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 트렌드에서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투자자들의 관심이 오랜 기간 주목받았던 중공업, 정유·화학 등 전통산업에서 점차 다른 산업으로 이동 중이다. 인공지능(AI) 발전으로 가장 뜨거운 주목을 받고 있는 정보기술(IT) 산업을 필두로 헬스케어 산업으로 투자 트렌드가 변화하고 있다.
역사적으로 헬스케어 지수는 금리와 반대로 움직이는 모습을 보여 왔다. 즉, 금리 상승 시 헬스케어 지수는 하락한 반면 금리 하락 시에는 헬스케어 지수가 상승했는데 글로벌 대표 헬스케어 지수인 S&P500 헬스케어 지수와 미국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 간 움직임을 통해서 확인할 수 있다. 따라서 금리 하락 시기에 헬스케어 지수의 상승을 예상할 수 있으며 금리 인상 사이클에 대해 높아진 중단 기대감은 헬스케어 시장 회복을 뒷받침한다.
전 세계 국가들 중 초고령 사회에 진입한 국가들이 증가하는 등 인구 고령화는 세계적인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유엔은 전체 인구 중 65세 이상 인구가 20% 이상인 경우 초고령 사회로 분류하는데 일본(2005년), 독일(2009년) 등 이미 진입한 국가들도 있다. 한국은 2025년 기준 노령 인구가 1000만 명을 초과할 것으로 예상돼 초고령 사회 국가 진입을 앞두고 있으며, 2015~2016년 1인당 의료비 증가율은 7.8%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인 2.7%를 상회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제응용시스템분석연구소(IIASA)는 병에 걸리거나 사망하는 비율이 크게 증가하는 시점을 65세로 보고 있으며 전 세계 고령인구의 증가는 곧 헬스케어 시장의 확대로 연결해볼 수 있다. 2022년 말 기준 세계 인구 약 80억 명 중 고령화 비중은 약 10%에 달하고 있어 국내뿐만 아니라 전 세계 고령화 이슈는 중장기적으로 헬스케어 산업의 성장성을 더하는 요인이다. 특히 국가가 발전하고 산업 구조가 선진국화될수록 헬스케어 산업 비중은 높아지는 추세이며 향후 한국도 선진국 레벨과 유사한 수준에 도달할 전망이다.
우선 제약·바이오 시장을 포함하는 헬스케어 산업에 대해 알아볼 필요가 있다. 헬스케어는 광범위한 산업으로 글로벌산업분류기준(GICS)에 따르면 제약·바이오 등 의약품뿐만 아니라 각종 의료기기 및 서비스 등을 망라하고 있다. 특히 헬스케어 업종은 연구·개발(R&D) 비용이 높은 성장주에 속해 일반적으로 고금리 시기 성과가 저조하고 높은 변동성을 보이는 경향이 있다. 또한 특정 질환에 대한 새로운 접근법이나 신약이 개발됐을 때 혹은 기술 거래 및 M&A가 활발하게 이루어지는 단계에서 급성장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제약·바이오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
글로벌 헬스케어 산업은 2023년부터 2025년까지 연평균 약 20% 이상 성장이 예상되는 가운데 빅파마 기업들의 특허 만료와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약가 인하에 따른 매출 감소를 타개하기 위한 제약·바이오 기업들 간 활발한 혁신 신약 중심의 M&A와 기술 거래가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이벨류에이트 파마(Evaluate Pharma)에 따르면 글로벌 의약품 시장과 바이오 의약품 시장은 향후 5년 동안 연평균 7.4%, 9.8% 성장할 것으로 전망한다.
제약·바이오 기업 주가의 레벨업을 위해서는 임상 데이터 공개, 빅파마에 기술이전 등 확실한 이벤트가 필요하다. 2024년에는 다양한 혁신 신약 기술에서 모멘텀을 기대할 수 있지만 그중 비만·당뇨, 알츠하이머 치료제, 항암제에 관심이 집중된다. 바이오 의약품은 1세대(단백질), 2세대(항체), 3세대(유전자·세포 치료제)로 나뉜다. 2000년대 초반까지 전체 의약품 시장은 저분자화합물을 중심으로 성장했고 2000년대 중반에 들어 바이오 의약품 시장이 개화하며 1·2세대를 주축(약 80% 차지)으로 성장했다. 앞으로도 수년간 단백질(비만·당뇨)과 항체(알츠하이머) 치료제가 바이오 의약품 시장의 성장을 주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① 비만·당뇨
세계비만연맹(WOF)은 전 세계 비만 환자 수가 지난 50년간 3배 이상 증가했고 2023년 기준 약 10억 명 이상의 비만 환자가 있는 것으로 추정했다. 2035년에는 비만 또는 과체중 환자 수가 전체 인구의 51%(약 40억 명)에 달하고 비만 인구만 약 20억 명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비만은 제2형 당뇨병, 심장질환, 뇌졸증 등 다양한 합병증을 유발해 건강을 위협하는 만큼 전 세계 비만 인구 증가와 함께 글로벌 제약·바이오 업계 간 비만 치료제 개발 경쟁이 치열한 양상을 띠고 있다.
GLP-1(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 GLP-1 유사체 비만 치료제는 음식을 섭취하거나 혈당이 올라갈 때 소장에서 분비되는 GLP-1 호르몬과 유사한 작용을 나타내는 유사체에 바탕을 둔 치료제) 수용체 작용기가 당뇨를 넘어 비만 치료제로 정식 승인되며 본격적인 비만 치료제 시장이 개화했다. 시장을 선점했던 노보노디스크에 이어 일라이릴리가 지난해 말 기존 당뇨약을 비만 치료제로 정식 허가를 받으면서 폭발적 시장 성장을 이어 간 것이다. 시작은 당뇨 치료제 개발이었으나 연구 과정에서 식욕을 억제하는 작용과 포만감을 지속시킨다는 점이 부각되며 차세대 비만 치료제 후보로 떠올랐다.
2023년 매출액 순증가액 기준 상위 의약품은 모두 GLP-1 기전의 당뇨병·비만 치료제가 차지했는데 GLP-1 단백질 계열 글로벌 비만 치료제 시장은 연평균 30% 성장하며 2030년까지 100조 원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비만은 약물치료 비중이 3% 미만으로 아직 미충족 수요가 높은 데다 GLP-1이 비만의 합병증에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지며 당초 당뇨 신약 시장이 비만으로 확장된 것처럼 비만을 넘어 심혈관질환, 만성 신장질환 등 다양한 적응증 확대 시도가 이뤄지고 있다. 또한 당뇨병 환자들이 주로 하복부에 직접 주사하는 주사형에서 알약 또는 캡슐로 간단히 복용할 수 있는 경구제형으로 타깃 시장을 확대하는 등 비만 메가 트렌드는 중장기적으로 지속될 전망된다.
② 알츠하이머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MARC는 2022년 기준 전 세계 알츠하이머 치료제 시장 규모를 72억 달러(약 9조6000억 원)로 집계했고 2023년부터 2028년까지 시장 규모가 연평균 6.11%씩 성장할 것으로 전망한다. 치매는 발병 원인별로 크게 알츠하이머 치매, 혈관성 치매, 혼합형 치매로 나뉘며 이 중 알츠하이머 치매가 전체 치매 환자의 과반수를 차지한다. 2020년 기준 전 세계 알츠하이머 환자 수는 5000여 명 이상이며 2050년까지 약 2배 이상 증가할 전망이다. 지난 수십 년간 알츠하이머 치료제에 대한 임상시험 성공 사례가 없었으나 최근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획득한 약물이 나오며 본격적인 시장이 개화할 전망이다.
바이오젠·에자이가 개발한 아두헬름(Aducanumab)이 최초로 2021년 FDA 조건부 허가를 받았지만 유효성 논란으로 철회한 바 있다. 이후 동사는 또 다른 아밀로이드베타 타깃 치료제인 레켐비(Lecanemab)를 출시해 2023년 7월 FDA의 정식 승인을 받았고 미국(2023년 7월)과 일본(2023년 9월)에 이어 지난 1월에는 중국에서도 승인을 취득했다.
일라이릴리도 도나네맙(Donanemab)의 FDA 승인을 신청한 상태로 올해 1분기 중 FDA 승인이 예정돼 있다. 도나네맙은 앞선 치료제들보다 시장 진입은 늦지만 효과는 더 나은 것으로 나타났는데, 공개 임상 결과에 따르면 레켐비는 위약군 대비 인지기능 저하를 27% 줄인 반면 도나네맙은 치매 진행 위험도를 39% 감소시켰다.
③ ADC
2024년에도 암 정복을 위해 글로벌 제약·바이오 기업들 간 차세대 유망 기술로 꼽히는 항체약물접합체(ADC) 시장 선점을 위한 각축이 예상된다. 전 세계 암 데이터를 수집하는 GCO(Global Cancer Observatory)는 2020년 기준 전 세계적으로 약 2000만 명의 신규 암 환자가 발생했으며 2040년에는 50% 이상 상승해 연간 발병 환자가 약 3000만 명 수준에 달할 것으로 전망한다.
ADC는 항체에 약물을 붙이고 암세포에 보내 필요한 부위에만 약물을 전달하는 기술로 다른 세포에 손상을 주지 않아 부작용이 적으면서도 치료 효과가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 아스트라제네카와 다이이찌 산쿄가 개발한 엔허투가 본격적인 시장의 개화를 알렸고 유방암뿐만 아니라 폐암, 위암, 대장암 등 대형 고형암 시장으로 적응증 확대가 진행 중인데 이벨류에이트 파마는 해당 시장이 연평균 25.4% 성장해 2028년에는 약 285억 달러(약 37조 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한다.
2022년부터 발생한 ADC 관련 M&A, 기술 거래 계약 건은 규모가 매우 크며 화이자-시젠, 일라이릴리-포인트 바이오파마(Point Biopharma) 인수 계약을 통해 기존 빅파마의 신규 성장 동력 확보 움직임이 지속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또한 머크-다이이찌 산쿄의 40억 달러 규모 기술이전 계약을 통해 기존 ADC 플랫폼·기술 트랙레코드를 확보한 기업은 지속적인 시장의 관심을 받으며 이에 따라 추가적 기술이전 등 이벤트가 지속될 수 있을 것이다. 모두 ADC 기반의 항암제를 파이프라인으로 확보하기 위해 천문학적인 돈을 쏟아 붓고 있으며 헬스케어 데이터 통계 서비스 기업 IQVIA는 항암 시장이 2023년부터 2027년까지 연평균 성장률 13~16%로 글로벌 의약품 시장 성장률 전망치인 3~6% 대비 고성장할 것으로 예상한다.
헬스케어 ETF로 투자
헬스케어 섹터에는 제약·바이오 산업 외에도 미용의료기기 기술 성장과 소비 여력 확대로 안티에이징 등 매출이 지속 성장 중인 의료기기 산업, 그리고 AI, 정보통신기술(ICT) 등 기술 활용을 통해 맞춤형 예방, 치료 및 질병 관리 등 종합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디지털 헬스케어 등 다양한 유망 산업들이 있다. 하지만 산업 내 수많은 기업들을 모두 분석해 옥석을 가려내는 것은 매우 어려운 작업이기 때문에 다양한 헬스케어 상장지수펀드(ETF)를 통한 투자도 고려해볼 수 있다.
해외 상장 ETF 중 헬스케어 셀렉트 섹터 SPDR ETF(HEALTH CARE SELECT SECTOR SPDR ETF·티커 XLV)는 S&P 헬스케어 셀렉트 섹터 인덱스를 추종하는 대표적인 헬스케어 ETF로 순자산 약 51조 원의 규모를 자랑하며 글로벌 대형 바이오 기업 위주로 투자해 상대적으로 안정성이 높다. 반면 뱅가드 헬스케어 인덱스 펀드 ETF(VANGUARD HEALTH CARE INDEX FUND ETF·VHT)는 상대적으로 규모는 작지만 글로벌 헬스케어 기업들 중 대형주뿐만 아니라 중소형주까지 다양하게 투자하는 등 투자 범위가 넓고 투자 종목 수가 많아 분산투자와 헬스케어 전반에 투자하는 효과가 있다.
이외에 IT와 의료가 융합해 영화에서 접하던 웨어러블 기기 등 디지털 의료기기 관련 기업에 투자하는 퍼스트 트러스트 나스닥 럭스 디지털 헬스 솔루션스 ETF(FIRST TRUST NASDAQ LUX DIGITAL HEALTH SOLUTIONS ETF·EKG)가 있다. 앞서 언급한 ETF보다는 비교적 최근에 설정돼 아직 규모는 작지만 새롭게 커져 가는 시장에 투자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대표적인 국내 헬스케어 ETF로는 미래에셋자산운용의 타이거(TIGER) 헬스케어 ETF(티커 143860)로 한국거래소(KRX) 헬스케어 지수를 추종하며 2011년 7월에 상장했다. 순자산 약 2000억 원 규모로 국내 상장 헬스케어 ETF 중 가장 큰 규모이며 70여 개의 헬스케어 관련 종목에 분산투자를 한다. 국내 바이오 종목들에만 투자하는 ETF도 있다. 삼성자산운용의 코덱스(KODEX) 바이오 ETF(티커 244580)로 국내에 상장된 바이오 ETF 중 가장 큰 규모이며 국내 바이오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종목들에 동일 비중 가중방식으로 구성하고 있어 특정 종목에 큰 비중이 몰리는 ETF들과는 달리 비교적 다양하고 고른 투자가 가능하다.
국내외 상장 ETF를 통해 원하는 산업 및 기업에 투자가 가능하지만 해외 상장 ETF는 국내 상장 ETF와는 달리 매매차익에 대해 양도소득세 22%(연 250만 원 공제)가 부과된다는 점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글 강정협 KB증권 WM투자전략부 차장
역사적으로 헬스케어 지수는 금리와 반대로 움직이는 모습을 보여 왔다. 즉, 금리 상승 시 헬스케어 지수는 하락한 반면 금리 하락 시에는 헬스케어 지수가 상승했는데 글로벌 대표 헬스케어 지수인 S&P500 헬스케어 지수와 미국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 간 움직임을 통해서 확인할 수 있다. 따라서 금리 하락 시기에 헬스케어 지수의 상승을 예상할 수 있으며 금리 인상 사이클에 대해 높아진 중단 기대감은 헬스케어 시장 회복을 뒷받침한다.
전 세계 국가들 중 초고령 사회에 진입한 국가들이 증가하는 등 인구 고령화는 세계적인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유엔은 전체 인구 중 65세 이상 인구가 20% 이상인 경우 초고령 사회로 분류하는데 일본(2005년), 독일(2009년) 등 이미 진입한 국가들도 있다. 한국은 2025년 기준 노령 인구가 1000만 명을 초과할 것으로 예상돼 초고령 사회 국가 진입을 앞두고 있으며, 2015~2016년 1인당 의료비 증가율은 7.8%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인 2.7%를 상회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제응용시스템분석연구소(IIASA)는 병에 걸리거나 사망하는 비율이 크게 증가하는 시점을 65세로 보고 있으며 전 세계 고령인구의 증가는 곧 헬스케어 시장의 확대로 연결해볼 수 있다. 2022년 말 기준 세계 인구 약 80억 명 중 고령화 비중은 약 10%에 달하고 있어 국내뿐만 아니라 전 세계 고령화 이슈는 중장기적으로 헬스케어 산업의 성장성을 더하는 요인이다. 특히 국가가 발전하고 산업 구조가 선진국화될수록 헬스케어 산업 비중은 높아지는 추세이며 향후 한국도 선진국 레벨과 유사한 수준에 도달할 전망이다.
우선 제약·바이오 시장을 포함하는 헬스케어 산업에 대해 알아볼 필요가 있다. 헬스케어는 광범위한 산업으로 글로벌산업분류기준(GICS)에 따르면 제약·바이오 등 의약품뿐만 아니라 각종 의료기기 및 서비스 등을 망라하고 있다. 특히 헬스케어 업종은 연구·개발(R&D) 비용이 높은 성장주에 속해 일반적으로 고금리 시기 성과가 저조하고 높은 변동성을 보이는 경향이 있다. 또한 특정 질환에 대한 새로운 접근법이나 신약이 개발됐을 때 혹은 기술 거래 및 M&A가 활발하게 이루어지는 단계에서 급성장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제약·바이오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
글로벌 헬스케어 산업은 2023년부터 2025년까지 연평균 약 20% 이상 성장이 예상되는 가운데 빅파마 기업들의 특허 만료와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약가 인하에 따른 매출 감소를 타개하기 위한 제약·바이오 기업들 간 활발한 혁신 신약 중심의 M&A와 기술 거래가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이벨류에이트 파마(Evaluate Pharma)에 따르면 글로벌 의약품 시장과 바이오 의약품 시장은 향후 5년 동안 연평균 7.4%, 9.8% 성장할 것으로 전망한다.
제약·바이오 기업 주가의 레벨업을 위해서는 임상 데이터 공개, 빅파마에 기술이전 등 확실한 이벤트가 필요하다. 2024년에는 다양한 혁신 신약 기술에서 모멘텀을 기대할 수 있지만 그중 비만·당뇨, 알츠하이머 치료제, 항암제에 관심이 집중된다. 바이오 의약품은 1세대(단백질), 2세대(항체), 3세대(유전자·세포 치료제)로 나뉜다. 2000년대 초반까지 전체 의약품 시장은 저분자화합물을 중심으로 성장했고 2000년대 중반에 들어 바이오 의약품 시장이 개화하며 1·2세대를 주축(약 80% 차지)으로 성장했다. 앞으로도 수년간 단백질(비만·당뇨)과 항체(알츠하이머) 치료제가 바이오 의약품 시장의 성장을 주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① 비만·당뇨
세계비만연맹(WOF)은 전 세계 비만 환자 수가 지난 50년간 3배 이상 증가했고 2023년 기준 약 10억 명 이상의 비만 환자가 있는 것으로 추정했다. 2035년에는 비만 또는 과체중 환자 수가 전체 인구의 51%(약 40억 명)에 달하고 비만 인구만 약 20억 명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비만은 제2형 당뇨병, 심장질환, 뇌졸증 등 다양한 합병증을 유발해 건강을 위협하는 만큼 전 세계 비만 인구 증가와 함께 글로벌 제약·바이오 업계 간 비만 치료제 개발 경쟁이 치열한 양상을 띠고 있다.
GLP-1(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 GLP-1 유사체 비만 치료제는 음식을 섭취하거나 혈당이 올라갈 때 소장에서 분비되는 GLP-1 호르몬과 유사한 작용을 나타내는 유사체에 바탕을 둔 치료제) 수용체 작용기가 당뇨를 넘어 비만 치료제로 정식 승인되며 본격적인 비만 치료제 시장이 개화했다. 시장을 선점했던 노보노디스크에 이어 일라이릴리가 지난해 말 기존 당뇨약을 비만 치료제로 정식 허가를 받으면서 폭발적 시장 성장을 이어 간 것이다. 시작은 당뇨 치료제 개발이었으나 연구 과정에서 식욕을 억제하는 작용과 포만감을 지속시킨다는 점이 부각되며 차세대 비만 치료제 후보로 떠올랐다.
2023년 매출액 순증가액 기준 상위 의약품은 모두 GLP-1 기전의 당뇨병·비만 치료제가 차지했는데 GLP-1 단백질 계열 글로벌 비만 치료제 시장은 연평균 30% 성장하며 2030년까지 100조 원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비만은 약물치료 비중이 3% 미만으로 아직 미충족 수요가 높은 데다 GLP-1이 비만의 합병증에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지며 당초 당뇨 신약 시장이 비만으로 확장된 것처럼 비만을 넘어 심혈관질환, 만성 신장질환 등 다양한 적응증 확대 시도가 이뤄지고 있다. 또한 당뇨병 환자들이 주로 하복부에 직접 주사하는 주사형에서 알약 또는 캡슐로 간단히 복용할 수 있는 경구제형으로 타깃 시장을 확대하는 등 비만 메가 트렌드는 중장기적으로 지속될 전망된다.
② 알츠하이머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MARC는 2022년 기준 전 세계 알츠하이머 치료제 시장 규모를 72억 달러(약 9조6000억 원)로 집계했고 2023년부터 2028년까지 시장 규모가 연평균 6.11%씩 성장할 것으로 전망한다. 치매는 발병 원인별로 크게 알츠하이머 치매, 혈관성 치매, 혼합형 치매로 나뉘며 이 중 알츠하이머 치매가 전체 치매 환자의 과반수를 차지한다. 2020년 기준 전 세계 알츠하이머 환자 수는 5000여 명 이상이며 2050년까지 약 2배 이상 증가할 전망이다. 지난 수십 년간 알츠하이머 치료제에 대한 임상시험 성공 사례가 없었으나 최근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획득한 약물이 나오며 본격적인 시장이 개화할 전망이다.
바이오젠·에자이가 개발한 아두헬름(Aducanumab)이 최초로 2021년 FDA 조건부 허가를 받았지만 유효성 논란으로 철회한 바 있다. 이후 동사는 또 다른 아밀로이드베타 타깃 치료제인 레켐비(Lecanemab)를 출시해 2023년 7월 FDA의 정식 승인을 받았고 미국(2023년 7월)과 일본(2023년 9월)에 이어 지난 1월에는 중국에서도 승인을 취득했다.
일라이릴리도 도나네맙(Donanemab)의 FDA 승인을 신청한 상태로 올해 1분기 중 FDA 승인이 예정돼 있다. 도나네맙은 앞선 치료제들보다 시장 진입은 늦지만 효과는 더 나은 것으로 나타났는데, 공개 임상 결과에 따르면 레켐비는 위약군 대비 인지기능 저하를 27% 줄인 반면 도나네맙은 치매 진행 위험도를 39% 감소시켰다.
③ ADC
2024년에도 암 정복을 위해 글로벌 제약·바이오 기업들 간 차세대 유망 기술로 꼽히는 항체약물접합체(ADC) 시장 선점을 위한 각축이 예상된다. 전 세계 암 데이터를 수집하는 GCO(Global Cancer Observatory)는 2020년 기준 전 세계적으로 약 2000만 명의 신규 암 환자가 발생했으며 2040년에는 50% 이상 상승해 연간 발병 환자가 약 3000만 명 수준에 달할 것으로 전망한다.
ADC는 항체에 약물을 붙이고 암세포에 보내 필요한 부위에만 약물을 전달하는 기술로 다른 세포에 손상을 주지 않아 부작용이 적으면서도 치료 효과가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 아스트라제네카와 다이이찌 산쿄가 개발한 엔허투가 본격적인 시장의 개화를 알렸고 유방암뿐만 아니라 폐암, 위암, 대장암 등 대형 고형암 시장으로 적응증 확대가 진행 중인데 이벨류에이트 파마는 해당 시장이 연평균 25.4% 성장해 2028년에는 약 285억 달러(약 37조 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한다.
2022년부터 발생한 ADC 관련 M&A, 기술 거래 계약 건은 규모가 매우 크며 화이자-시젠, 일라이릴리-포인트 바이오파마(Point Biopharma) 인수 계약을 통해 기존 빅파마의 신규 성장 동력 확보 움직임이 지속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또한 머크-다이이찌 산쿄의 40억 달러 규모 기술이전 계약을 통해 기존 ADC 플랫폼·기술 트랙레코드를 확보한 기업은 지속적인 시장의 관심을 받으며 이에 따라 추가적 기술이전 등 이벤트가 지속될 수 있을 것이다. 모두 ADC 기반의 항암제를 파이프라인으로 확보하기 위해 천문학적인 돈을 쏟아 붓고 있으며 헬스케어 데이터 통계 서비스 기업 IQVIA는 항암 시장이 2023년부터 2027년까지 연평균 성장률 13~16%로 글로벌 의약품 시장 성장률 전망치인 3~6% 대비 고성장할 것으로 예상한다.
헬스케어 ETF로 투자
헬스케어 섹터에는 제약·바이오 산업 외에도 미용의료기기 기술 성장과 소비 여력 확대로 안티에이징 등 매출이 지속 성장 중인 의료기기 산업, 그리고 AI, 정보통신기술(ICT) 등 기술 활용을 통해 맞춤형 예방, 치료 및 질병 관리 등 종합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디지털 헬스케어 등 다양한 유망 산업들이 있다. 하지만 산업 내 수많은 기업들을 모두 분석해 옥석을 가려내는 것은 매우 어려운 작업이기 때문에 다양한 헬스케어 상장지수펀드(ETF)를 통한 투자도 고려해볼 수 있다.
해외 상장 ETF 중 헬스케어 셀렉트 섹터 SPDR ETF(HEALTH CARE SELECT SECTOR SPDR ETF·티커 XLV)는 S&P 헬스케어 셀렉트 섹터 인덱스를 추종하는 대표적인 헬스케어 ETF로 순자산 약 51조 원의 규모를 자랑하며 글로벌 대형 바이오 기업 위주로 투자해 상대적으로 안정성이 높다. 반면 뱅가드 헬스케어 인덱스 펀드 ETF(VANGUARD HEALTH CARE INDEX FUND ETF·VHT)는 상대적으로 규모는 작지만 글로벌 헬스케어 기업들 중 대형주뿐만 아니라 중소형주까지 다양하게 투자하는 등 투자 범위가 넓고 투자 종목 수가 많아 분산투자와 헬스케어 전반에 투자하는 효과가 있다.
이외에 IT와 의료가 융합해 영화에서 접하던 웨어러블 기기 등 디지털 의료기기 관련 기업에 투자하는 퍼스트 트러스트 나스닥 럭스 디지털 헬스 솔루션스 ETF(FIRST TRUST NASDAQ LUX DIGITAL HEALTH SOLUTIONS ETF·EKG)가 있다. 앞서 언급한 ETF보다는 비교적 최근에 설정돼 아직 규모는 작지만 새롭게 커져 가는 시장에 투자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대표적인 국내 헬스케어 ETF로는 미래에셋자산운용의 타이거(TIGER) 헬스케어 ETF(티커 143860)로 한국거래소(KRX) 헬스케어 지수를 추종하며 2011년 7월에 상장했다. 순자산 약 2000억 원 규모로 국내 상장 헬스케어 ETF 중 가장 큰 규모이며 70여 개의 헬스케어 관련 종목에 분산투자를 한다. 국내 바이오 종목들에만 투자하는 ETF도 있다. 삼성자산운용의 코덱스(KODEX) 바이오 ETF(티커 244580)로 국내에 상장된 바이오 ETF 중 가장 큰 규모이며 국내 바이오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종목들에 동일 비중 가중방식으로 구성하고 있어 특정 종목에 큰 비중이 몰리는 ETF들과는 달리 비교적 다양하고 고른 투자가 가능하다.
국내외 상장 ETF를 통해 원하는 산업 및 기업에 투자가 가능하지만 해외 상장 ETF는 국내 상장 ETF와는 달리 매매차익에 대해 양도소득세 22%(연 250만 원 공제)가 부과된다는 점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글 강정협 KB증권 WM투자전략부 차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