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냉동 김밥 열풍 올라탄 우양…주가 146% 급등

식품 제조 전문기업 우양의 주가가 고공행진을 하고 있다. 지난 6월 52주 신고가를 경신하며 시가총액 1600억원을 돌파했다. 한국식 콘도그로 해외서 인기몰이를 하며 점차 수출 기업으로 변신 중이다. K푸드 인기로 성장 잠재력도 크다는 평가다.

[종목 집중탐구]



북미 시장에서 냉동 김밥이 인기를 끌면서 냉동식품 가공 업체 우양의 주가가 치솟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우양 주가는 최근 한 달 새 146% 올랐다. 지난 6월 13일 52주 신고가(1만2380원)를 찍었다. K-푸드의 인기로 수출이 급격히 늘고 있어서다. 공급 가격 인상도 호재다.

증권가는 우양의 충남 서천공장 가동이 본격화하고 핫도그, 김밥 등 한국 냉동식품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어 주가 상승 여력이 크다고 보고 있다.

1992년 설립된 우양은 식품 제조 전문 기업이다. 2019년 코스닥 시장에 상장됐다. 과일 퓨레, 고구마 페이스트 등을 제조하는 농산물 가공업을 시작으로 2002년 냉동 핫도그 등 완제품 주문자위탁생산(OEM) 사업에 진출했다. 2008년 기업부설 연구소를 설립하고 제조자개발생산(ODM)까지 사업 영역을 확장하며 개발 경쟁력을 갖췄다. 2014년 청송공장을 인수해 PET 냉장 음료를 생산하고 있다. 2015년 11월 완공한 청양 쉐프스토리 공장에서는 음료 베이스, 가정간편식(HMR) 제품을 만들고 있다. 2019년 3월엔 청양 쉐뜨레 공장을 건설하며 농산물 가공품 생산에 집중해 왔다.



CJ·풀무원에 핫도그 공급하며 성장

매출 비중은 HMR(41.4%), 음료 베이스(16.2%), 퓨레(6.1%), 기타 제품(24.2%), 상품(12.1%)으로 이뤄져 있다. HMR 제품군은 핫도그 및 치즈볼, 간편죽, 고로케, 냉동면, 냉동밥 등을 말한다. 제품군에서 핫도그의 매출 기여도는 85% 이상이다. 우양은 2002년부터 냉동 핫도그를 생산해 왔다. 2020년까지 장항 2공장에서 핫도그를 생산했으나, 2021년 3월부터 서천공장에서 생산 중이다. 우양이 공급하는 주요 제품은 CJ제일제당 ‘고메 핫도그 크리스피’와 풀무원 ‘생가득 모짜렐라 핫도그’ 등이 있다. 간편죽, 치즈볼, 고로케 등도 우양의 대표 제품이다, 자체 브랜드 쉐프스토리로 간편식과 소스도 출시했다. 쉐프스토리 제품은 자사몰에서 판매 중이다.

우양은 카페 완제품 음료수의 직전 반제품 형태의 과일 베이스도 생산한다. 이 회사는 개별급속냉동(IQF)·블록급속냉동(BQF) 방식으로 냉동한 과일을 고객사의 요청에 따라 시럽, 소스, 스무디, 청, 토핑 등의 음료 베이스로 만들어 공급한다. 고객사는 스타벅스코리아, 이디야 등 커피 프랜차이즈 기업이다. 대표 제품으로는 딸기소스, 홍자몽농축액 등이 있다. 사용의 편의성과 품질 유지를 위해 1회분씩 포장돼 있다. 과일의 향과 맛을 보존하기 위해 초고압 처리를 한 뒤 보존하는 비가열 초고압 살균 공법(HPP) 기술을 갖고 있다. 이 밖에 갈아놓은 과일 및 채소인 퓨레 생산에도 강점이 있다. 과채를 갈아 껍질, 씨 등을 걸러낸 후 비타민C만 첨가된 냉동 퓨레를 생산한다. 주요 제품은 딸기 퓨레, 배 퓨레, 사과 퓨레 등이 있다. 냉동 퓨레는 제조 음료 및 시럽 등 다양한 식품의 원료로 사용된다. 주요 고객사는 해태HTB 등 제조 유통사다. 이를 사용해 제조한 대표적인 제품이 음료 '갈아 만든 배'다.

5개 공장에서 수직 생산 시스템 구축

우양은 충남 서천, 청양, 경북 청송에 5개의 공장을 보유하고 있다. 수직적 통합 생산 시스템을 갖췄다. 청양 뉴뜨레 공장 등에서 퓨레, 페이스트 등 원료를 생산하고, 청양 쉐프스토리 등 완제품 제조 공장에서 이를 활용해 음료 베이스, 주스, HMR 등 완제품을 생산하는 구조다.

우양은 K-푸드의 인기에 힘입어 가파른 실적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국내 농식품 수출액은 2015년 61억 달러에서 2019년 70억 달러, 2023년 92억 달러로 성장했다. 농식품은 신선식품과 가공식품으로 나눌 수 있는데, 가공식품 분야에서는 라면, 쌀 가공식품, 음료가 각각 24.4%, 18.9%, 11.5% 성장했다. 지역별로는 미국 8.7%, 중국 8.2% 증가하며 성장을 견인했다.

가공식품 중에선 핫도그의 해외 매출 성장세가 두드러진다. 국내 핫도그 생산 기업의 판매액은 2018년 1024억 원에서 2022년 1562억 원까지 증가하며 연평균 성장률 11.1%를 기록했다. 핫도그 매출은 내수 89.5%, 수출 10.5%로 아직은 내수 비중이 높지만, 점차 수출 기업으로 변신하고 있다는 평가다.

한국식 콘도그는 미국식 콘도그와 유사한 형태를 띠고 있지만 식감과 맛에서 차이가 있다. 미국식 콘도그는 옥수수 반죽만 사용하는 반면 한국식 콘도그는 밀가루와 쌀가루를 혼합해 더욱 쫄깃한 식감이 있다. 속 재료도 소시지와 치즈, 어묵 등으로 다양하다. 한국식 콘도그는 반죽 겉면에는 감자튀김, 고구마 큐브, 라면 등 다양한 재료를 입혀 맛이 다양하다. 이런 이유로 미국에서는 코스트코, H마트 등 대형마트에서 한국식 냉동 핫도그 판매가 증가하고 있다.

핫도그의 인기로 우양의 수출액은 2018년 1억 원 수준에서 2022년 93억 원, 2023년 3분기 누적 기준 120억 원까지 증가했다. 사업 부문별로는 HMR 110억 원, 기타 및 상품이 10억 원을 기록했다. 핫도그의 북미 수출은 2023년 상반기 이후 미국 코스트코에 납품되며 본격적으로 성장했다. 우양의 핫도그는 최근 코스트코 글로벌 소싱 품목으로 확정됐고 올 1분기 미국의 추가 주문과 호주 등 글로벌 공급 지역 확장 논의가 진행 중이다. 그동안 제한됐던 열처리 가금육 제품의 유럽연합(EU)향 수출이 지난해 말부터 가능해지며 EU향 수출도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美 식탁 점령한 냉동 김밥 수출 본격화

김밥은 신선한 재료를 사용해야 하고 제조 후 빨리 섭취해야 해 대량 생산에 어려움이 있었다. 보관과 신선도, 품질 유지도 까다로워 식품 제조사들이 섣불리 뛰어들지 못했다. 하지만 급속 냉동 기술이 발전하며 이런 문제점이 해결됐다. 냉동 김밥은 4달러 수준의 합리적인 가격과 전자레인지로 조리할 수 있는 편의성, 채식 및 글루텐 프리가 가능한 건강식이라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2023년 8월 해외 유명 인플루언서의 틱톡 영상에서 냉동 김밥이 화제가 되며 미국 트레이더 조에서 품절사태를 빚었다. 우양의 냉동 김밥은 미국 에이전시를 통해 다양한 현지 판매처에 공급될 예정이다. 향후 동남아시아, 유럽 등으로 판매 지역도 다변화할 계획이다.



증권가는 냉동 김밥의 평균 판매단가가 핫도그보다 높아 수익성 개선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한다. 향후 수출 품목이 짜장면, 스파게티, 잡채밥, 떡볶이 등 다양한 HMR 제품군까지 확대된다면 성장 잠재력이 크다는 분석이다.

우양은 공장 인수와 첨단 설비 도입, 신제품 개발 및 생산, 판매 채널 확대 등을 통해 안정적인 실적 성장을 기록해 왔다. 설립 이후 2018년 매출 1000억 원을 돌파하고 영업이익률 5%를 넘는 호실적을 기록했다. 이후 2020년까지 안정적인 실적이 이어졌다. 그러나 2020년 8월 장항 핫도그 공장 화재와 2021년 서천공장 가동 지연, 2022년 원재료 가격 상승 등이 제한된 판가 전가가 영향을 미치며 2021년과 2022년 부진한 실적을 냈다. 지난해부터 핫도그 수출 본격화로 본격적인 턴어라운드에 돌입한 것으로 추정된다.

증권가는 올해 우양의 매출을 전년 대비 14% 증가한 2170억 원, 영업이익은 323% 증가한 99억 원으로 전망한다. K-푸드의 인기로 해외 매출이 지속 증가하고 그동안 제한적이었던 공급 가격 상승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증권가는 우양의 자동화 설비 가동이 본격화하고 원재료 가격 안정화로 수익 구조도 개선될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냉동 김밥 판매가 증가하고 핫도그 판매 지역이 넓어지면 예상을 뛰어넘는 실적을 달성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전예진 한국경제 기자 ac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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