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에 기반 둔 브랜드… 고객 이름으로 나무 심습니다”

더 아름다운 지구를 만들기 위한 클라랑스의 노력. 나무 심기 캠페인을 통해 탄소중립과 환경보호, 녹색 성장을 실천하고 있는 클라랑스코리아 박치욱 대표를 만났다.

[CEO 인터뷰]

클라랑스는 화장품에 관심이 없는 남성이라도 한 번쯤 들어봤을 법한 브랜드다. 1954년 프랑스 의사 출신인 자크 쿠르탱 클라랑스(Jacques Courtin-Clarins)가 창립했고, 업계 최초로 식물 성분 오일 제품을 만들어 화제를 모았다. 한국 시장에 진출한 것은 지난 1994년. 그동안 많은 화장품 브랜드가 한국 시장의 문을 두드렸다가 철수하기를 반복했지만, 클라랑스는 여전히 건재함을 자랑한다. 안티에이징 전문 제품 ‘더블 세럼’과 임산부들의 필수템으로 자리 잡은 ‘바디 파트너’, 지난해 큰 화제를 모은 목주름 예방 크림 ‘엑스트라 퍼밍 넥 크림’ 등 히트 상품도 여럿이다.
소비자들은 클라랑스의 뛰어난 제품력에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운다. 그도 그럴 것이, 유수의 화장품 브랜드가 경쟁하는 유럽에서 클라랑스는 수십 년째 스킨케어 부문 판매 1위를 지키고 있다. 특히 소비자들은 신제품 출시보다는 기존 제품을 지속적으로 리뉴얼하는 것에 신뢰를 보인다. 실제 클라랑스는 기존 제품을 보다 완벽하게 만들기 위해 끊임없이 연구·개발하고 있다. 많게는 아홉 번이나 리뉴얼한 제품이 있을 정도다.
이런 클라랑스의 브랜드 철학은 다름 아닌 ‘클라랑스 위 케어(Clarins We Care)’다. 사람을 돌보고, 지구를 돌본다는 것. 특히 환경 정책은 클라랑스의 철칙이다. 자연(식물)에서 원료를 추출하기 때문이다.
클라랑스는 나무 심기 등 자연을 보호하기 위해 다양한 활동을 펼치는데, 지금까지 전 세계에 76만 그루의 나무를 심었을 정도다. 그 결과 2020년 탄소중립을 달성했을 뿐 아니라 2025년까지 2019년과 비교해 탄소발자국을 30% 줄이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런 활동은 한국에서도 진행된다. 지난해 서울 동대문구 중랑천 일대에 1000그루의 나무를 심어 ‘클라랑스 가든’을 조성한 데 이어 올해는 메타세쿼이아 70그루를 심어 ‘클라랑스 로드’를 만들었다.
한경 머니와 만난 박치욱 클라랑스코리아 대표는 “생물 다양성을 보존하고 기후변화를 막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 중 하나는 더 많은 나무를 심는 것”이라며 “클라랑스는 앞으로도 나무 심기를 비롯한 탄소중립 활동을 통해 지구의 푸른 미래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 지난 2017년부터 클라랑스코리아를 이끌고 있다. 클라랑스와는 처음 어떻게 인연을 맺게 됐나.
“지난 2002년 ‘스프루스코리아’를 설립해 프레쉬, 아틀리에 코롱 코리아 등 코스메틱 브랜드를 한국 시장에 론칭하고 유통했다. 특히 아틀리에 코롱은 프랑스 본사 설립 당시부터 투자자 겸 이사회 멤버로 참여했고, 아틀리에 코롱 코리아를 설립해 조인트벤처(JV) 형태로 한국 시장에 진출했다. 이후 여러 글로벌 기업이 아틀리에 코롱을 인수하길 원했는데, 클라랑스도 그중 하나였다. 최종적으로 다른 글로벌 뷰티 그룹에 아틀리에 코롱을 매각하긴 했지만, 우리에게 깊은 인상을 받은 클라랑스 최고경영자(CEO)가 직접 연락해 한국에서 클라랑스를 맡아 운영해줄 수 있겠느냐고 물었다. 클라랑스가 얼마나 훌륭한 브랜드인지 잘 알고 있었기에 망설임 없이 ‘예스’라고 답했고, 이후 지금까지 클라랑스코리아를 이끌고 있다.”

- 클라랑스에 한국 시장의 의미는.
“한국은 전 세계 뷰티 업계에서 가장 치열한 시장 중 한 곳이다. 특히 아시아에서의 성패를 가름하는 테스트 마켓으로 오랫동안 주목받아 왔다. 매출 규모로만 보면 중국보다 작지만, 까다로운 한국 소비자에게 인정받으면 다른 시장에서도 성공할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특히 한국 소비자는 트렌드에 민감하면서도 화장품의 본질적 가치인 ‘피부를 건강하게 하는가’라는 부분까지 꼼꼼히 따진다. 어떤 연구를 거쳤는지, 어떤 기술로 개발한 제품인지, 안전한 성분을 사용했는지 등 구체적이고 전문적인 정보를 요구할 정도다. 요즘은 가치 소비에 대한 관심도 많아 기업 윤리와 사회공헌 활동에 적극적인 기업의 제품을 선호한다. 소비자의 안목과 의식 수준이 높은 만큼 클라랑스도 한국 시장을 매우 중요시한다.”

- 클라랑스코리아를 이끌면서 가장 잘했다고 생각하는 일은 무엇인가.
“올해 클라랑스는 브랜드 설립 70주년을 맞았다. 이를 기념해 지난 4월 서울 동대문구 중랑천 산책로에 메타세쿼이아 70그루를 심어 ‘클라랑스 로드’를 조성했다. 클라랑스 글로벌 본사가 앞장서는 탄소중립 활동의 일환이다. 메타세쿼이아는 미세먼지와 이산화탄소를 흡수하고 분해하는 대표적 친환경 수목이다. 70그루의 메타세쿼이아는 1년 동안 약 4872kg의 이산화탄소와 2만2064kg의 탄소를 저장해 온실가스 감소에 기여할 수 있다. 이런 내용을 차치하더라도 시민들이 편하게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공원을 조성했다는 데 큰 보람을 느낀다.”

- 그러고 보니 클라랑스코리아는 공병 수거 캠페인과 나무 심기 등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에도 적극적이다.
“클라랑스코리아는 지난 2021년부터 탄소중립 및 녹색 성장 지원을 위해 나무 심기 캠페인을 전개하고 있다. 매년 5월 ‘더블 세럼’ 구매 고객을 대상으로 나무 기증 인증서를 증정하고, 고객의 이름으로 나무를 심는 활동이다. 이를 통해 2022년 강원도 산불 피해 지역에 1200그루의 소나무를 식재하고, 2023년에는 경북 울진 산불 피해 지역에 4000그루의 소나무를 심는 성과를 거뒀다. 또 전국 37개 매장 및 클라랑스코리아 오피스에 공병 수거함을 설치해 재활용을 실천하며, RE100(사용 에너지의 100%를 재생에너지로 쓰자는 글로벌 민간 캠페인)에도 적극 참여 중이다. 이러한 활동을 하는 이유는 클라랑스 스킨케어 성분의 80% 이상을 식물에서 추출하기 때문이다. 식물에 기반을 둔 브랜드인 만큼 식물을 사랑하고 보호하며, 식물을 재배하는 사람을 배려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클라랑스 브랜드 70주년을 기념해 지난 4월 서울 동대문구 중랑천 산책로에 조성한 클라랑스 로드

- 백화점 1층에만 가도 많은 화장품 브랜드를 볼 수 있다. 그중 클라랑스를 선택해야 하는 이유는.
“화장품의 가장 중요한 경쟁력은 성분과 기술력이다. 이 점에서 클라랑스가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자부한다. 앞서 말했듯이 클라랑스 스킨케어 성분의 대부분은 식물 추출물이며, 식물은 가장 효과적이고 안전한 성분이다. 클라랑스 연구소는 기존 규제 및 환경 기준보다 엄격한 자체 기준으로 250회 이상 검사를 거쳐 안전성이 입증된 성분만 사용하며, 모든 포뮬러는 최소 18개월의 개발 기간과 최대 900가지 테스트로 효과를 확인한 뒤 제품화한다. 또 기분 좋은 텍스처와 매혹적인 향기, 편안한 사용감을 위해 1년에 6000명 이상 사용자 평가를 실시한다. 블록체인 기술 기반 플랫폼 ‘클라랑스 T.R.U.S.T.’를 통해 원산지부터 고객에게 전달되기까지 제품 이력을 투명하게 공개하는 것도 클라랑스의 강점이다. 그럼에도 가격은 꽤 합리적이라고 생각한다.”

- 매일 사용하는 클라랑스 제품이 있다면.
“클라랑스는 남성 피부를 위한 그루밍 솔루션도 전문적으로 연구한다. 클렌징과 토닝, 보습, 안티에이징에 이르기까지 심플하고 효과적인 뷰티 루틴을 제안하는 것이 특징이다. 그중 내가 365일 사용하는 제품은 ‘클라랑스맨 애프터 쉐이브 수딩 토너’다. 강력한 에너지를 지닌 바이슨 그라스 추출물과 엄선된 식물 성분이 면도 후 생기는 피부 열기를 산뜻하고 편안하게 완화시켜 준다. 클라랑스맨 라인 중 한국 남성에게 가장 사랑받는 제품이기도 하다.”

- 한경 머니 독자에게 추천하고 싶은 제품도 있을까.
“한경 머니는 경제에 관심이 많은, 비즈니스맨이 즐겨 보는 매거진으로 알고 있다. 앞서 말한 클라랑스맨 애프터 쉐이브 수딩 토너와 함께 ‘더블 세럼’, ‘UV 플러스’를 추천하고 싶다. 더블 세럼은 이름처럼 두 개의 세럼을 한 병에 담은 클라랑스의 베스트셀링 제품으로 영양 공급과 탄력 강화, 수분 공급, 주름 개선 등 피부 주요 기능을 강화하는 ‘파워풀한’ 안티에이징 세럼이다. 반면 UV 플러스는 자외선 차단부터 안티 폴루션까지 도시 환경으로부터 피부를 보호한다. 바쁜 비즈니스맨이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제품이다.”

- 2024년 하반기 주요 이슈가 있다면.
“오는 9월 더블 세럼이 9세대로 업그레이드된다. 더블 세럼은 1985년 첫 출시 이후 지난 40년 동안 진화와 발전을 거듭해 온, 클라랑스의 대표 제품이다. 9세대 출시를 통해 독보적이고 혁신적인 제품을 선보이겠다는 클라랑스의 위상이 더욱 확고해질 것으로 기대한다.”

- 마지막으로 클라랑스코리아의 비전과 목표가 궁금하다.
“비전은 늘 똑같다. 바로 클라랑스의 사명인 ‘클라랑스 위 케어’를 실천하는 것이다. 이는 ‘사람을 돌보고, 지구를 돌본다’는 클라랑스의 약속이다. 사람을 위한 케어는 철저한 품질과 이력 추적 관리, 사회공헌 활동, 고객과의 커뮤니케이션 등을 포함하고 지구를 위한 케어로는 나무 심기, 지속 가능한 원료 수급, 탄소 배출과 플라스틱 사용 절감 활동 등을 들 수 있다. 앞으로도 더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기 위해 사람과 지구를 위한 행보를 이어 갈 것이다.”



이승률 기자 ujh8817@hankyung.com | 사진 서범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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