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자가 남긴 국내 자산, 상속세 부과 기준은

글로벌 진출과 해외 이민이 늘어나면서 상속 자산을 둘러싼 세금 문제도 골칫거리로 떠오르고 있다. 해외 시민권을 획득한 이민자들의 경우 국내외 남겨진 상속 자산에 대해 세법이 어떻게 적용될까.

[상속 Q&A]


Solution
우리나라 '상속세 및 증여세법'에 따르면, 피상속인이 국내 거주자인 경우에는 피상속인의 국내외 모든 상속재산에 대해 우리나라에서 상속세가 과세되고, 피상속인이 비거주자인 경우에는 피상속인의 국내 상속재산에 대해 우리나라에서 상속세가 과세되며, 국외 상속재산에 대해서는 우리나라에서 상속세가 과세되지 않습니다.

이러한 상속세 과세 대상은 피상속인이 거주자인지 비거주자인지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고, 상속인이 거주자인지 비거주자인지에 따라 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따라서 피상속인과 상속인이 모두 비거주자라고 할지라도, 피상속인이 국내에 상속재산을 남겨 상속인이 이를 상속받게 됐다면, 상속인은 국내에 있는 상속재산에 대해 우리나라에 상속세 납세의무를 부담합니다.

납세의무의 범위와 관련해, 상속인은 상속인 각자가 받았거나 받을 재산을 한도로 연대해 상속세를 납부할 의무를 집니다. 그런데 피상속인이 비거주자인 경우에 ‘상속인 각자가 받았거나 받을 재산’의 범위에 대해서는 법령에 별도의 규정이 없어서 그동안 다소 불명확한 부분이 있었습니다.

이에 대해 최근 대법원은 피상속인이 비거주자인 경우 ‘상속인 각자가 받았거나 받을 재산’에는 상속세 과세 대상인 ‘국내에 있는 상속재산’만 포함된다고 보아야 하고, 상속세 과세 대상이 되지 않는 ‘국외에 있는 상속재산’까지 포함된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즉, 피상속인이 비거주자인 경우 상속인은 국내에 있는 상속재산가액의 범위 내에서만 우리나라에 상속세를 납부할 의무가 있는 것입니다.

상속세는 상속재산 중 각자가 받았거나 받을 재산을 기준으로 일정한 비율에 따라 계산한 금액이므로, 통상적인 경우 상속세가 상속인 각자가 받았거나 받을 재산을 초과할 수 없습니다. 다만 상증세법은 상속개시일 전 10년 이내에 피상속인이 상속인에게 증여한 재산가액과 상속개시일 전 5년 이내에 피상속인이 상속인이 아닌 자에게 증여한 재산가액을 상속재산의 가액에 가산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규정은 ‘국내에 있는 재산’에 한해 비거주자에게도 동일하게 적용됩니다. 따라서 만약 비거주자가 상속개시일 전 5년 이내에 상속인이 아닌 자에게 국내에 있는 재산가액을 증여했고, 그 재산가액이 충분히 크다면 상속인이 받았거나 받을 재산을 초과하는 상속세가 부과되는 상황도 발생할 수 있습니다. 실제 과세관청이 이러한 경우에 상속인이 상속받은 국내에 있는 재산의 가액을 초과하는 상속세를 부과한 사례가 있습니다. 앞서 언급한 대법원 판결은 이러한 경우에 피상속인이 비거주자인 경우 상속인은 국내에 있는 상속재산의 가액을 한도로 납세의무를 지는 것이고, 이를 초과하는 상속세 부과는 위법하다는 점을 확인한 것입니다.

이처럼 피상속인이 비거주자인 경우에도 국내에 상속재산이 있다면, 상속인은 그 상속재산에 대해 우리나라에 상속세 납세의무를 지고, 이때 상속재산가액에는 피상속인이 상속개시일 전 10년 이내 상속인에게, 5년 이내 상속인이 아닌 자에게 증여한 국내에 있는 재산의 가액도 포함되는 것이므로, 상속인은 피상속인의 상속재산 중 국내에 있는 재산이 있는지, 피상속인이 상속개시일 전 증여한 국내에 있는 재산이 있는지, 산출된 상속세액이 국내에 있는 상속재산가액의 범위 내에 있는지 여부를 꼼꼼히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신희영 김앤장 법률사무소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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