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문 전 효성 부사장이 3월 30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연세 세브란스 장례식장에 마련된 故조석래 효성그룹 명예회장 빈소에 도착하고 있다. 사진=뉴스1
조현문 전 효성 부사장이 3월 30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연세 세브란스 장례식장에 마련된 故조석래 효성그룹 명예회장 빈소에 도착하고 있다. 사진=뉴스1
고(故) 조석래 효성그룹 명예회장의 차남 조현문 전 효성 부사장이 부친의 유산 상속과 관련해 기자회견을 열고 직접 입장을 밝힌다.

재계에 따르면 조 전 부사장은 5일 오전 서울 삼성동 코엑스몰에서 유산 상속에 대한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힌다. 조 전 부사장의 법률 대리인 등이 동석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이번 기자회견으로 형제간 고소 취하가 이뤄질지, 갈등이 증폭될지 주목된다.

조 전 부사장이 공개 석상에 모습을 드러내는 것은 지난 3월 30일 선친의 빈소를 찾은 후 97일만이다.

조 전 부사장은 2014년 형인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과 주요 임원 등을 횡령·배임 등의 혐의로 고소하며 '형제의 난'을 일으켰다.

이후 효성 지분을 정리하고 경영에서 물러난 그는 가족과 의절 상태로, 지난 3월 말 부친 별세 당시에도 빈소의 유족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조 전 부사장은 부친의 임종을 지키지 못한 것으로 전해지며 당시 장례식장에서 다른 형제들과 대화하지 않은 채 약 5분만에 빠져나간 것으로 알려졌다.

조 명예회장은 작고하기 전인 지난해 대형 로펌 변호사 입회하에 유언장을 작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 명예회장의 유언장 내용은 지난 5월 세상에 알려졌다.

유언장에서 조 명예회장은 "부모 형제의 인연은 천륜(天倫)"이라며 "형은 형이고 동생은 동생이다. 어떤 일이 있더라도 형제간 우애를 지켜달라"며 10여년 간 고소 고발로 '형제의 난'을 이어오고 있는 세 아들에게 화해를 당부했다.

특히 그는 조 전 부사장에게도 주요 계열사 주식 등으로 유류분(직계비속의 경우 상속재산 몫의 50%)을 상회하는 재산을 물려주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유언장은 법률 검토 후 공증까지 마쳤으며, 유언장 작성 사실은 담당 변호사들을 통해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과 조현상 부회장, 조현문 전 부사장 등 상속인들에게 통보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유언장 내용이 알려진 직후 조 전 부사장은 당시 법률 대리인단을 통해 "최근 유언장을 입수해 필요한 법률적 검토와 확인을 하고 있다"며 "유언장의 입수, 형식, 내용 등 여러 측면에서 불분명하고 납득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어 상당한 확인과 검토가 필요해 현재로서는 어떠한 입장도 밝히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어 조 전 부사장은 "선친께서 형제간 우애를 강조했음에도 (형제들이) 아직까지 고발을 취하하지 않은 채 형사 재판에서 부당한 주장을 하고 있고, 지난 장례에서 상주로 아버님을 보내드리지 못하게 내쫓은 형제들의 행위는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앞뒤가 맞지 않는 처사로 생각된다"고 했다.

조현준 효성 회장과 조현상 HS효성 부회장에게는 이미 부친의 주식 지분 상속이 완료됐다. 조 전 부사장은 아직 유언장에 동의하지 않아 상속 절차가 집행되지 않았다.



안옥희 기자 ahnoh05@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