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75년 탄생해 하이엔드 시계의 최강자로 군림하고 있는 브레게. 전통과 혁신으로 똘똘 뭉친 브레게의 창립자 ‘아브라함-루이 브레게’가 제작한 최초의 투르비용에 경의를 표하며, 예술적 아름다움과 기술적 정교함이 조화를 이룬 새로운 걸작이 탄생한다.
[시계 이야기]더블 투르비용을 새롭게 해석한 클래식 더블 투르비용 퀘드올로지 5345은 매뉴팩처에서 쌓아 온 예술적 장인정신에 대한 헌정이다. 무려 740개 부품으로 이뤄진 588N2 무브먼트는 지름 46mm, 두께 16.8mm의 로즈 골드 케이스에 장착돼 독창적 메커니즘으로 매혹적 아름다움을 자랑한다. 두 개의 투르비용은 복잡한 메커니즘을 통해 구현된 바(bar)의 구조로 12시간마다 회전하는 중앙 메인 플레이트에 장착돼 있다. 매뉴팩처 디자이너들은 이 부품을 브레게 특유의 스타일이 돋보이는 아워 핸드로 변형시킴으로써 자연스레 추가적 기능을 더할 수 있었다. 두 개의 투르비용은 각각의 배럴과 기어 트레인을 장착해 1분에 한 번씩 독립적으로 회전한다. 두 메커니즘은 시계의 속도를 조절하는 중앙 차동장치에 연결돼 있으며, 이는 세 번째 기어 트레인을 통해 전체 메커니즘의 회전을 구동한다. 블루 컬러 로마 숫자와 미니트 트랙이 인그레이빙된 사파이어 다이얼 역시 인상적이다. 사이 사이에 블루 컬러로 광택 처리해 마치 챕터 링이 공중에 떠 있는 듯한 느낌이다. 케이스 밴드의 수직 측면에는 12시간 로마 숫자 아워 마커가 새겨져 있으며, 여기에 블랙 컬러로 광택을 입혀 챕터 링 위 숫자의 그림자처럼 표현했다.
가장 상징적 발명품인 투르비용이 마린 컬렉션에 플래티넘(5577PT/Y2/5WV)과 로즈 골드(5577BR/G2/5WV) 모델이 등장했다. 두 모델 공통적으로 케이스 지름 42.5mm에는 330개의 부품으로 구성된 3mm 두께의 셀프와인딩 방식의 울트라-씬 무브먼트 581을 탑재했다. 이처럼 얇은 두께는 페리퍼럴 로터 덕분. 내식성과 내마모성이 뛰어나고 자기장의 영향을 받지 않는 특성을 지닌 티타늄 캐리지와 실리콘 소재의 밸런스 스프링을 장착했으며 80시간에 달하는 긴 파워리저브를 제공한다. 배럴 드럼에는 나침도가 새겨져, 직선형 립 모티프 등 마린 라인 고유의 장식도 더했다. 다이얼 5시 방향에 위치한 투르비용은 1분에 한 번 회전하며 시선을 사로잡는다. 챕터 링은 이러한 메커니즘을 강조하기 위해 오프 센터로 구성했고, 아워 마커와 오픈-팁 골드 브레게 핸즈는 야광 처리했다. 플래티넘 버전은 상징적인 네이비 블루 컬러 다이얼에 미드나이트 블루 러버 또는 악어가죽 스트랩, 플래티넘 브레이슬릿으로, 로즈 골드 버전은 슬레이트 그레이 컬러 다이얼에 블랙 러버 또는 브라운 악어가죽 스트랩, 로즈 골드 브레이슬릿으로 출시된다.
다이얼 위로 쏟아져 내리듯 반짝이는 다이아몬드에 마음을 빼앗긴다. 광택 처리된 미드나이트 블루 컬러 머더 오브 펄 다이얼이 돋보이는 화이트 골드(3358BB/VD/986D0) 모델은 깊이를 더하기 위해 수많은 골드 소재의 별을 샌드블라스트와 폴리싱으로 마감했고, 일부는 다이아몬드로 세팅했다. 12시 방향의 오프 센터 챕터 링에 자리한 아라비아 숫자와 로듐 도금 골드 브레게 핸즈가 브랜드의 DNA를 반영하며, 4시 방향에는 시리얼 번호가 표시된다. 다이얼은 6시 방향에서 반짝이는 둥근 경기장처럼 열린 투르비용의 화려함을 고스란히 드러낸다. 45개의 스노 세팅 다이아몬드로 구성된 인상적 유성 모양의 바는 투르비용을 가로지르고, 중앙의 블루 스피넬이 투르비용 캐리지의 피보팅 스톤(pivoting stone) 역할을 한다. 투르비용의 매혹적 움직임은 시계 앞뒤로 경험할 수 있다. 찬란한 다이아몬드의 세계를 화려하게 수놓은 로즈 골드(3358BR/8D/986D0) 버전의 다이얼에는 281개의 다이아몬드가 빼곡히 세팅돼 있다. 3시에서 9시 사이의 스톤은 곡선 세팅으로 배열했고, 챕터 링 내부의 스톤은 스노 세팅 기법을 사용해 장식했다. 12시 방향의 오프 센터 챕터 링은 화이트 머더 오브 펄 소재를 적용해 우아함을 더했다. 6시 방향에 장엄하게 위치한 투르비용은 폴리싱 처리된 타원형 표시창과 통합돼 있으며, 14개의 다이아몬드로 장식된 곡선형 바가 돋보인다. 부품들은 투르비용의 매혹적 메커니즘을 극대화하기 위해 그레이와 핑크 컬러로 화려한 대비를 연출한다. 베젤과 러그에는 화이트 다이아몬드를, 크라운에는 로즈 컷 다이아몬드를 세팅했으며 유광 레드 악어가죽 스트랩을 장착해 한층 매혹적 분위기를 선사한다.
양정원 기자 neiro@hankyung.com 사진 | 브레게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