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 정기선 수석부회장이 전남 영암군에 위치한 HD현대삼호 조선소를 찾아 주요 생산 설비와 고위험 작업 현장을 점검했다.
정기선 HD현대 수석부회장은 조선·에너지 분야의 전통적 기반을 넘어 수소, 인공지능(AI), 디지털 혁신, 로봇 등 신사업으로 그룹의 중장기 성장 전략을 구체화하고 있다. 글로벌 협력 확대와 현장 중심 경영을 강조하며, 그룹의 다음 50년을 준비하는 차세대 리더십을 보여주고 있다.
정 수석부회장은 올해 특히 미국 조선업 재건을 위한 마스가(MASGA) 프로젝트의 성공을 위해 앞장서고 있다. 지난 8월 미국을 방문한 정 수석부회장은 서버러스 캐피털과 수십억 달러 규모의 투자 프로그램을 조성하며 미 조선 산업 재건을 위한 MASGA 프로젝트의 첫 삽을 떴다.
HD현대는 앵커 투자자이자 기술자문사로서 참여해 투자 프로그램의 성공적 운용을 뒷받침할 계획이다. 해당 프로그램은 한미 정상회담 이후 조선 산업을 매개로 한 양국의 협력 체제가 실질적인 실행으로 이어진 첫 사례로, 양국 조선업의 새로운 협력 모델로 평가받고 있다. 또 7월에는 HD현대를 방문한 미국 내 선박 건조 협력 파트너인 에디슨 슈에스트 오프쇼어(ECO)의 대표단을 맞아 컨테이너 운반선 건조 방안 및 사업 기회 확대 방안을 공유했다.
미국 현지 기업 및 주요 인사와의 협력 또한 주도하고 있다. 정 수석부회장은 앞서 지난 5월 미국무역대표부(USTR) 제이미슨 그리어 대표와 만나 공동 기술 개발, 선박 건조 협력, 기술 인력 양성 등의 구체적인 한미 간 조선 협력 방안에 대해 논의한 바 있다. 같은 달 HD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에 방문한 존 필린 미국 해군성 장관에게는 HD현대의 세계 최고 수준의 조선 기술력과 경쟁력을 직접 소개하고 한미 간 조선 협력 방안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지난 3월과 8월에는 미국과 한국에서 빌 게이츠 회장 및 테라파워 경영진과 만나 소형모듈원자로(SMR) 협력 방안에 대해 논의하기도 했다.
글로벌 광폭 행보…"현장에서 미래를 설계하다"
그룹 내 주요 사업들이 안정된 성장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정 수석부회장은 수소, AI 등 신사업에 주력하며, 미래 성장 동력 발굴에 집중하고 있다. 이를 위해 지난 2022년 미국 SMR 기업 테라파워에 대한 투자 계약을 주도하는 한편, 세계 최고 빅데이터 기업인 미국 팰런티어와 업무협약(MOU)을 체결하며 스마트 조선소 구축을 비롯해 정보통신기술(ICT)을 그룹 내 주요 사업에 융합하는 작업을 이끌고 있다.
그룹의 미래 신성장 동력으로 평가받는 친환경 사업에서도 역량을 발휘하고 있다. 세계 최초 메탄올 추진 컨테이너선의 인도 현장을 직접 찾아 HD현대의 뛰어난 친환경 선박 기술을 전 세계에 알린 정 수석부회장은 2023년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3’에서 바다를 '지속 가능한 친환경 에너지의 장'으로 전환한다는 의미의 ‘오션 트랜스포메이션’을 미래 비전으로 제시한 바 있다. 또한 지난해 열린 ‘CES 2024’에서는 기조연설자로 나서 인류의 지속가능성 문제에 대한 해답으로 시공간의 한계를 뛰어넘는 ‘사이트 트랜스포메이션(Xite Transformation)’을 제시, 무인·자율화, 디지털 트윈, 친환경 및 전동화 등 미래 기술에 대한 혁신 의지를 밝혔다.
올해 1월에는 3년 연속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리는 세계경제포럼(WEF)에 참석해 에너지 전환과 에너지 운송 등 다연료 미래(multi-fuel future)의 실현과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선박(software defined vessel)의 건조·운영을 효율화하기 위한 협력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정 수석부회장은 평소 현장을 중시하는 경영 지론을 가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 9월 HD현대 전 계열사가 현장 안전점검을 실시한 가운데 정 수석부회장은 HD현대삼호 조선소 현장을 찾아 주요 설비와 고위험 작업 현장을 직접 살폈다. 이날 정 수석부회장은 “안전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가치”라며, “회사는 어떤 상황에서도 임직원의 생명을 최우선에 두겠다”고 강조했다. 향후 HD현대는 조선 부문에 2030년까지 5년간 약 3.5조 원 규모의 안전 예산을 투입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