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ecial]남길남 자본시장연구원 "정치 테마주 반복 심화...기업 내재 가치 따져야"
입력 2024-02-23 10:08:53
수정 2024-05-02 14:33:47
스페셜/
저출생 테마주, 정치 거품일까
선거 때마다 반복적으로 요동치는 정치 테마주. 최근 정치권에서 띄워 올린 저출생 관련 테마주 역시 이 같은 의심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남길남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조정 실장은 "정치 테마주라고 하더라도 결국은 기업의 내재 가치를 따져보고 변화된 환경에 투자자들이 각별히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글 정유진 기자 사진 이승재 기자
정치 테마주는 학술적 용어는 아니지만 기업의 경영진 또는 지배주주가 학연, 지연, 혈연 등으로 유력 정치인과 상관관계가 있다고 여겨지면서 가격이 급등락을 보이는 주식 종목을 일컫는다. 남길남 자본시장연구원 실장은 지난 2016년부터 정치 테마주를 연구해 온 관련 분야 국내 최고 전문가다. 남 실장을 만나 대선과 총선 등 선거 때마다 등장하는 정치 테마주에 대해 들어보고 문제점을 짚어봤다.
국내에서 정치 테마주라 불리는 현상은 언제부터 있었다고 보는가.
"정치 테마주의 기원이 언제인지는 정확히 모르겠지만 앞서 15대 대선 때에는 김대중 후보와 이회창 후보가 출마했는데 당시 우리나라는 IMF 금융위기로 시장이 매우 어려웠던 시기다. 구제금융 신청이라는 초유의 위기를 맞이한 시점이었기 때문에 정치 테마주 현상이 시장에서 일어나기 어려웠을 것이다. 시장이 폭락하고 붕괴된 시점이라 더욱 그랬을 것 같다.
하지만 외환위기를 극복한 이후인 2002년 16대 대선부터 정치 테마주에 대한 뚜렷한 현상이 나타났다. 특히 17대 대선이 치러지면서 이명박·정동영 후보 관련 정치 테마주 과열이 워낙 극심했던 것으로 기억하고 있다. 이명박 후보는 당시 대운하 건설 공약으로 건설주, 운하주가 시장에서 크게 폭등했었다. 10배 이상 오른 종목들이 꽤나 많았다.
18대 대선은 박근혜·안철수·문재인 후보가 있었는데 당시 안철수 후보로 인해 정보기술(IT) 관련주들이 정치 테마주로 다수 엮였다. 안철수 후보는 안랩의 대주주이기도 했는데 간접적으로 관련된 종목도 여럿 있었다. 테마주라는 게 정확한 유형이 있는 것이 아니라 대부분 막연한 학·지연 등에 의해 주가가 좌지우지되기 때문이다.
그래도 18대 대선과 19대 대선에서는 완화되는 추세를 보였다. 규제 단속이 심해졌고 상한가에 대한 시장 규정도 15%에서 30%로 바뀌었다. 규제당국에서도 감독을 강하게 하고 조회공시 요구도 늘어나면서 분위기 변화가 감지되는 모습이다.
최근 대선이었던 20대에는 윤석열 후보와 이재명 후보, 심상정 후보 등이 나왔는데 이때의 정치 테마주를 분석해보면 대부분 파평 윤씨 본관을 가진 인물이 최고경영자(CEO)이거나 대학동문, 사외이사 등 사업 내용과 전혀 관련 없는 종목들이 맥락없이 들썩였다."
정치 테마주는 대선, 총선 등 후보들과 어떻게 엮이는가.
"정치 테마주를 직접 주도하는 실체가 있다기보다는 시장에서 만들어 가는 것으로 보인다. 이들 기업 주가를 보면 유력 후보 간 공통된 지인이 있거나 사외이사와 인맥이 닿아 있거나 등기이사와 관련이 있는 그런 회사들이 급등을 하는 것이다.
기업의 가치를 보지 않고 정치인과 지인 관계에 있지 않아도 조금 과장하자면 단순히 만나서 사진 한 장 찍었다고 주가가 오르는 것이다. 이른바 후보와 기업의 대주주 또는 경영진이 직접적인 관계라기보다는 학교 동문, 지인에 지인을 건너건너 안다고 해서 그 종목이 들썩이는 것이다.
기업 가치와 본질적으로 관련이 없는 정치 테마주 현상은 과거 대통령 선거 사례를 보면 결국 선거일이 가까워지면서 주가가 하락하는 경향이 공통적으로 관측됐다. 예를 들어 직전 선거인 20대 대통령 선거 국면에서 여론조사 지지율이 가장 높은 두 후보의 정치 테마주로 언론에서 공통적으로 언급된 바 있는 83개 종목을 보면 대통령 선거 후보와 기업 경영진 사이에 공통 지인(44%), 경영진과의 사적 인연(18%), 학연(16%) 등 해당 기업의 사업과 직접적 관련성이 없는 매우 막연한 관계가 대다수였다."
선거 때마다 정치 테마주가 기승을 부리는 이유는 무엇이라 생각하는가.
"결국 투자자들의 기대심리에 있다. 특히 코로나19로 인해 개인의 주식 투자가 활발해짐에 따라 이러한 국면을 더욱 부추기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정경유착이 있는 국가일수록 정치 테마주의 흔들림이 심하다. 4~5년 선거 주기마다 큰 장이 선다고 생각하는 투자 행태가 관행적으로 변해서 정치적인 바람이 종목 상승에 영향을 줄 것이라는 바람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금융당국에서 관리 감독을 하고 있어서 심하게 요동치지는 않겠지만 팬데믹 국면이 되면서 개인 투자자가 주식 시장에 대거 등장하면서 정치 테마주가 심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대형주가 아닌 소형주에 영향을 미칠까.
"개인투자자들이 가장 많은 종목이 코스닥의 중·소형주다. 지배구조상 이들 기업들은 오너들이 대부분의 주식을 갖고 있고 개인투자자들이 움직이면 주가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대형주나 우량주는 대부분 외국인 투자자들이 많지 않은가. 특히 소형주는 정치인들과 관련된 인물이 사외이사 혹은 본관이 같거나 동문 등 학연, 지연, 혈연에 따른 친분 기대감만으로 급등하는 경우가 있다. 이는 매우 위험한 것이다.
투자자들이 기업의 내재 가치를 따지지 않고 이와 관련 없는 종목들을 사들이면서 그 분위기에 휩쓸려 가기 때문에 정치 테마주로 분류가 되면서 급등하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정치 테마주는 근거가 없는 것이다.
투자자들이 기업의 실적을 추적하고 분석하는 등 정확한 정보에 기반해 주식을 사들이지 않고 뜬구름 잡는 식의 투자를 하는 것이다."
이러한 현상들은 사라지지 않을 것 같은데.
"앞서 언급했지만 정경유착이 있는 국가일수록 정치 관련 테마주들이 많은 영향을 받는 경향이 있다고 생각한다. 선진국의 경우에는 기관이나 개인투자자들의 영향이 거의 없다.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풍문에 대해 예민하고 영향을 받는 것 같다. 예를 들어 '누군가 A후보와 뭐가 있다더라' 하는 얘기를 들으면 흘려 버리는 게 아니라 그 종목에 관심을 갖게 되는 것이다.
특히 대선 총선 등 주기적으로 이러한 시즌이 돌아오고 또 관련 종목들이 뜨겠지라는 주도 세력과 투자자들의 기대심리가 있는 것이다. 이런 분위기를 기회로 올라타서 차익을 실현하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에 이러한 현상들이 지속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해외 사례는 없는가.
"해외 주가는 선거라는 이벤트 상황에 휘둘리지 않는다. 정치 선진국들 경우에는 이런 사례가 관측되지 않는다. 다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선 후보의 경우는 예외적이다. 약간의 정치 테마주가 나타나기도 한다. 트럼프 후보가 대선을 치를 당시 친 기업 성향이 강했기 때문에 트럼프를 지지하는 기업들의 주가가 영향이 있기도 했다.
인도의 경우도 오는 각 주마다 시기는 다르지만 오는 4~5월 사이 총선이 열리는데 모디 정부가 어떤 정책에 힘을 싣고 있는 것을 보면 기업들의 주가가 오르기도 한다. 우리나라와 비슷하다고 생각한다."
투자자들이 유의할 점은 무엇이라 생각하나.
"20대 대선 국면에서는 정치 테마주 생애주기에서 한 요소를 담당했던 공매도 거래가 규제되면서 과거 정치 테마주처럼 선거일에 임박해서 주가가 하락했던 패턴이 약화되기도 했다. 다만 향후 주가 하락 폭은 더 커질 가능성이 있기에 투자자의 주의가 요구된다. 공매도 거래자들은 정치 테마주 주식들이 과대평가 돼 있다고 판단해 가격 하락을 예상한 투자자일 가능성이 크다.
만약 이들의 시장 참여가 차단되면 정치 테마주에 대한 비관적 전망이 시장에서 바로 해소되지 못하고 계속 누적되면서 비록 과거처럼 선거일 직전의 주가 하락 현상은 완화돼 나타날 수 있지만 자칫 주가 하락 국면에서 하락 폭을 더 키우는 방향으로 작동할 수 있다.
따라서 정치 테마주라는 종목이라고 할지라도 기업의 내재 가치를 따져보고 변화된 환경에 투자자들은 각별히 유의할 필요가 있다."
향후 기업들은 자세는 어떻게 변해야 하는가.
"상장 기업들은 공개 기업으로서의 사회적 책임도 있는 것이다. 조회공시까지 기다리지 말고 문제가 불거질 때 자율 공시를 적극적으로 내는 게 투자자들한테도 중요한 시그널이라고 생각된다. 특히 정치 테마주는 미디어의 역할이 크다. 개인투자자의 영향력이 시장에서 커질수록 기업의 사회적 책임도 크다는 점도 유념해야 한다.
정치 테마주에 대한 일반 투자자의 주의가 요구되는 것과 별도로 정치 테마주 현상의 재발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정치 테마주로 지목된 기업의 선제적이고도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다. 일반적으로 정치 테마주로 분류된 기업들은 가격이 급격히 오르는 경우에도 거래소의 조회공시 요구에 수세적으로만 대응하는 경향이 크다.
하지만 정치 테마주의 열기를 잠재우기 위해 해당 기업들이 조회공시와 별도로 보다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방안도 가능하다. 정치 테마주 관련 소문에 대해 해당 기업이 적극적으로 해명공시에 나선다면 투자자들에게 의미 있는 정보가 될 수 있다."
글 정유진 기자 jinjin@hankyung.com 사진 이승재 기자
저출생 테마주, 정치 거품일까
선거 때마다 반복적으로 요동치는 정치 테마주. 최근 정치권에서 띄워 올린 저출생 관련 테마주 역시 이 같은 의심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남길남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조정 실장은 "정치 테마주라고 하더라도 결국은 기업의 내재 가치를 따져보고 변화된 환경에 투자자들이 각별히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글 정유진 기자 사진 이승재 기자
정치 테마주는 학술적 용어는 아니지만 기업의 경영진 또는 지배주주가 학연, 지연, 혈연 등으로 유력 정치인과 상관관계가 있다고 여겨지면서 가격이 급등락을 보이는 주식 종목을 일컫는다. 남길남 자본시장연구원 실장은 지난 2016년부터 정치 테마주를 연구해 온 관련 분야 국내 최고 전문가다. 남 실장을 만나 대선과 총선 등 선거 때마다 등장하는 정치 테마주에 대해 들어보고 문제점을 짚어봤다.
국내에서 정치 테마주라 불리는 현상은 언제부터 있었다고 보는가.
"정치 테마주의 기원이 언제인지는 정확히 모르겠지만 앞서 15대 대선 때에는 김대중 후보와 이회창 후보가 출마했는데 당시 우리나라는 IMF 금융위기로 시장이 매우 어려웠던 시기다. 구제금융 신청이라는 초유의 위기를 맞이한 시점이었기 때문에 정치 테마주 현상이 시장에서 일어나기 어려웠을 것이다. 시장이 폭락하고 붕괴된 시점이라 더욱 그랬을 것 같다.
하지만 외환위기를 극복한 이후인 2002년 16대 대선부터 정치 테마주에 대한 뚜렷한 현상이 나타났다. 특히 17대 대선이 치러지면서 이명박·정동영 후보 관련 정치 테마주 과열이 워낙 극심했던 것으로 기억하고 있다. 이명박 후보는 당시 대운하 건설 공약으로 건설주, 운하주가 시장에서 크게 폭등했었다. 10배 이상 오른 종목들이 꽤나 많았다.
18대 대선은 박근혜·안철수·문재인 후보가 있었는데 당시 안철수 후보로 인해 정보기술(IT) 관련주들이 정치 테마주로 다수 엮였다. 안철수 후보는 안랩의 대주주이기도 했는데 간접적으로 관련된 종목도 여럿 있었다. 테마주라는 게 정확한 유형이 있는 것이 아니라 대부분 막연한 학·지연 등에 의해 주가가 좌지우지되기 때문이다.
그래도 18대 대선과 19대 대선에서는 완화되는 추세를 보였다. 규제 단속이 심해졌고 상한가에 대한 시장 규정도 15%에서 30%로 바뀌었다. 규제당국에서도 감독을 강하게 하고 조회공시 요구도 늘어나면서 분위기 변화가 감지되는 모습이다.
최근 대선이었던 20대에는 윤석열 후보와 이재명 후보, 심상정 후보 등이 나왔는데 이때의 정치 테마주를 분석해보면 대부분 파평 윤씨 본관을 가진 인물이 최고경영자(CEO)이거나 대학동문, 사외이사 등 사업 내용과 전혀 관련 없는 종목들이 맥락없이 들썩였다."
정치 테마주는 대선, 총선 등 후보들과 어떻게 엮이는가.
"정치 테마주를 직접 주도하는 실체가 있다기보다는 시장에서 만들어 가는 것으로 보인다. 이들 기업 주가를 보면 유력 후보 간 공통된 지인이 있거나 사외이사와 인맥이 닿아 있거나 등기이사와 관련이 있는 그런 회사들이 급등을 하는 것이다.
기업의 가치를 보지 않고 정치인과 지인 관계에 있지 않아도 조금 과장하자면 단순히 만나서 사진 한 장 찍었다고 주가가 오르는 것이다. 이른바 후보와 기업의 대주주 또는 경영진이 직접적인 관계라기보다는 학교 동문, 지인에 지인을 건너건너 안다고 해서 그 종목이 들썩이는 것이다.
기업 가치와 본질적으로 관련이 없는 정치 테마주 현상은 과거 대통령 선거 사례를 보면 결국 선거일이 가까워지면서 주가가 하락하는 경향이 공통적으로 관측됐다. 예를 들어 직전 선거인 20대 대통령 선거 국면에서 여론조사 지지율이 가장 높은 두 후보의 정치 테마주로 언론에서 공통적으로 언급된 바 있는 83개 종목을 보면 대통령 선거 후보와 기업 경영진 사이에 공통 지인(44%), 경영진과의 사적 인연(18%), 학연(16%) 등 해당 기업의 사업과 직접적 관련성이 없는 매우 막연한 관계가 대다수였다."
선거 때마다 정치 테마주가 기승을 부리는 이유는 무엇이라 생각하는가.
"결국 투자자들의 기대심리에 있다. 특히 코로나19로 인해 개인의 주식 투자가 활발해짐에 따라 이러한 국면을 더욱 부추기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정경유착이 있는 국가일수록 정치 테마주의 흔들림이 심하다. 4~5년 선거 주기마다 큰 장이 선다고 생각하는 투자 행태가 관행적으로 변해서 정치적인 바람이 종목 상승에 영향을 줄 것이라는 바람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금융당국에서 관리 감독을 하고 있어서 심하게 요동치지는 않겠지만 팬데믹 국면이 되면서 개인 투자자가 주식 시장에 대거 등장하면서 정치 테마주가 심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대형주가 아닌 소형주에 영향을 미칠까.
"개인투자자들이 가장 많은 종목이 코스닥의 중·소형주다. 지배구조상 이들 기업들은 오너들이 대부분의 주식을 갖고 있고 개인투자자들이 움직이면 주가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대형주나 우량주는 대부분 외국인 투자자들이 많지 않은가. 특히 소형주는 정치인들과 관련된 인물이 사외이사 혹은 본관이 같거나 동문 등 학연, 지연, 혈연에 따른 친분 기대감만으로 급등하는 경우가 있다. 이는 매우 위험한 것이다.
투자자들이 기업의 내재 가치를 따지지 않고 이와 관련 없는 종목들을 사들이면서 그 분위기에 휩쓸려 가기 때문에 정치 테마주로 분류가 되면서 급등하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정치 테마주는 근거가 없는 것이다.
투자자들이 기업의 실적을 추적하고 분석하는 등 정확한 정보에 기반해 주식을 사들이지 않고 뜬구름 잡는 식의 투자를 하는 것이다."
이러한 현상들은 사라지지 않을 것 같은데.
"앞서 언급했지만 정경유착이 있는 국가일수록 정치 관련 테마주들이 많은 영향을 받는 경향이 있다고 생각한다. 선진국의 경우에는 기관이나 개인투자자들의 영향이 거의 없다.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풍문에 대해 예민하고 영향을 받는 것 같다. 예를 들어 '누군가 A후보와 뭐가 있다더라' 하는 얘기를 들으면 흘려 버리는 게 아니라 그 종목에 관심을 갖게 되는 것이다.
특히 대선 총선 등 주기적으로 이러한 시즌이 돌아오고 또 관련 종목들이 뜨겠지라는 주도 세력과 투자자들의 기대심리가 있는 것이다. 이런 분위기를 기회로 올라타서 차익을 실현하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에 이러한 현상들이 지속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해외 사례는 없는가.
"해외 주가는 선거라는 이벤트 상황에 휘둘리지 않는다. 정치 선진국들 경우에는 이런 사례가 관측되지 않는다. 다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선 후보의 경우는 예외적이다. 약간의 정치 테마주가 나타나기도 한다. 트럼프 후보가 대선을 치를 당시 친 기업 성향이 강했기 때문에 트럼프를 지지하는 기업들의 주가가 영향이 있기도 했다.
인도의 경우도 오는 각 주마다 시기는 다르지만 오는 4~5월 사이 총선이 열리는데 모디 정부가 어떤 정책에 힘을 싣고 있는 것을 보면 기업들의 주가가 오르기도 한다. 우리나라와 비슷하다고 생각한다."
투자자들이 유의할 점은 무엇이라 생각하나.
"20대 대선 국면에서는 정치 테마주 생애주기에서 한 요소를 담당했던 공매도 거래가 규제되면서 과거 정치 테마주처럼 선거일에 임박해서 주가가 하락했던 패턴이 약화되기도 했다. 다만 향후 주가 하락 폭은 더 커질 가능성이 있기에 투자자의 주의가 요구된다. 공매도 거래자들은 정치 테마주 주식들이 과대평가 돼 있다고 판단해 가격 하락을 예상한 투자자일 가능성이 크다.
만약 이들의 시장 참여가 차단되면 정치 테마주에 대한 비관적 전망이 시장에서 바로 해소되지 못하고 계속 누적되면서 비록 과거처럼 선거일 직전의 주가 하락 현상은 완화돼 나타날 수 있지만 자칫 주가 하락 국면에서 하락 폭을 더 키우는 방향으로 작동할 수 있다.
따라서 정치 테마주라는 종목이라고 할지라도 기업의 내재 가치를 따져보고 변화된 환경에 투자자들은 각별히 유의할 필요가 있다."
향후 기업들은 자세는 어떻게 변해야 하는가.
"상장 기업들은 공개 기업으로서의 사회적 책임도 있는 것이다. 조회공시까지 기다리지 말고 문제가 불거질 때 자율 공시를 적극적으로 내는 게 투자자들한테도 중요한 시그널이라고 생각된다. 특히 정치 테마주는 미디어의 역할이 크다. 개인투자자의 영향력이 시장에서 커질수록 기업의 사회적 책임도 크다는 점도 유념해야 한다.
정치 테마주에 대한 일반 투자자의 주의가 요구되는 것과 별도로 정치 테마주 현상의 재발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정치 테마주로 지목된 기업의 선제적이고도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다. 일반적으로 정치 테마주로 분류된 기업들은 가격이 급격히 오르는 경우에도 거래소의 조회공시 요구에 수세적으로만 대응하는 경향이 크다.
하지만 정치 테마주의 열기를 잠재우기 위해 해당 기업들이 조회공시와 별도로 보다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방안도 가능하다. 정치 테마주 관련 소문에 대해 해당 기업이 적극적으로 해명공시에 나선다면 투자자들에게 의미 있는 정보가 될 수 있다."
글 정유진 기자 jinjin@hankyung.com 사진 이승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