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투세 시행은 시기상조…금융시장이 젊은층의 유일한 희망”

7월 말 세법 개정안 발표를 앞두고, 국내 주요 로펌의 세법 전문가들을 초청해 좌담회를 개최했다. 이번 좌담회에서는 상속세, 종부세, 금투세 증 주요 세제 개편안에 대해 심도 있는 논의가 이뤄졌다.

[한상춘의 머니 토크]



지난 7월 16일 오전, 한국경제신문 회의실에서 열린 좌담회에는 국내 최고 로펌에서 활동하는 세법 전문가들이 참석했다. 이 자리에는 법무법인 세종의 도훈태 변호사, 법무법인 화우의 유성욱 변호사, 법무법인 율촌의 한원교 변호사(가나다 순)가 자리했다. 이들은 주요 쟁점들에 대해 문제점을 짚고, 개선 방향에 대한 의견을 제시했다.

먼저 상속세 개편과 관련해 유산취득세로의 전환 문제와 최대주주 할증 제도에 의견을 나눴다. 또한 종합부동산세와 관련해선 다주택자 중과세와 과세 방식의 문제점이 주요하게 논의됐다.

이중과세라는 지적이 있는 금융투자소득세와 관련해선 “소득 있는 곳에 세금 있다”는 원칙을 말하면서도 국민 정서 등을 이유로 “아직은 시기상조”라고 공감대를 형성했다. 이와 함께 가업상속공제에 대해서는 ‘기업의 지속가능성’을 높이는 방향으로의 개선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 이번 세법개정안에 대해 개괄적인 총평을 해달라.

유성욱 법무법인 화우 변호사(이하 유 변호사)
“이번 세법개정안에서 가장 큰 화두는 상속세 개편이다. 현 정부 들어서 유산세 방식을 유산취득세 방식으로 전환하는 논의가 계속돼 왔다. 세법개정안에서 상속세 과세 제도가 완전히 변경될지에 대한 기대는 크지 않지만, 상당 부분 개편돼 그동안 과중했던 상속세 부담이 일부 완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원교 법무법인 율촌 변호사(이하 한 변호사)
“7월 초 정부는 '역동 경제 로드맵'이라는 주제로 기업 밸류업을 통한 자본시장 선진화와 관련된 세제 개편을 추진 중이다. 시기적으로 보면 총선이 끝난 지금이 세제 개편을 논의하기에 적절한 시점이다. 다만 야당의 입장이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도훈태 법무법인 세종 변호사(이하 도 변호사)
“정부는 매년 세법 개정을 추진하는데, 그 전에 개정안을 발표하는 것은 통상적인 절차다. 이번 개정안도 시기적으로는 종전과 크게 다르지 않다. 정부는 통상 7월 말에 세법개정안을 발표하고, 8월 말경 국무회의에서 세법개정안 정부안을 최종 확정한 다음 9월 국회에 제출한다. 국회는 11월경 조세소위원회,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를 순차적으로 거쳐 12월경 본회의에서 의결을 하게 된다. 이렇게 개정된 세법은 통상 다음 해 1월 1일부터 시행된다.”



- 독자들의 관심은 우선 상속세 개편에 있다. 특히 상속세 개편 문제에서 세율을 어떻게 조정할 것인지가 큰 관심사다.

도 변호사
“우리나라 상속세율은 최고 50%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일본 다음으로 두 번째로 높다. 이러한 명목세율은 상속재산에서 배우자 공제나 일괄 공제 등 공제 금액을 공제하면 실질적으로 더 낮아지는 결과가 된다. 상속세율이 다른 나라에 비해 높은지는 이러한 실질세율을 비교해야 한다. OECD 국가들의 평균 실질세율은 상속세가 있는 국가만을 기준으로 하면 20% 중반이고, 상속세가 없는 나라까지 포함하면 10% 중반인데, 우리나라는 30% 중반대로 실질세율을 기준으로 하더라도 높은 편이다. 다만, 세율을 낮추는 문제는 세수 문제나 다른 세금과의 관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무조건 낮춰야 한다고 말하기는 어려운 측면이 있다.”

유 변호사
“현재 상속세 최고세율은 과표 30억 원 초과 구간에 대해 50%다. 여기에 특수관계자를 포함한 대주주의 지분 상속 시 최대주주 할증평가를 더하면 실제 세율은 최고 60%에 이른다. 이는 세계 최고 수준이다. 일본은 최고세율이 55%이지만 기본적으로 유산취득세 방식을 취하고 있어 법정상속분에 따라 상속세 총액을 계산한 다음 이를 실제 상속받은 비율대로 나누므로 우리나라에 비해 세 부담이 적다. 반면, 우리나라는 전체 상속재산에 대해 전체 세율을 매겨 연대납부하도록 하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세율이 일본보다 더 높다는 지적이 있다. 직접적으로 최고세율을 낮추는 방식도 있지만 국민 정서나 증여세 구조와의 정합성 등을 고려할 때 유산세 방식을 유산취득세 방식으로 변경하는 것이 보다 현실적이고 실효적인 방안이다. 정부도 최대주주 할증평가 제도 폐지와 가업상속공제 제도를 개편하려는 움직임이 있다. 이렇게 되면 명목세율을 낮추지 않더라도 세 부담을 꽤 많이 줄일 수 있게 된다.”

한 변호사
“유산세는 상속인이 ‘물려주는 재산’ 전체를 기준으로 세율을 적용하며, 유산취득세는 상속인들이 ‘물려받는 재산’을 기준으로 세율을 정하는 방식이다. 유산세는 저출산 시대에도 불리하게 작용하는 측면이 있다. 예를 들어, 50억 원의 상속재산이 있다고 가정하면, 자녀가 1명이면 유산세 방식에 의해 최고세율인 50%가 적용되고, 자녀가 5명이어도 동일하게 50%의 최고세율이 적용된다. 반면, 유산취득세 방식은 자녀 5명일 경우 각 자녀가 받은 10억 원을 기준으로 하기 때문에 30%의 세율이 적용된다. 자녀가 많을수록 각자의 상속분이 작아지기 때문에 세금이 줄어드는 효과를 얻게 된다. 또한 유산취득세 방식은 증여세와의 정합성 측면에서도 더 적합한 것으로 평가된다. 현재 증여세는 개별 재산에 대해 세율을 적용하기 때문에, 유산취득세 방식을 취하는 것이 전반적인 세법 체계와도 더 일치한다.”

-특히 최대주주 할증 제도는 폐지해야 한다는 데 공감대를 얻는 것 같다. 어떻게 보시나.

도 변호사
“조심스러운 부분이긴 하지만, 실무에서는 최대주주 할증으로 인해 증여세나 상속세가 크게 증가하는 것을 이해하지 못하는 목소리가 많이 들린다. 지배주주가 소유하는 주식에는 일반적으로 ‘경영권 프리미엄’이 있어 일반 주식에 비해 가격이 더 높기 때문에 할증평가를 하는 것인데, 실제로는 모든 경우에 경영권 프리미엄이 있는 것은 아니다. 최대주주 할증평가가 적용되면 상속세율이 60%까지 올라가는 결과가 된다. 이는 사유재산제와 상속을 인정하는 자본주의 체제에서는 너무 과한 측면이 있다.”

한 변호사
"이론적으로 할증 과세는 어느 정도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 소수 주주가 가진 1주와 경영권을 가진 지배주주의 1주의 가치는 분명히 다르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문제는 최고세율 50%에 할증 과세가 더해져 사실상 60%의 세율이 적용된다는 데에 있다. OECD 기준을 고려해 최고세율을 30% 정도로 낮추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한다. 지난해 세수가 약 344조 원이었는데, 상속·증여세가 약 14조 원으로 전체 세수의 4.4%를 차지했다. OECD 국가 중 상속·증여세가 전체 세수에서 1%를 넘는 국가는 4개국 정도밖에 없다. 이는 우리나라 상속세 부담이 상대적으로 크다는 것을 보여준다. 게다가 우리는 유산세 방식을 채택하고 있고, 할증평가 문제도 있으며, 공제도 다른 선진국에 비해 부족한 편이다. 예를 들어, 미국에서는 배우자가 상속받을 경우 배우자 공제를 전액 해주어 상속세를 내지 않지만, 우리나라는 배우자 공제가 5억에서 30억 원 사이로 제한돼 있다. 이러한 여러 요인들이 맞물려 국민들의 상속세 부담을 크게 하고 있어, 입법 개선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유 변호사
"상속세 공제는 크게 일괄 공제와 배우자 공제 두 가지로 나뉜다. 일괄 공제는 한도가 5억 원이고, 배우자 공제는 최소 5억 원에서 최대 30억 원까지 적용된다. 그런데 이 일괄 공제 한도액은 1997년 이후로 변동이 없었다. 그동안 물가가 80% 이상 상승하고, 국내총생산(GDP)도 2배 이상 증가했지만, 공제 한도는 여전히 5억 원으로 고정돼 있다. 야당에서도 이 문제를 인식하고 일괄 공제를 10억 원으로 상향하겠다는 개정안을 발의했다. 배우자 공제와 관련해서도, 부부 공동재산의 청산이라는 관점에서 이혼 시 재산 분할을 할 때 증여세를 내지 않는다. 그런데 사망 후 상속받을 때는 상속세가 부과되고 있다. 오랜 기간 해로하며 공동으로 일군 재산을 상속받는 과정에서 상속세를 내는 것이 맞는지 의문이다. 또한 배우자 공제가 있더라도 배우자가 전적으로 혜택을 받는 것도 아니다. 예컨대, 30억 원을 공제받았다 해도, 나머지 상속재산에 대해 배우자는 연대납세의무를 지게 된다. 결과적으로 배우자 공제의 혜택이 자녀들에게 돌아가게 된다. 또 내가 이룩한 재산이라도 여전히 상속세를 내야 하는 불합리한 점이 있다. 미국에서는 배우자 상속세 과세를 하지 않는 만큼, 우리나라도 배우자가 상속받는 부분에 대해 전액 공제하고, 그 배우자가 사망하면 자녀들이 상속세로 납부하는 방안이 합리적이라고 생각한다."

- 상속세와 함께 종부세 문제도 큰 논쟁거리다. 전면 폐지냐, 수정이냐에 대해 여야 간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이에 대해 어떤 견해를 가지고 있나.

도 변호사
“종부세 문제는 매우 복잡하고 어려운 이슈인 것 같다. 지난 몇 년간 여야 간 갈등이 첨예하게 대립된 부분이기도 하다. 종부세를 일률적으로 평가하기는 어렵지만, 어느 정도 과도한 측면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보유하는 부동산에 대해 재산세가 부과되고 있는 상황에서 추가로 종부세를 부과하는 것은 세금을 넘어 일종의 제재라는 느낌을 준다. 현재 다주택자의 경우 1주택자에 비해 종부세를 중과하고 있는데, 정부는 다주택자에 대한 중과세율을 낮추려는 시도를 하고 있는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장기 보유 1세대 1주택자에 대해 종부세를 부과하는 것이 더 문제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아주 오래전에 강남에 집을 사서 계속 거주한 어르신의 경우, 의도치 않게 집값이 많이 오르는 바람에 과도한 종부세 부담을 지게 된다. 이미 은퇴한 이런 분들이 매년 상당한 금액의 종부세를 부담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고, 종부세를 피하기 위해 집을 팔고 다른 곳으로 이주하는 것도 현실적으로는 쉽지 않은 일이다. 이러한 경우에 대한 보완책이 필요하다고 본다.”

유 변호사
“종부세가 나온 배경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종부세는 2005년 부동산 가격 폭등을 억제하기 위한 정책적인 목적으로 도입된 세금이다. 미국, 캐나다, 영국 등은 보유세 하나로 일원화돼 있지만, 우리나라는 재산세와 종부세로 이원화돼 있다. 재산세는 지방세이고 종부세는 국세로 분류되며, 실질적으로는 국가가 징수해서 지방자치단체에 나누어주는 구조다. 이는 두 번의 재산세를 내는 것과 유사한 개념이다. 종부세의 본질적인 문제는 다주택자에 대한 지나친 중과세에 있다. 적정한 수준의 종부세는 정책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필요할 수 있지만, 현재의 중과세율은 징벌적 수준에 이르고 있다. 예를 들어, 총 자산 가치가 동일한 경우에도 주택 수에 따라 종부세 부담이 크게 달라진다. 이는 정책이 의도했던 방향과는 다르게 ‘똘똘한 한 채’에 대한 선호로 인기 지역과 비인기 지역의 부동산 가격 격차를 확대시키고, 빈부 격차를 심화시키는 결과를 낳는다. 따라서 이러한 문제들을 고려했을 때 종부세는 근본적인 개선이 필요하다고 본다. 현재의 다주택자에 대한 중과세율과 결합된 종부세는 폐지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

한 변호사
“조세의 1차 목표는 세금을 거둬 국가 재정을 충당하는 것이다. 다만, 국가 정책 수단으로 세금을 사용하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는 종부세가 너무 과도하게 작용하는 측면이 있다. 우리나라 세법은 너무 복잡하다. 특히 주택과 관련된 세법은 양도소득세, 재산세, 종부세 모두 굉장히 어렵게 돼 있다. 기본적으로 세법은 납세 의무자가 얼마를 내야 할지 알 수 있어야 한다. 재산세, 종부세는 모두 보유세의 일종이다. 장기적으로 보면 우리나라 인구가 줄고 주택 수요도 감소할 것이다. 그런 점을 고려하면, 종부세는 장기적으로 폐지돼야 할 세금이라고 생각한다.”

- 조상 대대로 땅을 잘 보존해 온 사람들은 소득과 관계없이 매년 재산세, 종부세, 건강보험 관련 세금 등을 부담해야 한다. 이렇게 세금 부담이 크다 보니 국민의 불만이 클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그러면 주택 수로 과세하는 것이 맞는지, 아니면 주택 가격으로 과세하는 것이 맞는지에 대해 의견을 들어보고자 한다.

유 변호사
“기본적으로 과표는 주택 가격으로 정해진다. 주택 수를 기준으로 중과세를 하는 이유는, 도시 지역에서는 주택 수가 부족하기 때문에 주택 보유를 억제하려는 목적에서 출발했다. 하지만 현재는 주택 공급이 많이 됐고, 다양한 이유로 2채 또는 3채의 주택을 보유하게 되는 경우도 있다. 예를 들어 상속을 받아 일시적으로 여러 주택을 보유하게 되는 경우가 있다. 이런 상황에서 종부세 때문에 주택을 팔아야 한다고 강제하는 것이 과연 우리 자유 시장경제 원리와 맞는지 의문이다. 다양한 방법으로 자산을 불리는 것을 존중하지 못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 따라서 주택 수를 기준으로 한 중과세는 문제를 해결하는 데 한계가 있다. 중과세율을 폐지하면 실질적으로 문제가 해결될 것으로 생각한다.”

도 변호사
“종부세와 관련해 조금 더 첨언하자면, 다주택자에 대한 종부세 중과는 양도소득세에서 다주택자를 중과세하는 것과 일맥상통한다. 주택을 투기의 대상으로 삼지 말고 돈 버는 수단으로 삼지 말라는 취지다. 저는 이 기본적인 생각에 대해서는 동의하는 편이다. 주택을 여러 채 보유하면 공급이 부족해져서 집값이 오르기 때문에, 다주택자에게 중과세를 하는 정책 방향 자체는 맞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이 정책이 실제로 집값을 잡는 데에는 효과적이지 않을 수 있다. 다주택자에 대한 종부세 중과로 좋은 주택, 소위 '똘똘한 한 채'를 선호하게 돼 지방과 서울, 그리고 서울 내에서도 집값의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다. 정책이 목표했던 바와는 다른 결과를 초래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이런 부분에 대해서도 정책을 보완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한 변호사
“좀 더 거시적으로 접근해보겠다. 왜 사람들이 지금까지 주택을 여러 채 사게 됐는지를 생각해봐야 한다. 그 이유는 우리나라에서 지난 20~30년 동안 주택이나 부동산을 사면 주식 등 다른 투자보다 높은 수익을 올렸기 때문이다. 주식 시장의 성장률이 부동산 시장에 비해 낮아 , 주식 투자보다 부동산 투자로 얻는 수익이 더 높다는 인식이 있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종부세 같은 제도가 도입됐지만, 근본적인 해결 방안은 아니다. 정부에서 얘기하듯이 기업 밸류업을 통해 젊은 사람들에게 부동산이 아닌 다른 투자 수단을 제공해야 한다. 현재 젊은 세대는 부동산을 살 여력이 없다. 이들이 자산을 증식할 수 있는 방법은 주식 같은 금융 상품뿐이다. 따라서 금융 시장을 잘 육성해 자금이 부동산 시장으로 쏠리지 않도록 하는 것이 근본적인 해결책이다. 세금으로 수요를 억제하는 방식은 장기적으로 좋은 정책이 아니다.”

- 금투세는 유예되지 않으면 2025년 예정대로 시행될 것이다. 금투세 폐지가 좋은지, 아니면 시행하는 게 좋은지, 또는 중간 입장을 취해야 할지 세 변호사님께서 결론을 내주시기 바란다.

한 변호사
“세법 이론적인 측면에서 보면, 소득이 있는 곳에는 과세가 되는 것이 맞다. 하지만 현재 우리나라 정서상 금투세 도입은 시기상조가 아닌가 생각한다. 특히 젊은 층은 부동산에 투자할 여력이 거의 없다. 그렇기 때문에 이들은 주식을 통해 종잣돈을 만들고자 한다. 이러한 개인투자자들에게까지 세금을 부과하면 공제액을 감안하더라도 우리나라 주식 시장이 더 쪼그라드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도 변호사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당장 금투세를 시행하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생각한다. 우리나라 주식 시장은 여전히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작용하고 있고, 주주 환원에 소극적인 기업의 태도, 오너리스크 등으로 인해 박스권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많은 투자자들이 미국 주식 등 해외 자본시장에 눈을 돌리고 있는 상황에서 금투세가 시행되면 자본 유출이 더욱 심화될 수 있다. 현실적인 측면에서 볼 때, 지금 바로 금투세를 시행하는 것은 위험 부담이 있다. 여야 모두 이 문제에 대해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런 점을 고려할 때, 금투세의 시행을 일정 기간 유예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유 변호사
“금투세에 대해 더 실질적인 분석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이론적으로 소득이 있는 곳에 과세를 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현재 우리나라는 주식 거래 시 소득과 무관하게 증권거래세를 부과하고 있다. 미국, 영국, 독일 등 주요 국가들도 증권거래세 대신 자본소득세를 도입하고 있다. 문제는 우리가 도입하려는 금투세가 자본시장의 위축을 초래하지 않을 정도로 잘 설계됐는가다. 문제는 우리나라가 도입하려는 금투세가 자본시장의 위축을 가져올지 여부에 대해 명확한 실증적 분석이 없다. 현재 계획된 금투세 제도는 연간 손익을 통산해 5000만 원까지 비과세하고, 결손금은 5년간 이월 공제를 해주는 방식이다. 그런데 실질적으로 연간 금융투자 소득으로 5000만 원 이상을 버는 사람이 얼마나 있을지, 이 제도가 자본시장의 유출을 유발할 것인지에 대한 분석이 필요하다. 막연히 금투세가 시행되면 개인투자자들이 금융 시장을 떠날 것이라고 단정짓기보다는, 이러한 우려를 실증적으로 검토한 후에 결론을 내리는 것이 더 합리적일 것이다. 따라서 저도 금투세의 시행을 유예하고, 추가적인 논의를 통해 보다 명확한 결정을 내리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 금투세 문제를 다룰 때, 가상화폐 거래세 문제도 포함된다고 들었다. 주식 투자와 가상화폐는 성격이 다르지 않나. 하나는 투자이고, 다른 하나는 투기적 속성이 있다고 알고 있는데, 동일하게 접근하는 것이 문제가 되지 않을까.

도 변호사
“'소득 있는 곳에 세금 있다’는 말처럼 소득이 있으면 세금을 내는 것이 원칙이다. 따라서 가상자산 투자를 통해 소득을 얻는다면 거기에도 세금을 부과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다만, 가상자산의 경우 아직 합법화 논의가 끝나지 않았기 때문에, 세금을 부과하기 전에 가상자산의 법적 지위와 규제 체계를 명확히 정리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본다. 가상자산에 대해 국가가 세금을 부과한다는 것은 가상자산 거래를 합법화한다는 의미일 수 있기 때문이다.”

유 변호사
“가상자산 소득 과세 부분이 금투세와 함께 '소득세법' 개정안에 포함된 것은 맞다. 하지만 성격은 완전히 다르다고 생각한다. 금투세는 증권거래세를 폐지하고 대주주 양도 차익에 대한 양도소득세를 일원화하려는 설계다. 현재 대주주 기준으로 종목당 10억 원 이상 보유한 주식을 양도할 때 양도소득세를 부과하고 있는데 이러한 양도세를 없애고, 2025년부터는 유가증권 시장에서 증권거래세를 0%로 하면서 금융투자 상품 매매 차익에 과세하는 방향으로 설계됐다. 가상자산 소득 과세는 '소득세법'의 기타 자산으로 20% 세율을 적용하는 분리과세 방식이다. 최근 대통령께서 가상자산 소득의 기본 공제액을 현행 250만 원에서 금투세와 동일하게 5000만 원으로 올려야 한다고 언급하신 바 있다. 금투세는 금융투자 상품의 매매 차익에 대해 과세하는 반면, 가상자산 소득 과세는 매매뿐만 아니라 대여 소득에도 과세한다. 예를 들어, 알트코인을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으로 교환하는 경우나 지분증명 방식의 코인 스테이킹을 통한 보상도 과세 대상이 된다.”

한 변호사
“가상자산은 전 세계적으로 제도권 내로 들어오는 수순을 밟고 있는 것 같다. 가상자산은 투기적 성격이 강하지만, 젊은 층에서는 다르게 생각하는 면도 있다. 저는 가상자산에서 발생하는 소득에 대해 과세하는 것이 시기의 문제일 뿐, 결국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 기업과 관련된 법인세 문제도 중요하다.

도 변호사
“법인세 개편과 관련해 여당은 최고세율을 24%에서 21%로 낮추는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또한 법인세 과세표준 구간을 단순화하려는 생각도 가지고 있다. 법인세 세율을 낮추는 것이 맞느냐는 매우 어려운 문제다. 세율을 낮추면 당장 세수가 줄어들어 나라 살림을 어떻게 할 것인가 하는 문제가 생기기 때문이다. 세율 인하에 따른 단기적 효과와 장기적 효과를 같이 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세율을 21%로 낮추면 당장은 세수가 줄어들겠지만, 기업이 세금을 덜 내고 그 재원을 재투자해 더 많은 수익을 창출하면 장기적으로는 세수가 증가할 수 있다. 단순히 부자 감세로만 볼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전체적인 세수와 다른 세금과의 관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한 변호사
“법인세율 인하가 가장 큰 쟁점이다. 세계적인 추세를 보면 해외 자본을 유치하기 위해 법인세를 인하하는 경향이 있다. 이런 측면에서 법인세를 인하하는 것이 장기적인 세원 확보에 오히려 유리할 수 있다. 정부도 이런 관점에서 법인세율 인하를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최근 기업 경영 성과가 좋지 않아 법인세 세수가 감소했던 것으로 알고 있다. 당장 법인세율을 인하하면 세수 감소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가 과제다. 그러나 장기적으로는 법인세율을 인하하는 방향이 맞다고 생각한다."

유 변호사
"법인세율을 낮추는 전제는 법인세율 인하로 인한 경제적 낙수 효과, 즉 투자 활성화와 고용 촉진이 이루어질 것이라는 기대에 기반한다. 하지만 실제로 법인세율 인하가 그런 낙수 효과를 가져오는지에 대해서는 논란이 많다. 다양한 연구 결과가 상반되기 때문에 신중히 접근해야 한다. 법인세율 인하로 인한 세수 부족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도 중요한 과제다. 현 정부는 세금 인하를 통해 국민 부담을 줄이려는 시도를 하고 있지만, 그에 따른 세수 감소가 큰 문제로 다가오고 있다. 예를 들어, 지난 4월까지 건설 수입이 125조6000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조4000억 원 정도 감소했다. 정부는 복지를 지향하면서도 지출을 늘려야 하는 상황인데, 법인세를 낮추면 부족한 세수를 어떻게 메꿀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인 대책이 필요하다. 법인세율 인하로 인해 기업 활동이 늘어나고 소비가 증가해 세금이 더 많이 거칠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보다는, 구체적인 분석과 실증을 통해 국민을 설득해야 한다. 그런 명확한 계획이 있다면, 저 역시 법인세율 인하에 반대할 이유는 없다.”

- 사전 준비만 철저히 한다면 장기적으로 경제 효율을 증대하고 세수 확보에도 도움이 되기 때문에 법인세 인하는 국제 추세에 맞춰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결론이다. 가업승계에 대해서도 한 말씀 부탁드린다.

도 변호사
"상속세 문제가 기업의 지속가능성을 저해할 수 있다. 상속세를 많이 걷어 세수를 확보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기업의 유지와 승계가 어려워지면 국가 전체적으로는 손해다. 가업상속공제는 피상속인이 생전에 10년 이상 영위한 중소기업 등을 상속인이 정상적으로 승계한 경우 최대 600억 원까지 상속공제를 해 가업승계에 따른 상속세 부담을 경감시켜주는 제도다. 현재 최대 600억 원까지 공제되는데, 이 한도를 늘릴 필요가 있다. 가업상속공제의 적용을 대기업에까지 확대하는 문제는 좀 더 검토가 필요하겠지만, 어느 정도 규모가 있는 기업에 대해서도 가업상속을 지원해 일본처럼 100년, 200년 기업이 나올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유 변호사
“가업상속공제 제도를 확대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매우 긍정적으로 생각한다. 현재 최대 600억 원 한도로 돼 있는데, 공제 한도를 1200억 원까지 늘리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더 나아가 중견기업, 즉 매출 자산 총액 10조 원 미만의 중견기업에 대해서는 매출액 요건 없이 가업상속공제를 적용하겠다는 제도가 발표됐다. 물론 이에 대해서 찬반이 있을 수 있다. 기업 경영자에게 지나치게 특혜를 주는 것이 아니냐는 의견도 있지만, 각종 안전 장치들이 마련돼 있다. 예를 들어, 피상속인이 10년 이상 대표이사로 회사를 경영했어야 한다거나, 지분을 일정 비율 이상 갖고 있어야 한다거나, 상속인이 상속 후 5년 이상 사업을 유지해야 하는 등의 요건이다. 이러한 요건들은 충분한 안전 장치로 작용하고 있다. 가업상속공제를 확대해 100년 기업도 나올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상속세 문제로 인해 기업이 해외로 팔리는 상황은 피해야 한다. 따라서 이러한 부분에 대한 고려가 충분히 이루어져야 한다. 개정 방향은 전적으로 옳다고 생각한다."

한 변호사
"가업을 영위하지 않는 사람의 경우, 상속받는 재산이 더 적음에도 불구하고 공제를 받지 못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더 많은 상속세를 내야 하는 역진성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그렇지만 가업상속공제의 정당성은 결국 기업이 고용을 창출하고 법인세를 많이 내며 국가 경제에 기여한다는 데에서 찾을 수 있다. 가업상속공제 제도의 확대에 전적으로 찬성하지만, 그 전에 이 제도의 정당성에 대해 국민들을 설득하는 작업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또한 기업들이 더 윤리적으로 경영해야 국민의 지지를 받을 수 있을 것이다.”

- 세제 이슈가 있을 때 어떤 법무법인을 선택할 것인지도 중요하다. 세 분이 속해 있는 법무법인에 대해 간단히 소개해 달라.

도 변호사
“세종은 굉장히 역동적이고 진취적인 법무법인이다. 세종을 '인재 블랙홀'이라고 부르는 기사도 있었듯이, 최근 저희 법무법인에서는 정말 뛰어난 인재들을 많이 모셔오고 있다. 기계를 돌려 제품을 생산하는 공장에 비유하면, 최고급 사양의 기계를 들이는 것이다. 세종은 최고의 인재들이 모여 협력하고, 그 시너지를 통해 고객들에게 최상의 만족을 드리려고 노력하고 있다. 세종 조세그룹은 대한민국 최고의 조세 전문가들로 구성돼 있는데, 조세 일반 자문은 물론 조세불복, 국제조세, 관세 등 모든 분야의 조세 문제에 관해 탁월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특히 세종은 2년 전 ‘미래상속세연구소’를 발족해 상속 및 가업승계 문제에 대해 특별히 신경 쓰고 있다. 미래상속세연구소는 지난해 ‘상속 분쟁’에 관한 세미나를, 올해 6월 ‘국제상속의 주요 쟁점’에 관한 세미나를 각각 개최하는 등 상속 문제와 가업승계 문제에 대해 특화된 서비스를 제공하려고 노력 중이다.”

유 변호사
“화우에는 다양한 인재들이 많이 모여 있다. 화우는 2003년에 우방과 화백이라는 법인이 합병해 만들어졌다. 현재 화우는 400명 이상의 변호사와 전문 인력을 포함하면 800명 이상의 종합 대형 펌으로 성장했다. 예전에는 송무 분야에 강점을 가진 펌으로 알려졌지만, 최근 3~4년 전부터는 금융 분야에서도 탁월한 실적을 내고 있다. 지금은 금융, 송무, 각종 자문을 종합적으로 제공하는 펌으로 크게 성장하고 있다. 조세그룹의 경우, 법무법인 화우뿐만 아니라 세무법인 화우, 관세법인 화우도 같은 사무실에서 함께 일하고 있다. 전문 인력은 70~80명 정도 되고, 관세청, 국세청, 법원, 검찰 등에서 근무한 경험이 있는 전문가들과 조세 분야에서 수십 년 동안 일한 변호사들이 모여 있다. 그래서 모든 조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솔루션을 제공하는 펌이라고 할 수 있다.”

한 변호사
“저희 법무법인 율촌은 처음부터 조세 전문 펌으로 시작해 현재 대형 로펌으로 성장했다. 조세불복 분야는 업계에서 흔히 '장치 산업'이라고 불린다. 이유는 국세청에서 세무조사를 시작하면, 세무조사 대응, 심판원 단계의 불복 절차, 법원의 행정소송을 통해 구제받는 여러 단계를 거쳐야 하기 때문이다. 율촌은 이러한 세무조사, 조세심판, 행정소송 등 모든 단계에 걸쳐 국세청, 심판원, 법원 출신의 전문가들이 각각의 단계에서 최적의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최근에는 지방세와 관련된 이슈, 상속세와 증여세 관련 불복도 많아져, 상속증여세 팀과 지방세 팀을 별도로 구성해 효율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저희 율촌은 이렇게 각 분야에서 전문화돼 있을 뿐만 아니라, 조세부문장의 지휘 아래 각 팀들 간의 협업도 잘 이루어지고 있다. 택스 분야에서는 저희 율촌이 어느 곳보다 강점을 가지고 있다고 자부한다.”

사회 한상춘 국제금융 대기자 겸 한국경제 논설위원
정리 이현주 기자 chari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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