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C’ 투자로 고객의 삶을 바꾼다

[2024 베스트 오너십] 종합 3위 - 구광모 LG그룹 회장



지난 4월 2일 경기도 이천 LG 인화원에서는 ‘2024 LG 어워즈(Awards)’가 열렸다. ‘LG 어워즈’는 지난 한 해 동안 제품, 기술, 서비스 분야에서 '고객가치'를 창출한 성과를 격려하고 전파하는 자리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이 자리에 참석해 “단지 최초·최고의 기술, 제품, 서비스 그 자체가 아니라 기대를 넘어선 경험과 이전과 비교할 수 없는 삶의 변화를 느꼈을 때 고객은 차별적 가치를 인정해준다”며 “이것이 LG 어워즈가 추구하는 혁신”이라고 강조했다.

구 회장은 취임 후 경영 화두로 고객가치를 제시하고, 해마다 이를 구체화하고 있다. 2019년부터 차별적 고객가치를 만들어낸 사례를 선정해 시상하는 LG 어워즈도 그 일환이다.

2024년 신년사에서도 구 회장은 “지난 5년간 고객가치 혁신을 위해 노력하며 높아진 역량만큼 고객의 눈높이도 높아졌다”며 “이러한 상황에서 최고의 고객 경험 혁신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차별적 고객가치에 대한 몰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차별적 고객가치 집중해 ‘ABC(AI·바이오·클린테크)’ 집중 육성

LG는 미래 고객 관점에서 사업 포트폴리오를 재편하고, 신성장 동력이 될 사업 분야에서 경쟁력을 확보해 가고 있다. 특히 고객가치를 혁신하고 새로운 고객 경험을 전하기 위한 미래 성장 동력으로 ‘ABC(AI·바이오·클린테크)’ 분야를 적극 육성하고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LG는 인공지능(AI) 분야에 과감한 투자와 혁신을 집중하며 AI 기술 경쟁력 강화에 힘을 쏟고 있다. 2020년 설립된 AI 싱크탱크 LG AI연구원은 2021년 12월 거대언어모델(LLM) ‘엑사원 1.0’을 발표한 이후 2023년 7월에는 ‘엑사원 2.0’, 올해 8월에는 국내 최초 오픈소스 AI ‘엑사원 3.0’을 공개하는 등 3년간 생성형 AI를 실제 산업 현장에 적용하기 위한 연구·개발(R&D)에 집중해 왔다.

구 회장도 지난 6월 글로벌 빅테크들의 격전지인 미국 실리콘밸리를 방문해 AI 반도체 설계 업체인 텐스토렌트와 AI 휴머노이드 로봇 스타트업 피규어 AI를 방문해 반도체 설계부터 로봇 등 다른 분야에 이르기까지 AI 밸류체인 전반을 세심하게 살폈다.

바이오 분야에서도 혁신 신약 개발을 위해 투자하며 육성에 힘을 싣고 있다. LG의 바이오 사업을 이끌고 있는 LG화학 생명과학본부는 지난해 사상 최초로 연 매출 1조2000억 원을 넘어섰다. 2018년부터 해마다 성장해 온 LG화학 생명과학본부가 매출 1조 원을 넘긴 것은 지난해가 처음으로, 이는 전년 동기 대비 30% 이상 성장한 수치다.

LG는 또 바이오 소재, 신재생에너지 산업소재, 폐배터리 재활용, 전기차 충전 등 클린테크 분야도 적극 육성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LG화학은 사업 포트폴리오를 친환경 소재, 전지 소재, 글로벌 신약 등 3대 성장 동력을 중심으로 전환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중요도가 상승하고 있는 재생에너지 활용 등 클린테크 분야의 역량 강화를 위해 사내 독립 기업을 설립하고, 관련된 업무협약을 체결하는 등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LG는 ABC 분야의 글로벌 스타트업 투자도 활발히 진행하며, LG 계열사와의 협업 기회를 늘리는 등 경쟁력을 키우고 있다.

글로벌 스타트업 인큐베이팅 역할을 맡고 있는 LG테크놀로지벤처스는 LG 주요 계열사 7곳이 출자해 조성한 1조 원 규모의 펀드를 운영하고 있다. 지금까지 80여 곳의 스타트업과 펀드에 3억6000만 달러(약 5000억 원)를 투자해 왔다. 특히 전체 투자 금액 가운데 절반가량은 LG가 미래 성장 동력으로 점찍은 ABC 분야에 투입했다.

구 회장이 취임 후 사업 포트폴리오 관리와 함께 가장 관심을 두고 공을 들이는 분야는 LG의 미래를 이끌어 갈 인재를 발굴하고 육성하는 일이다.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LG에 합류한 임원급 인재만 100여 명에 달한다. AI연구원 설립 당시 70여 명이었던 연구인력은 어느새 270여 명을 훌쩍 넘겼다.


이현주 기자 charis@hankyung.com
상단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