퍼스에 뉴욕주립대를 비롯해 조지메이슨대와 겐트대, 유타대 등이 입주했습니다. 연세대 국제캠퍼스와 인하대, 인천대 등도 있고 포스코고등학교도 유명하죠. 전반적인 교육열이 높고 중고교의 학업 성취도도 괜찮습니다. 자연스럽게 학원들도 많아졌고, 학원가는 1·2공구 쪽에 형성돼 있습니다.
도시가 워낙 넓다 보니 상권도 공구에 따라 나뉘는데, 1공구에 있는 스트리트형 상가인 커낼워크가 대표적입니다. 송도현대아울렛과 송도트리플스트리트도 인기입니다. 송도 세브란스병원이 2년 뒤 개원하고, 롯데몰과 신세계백화점도 개점하면 현재 다소 부족한 편의시설 인프라가 보완될 것으로 보입니다.
바이오 특화…서울 뺨치는 집값
송도는 이제 명실상부한 국내 최대 바이오 도시가 됐습니다. 주요 바이오 기업들이 아낌없이 송도에 투자하고 있거든요. 삼바는 7조 원 쏟아부어서 제2 바이오캠퍼스를 만드는데, 생산공장만 4개 더 늘어납니다. 셀트리온은 1조5000억 원을 투자해 4공장을 증설하고, SK바이오사이언스와 롯데바이오로직스 등도 대규모 투자 행렬에 가세했어요.
현재 4·5·7공구에 형성된 바이오 단지는 11공구까지 확대됩니다. 송도는 세계 최대 바이오 클러스터인 미국 보스턴을 벤치마킹하고 있어요. ‘K-바이오 랩허브’를 조성해 바이오 도시의 위상을 세계적인 수준으로 높이겠다는 각오입니다. 바이오가 첨단 미래 산업이잖아요. 그래서 송도의 전반적인 소득 수준 역시 다른 지역보다 높습니다.
다른 기업들도 많이 이사왔어요. 애초 계획보다는 좀 부족하지만, 그래도 포스코인터내셔널을 비롯해 크고 작은 다국적 기업들이 자리 잡았습니다. 국제도시 명성에 걸맞게 MICE(Meeting· Incentives·Convention·Exhibition) 산업도 발달했습니다. 송도컨벤시아와 동북아무역타워가 대표적이죠. 또 10공구에 건설 중인 인천신항에 대규모 물류단지가 들어올 예정입니다. 수상공원 등이 생기게 되는 수변 개발 프로젝트인 워터프런트 사업도 기대를 모으고 있습니다.
부동산 측면에선 송도는 사실 희로애락을 다 겪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초기엔 아파트만 빼곡해서 ‘유령도시’, ‘이름만 국제도시’라는 비아냥을 받았거든요. 하지만 이후 기업들이 입주하고 투자가 본격화하면서 부동산 시장도 같이 뜨거워졌습니다. 하락장에서 좀 고전하다가 최근 들어 거래량이 늘고 집값도 반등하는 분위기입니다.
3공구에 있는 송도더샵퍼스트파크 F15블록에 왔습니다. ‘송도는 더샵의 도시’라는 농담이 있을 정도인데, 더샵퍼스트파크는 F13블록부터 F16블록까지 이어집니다. 송도의 대장 단지로 이 곳이 꼽힙니다. GTX 개통 예정인 인천대입구역 역세권이거든요. 송일초 비롯해 주변에 학교가 많고 센트럴파크와 코스트코, 개점 예정인 롯데몰 등과도 가깝습니다. 단지 앞 부지에 영국 명문 학교인 해로우스쿨 유치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역시 부동산은 입지죠.
2017년 입주했고 872가구입니다. 용적률이 316%라 살짝 빽빽한 느낌이 있어요. 커뮤니티 및 조경 등을 잘 갖췄습니다. 전용 59㎡부터 108㎡까지 있는데, 그래도 국평이라고 하는 전용 84㎡가 대다수입니다. 84㎡가 3년 전에 14억7000만 원으로 최고 매매가를 찍은 뒤에 최근엔 10억 후반 대에서 움직이며 거래되고 있어요. 이제는 송도가 인천 전체 시세를 주도하며 집값 상승을 이끌고 있습니다.
임장생활기록부 영상은 집코노미 채널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글 김정은 한국경제신문 기자
촬영 조희재 한국경제신문 P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