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s good to be back” 오아시스, 5만 5천 명의 함성에 화답하다

오아시스 내한 공연이 열린 고양종합운동장 일대. 사진 김수정 기자


역사적인 오아시스(Oasis)의 내한공연이 2025년 10월 21일,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열렸다. 1991년 결성된 오아시스는 ‘원더월(Wonderwall)’, ‘돈 룩 백 인 앵거(Don’t Look Back in Anger)’, ‘(리브 포에버)Live Forever’ 등 수많은 명곡을 탄생시키며 전 세계적으로 9천만 장 이상의 음반을 판매한 브리티시 록의 전설이다.

2009년 해체 이후 16년 만에 다시 한 무대에 오른 이들은 “긴 기다림은 끝났다(The great wait is over)”라는 선언과 함께 <오아시스 라이브 ’25> 월드 투어를 시작했다. 영국과 아일랜드를 비롯한 첫 투어 일정이 전석 매진을 기록했고, 북미·남미·호주로 이어지는 공연마다 티켓이 순식간에 매진되며 글로벌 팬들의 폭발적인 반응을 이끌었다. 이날 한국에서의 공연도 그야말로 그 명성 그대로 환상적인 무대를 선사했다.

첫 곡 ‘헬로(Hello)’의 기타 리프가 터져 나오자, 고양종합운동장은 순식간에 환호로 뒤덮였고 관객들은 일제히 자리에서 뛰어올랐다. 노랫 속 “It's good to be back(돌아와서 좋다)” — 리암 갤러거의 목소리가 후렴을 가르며 울려 퍼지자, 5만 5천 명의 관중은 마치 그 한마디를 기다려온 듯 폭발적인 함성으로 답했다. 그 외침은 단순한 인사가 아니라, 16년의 공백을 건너 다시 돌아온 순간을 함께 축하하는 집단의 환호에 가까웠다. 이후 두 사람은 떨어져 지낸 시간이 무색할 만큼 ‘애퀴에스(Acquiesce)’, ‘모닝 글로리(Morning Glory)’, ‘섬 마이트 세이(Some Might Say)’, ‘브링 잇 온 다운(Bring It On Down)’을 완벽한 호흡으로 이어갔다.

리암은 여전히 거칠고 강렬한 목소리로 무대를 압도했고, 노엘은 서정적이면서도 힘 있는 멜로디로 관객의 감정을 끌어올렸다. 팬들과의 일체감도 인상적이었다. ‘시가렛 앤 알코올(Cigarettes & Alcohol)’이 시작되자 리암 갤러거는 “뒤돌아서 서로 어깨를 걸라”고 외쳤고, 수만 명의 관객이 무대를 등지고 서로를 끌어안으며 노래했다.

‘슈퍼소닉(Supersonic)’에선 ‘에이~ 에이’라는 추임새가 터져 나왔고, ‘롤 위드 잇(Roll With It)’이 시작되자 일제히 “짝짝~ 짝 짝짝” 박수가 경기장을 메웠다. ‘토크 투나잇(Talk Tonight)’이 흐르자 객석에는 휴대폰 불빛이 일제히 켜지며 별빛처럼 반짝였다.

무엇보다 이날 공연의 백미는 곡마다 이어진 거대한 떼창이었다. ‘스탠드 바이 미(Stand by Me)’, ‘캐스트 노 쉐도우(Cast No Shadow)’, ‘슬라이드 어웨이(Slide Away)’, ‘왓에버(Whatever)’, ‘리브 포에버(Live Forever)’, ‘록 앤 롤 스타(Rock ’n’ Roll Star)’까지 — 무대 위 밴드와 객석의 5만 5천 명이 하나의 목소리로 노래하며 세대를 초월한 공명을 만들어냈다.

그 순간 공연장은 단순한 콘서트장이 아닌, 오아시스의 역사와 팬들의 추억이 교차하는 거대한 합창의 장으로 변했다. 앙코르 무대에서도 열기는 식지 않았다. 노엘의 ‘더 마스터플랜(The Masterplan)’으로 시작된 마지막 세트에서 ‘돈트 룩 백 인 앵거(Don’t Look Back in Anger)’가 흘러나오자 관객은 일제히 후렴을 따라 불렀다.

이어 리암의 ‘원더월(Wonderwall)’과 ‘샴페인 수퍼노바(Champagne Supernova)’가 잇따르자, 5만 5천 명의 목소리가 밤하늘을 뒤덮었다. 그들의 귀환은 단순한 재결합이 아니라, 여전히 현재진행형인 오아시스의 생명력을 확인시켜주는 찬란한 순간이었다.
상단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