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 BIGDATA]성장 막힌 위기의 엔씨, 공동대표 체제로 돌파할까

김택진·박병무 엔씨소프트 공동대표

편집자 주
최근 화제가 된 기업인의 뉴스 데이터를 언론진흥재단 ‘빅카인즈’를 활용해 분석한 뒤, 해당 기업가와 가장 연관성이 높은 키워드를 짚어본다.

엔씨소프트가 신임 대표에 박병무 씨를 내정, 김택진·박병무 공동대표 체제를 도입한다고 지난 3월 20일 밝혔다. 불확실성이 높아진 경영 환경에 대응해 공동대표의 전문성을 최대한 살리며, 공동의 목표 달성을 위해 원팀(one team) 시너지를 발휘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는 것이 사측의 입장이다.

공동대표 체제 속에서 김 대표는 최고경영자(CEO)이자 최고창의력책임자(Chief Creative Officer·CCO)로서 엔씨의 핵심인 게임 개발과 사업에 집중한다. 박 대표는 경영 시스템과 내실을 탄탄하게 다지고, 미래 신성장 동력 발굴에 주력한다.

신작의 연이은 실패와 신뢰도 추락으로 지난해 30%가 넘는 매출 감소 등 위기에 직면한 엔씨소프트가 이번 결정으로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을까. 최근 3개월간 김택진 공동대표 관련 뉴스데이터 500건에서 추출한 주요 키워드를 짚어본다.

#박병무 #창사이래 #공동대표체제 #원팀
“글로벌 게임 경쟁력 강화와 내부 역량 결집을 위해 ‘원팀’으로 전력투구하겠다.”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는 3월 20일 라이브 방송으로 진행된 ‘엔씨소프트 공동대표 체제 출범’ 설명회에서 이같이 말하며 공동대표 체제 도입 배경을 밝혔다.

엔씨소프트는 단독 경영 체제를 이어 오며 김 대표가 개발과 경영을 모두 챙기는 경영 전략을 꾸려 왔다. 그러나 지난해 기대작 ‘쓰론 앤 리버티(TL)’가 기대 이하의 성적을 거두면서 전년 대비 매출이 30.8%, 영업이익은 75.4% 쪼그라들었다. 이에 창사 이래 처음으로 공동대표 체제를 도입함으로써 경영에 강력한 변화구를 던진 셈이다. 공동대표로 영입된 박병무 내정자는 김앤장법률사무소 변호사를 시작으로 플레너스엔터테인먼트(구 로커스홀딩스) 대표, TPG 아시아(뉴 브리지 캐피탈) 한국 대표 및 파트너, 하나로텔레콤 대표, VIG파트너스 대표 등을 거치며 기업 경영과 전략, 투자 관련 경험을 쌓은 전문경영인이다.

박 내정자는 오는 3월 28일 주주총회를 거쳐 공동대표로 취임할 전망이다. 박 내정자는 경영의 내실화와 시스템 구축을 위해 △경영 효율화 △데이터 기반 시스템 구축 △세계화 위한 시스템 구축 △신성장 동력 발굴을 위한 투자와 인수·합병(M&A)에 집중키로 했다. 특정 현안에 대해 각 부서가 핵심 역량을 효과적으로 결집하고, 공동의 이익을 목표로 움직일 수 있도록 조직을 개선해 나가겠다는 것이다.


#성과급 #이사보수한도# 조직개편
공동체제 전환과 함께 엔씨소프트는 조직 개편, 비용 절감 등을 통해 경영 효율화에 총력을 기울 방침이다. 엔씨소프트는 3월 28일 주주총회에서 이사 보수 한도 안건을 다룬다. 이를 통해 올해 이사 보수 한도는 전년보다 50억 원 삭감된다. 지난해에는 사내이사 2명, 사외이사 5명 등 총 7명의 이사에게 지급할 보수 최고 한도를 200억 원으로 설정했는데 올해는 150억 원으로 줄이는 것이다.

아울러 과거 엔씨소프트 최고재무책임자(CFO)·엔씨 웨스트 대표이사 등을 지낸 이재호 오스템임플란트 최고재무책임자(CFO)를 사외이사(감사위원)로 새롭게 선임하는 등 대대적인 변화에 나선다.

#AI #IP #TL
엔씨소프트는 글로벌 게임 경쟁력 강화를 위해 해외 기업들과 협력을 늘려 가고 있다. 글로벌 퍼블리셔인 아마존게임즈와는 ‘쓰론 앤 리버티(TL)’ 테스트를 현지에서 꾸준히 진행하며 게임을 개발하고 있다.

중국 현지 퍼블리셔와는 ‘블레이드 앤 소울2’ 중국 출시를 위해 수년 동안 현지 시장에서 테스트하고 이를 기반으로 한 개발 스펙을 구상했으며, 소니와는 양사 지식재산권(IP)과 기술력을 활용한 다양한 협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 같은 배경에는 수년간 리니지 IP를 바탕으로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시장의 맨 앞단에 있었지만 나날이 후발주자와의 간극이 줄면서 시장 경쟁력을 더욱 보강해야 한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단, 신규 IP 확보를 위한 M&A는 막대한 자금이 들어가는 만큼 다소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이에 대해 박병무 엔씨소프트 공동대표는 20일 온라인 설명회에서 “지금까지 많은 M&A를 해봤는데 잠재 후보군은 100여 개 정도 검토를 하고 실제 M&A는 3~4개 정도로 하는 것이 성공적이었다. 즉, 굉장히 많은 검토가 필요하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글 김수정 기자 사진 한국경제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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