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를 쓰면 소비 패턴이 보인다”…카드 3사 임원이 말하는 슬기로운 카드 사용법

여름 휴가철을 맞아 트래블 카드 경쟁이 뜨거워지고 있다. 해외여행 수요 증가와 소비쿠폰 등 정부 정책이 맞물리며 카드업계는 여행, 프리미엄, MZ세대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번 머니토크에서는 최근 소비 트렌드, 각사 대응 전략, 소비 쿠폰 정책 등 카드 관련된 이슈를 종합적으로 다뤘다

[머니 토크]

(왼쪽부터) 김영일 신한카드 Payment그룹장(부사장), 김지웅 KB국민카드 상품그룹장, 방승수 하나카드 디지털글로벌그룹장 사진 서범세 기자


해외여행이 다시 활기를 띠고, 정부의 소비 진작 정책이 본격화되면서 카드 업계가 분주해졌다. 각 사는 트래블 특화 상품과 프리미엄 카드 라인업을 앞세워 여름 성수기 시장을 정조준하고 있다. 동시에 MZ(밀레니얼+Z) 세대의 가치소비, 디지털 전환, 코인 확산 등 결제 생태계의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 수립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카드가 단순 결제 수단을 넘어 고객 맞춤형 금융 플랫폼으로 진화하고 있는 요즘, 주요 카드사 그룹장 3인이 시장 트렌드와 향후 방향성을 짚었다.

- 여름 휴가철, 카드를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방법은 무엇인가.

김지웅 KB국민카드 상품그룹장(이하 김 그룹장) “여름철 카드 사용의 핵심은 '선택과 집중'이다. 무분별한 혜택 추구보다는 고객의 실제 여행 패턴과 소비 행태를 고려한 전략적 접근이 필요하다. 특히 여름 휴가철에는 트래블 특화 카드의 활용도가 높아진다. 이러한 상품들은 환율 우대, 해외송금 및 환전, 현금자동입출금(ATM) 이용 등에서 편의성을 제공한다. KB국민카드 ‘트래블러스 체크카드’는 56종의 외화 환전 수수료, 해외 가맹점 이용 수수료, 해외 ATM 이용 수수료가 면제돼, 실제로 일본 여행 기준 50만 원 지출 시 약 6만 원의 수수료 절감 효과가 있다. 특히 각 카드사의 전용 애플리케이션을 활용하면 이러한 혜택을 더욱 효과적으로 누릴 수 있다.”

방승수 하나카드 디지털글로벌그룹장(이하 방 그룹장) “여름은 휴가 등으로 소비가 집중되는 계절이다. 특히 많은 손님들이 해외여행을 계획하고 떠나시는데, 해외에서 카드 사용 시 부과되는 각종 수수료들을 절감하려면 해외 이용에 특화된 카드를 준비하시는 게 여행경비를 절약하는 팁이 될 것이다. 하나카드의 ‘트래블로그 카드’는 환전 수수료, 해외 이용 수수료, 해외 ATM 인출 수수료가 없는 해외 전용 카드로 이미 해외여행 손님들에게 각광을 받고 있는 해외여행 필수 아이템이다. 아울러 카드사들이 진행하는 국가별 다양한 해외 이용 이벤트를 활용해 혜택을 누린다면 비용도 줄이면서 만족스러운 해외여행이 될 것이다.”

김영일 신한카드 Payment그룹장(이하 김 부사장) “과거에는 공항에서 현금을 환전해 가는 방식이 일반적이었지만, 최근에는 멀티커런시 기능을 갖춘 카드로 현지에서 직접 결제하거나 현금을 인출하는 방식이 주를 이루고 있다. 신한카드도 해외 결제 수수료가 저렴한 ‘SOl트래블’ 카드 등으로 적극적인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특히 일본과 중국처럼 여행객이 많은 지역에 특화된 카드를 출시해 맞춤형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항공사 및 호텔 제휴를 통해 싱가포르 항공, 메리어트 호텔 등과 연계한 다양한 부가 서비스도 함께 제공하고 있다. 일본 여행객이라면 일본 특화 카드인 ‘신한카드 하루’를 추천한다. 일본 오프라인 결제 10%, 특정 가맹점 추가 20% 캐시백, 일본 전 지역 호시노리조트 최대 30% 할인 등 다양한 일본 특화 혜택이 제공된다.”

- 카드 사용 데이터를 통해 본 올여름 해외여행 트렌드는 어떠한가.

김 부사장 “신한카드 빅데이터연구소 분석 결과, 5월 연휴 기간 국내 오프라인 카드 사용액은 전년 동기 3.1% 증가한 데 반해, 해외 오프라인 사용액은 17.5%로 증가하는 등 해외여행 지출 증가세는 앞으로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여행 트렌드에서도 조금씩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자기 관리에 진심인 요즘 젊은 세대들은 여행도 단순 관광을 넘어서, 운동과 자기관리, 스포츠 체험을 중심으로 한 스포츠케이션(sportscation) 트렌드로 이동하고 있다. 숙소나 여행 일정 선택 시, 스포츠 액티비티 제공 여부가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고 있으며 유명 호텔과 리조트들은 프라이빗 요가, 해변 요가·러닝 등 다양한 스포츠 프로그램을 새롭게 도입하고 있다. ‘런 트립(run trip)’도 뜨고 있다. 국내외 여행지에서 유명 관광지를 배경으로 달리기를 즐기며, 현지인처럼 살아보기와 건강한 경험을 동시에 추구하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흐름을 봤을 때, 올여름 해외여행은 ‘건강과 체험에 지갑을 여는 액티브 트래블’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

김 그룹장 “올여름 해외 여행 및 소비 트렌드는 규모와 여행지, 그리고 결제 수단에서의 변화가 예측된다. 먼저, 규모 면에서 해외 카드 사용액 증가가 지속 중이다. 7·8월 성수기에는 전년 대비 8 ~ 10 % 추가 신장 가능성이 커 보인다. 여행지 면에서의 변화도 나타나고 있다. 4월 한 달 한국발 일본 입국자 72만 명으로, 일본 여행이 2위를 기록했지만 4월 초 엔·원 환율이 1000원을 돌파하면서 ‘엔저 혜택’이 줄어들자, 베트남 나트랑·다낭, 태국 푸껫이 대체지로 급부상했다. 저희 내부 카드 승인 데이터를 보니 5월 들어 일본 결제 건수는 -6 % 둔화된 반면 베트남은 27 % 급증했다. 결제 수단의 변화도 주목할 만하다. 특히 젊은 세대일수록 특화 카드 선호도가 높아지는 양상이다. 수수료 절감과 함께 여행 관련 부가 서비스에 대한 니즈가 증가하고 있어서다.”

방 그룹장 “여행지 측면에서, 하나카드의 트래블로그 환전 데이터를 보면 최근 가장 눈에 띄는 국가는 중국이다. 중국 위안화 환전액이 지난해와 비교 시 3배 이상 증가한 것을 보면 중국 여행을 많이 준비하시는 것 같다. 이는 지난해 11월부터 풀린 중국 무비자 정책 영향으로 보인다. 그리고 베트남, 필리핀,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의 환전액이 지난해보다 2배 이상 늘고 있어 고객들이 동남아시아 휴양지를 많이 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동남아 지역은 선진국에 비해 결제 인프라가 미비해 카드 결제보다는 ATM 현금 인출이 더 활발하게 이루어지는 경향이 있다. 하나카드의 ‘트래블로그 카드’는 비자, 마스터, UPI 브랜드로 발급되며, 고객들은 비자 카드와 UPI 카드를 함께 소지해 여행지별로 수수료 면제 혜택이 있는 ATM을 선택적으로 이용하는 추세다. 물론 미국, 유럽, 일본의 해외여행 수요는 꾸준하게 유지되고 있다.”

- 프리미엄 카드 고객들의 해외 사용 패턴에는 어떤 특징이 있나.

방 그룹장 “최근 명품·럭셔리 소비가 특정 계층의 전유물이 아닌 일상적인 소비 트렌드로 자리 잡으며, 프리미엄 카드 수요도 다양화되고 있다. 이에 따라 하나카드는 고객별 니즈에 맞춘 프리미엄 상품 라인업을 확대하고 있다. ‘원더(WONDER) 2.0 카드’는 라이프스타일에 맞춘 모듈형 리워드 혜택을 강화하고 트래블로그 스위치 기능을 탑재한 상품으로, 고가 소비에 대한 합리적 보상 구조를 제공한다. 아울러 ‘제이드(Jade) 카드’는 VIP 고객을 위한 프라이빗 혜택 중심의 전략 상품으로 운영하고 있으며, 기존 금융 혜택 외에도 웰니스, 여행 등 경험 기반 가치를 중시하는 소비 흐름에 맞춰 서비스를 고도화하고 있다.”

김 그룹장 “명품 시장은 한마디로 ‘극과 극’ 소비라고 말씀드릴 수 있다. 우선, 브랜드의 양극화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는데, 에르메스 등 초고가 브랜드의 매출은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지만 중가 명품 매출은 올해 1분기 약 10%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둘째, 연령층 이동이다. 2023년도 데이터 기준으로 청담동 명품 거리 결제의 68.7 %가 40·50대에서 발생한 반면 2030세대는 20%가량 감소했다. 금리 인상과 물가 상승이 30대 이하 소비자의 구매력을 약화시킨 반면, 재정적으로 안정된 40~50대가 고가 제품 소비를 늘리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카드 업계를 볼 때, 프리미엄 카드 시장은 지속적인 성장이 이뤄지는 분야다. 이러한 변화에 지난해 말에는 헤리티지 클래식(연회비 13만~16만 원) 출시로 당초 계획된 프리미엄 라인업을 모두 완성했다."

김 부사장 "명품에서 여행, 경험으로 소비 흐름이 바뀌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프리미엄 카드 시장 공략을 위해 신한카드는 면세점, 백화점, 아울렛 등과의 제휴를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으며, 각 소비 특성에 맞는 다양한 프리미엄 신상품들을 준비하고 있다. 특히 올해는, 고가 상품을 구매하는 VIP 고객을 대상으로 한도제한 없는 리워드 서비스를 탑재한 VIP 신상품 ‘더 베스트-X(The BEST-X)’를 새롭게 출시했다."

- MZ세대의 카드 사용에는 어떤 변화가 있나.

김 부사장 “불과 몇 년 전 MZ세대의 주요 키워드는 ‘욜로’, ‘플렉스’로 ‘과감한 소비’ 행태를 보였다. 하지만, 최근 MZ세대의 소비 행태는 자신의 소비 패턴을 명확히 인지하고 소비 계획을 세우고 달성하는 ‘계획 소비’가 새로운 트렌드로 떠오른다. 단순 할인 혜택보다는 장기적인 소비 목표 달성에 가치를 두는 변화가 있다. 이에 신한카드는 MZ세대의 소비 패턴을 분석해 2024년 4월 `신한카드처음`을 출시했다. 처음카드는 음식점, 카페, 편의점, 온라인 쇼핑 및 생활, 여행, 패션 등 MZ세대 인기 가맹점에서 포인트를 집중적으로 적립해주며, 계획 소비, 즉시 결제를 통한 포인트 추가 적립 서비스도 제공한다. 특히, 디지털 결제 환경에 태생적으로 익숙한 10대의 경우 ‘모바일 퍼스트’ 세대다. 단순 카드 혜택보다 모바일 경험을 기준으로 금융 서비스를 판단한다. 이러한 10대의 특성을 고려해 최근 10대 전용 ‘SOL Pay_처음’ 플랫폼을 론칭했다. 모바일 간편결제, 쉬운 송금 기능, 잔액조회, 미션형 리워드등 다양한 모바일 특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방 그룹장 “MZ세대는 카드 사용에서도 ‘가치 기반 소비’와 ‘즉각적 보상’에 민감한 특징을 보인다. 단순한 할인보다는 자신의 취향이나 경험에 맞는 혜택을 중시하며, 실시간 알림, 직관적인 사용자 경험(UX), 감각적인 디자인을 중요하게 여긴다. 하나카드의 트래블로그는 이러한 흐름에 발맞춰 실시간 외화 충전, 여행 특화 리워드, 스타일리시한 카드 디자인 등으로 MZ세대와의 접점을 넓혀 왔다. 특히 현재는 여행 후 자동으로 ‘여행로그’를 생성하고, 이를 친구들과 공유할 수 있는 기능도 개발 중이다. 단순한 결제를 넘어 ‘기억에 남는 경험’을 제공하는 방향으로 서비스 고도화를 이어가고 있다.”

김 그룹장 “이 질문은 카드 업계의 핵심 화두다. 2024년 MZ세대의 카드 사용 패턴은 단순한 변화가 아닌 '패러다임 전환'이라고 봐야 한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욜로’에서 ‘요노(YONO)로의 대전환'이다. 'You Only Live Once'의 현재 지향적 소비에서 'You Only Need One'의 선택적 소비로 바뀌고 있다. 지난해 상반기 분석에 따르면, 2030세대의 스키장 이용이나 고가 체험 소비가 현저히 감소했다. 이는 단순한 경기 침체 반응이 아닌 가치관의 근본적 변화로 볼 수 있다. 이러한 현상은 결제 수단 선택에서의 변화로 이어지고 있어서, 지난해 11월까지 해외 결제 데이터를 보면, 신용카드는 9.6% 증가한 반면 체크카드는 74% 급증했다. 이는 MZ세대가 '미래 소비의 현재 차입' 방식에서 '현재 보유 자산 내 소비' 방식으로 전환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구독 서비스 결제 패턴도 흥미롭다. KB국민카드 데이터 기준으로 지난해도 구독 서비스 이용 건수는 12.9%, 금액은 17.1% 증가했다. 특히 생성형 인공지능(AI) 구독은 299% 급증했는데, 이는 MZ세대가 '생산성 향상' 목적의 구독에는 아끼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 한국의 카드 문화와 경쟁력은 글로벌 관점에서 어느 정도 수준인가.

김 부사장 “한국은 카드 사용 환경과 인프라 측면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카드 사용률, 정교한 승인·정산 시스템, 소비자 보호 체계 등 모두 글로벌에서 최상위권에 속하며, 주요 카드 브랜드사들조차 한국 시장을 세계적 모범 사례로 평가한다. 반면, 중국은 카드 인프라가 미비해 빠르게 QR 기반 간편결제로 전환됐고, 일본은 여전히 현금 선호 문화가 강해 신용카드 사용이 제한적이다. 간편결제나 디지털 지갑이 확산되는 환경에서도 국내 소비자들은 여전히 카드 기반 결제에 대한 신뢰가 높고, 신용카드의 다양한 부가 서비스와 이용 편의성은 타 결제 수단 대비, 차별화된 경쟁력을 갖고 있다.”

김 그룹장 “국민 1인당 카드 5 장, 발급은 1억 2900만 매로 세계 최상위이고, 현금 결제 비중은 20 % 미만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서 가장 낮은 그룹에 속한다. 다른 나라들과 비교해보면, 중국이나 동남아의 경우, 카드 인프라가 열악해서 QR코드 기반 모바일 결제가 글로벌 확장을 이루고 있고, 미국은 애플, 구글 등 빅테크 기업들이 근거리무선통신(NFC) 기반 결제를 주도하고 있다 보니, 우리나라는 오히려 이렇게 모바일 기반의 다양한 결제 방식이 다소 늦게 시도되거나 확대가 늦어지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우리나라 카드 소비 활성화의 결정적인 전환점은 1999년 9월 신용카드 소득공제 제도와 영수증 복권제 도입이었다. 2000년대 초반 신용카드 보급률이 25%에서 75%로 급증했다. 2003년 카드 사태까지 겪으면서 우리는 '양적 성장'에서 '질적 성장'으로 전환해야 했다. 두 번째로 중요한 배경은 인프라 혁명이다. 우리나라의 소액 결제 시스템은 세계 최고 수준으로 발전했는데, 이는 카드 결제의 편의성을 극대화시켰다. 특히 온라인 결제 시스템의 발달과 함께 전자상거래 활성화가 카드 사용을 더욱 촉진시켰다. 세 번째는 혜택 경쟁의 선순환 구조다. 카드사들이 포인트, 할인, 캐시백 등 다양한 혜택을 제공하면서 소비자들이 현금보다 카드를 선호하게 됐다.”

방 그룹장 “단일 통화권에서 전국민이 동일한 결제 문화를 공유하고 있다는 점은 기술·서비스 혁신의 토대가 된다. 우리나라는 세계적으로 보기 드물게 카드 사용이 생활 전반에 깊숙이 자리 잡은 나라다. 그 배경에는 1999년 외환위기 당시 조세 투명성 확보와 소비 진작을 목적으로 시작된 신용카드 소득공제 정책으로 국내 카드 활성화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고 생각된다. 그리고 후불 교통카드 기능이 신용카드에 탑재되면서 종전에 선불용 교통카드 1장과 신용카드 1장을 가지고 다니는 불편을 해소해줘 더욱 확대될 수 있었다. 그리고 카드사들이 고객 중심의 편의성과 혜택이 꾸준히 발전해 온 것도 주요한 요인이다. 다만, 최근 디지털 자산이나 대체 결제 수단의 등장으로 결제 생태계가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아직 법과 규제가 마련되지 않은 상태에서 속단하기 어렵지만 대안화폐는 위협보다는 변화의 촉매제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의 카드 산업은 이를 흡수하며 한층 진화해 나갈 수 있는 충분한 역량을 갖추고 있다고 생각한다. 이에 하나카드는 기존 카드 네트워크의 신뢰성과 고객 보호 체계를 기반으로, 디지털 전환 속에서의 확장 가능성을 모색하고 있다. ”

- 정부가 추진하는 소비쿠폰 정책이 실제 경기 부양 효과가 있을까.

김 부사장 “과거 전국민을 대상으로 했던 정부 지원 사업 경험으로 보아 단기간 소비 심리 개선 효과가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특히 유효 기간이 비교적 짧고 여름 휴가철 등 특정 시기에 맞춰 지급돼 즉각적인 소비 진작 효과가 기대된다. 사용처도 지역의 소상공인 중심 가맹점으로 지역 내 소비를 유도하고 소상공인의 매출 회복에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 정책에 참여할 수 있게 돼 기쁘게 생각하며, 무거운 책임감도 느끼고 있다. 침체된 소비 심리를 회복하고 소상공인분들의 매출 증대에 도움을 드릴 수 있는 중요한 사업인 만큼 카드사는 공공성 측면에서 국민 여러분께 정책 내용을 잘 홍보하고 편리하게 소비쿠폰을 사용하실 수 있게 운영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김 그룹장 “민생회복 소비쿠폰 정책은 분명히 소비 진작 효과가 있을 것이고, 카드사들이 참여할 때 그 시너지는 더욱 클 것이라고 본다. 과거 데이터로 검증해보면, 2020년 코로나19 긴급재난지원금의 경우 한국개발연구원(KDI) 분석에 따르면 투입 예산 대비 26.2~36.1%의 매출 증대 효과를 보였다. 이번 소비쿠폰은 사용 기한이 11월 30일까지로 제한돼 있어 저축보다는 소비로 직접 연결될 가능성이 더 높다. 특히 주목할 점은 '지역 경제 활성화'라는 정책 목표와 우리 사업 방향이 일치한다는 것이다. 소비쿠폰은 주로 동네 소상공인 가맹점에서 사용되도록 설계돼 있어서 KB국민카드가 지속적으로 추진해 온 '소상공인 포용’ 방향과 부합한다고 볼 수 있다.”

방 그룹장 “위축된 소비 심리를 회복하고 내수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는 데 실질적인 효과가 있다고 본다. 특히 외식, 여행, 전통시장 등 골목 단위 상권에 직접적인 매출 효과를 유도하며, 회복과 성장의 마중물 역할을 해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나카드를 포함한 카드 업계는 이러한 취지에 공감하며, 결제 인프라를 기반으로 정책이 현장에서 원활하게 작동될 수 있도록 적극 협력하고 있다. 결제 산업의 한 축을 담당하는 기업으로서, 저희도 사회적 책임을 다하겠다는 마음가짐으로 임하고 있다.”

- 카드와 코인은 대체 관계인가, 보완 관계인가. 카드 업계는 코인의 확산을 어떻게 보고 있나.

김 그룹장 “법정화폐 기반 스테이블코인이 다른 암호화폐와 갖는 가장 큰 차별성은 지급결제 수단으로의 실용성이다.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이 글로벌 이커머스·디지털 플랫폼에서 결제 수단으로 실질적 역할을 확대하면서, '카드 없이 결제 가능한 환경'이 현실화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기존 신용·체크카드 중심의 결제 시스템과는 '일부 대체관계'가 존재한다고 볼 수 있다. 스테이블코인은 서비스 전반을 대체하기에는 제도적·기술적 완성도가 부족하며, 특히 국내 시장에서는 결제 수단보다는 자산 전송 수단이나 투자 형태로의 활용 비중이 높다. 당분간은 '보완적 관계'로 진화할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한다. 오히려 카드사 입장에서는 이를 새로운 기회로 전환할 여지도 많다. 일부 글로벌 카드사는 이미 스테이블코인 결제 연동,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 파일럿 참여, 웹 3.0 지갑 연동 서비스 등에 나서며 디지털 자산을 결제 네트워크에 흡수하는 전략적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국내 카드사 역시 이러한 흐름에 주목하고 있다. 또한, 카드는 단순 결제 수단이 아닌 결제 플랫폼으로서, 스테이블코인과 시너지를 낼 수도 있다.”

방 그룹장 “스테이블코인을 비롯한 디지털 자산은 결제 산업의 지형을 바꾸고 있는 중요한 흐름이지만, 기존 금융 인프라와는 아직 상호 보완적 관계에 가깝다고 생각한다. 정산의 안정성, 고객 보호, 보안 인프라 측면에서는 여전히 카드사가 강점을 갖고 있다. 다만 이러한 변화는 분명히 업계에 새로운 질문을 던지고 있으며, 기술적·제도적 환경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하는 것이 중요해졌다. 아직 명확한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정책 방향이 나오지 않은 상태다. 개인적으로는 기회가 될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기업 간 거래에 스테이블코인은 충분히 비용 효율적일 수 있다. 기업 간 거래 부문에서 스테이블코인을 활용한 카드사의 역할이 있을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김 부사장
“현재로서는 ‘보완적 관계’로 보고 있으며, 카드사에게는 ‘전략적으로 준비해야 할 변화’라고 생각한다. 스테이블코인은 분명 새로운 금융 생태계의 혁신으로 가능성을 주목받고 있다. 기존 금융 시스템의 한계를 보완할 수 있는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지만 아직 많은 과제가 남아 있다. 국내에서는 제도·법적 기반을 구축하는 초기 단계이고, 실제 대중적 활용까지는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해외송금이나 특정 디지털 거래 영역에서는 스테이블코인의 장점이 부각될 수 있지만, 일상적인 소비 결제에서는 여전히 카드의 편의성과 안정성이 우위에 있다. 따라서 당장 스테이블코인이 결제 수단으로서 카드를 대체한다기보다는 오히려 보완적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

- 카드 사용 데이터와 같은 비정형·차별화된 정보를 활용해 수익을 창출하거나, 소비자에게 유용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지 않나.

김 부사장 “신한카드는 카드사용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정부기관과의 공공정책 협력은 물론, 민간기업 대상 다양한 데이터 비즈니스 상품과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국내 최초 민간 데이터댐 사업인 그랜데이터(Grandata)의 협업을 확대하고, 국내외 데이터 비지니스 영역을 넓혀 나가고 있으며, 고객 맞춤형 혜택 제공 서비스인 마이샵을 통해 고객은 물론 소상공인과의 상생지원에도 힘쓰고 있다. 또한 가맹점 데이터를 수집·가공해 개인사업자 CB 서비스를 제공하는 개인사업자신용평가사업도 진행하고 있다. 소비 정보 측면에서는, 결제·소셜 데이터를 분석한 ‘소비 트렌드 리포트’ 발간을 통해 소비자들에게 실용적인 인사이트를 제공하고 있다. 올해 1월에는 2025년 소비 키워드로 ‘R.E.V.I.V.E’를 제시한 바 있다. 경험 소비 확대, AI, 네이티브, 기후 이코노미 등 여섯 가지 트렌드를 한눈에 정리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방 그룹장 “카드 사용 정보는 단순 결제 기록을 넘어 고객의 취향, 라이프스타일, 소비 여정을 반영하는 고유한 데이터다. 하나카드는 이를 고객 동의 범위 내에서 분석해 트렌드 기반 마케팅, 맞춤형 혜택 제공, 고객 응대 품질 개선 등에 적극 활용하고 있다. 다만 이 과정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신뢰’다. 데이터는 수익의 수단이기 이전에, 고객 가치를 높이는 자산이어야 하며, 법과 정책의 테두리 안에서 신중하고 투명하게 다뤄져야 한다.”

김 그룹장 “카드 사용 데이터는 대표적인 비정형 데이터로서 그 가치가 매우 높다. 금융데이터 거래소에 등록된 데이터 상품의 90% 이상을 카드사가 보유한 소비 데이터가 차지할 정도로 적극적인 활용이 이뤄지고 있다. 예컨대, KB카드가 보유한 익명화된 소비 트렌드 정보를 외부 기업에 컨설팅 형태로 제공하거나, 내부적으로는 상품 개발과 마케팅 전략 수립에 활용할 수 있다. 실제로 KB국민카드는 고객의 실시간 결제 데이터를 분석해 인근 매장의 할인쿠폰 즉시 발송함으로써 카드 이용 횟수와 가맹점 매출을 모두 끌어올리는 '스마트오퍼링시스템(SOS)‘을 운영 중이다. 이러한 카드 데이터 활용은 최근 도입된 마이데이터 사업과도 맞물려 시너지를 내고 있다.”

- 합리적인 카드 생활을 위해 강조하고 싶은 부분은.

김 그룹장 “25년간 카드 업계에서 일하면서 느낀 점들을 솔직하게 말씀드리고 싶다. 첫 번째, 카드는 도구일 뿐, 목적이 돼서는 안 된다. 혜택에만 매몰돼서 불필요한 소비를 늘리거나, 여러 장의 카드를 관리하느라 스트레스 받는 것은 본말이 전도된 것이다. 두 번째, 내 '소비 패턴'을 먼저 알아야 한다. 본인의 월 소비 규모, 주요 소비 영역, 라이프스타일 변화 가능성 등을 먼저 파악해야 한다. KB국민카드에서 제공하는 소비 분석 서비스나 KB페이의 가계부 기능을 활용해서 자신의 소비 패턴을 객관적으로 분석해보시기 바란다. 세 번째, '단순함'이 최고의 전략이다. 10장의 카드를 적당히 쓰는 것보다 2~3장의 카드를 제대로 활용하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다. 네 번째, '디지털 금융 리터러시'를 높이시길 바란다. 앞으로는 디지털 금융 역량이 더욱 중요해질 것이다. 단순히 결제 기능만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가계 관리, 투자 연계, 보험 상품 활용 등 통합적인 금융 관리 도구로 카드를 활용하는 능력이 필요하다. 이런 데이터가 쌓이면 나중에 대출이나 투자에서도 유리한 조건을 받을 수 있다. 다섯 번째, '보안 의식'을 생활화하시라. 카드 정보의 무분별한 입력을 지양하고, 정기적으로 이용 내역을 확인하고, 의심스러운 문자나 이메일 즉시 카드사 신고하는 등의 습관을 생활화하시기 바란다. 여섯 번째, '미래를 대비하는 카드 생활'을 하면 좋겠다. 특히 젊은 분들은 신용 점수 관리를 통해 향후 대출이나 금융 거래에서 유리한 조건을 만들어가는 것이 중요하다. 카드 사용 기록이 곧 신용 이력이 된다. 결론적으로, 합리적인 카드 생활의 핵심은 '절제와 균형'이다.”

김 부사장
“첫째, 자신의 소비 패턴을 파악하고 이에 맞는 카드를 선택해야 한다. 소비 패턴 파악이 어렵다면 고객들의 계획적인 카드 소비를 도와줄 수 있도록 설계된 상품을 추천한다. 신한카드에서 올해 전략 신상품으로 출시한 ‘Discount Plan+’은 디지털 및 데이터 역량을 총동원해 개발한 상품이다. 거의 대부분의 소비 영역에서 할인을 받을 수 있는 상품이다. 또한 공과금, 디지털 구독 등 정기적인 결제 할인도 포함하고 있으며, 매월 1일에는 Plan Day 서비스를 탑재해 2배의 할인을 제공하고 있다. 둘째, 신용카드와 체크카드의 장점을 현명하게 활용해야 한다. 신용카드는 큰 금액을 나눠서 결제할 수 있는 할부기능과 더불어 체크카드 대비 다양한 혜택과 넓은 서비스 범위를 제공하는 장점이 있다. 체크카드는 소비 규모를 조절하는 데 유리한 측면이 있으며, 신용카드 대비 연말정산에 유리하다. 셋째, 신한SOLpay 앱을 활용하시는 것을 추천드린다. 신한SOLpay 앱에서 맞춤형 혜택과 앱테크, 다양한 금융 정보를 한번에 확인해볼 수 있고, 소비 내역을 분석해 합리적이고 꼼꼼한 소비생활을 계획할 수 있다.”

방 그룹장 “카드는 단순한 결제 수단을 넘어, 고객의 삶에 혜택과 편의를 더하는 금융서비스다. 다만 무분별한 소비가 아닌, 본인의 소비 성향과 생활 패턴에 맞는 카드 선택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혜택은 많지만 그만큼 구조도 다양해졌기 때문에, 카드사 입장에서도 고객이 이해하고 활용하기 쉬운 상품을 설계하는 것이 과제다. 하나카드는 앞으로도 고객의 실질적인 금융 효용을 높이고, 신뢰받는 결제 문화를 만들어가는 데 중심 역할을 해 나가겠다. ‘고객의 기쁨 그 하나를 위해’라는 슬로건처럼, 손님에게 집중해 은행부터 카드, 증권까지 전 계열사가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예전에는 카드사만의 상품으로 어필했다면 이제는 은행, 증권, 카드 같은 금융 계열사의 협업을 통해 고객의 모든 니즈를 충족할 수 있는 패키지나 상품 개발이 더욱 활발해질 전망이다.”

한상춘 위원, 정리 이현주 기자, 사진 서범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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