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법 순혈주의·특권의식 약화 효과, 로스쿨별 다양성 살려 가야

좌담 참석자

김대식 법무법인 세종 인사 담당 변호사
1996년 서울대 법대 졸업. 1996년 제38회 사법시험 합격. 1998년 미국 컬럼비아 로스쿨(LL.M.). 2002년 법무법인 세종 파트너변호사(현).

이해완 성균관대 로스쿨 교수
1986년 서울대 법대 졸업. 1985년 제27회 사법시험 합격. 인천·창원·서울중앙지방법원 판사. 사법연수원 교수. 2000년 서울고등법원 판사. 2000년 법무법인 태평양 변호사. 2000년 로앤비 대표이사. 2008년 성균관대 로스쿨 교수. 성균관대 리걸클리닉 소장(현).

민창욱 법무법인 지평 변호사(로스쿨 1기 출신)
고려대 철학과 졸업. 서울대 로스쿨 졸업. 제1회 변호사시험 합격. 서울대 노동법연구회 회원. 법무법인 지평 변호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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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스쿨이 출범한 지 6년. 여전히 로스쿨 시스템을 두고 입학 절차 투명성, 비싼 학비와 변호사 시험 합격률, 변호사 자격 취득 후 연수 제도, 로스쿨 변호사의 취업난, 사법시험 존치 주장 등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이미 로스쿨 제도에 대한 정부 및 변호사 단체의 평가가 이뤄지고 있지만 당초 사회적 기대치에 이르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도 있다.

로스쿨 출신 변호사가 속속 업계로 진입하고 있는 이 시점에서 로스쿨의 도입 취지가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지, 증가하는 변호사 공급에 맞춰 다양한 법률 서비스 수요가 따르고 있는지 점검해 봤다. 로펌 인사 담당 변호사, 로스쿨 교수, 로스쿨 출신 현역 변호사에게 현황과 의견을 물었다.


로스쿨 출범 6년을 맞았습니다. 정착 초기의 과도기를 넘어 제자리를 잡아 가고 있다고 봅니까.
이해완 성균관대 로스쿨 교수(이하 이 교수) 로스쿨 체제가 완전히 자리 잡았다고 보기는 어려워도 성공적으로 정착해 가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교육 현장에서 로스쿨 학생들의 만족도가 높고 면학 분위기도 좋아요. 기존 법대 체제에서는 학생들이 사법고시 준비하느라 수업에 집중하지 않는 경우가 많았죠. 하지만 로스쿨 수업에서는 판례를 놓고 토론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어요. 취업 면에서도 변호사 자격시험 합격 후 다양한 분야로 진출하고 있습니다. 로스쿨 도입 취지에 부합하죠. 로스쿨의 고비용 문제 등 사회적으로 논란이 있지만 일부에서 제기하는 기존 사법시험 존치 방향보다 로스쿨의 제도 개선을 통해 해결 방안을 찾는 것이 옳다고 봅니다.

김대식 법무법인 세종 인사 담당 변호사(이하 김 변호사) 로펌에서 변호사를 채용하다 보면 확실히 기존에 비해 변호사의 출신 성분이 다양해졌다는 것을 느낍니다. 기존 사법시험·사법연수원이라는 일원화된 배경에서는 순혈주의가 강했어요. 법조계에서 서로 기수별로 다 알고 확인할 수 있어 특정 집단의식이 강했어요. 하지만 로스쿨 도입으로 이런 분위기가 완화됐습니다. 채용도 복잡해지고 다원화됐어요. 개인적으로 바람직한 현상이라고 봅니다. 현재 연수원 출신과 로스쿨 출신을 동시에 채용하고 있는데 이들이 업무에서 큰 차이가 있다고 보지 않습니다. 그런 측면에서 수준 높은 법조인을 양성하는데 로스쿨 시스템이 문제가 있다는 일각의 문제 제기는 맞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민창욱 법무법인 지평 변호사(이하 민 변호사) 저와 같은 로스쿨 출신 변호사가 사회로 진출해 5~10년이 지나 성과를 낼 때가 오면 평가가 가능할 것입니다. 하지만 우선 로스쿨의 교육과정은 많이 정착한 듯싶습니다. 로스쿨 1기로 처음 입학했을 때는 교재나 커리큘럼이 불확실한 것들이 꽤 있었어요. 취업에 대해서도 졸업하면 어디로 갈지 진로 예측이 좀 어려웠죠. 하지만 최근 후배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교육과정, 어떤 직군·직역으로 진출할지 예측할 수 있게 됐죠. 로스쿨 출신 변호사들이 어떤 다양한 분야로 진출할지를 현재 만들어 가고 있다고 봅니다.


로스쿨 출신 변호사들의 취업 현실은 어떻습니까.
민 변호사 동기와 후배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원하는 곳에 다 가지는 못해도 법원·검찰·로펌·행정부 등 다양하게 진출했습니다. 로스쿨 재학 시절을 돌이켜 보면 학업과 취업 준비를 병행하는 것이 쉽지는 않았어요. 3년 동안 압축적으로 법 지식을 소화해야 하는 만큼 학업에 집중해야 하는데 인턴, 입사 지원 준비, 변호사 시험 등 취업 부담감이 작지 않았습니다.

이 교수 로스쿨 교수들도 졸업생의 취업 문제를 자기 일처럼 같이 고민하고 있어요. 민 변호사 이야기처럼 3년간 학업에만 집중하고 이후 취업 시장에 나와야 이상적인데 현실적으로 그렇지 않죠. 로펌에서는 1학년만 마친 학생도 관심을 갖고 학교에 찾아와 접촉해요. 그래서 과정 중 일찍이 인턴 기회를 얻은 친구들도 있어 학생들 사이에 심리적 불안감이 형성되죠. 로스쿨 1기 졸업생은 그래도 수월하게 (변호사 시험을 마친) 1월께 취업이 다 결정됐어요. 하지만 2, 3기부터 조금씩 취업이 늦어져 6월까지 결정이 안 되는 경우도 있죠. 그 사이 마음고생을 많이 해요. 대부분이 로펌에 들어가길 원하지만 실제 로펌에서 뽑는 수는 그리 많지 않아요. 그 외 기업·공공기관 등으로 진출하는 수가 늘고 있어요. 기업에서도 법무팀이 아닌 다양한 업무군에 취업하죠. 이는 공급이 수요를 만들어 가는 현상입니다. 제자 중 한 명이 이번에 특허청 심사관으로 들어갔는데 기존에 변호사를 뽑지 않았던 직군이었어요. 로스쿨의 도입 취지 중 하나가 묶여 있는 공급자 수를 늘려 변호사란 특권 계급을 없애자는 것이었지요. 로스쿨 출신 젊은 변호사들은 이제 특권 의식보다 배운 법 지식을 각 기업의 계약 및 국제 업무 등에서 어떻게 활용할지 고민해요.

김 변호사 맞습니다. 기존 사법고시 출신 변호사들은 분명 특권 의식을 갖고 있었죠. 하지만 로스쿨 출신 변호사들의 태도는 많이 달라요. 명문 로스쿨에 좋은 스펙을 갖고 있어도 취업에 대해 절실하고 적극적인 모습을 보입니다. 법조계의 기본적인 문화를 바꿔 나가는 데 바람직한 방향입니다. 미국에서도 변호사들이 로스쿨 졸업 후 마케팅·재무 등 다양한 직역에서 활약하고 법무뿐만 아니라 임원·경영자까지 되는 경우가 많아요. 또한 최근 로스쿨 출신 변호사들은 기존에 비해 공익 활동에 관심을 많이 두고 새로운 기회를 만들어 가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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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사 수가 늘면서 법률 서비스 시장의 파이도 커져야 하는데요, 현실적으로 수요가 늘고 있다고 보십니까.
김 변호사 산업 전반적인 영역에서 법적인 검토와 분석이 필요한 작업이 많습니다. 이제까지 기업에서 계약 및 분쟁 관계가 있어도 변호사의 조력을 받지 않고 처리하는 사례가 많았죠. 또한 일반인들도 법률 서비스 이용이 기본적으로 비싸다 보니 이용할 수 있는 기회가 적었고 그래서 아예 찾지도 않아요. 이제 변호사가 증가해 법률 서비스 수요를 창출하는 경우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봅니다. 경제 주체들이 적극적으로 법 지식과 업계 경력을 갖춘 변호사 채용에 나선다면 인력 수요가 크게 증가할 것입니다.

민 변호사 주변 로스쿨 출신 변호사 중 국회의원 보좌관, 국가인권위원회 차별조사관이 되거나 컨설팅펌·지방자치단체 등에 진출한 이들이 있어요. 이들이 각 분야에서 기대에 부응하는 역할을 해낼수록 변호사들이 진출하는 직역군이 확대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해요. 많은 로스쿨 출신 변호사가 다양한 직역으로 가고자 하는 의지가 크고 이런 공급을 정책적으로 수용하려는 움직임이 많이 눈에 띕니다.

이 교수 요즘 로스쿨에는 영어 잘하는 학생들이 많아요. 대기업에서 국제 컴플라이언스(법규·절차 준수)는 법률 서비스 없이 해왔어요. 최근 이 직무에 처음으로 변호사를 영입하고 있어요. 앞으로 대기업뿐만 아니라 중소기업·지자체에서도 외국어 등 다양한 능력과 배경을 겸비한 법조 인력이 필요할 겁니다. 또한 구의원 등 공익 변호사 활동을 할 수도 있어요. 한편 로스쿨 출신들이 학문에 관심이 있다면 박사과정을 밟은 후 후진 양성과 연구에도 기여할 수 있죠.


로스쿨 출신 변호사의 취업난이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한 해법은 무엇인가요.
민 변호사 무엇보다 로스쿨 출신 변호사들이 역량을 갖추는 것이 중요하겠죠. 특히 다양한 직역에 진출해 좋은 선례를 남겨 사회적으로 좋은 평가를 받아야 합니다. 로스쿨에서 최근 취업지원센터를 통해 졸업생들과 공공 서비스를 연계하려는 노력을 하고 있어요. 초기 단계지만 정착되면 로스쿨 학생들이 각자 활동하고 싶은 영역으로의 진출을 목표로 공부해 나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김 변호사 각 로스쿨에서 취업 박람회 등을 여는데 대부분이 로펌이나 대기업 법무팀과 같은 기존 직역에 한정돼 있습니다. 새로운 법조 인력이 양성되고 있고 이들이 새로운 분야에 진출하려는 열의가 있어요. 로스쿨 차원에서 사회 곳곳에 법률 서비스가 필요한 곳을 찾아내고 로스쿨 인재들의 진출 의지를 알려야 합니다.

이 교수 로스쿨 학생들이 무료 법률 서비스 를 제공하는 ‘리걸 클리닉’을 운영하고 있는데 공익 활동에 관심이 높은 학생이 많아요. 우수한 학생들이 자신의 영달이 아닌 공익 서비스에 열의를 갖고 있어요. 다만 기존 법조인들은 공익 서비스의 판을 만들어 놓지 않았어요. 그래서 이 학생들이 진출할 수 있는 공익 서비스 루트가 없어요. 국가·사회적 차원에서 법률 서비스가 공익 활동과 조화될 수 있도록 지자체, 사회복지 네트워크, 재단법인 등이 협업해 변호사들의 공익 활동 공간을 만들면 좋겠다는 생각입니다. 한편 변호사들이 취업뿐만 아니라 창업도 관심 갖기를 바라고 있어요. 기존 변호사들의 법률 사무소 개업과 다른 의미지요. 법조인으로서 법률 서비스 사각지대에 있는 사람들에게 저렴하게 서비스하는 벤처 등이 나올 수 있어요. 실제로 인터넷을 통해 저렴한 비용으로 소송 서류를 작성해 주는 서비스를 창업한 사례도 있습니다.
[대한민국 로스쿨 랭킹_전문가 좌담] “공급이 신수요 창출…법률 벤처도 나와야”
기존 통념적 학벌 순위대로 인재와 채용 기회가 명문 로스쿨에만 쏠리고 있다는 비판이 있습니다. 비명문대와 지방대 로스쿨 출신에 대한 차별 및 유리벽이 현실적으로 존재하고 있다고 보십니까.
김 변호사 로펌으로선 어려운 문제가 로스쿨의 서열화입니다. 미국에서도 로스쿨 평가 1위에서 100위까지가 쉽게 변하지 않아요. 출신 로스쿨을 고려하지 않고 인턴들을 평가해 봐도 명문대 출신이 좋은 평가를 받는 경우가 많아요. 특별히 비명문대나 지방대 로스쿨을 차별하지 않지만 결국 명문대 출신 인턴을 선발하게 되는 결과가 반복되고 있어요. 로펌 차원에서 비명문대나 지방대 출신을 뽑아야 한다고 고민하고 있지만 결과적으로 한 해에 10~20명 채용자 중 1명 정도에 머무르고 있어요.

기존에는 사법연수원 성적이라는 통일된 기준이 있었지만 로스쿨 성적은 서로 비교하기 어려운 점이 있어요. 그래서 인턴 기간을 두고 자체의 평가 시스템을 통해 객관적 데이터를 근거해 뽑고 있습니다. 인턴 기회에 로스쿨별로 약간의 차등은 있지만 채용에서 로스쿨에 따른 차별이 있다고 보기는 어려워요.

이 교수 로펌은 뭐니 뭐니 해도 인재가 생명인 비즈니스이기 때문에 좋은 인재를 찾는 데 혈안이 돼 있어요. 지방대 로스쿨 출신이라도 인재라고 여겨진다면 채용하지 않을 이유가 없죠. 하지만 현실적으로 지방대 로스쿨 중 교육 시스템에 대한 편차가 있는 것은 사실이에요. 객관적으로 변호사 시험 결과 등에서 차이가 있죠. 그래서 지방대 로스쿨에 입학했다가 다시 시험을 치러 수도권 로스쿨에 진학하려는 학생들도 있어요.

민 변호사 학벌 서열화는 단지 로스쿨만이 아니라 한국 사회에 전반적으로 깔려 있는 문제지요. 저는 로스쿨 졸업 후 2년 반 정도 실무 경력을 쌓고 있는데 결국 승부수는 실력과 성실성이에요. 변호사는 전문 직군이기 때문이죠. 법조계에는 여성 비율이 높은 편인데 이는 객관적으로 실력과 성실성만으로 평가하는 기준에 따르기 때문이죠. 법조 인력을 어떻게 평가할지 고도화될수록 학벌 서열화를 없앨 수 있다고 봅니다.


로스쿨 도입 초기부터 로스쿨 출신 변호사의 신뢰성에 대한 논란이 계속돼 왔습니다. 학습 기간도 짧고 실무 교육이 부족하다는 일각의 문제 제기를 어떻게 봅니까.
이 교수 저는 사법시험 출신에 사법연수원 교수도 했고 지금은 로스쿨에 몸담고 있어요. 그래서 양쪽에 대한 이해가 깊은 편이죠. 사시는 ‘시험을 통한 선발 시스템’이고 로스쿨은 ‘교육에 의한 양성’이라고 할 수 있어요. 사법고시 시스템은 개인이 알아서 공부해 시험에 합격하면 사법연수원에서 실무를 익혔죠. 기본적으로 사법연수원은 판검사 양성을 위한 교육과정으로, 서면 작성 업무가 주가 돼요. 그리고 원내 교육은 1년이 채 안 되고 나머지는 외부 실무 과정입니다. 즉, 법이론 공부와 실무가 따로였어요. 사시 준비 때는 법률만 줄줄 외우고 연수원에서는 판례를 달달 외우죠.

이와 비교할 때 로스쿨 시스템은 이론과 실무를 함께 공유해요. 소크라테스 대화법 등을 통해 교수와 함께 실제 사건을 두고 토의하면서 깨달음을 찾아 나갑니다. 로스쿨 3년은 결코 짧은 기간이 아니고 이 기간의 학습을 저평가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현재 로클럭 평가 결과를 보면 사시 출신과 로스쿨 출신이 편차가 없습니다. 사법연수원을 나오면 준비 서면, 소장 쓰는 것에 더 익숙할 수는 있지만 실무 교육 측면에서는 로스쿨도 체계적으로 교육하고 있어요.

민 변호사 변호사 실무에서 중요한 것은 증거 기록을 읽고 사실 관계를 파악하는 것, 의뢰인과의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상황을 유리하게 재구성하는 능력, 다른 변호사와 팀을 구성해 소송 전략을 짜는 일, 법정에서 구두변론할 때 짧은 시간 동안 재판부에게 설득력 있게 메시지를 전하는 일 등입니다. 실무를 통해 배양되는 능력들이죠. 이에 앞서 기반이 되는 법률 지식을 익히는 데 로스쿨 3년은 크게 부족하지 않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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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스쿨 교수로서, 로펌 인사 담당으로서, 로스쿨 출신으로서 현재 로스쿨이 시급히 개선해야 할 점에 대해 얘기해 주시죠.
김 변호사 기존 사법연수원 성적이란 통일된 기준으로 지원자를 평가하는 데 공정해 보이고 명쾌했죠. 하지만 로스쿨 학생들은 다양한 수업을 선택할 수 있다 보니 학점 신뢰도에 대해 논란이 있을 수 있어요. 영어 수업 등 학점 따기 쉬운 수업으로 높은 학점을 만들 수 있죠. 로스쿨 학점만으로 기본적인 리걸 마인드를 갖췄는지, 실무를 위한 최소한의 능력을 갖췄는지 외부에서 평가하기 쉽지 않아요.

로스쿨 출신자들은 개인별·학교별로 법 지식과 실무 교육에 대한 편차가 큰 편이고 그래서 신뢰성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생겨났어요. 그래서 로스쿨에서는 수업 선택의 자율성을 보장하더라도 1, 2학년 때 배우는 기본 삼법 등 최소한의 법 지식 교육을 충실히 해줄 것을 부탁하고 싶어요.

이 교수 로스쿨은 운영의 내실화가 필요해요. 학생 선발부터 투명·공정한 기준을 만들어야 할 것입니다. 또한 로스쿨 제도가 자리 잡기 위해서는 내부의 문제를 넘어 외부의 부정적 인식을 극복해야 할 것입니다. 특히 로스쿨은 고비용 구조라는 비판에 대해 법조인 양성은 공공 영역이라는 점을 국가가 인정하고 취약 계층 전형에 국가 장학금이 투입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현재 학교마다 재정 부담이 커 안정적인 운영이 쉽지 않고 등록금도 비싸요. 사법연수원 운영에 투입되는 비용을 로스쿨로 전환해 경제적 취약 계층이라도 로스쿨에 갈 수 있다는 것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합니다.

민 변호사 로스쿨 도입 취지를 다시 생각해야 합니다. 로스쿨에서 다양성이 점차 퇴색돼 가고 있는 것 같아요. 우선 선발에서 1기 동기들만 해도 변리사·의사·대기업 직원 등 사회 경험이 있는 이들이 많이 들어왔어요. 그런데 2, 3기로 갈수록 학부를 갓 졸업한 이들이 대다수를 차지해요.

또한 교육과정에서의 다양성도 중요합니다. 각자 공부하고 싶은 영역이 있는데 최근 변호사 시험 합격률이 떨어지면서 시험에 대한 압박감이 커졌어요.

즉 1학년 때는 기본법 중심으로 공부하더라도 2, 3학년 때는 각자 관심에 따라 전문 영역의 특별법 수업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데 시험 압박 때문에 다양한 수업을 듣기 힘든 것이죠. 로스쿨은 학생들의 다양한 경력과 관심을 지원할 수 있어야 합니다.


사회·정리 이진원 기자 zinon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