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을 더욱 풍성하게 만들어줄 이런 전시, 어때요?
[가볼만한 전시]‘푸른 뱀의 해’를 맞아 불가리의 상징적인 컬렉션, 세르펜티의 예술적 여정을 조명하는 <세르펜티 인피니토(Serpenti Infinito)> 전시가 서울에 상륙한다. 재탄생, 변화, 진화의 세 가지 키워드를 주제로 구성된 전시에서는 세계적인 미디어 아티스트 레픽 아나돌(Refik Anadol)이 세르펜티의 변신과 아름다움에서 영감을 받아 제작한 <인피니토: AI 데이터 스컬프처(Infinito: AI Data Sculpture)>를 공개한다. 이와 함께 박혜인, 하정우, 최고은, 조기석 등 한국을 대표하는 10인의 아티스트가 참여해 불가리의 아이코닉한 세르펜티를 자신만의 예술적 시각으로 재해석한 작품을 선보인다. 동양의 문화, 전통, 예술 속에서 뱀이 지닌 다양한 역할과 의미를 조명하는 한편, 전통적인 표현 방식부터 인공지능(AI)을 활용한 현대적 접근까지 확장된 예술 작품과 불가리 헤리티지, 하이 주얼리, 컨템퍼러리 컬렉션을 통해 장인정신, 다채로운 특성, 그리고 끊임없이 진화하는 디자인이 지닌 무한한 가능성을 펼쳐 보인다. 또한 디지털 체험과 공간적 경험이 결합된 세르펜티 스크랩북 존을 통해 시각적으로 세르펜티의 유산을 즐길 수 있으며, 아티스트 하정우와 함께한 오디오 도슨트도 들어볼 기회다.
기간 3월 28일~4월 13일 |
장소 푸투라 서울, 서울 종로구 북촌로 61
한국 회화사를 대표하는 화가이자 진경산수화의 대가, 겸재 정선의 예술 세계를 깊이 있게 탐구하는 <겸재 정선> 전시가 열린다. 삼성문화재단과 간송미술문화재단이 공동 주최한 이번 전시는 시대를 초월한 정선의 회화 세계를 조망하며 주요 대표작들을 통해 정선 예술의 전모를 살펴보고자 한다. 본 전시에는 진경산수화를 중심으로 산수화, 인물화, 화조영모화(꽃과 새·동물을 그린 그림) 등 다양한 장르를 아우르는 정선의 대표작 165여 점을 선보인다. 특히 국보로 지정된 <금강전도>(1734년)가 2015년 리움미술관에서 열린 <세밀가귀: 한국 미술의 품격>전 이후 10년 만에 공개된다.
기간 4월 2일~6월 29일
장소 호암미술관,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포곡읍 에버랜드로562번길 38
세계적인 하이퍼리얼리즘 조각의 거장, 론 뮤익(Ron Mueck)의 아시아 첫 개인전이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열린다. 호주에서 태어나 영국에서 활동 중인 론 뮤익은 사람보다 더 사람 같은 극사실주의 조각 작업을 통해 현대 조각의 흐름을 새롭게 정의해 왔다. 압도적인 크기와 정교하면서도 극도로 사실적인 그의 작품은 단순히 초현실적인 이미지에 그치지 않고 인간의 깊은 내면을 포착한다. 프랑스 까르띠에 현대미술재단과 공동 주최한 본 전시에서는 론 뮤익의 기념비적인 작품인 2017년 호주 빅토리아 국립미술관에서 처음 공개된 100개의 거대한 인간 두개골 조각으로 구성된 대형 설치 작품 <매스(Mass)>를 중심으로 대표 조각 작품 10점과 시각예술가 고티에 드블롱드의 사진과 다큐멘터리 영상 등 총 30여 점을 선보인다. 인간의 존재와 삶, 죽음에 대한 근원적 의미를 되돌아보게 만드는 론 뮤익의 작품 세계를 경험할 기회다.
기간 4월 11일~7월 13일
장소 국립현대미술관, 서울 종로구 삼청로 30
아뜰리에 에르메스는 시각예술가이자 미디어 아티스트 김아영의 신작 개인전 <플롯, 블롭, 플롭(Plot, Blop, Plop)>을 개최한다. 현실의 사건을 질료로 삼지만 가상의 시공간을 창안하는 데 진력해 온 작가는 낯선 내러티브 구조와 수사학 등의 스토리텔링 방식으로 ‘사변적 픽션’이란 비평적 영역을 개척해 왔다. 김아영은 2014~2015년에 걸쳐 공개한 <제페트, 그 공중정원의 고래기름을 드립니다, 쉘> 연작을 통해 석유라는 마술적 액체 자본에 대해 사유한 바 있는데, 이번 전시를 통해 소닉 픽션과 음악극 형식으로 풀어낸 시리즈를 시각적으로 완성하고자 한다. 신작은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의 알 마터 아파트 단지를 중심으로 거시사와 미시사가 교차하는 근현대사를 조망한다. 중동에 대한 첫 리서치로부터 10년이 지난 오늘날에야 비로소 생성형 AI와 게임 엔진 CGI, 라이다 스캐닝 등 새로운 테크놀로지를 활용해 가본 적 없는 시공간을 영상으로 구현했다. 또한 직접 쓴 석유의 기원에 관한 서사를 ‘기계장치의 신’이라 명명한 알고리즘 프로그램이 분절해 생성한 내러티브를 코러스로 구현한 사운드, 알 마터 아파트 단지의 평면도와 걸프전의 작전 지도, 조명 설치가 어우러져 공감각적 체험을 선사한다.
기간 3월 21일~6월 1일
장소 아뜰리에 에르메스, 서울 강남구 도산대로 45길 7
양정원 기자 neir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