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복되는 사회 문제를 막기 위해 청춘들이 나섰다···청춘이 만드는 언론, '패트롤 저널'

[캠퍼스 잡앤조이=김지민 기자/이예슬 대학생 기자] 지난 9월, 크라우드 펀딩 사이트 ‘텀블벅’에 하나의 캠페인이 올라왔다. 그 캠페인은 펀딩 시작 5시간 만에 펀딩 100%를 기록했으며, 약 한 달 간의 기간을 거쳐 409%로 펀딩이 마감됐다. 이러한 결과는 모두 ‘패트롤 저널’이 남긴 발자취다. 패트롤 저널은 사회문제 해결 과정에 대해 지속적으로 데이터를 쌓고 모니터링하는 사회언론이다. 그들은 문제 제기 이후의 과정에 집중해 사회문제 반복을 막고자 한다고 말한다.
‘디지털 성범죄’, ‘가습기 살균제 성분 문제’ 등의 사회문제들은, 몇 해에 걸쳐 반복 보도됐다. 이 사건들은 발생 시점이 새로운 것일 뿐, 해결되지 않고 계속 반복돼 많은 피해를 발생시켰다. ‘사회에 해결 능력이 있어도, 계속 사회문제가 반복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어떻게 해야 사회문제 반복을 막을 수 있을까?’ 이러한 물음에 패트롤 저널은 사회문제가 어떻게 해결돼 가는지 정확히 알려주는 역할이 필요하다고 답한다. 이세진 패트롤 저널 대표와 김보현 패트롤 저널 이사를 만나, 패트롤 저널의 시각에서 본 사회문제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패트롤 저널 멤버들. (사진 제공=패트롤 저널)

올 10월 10일 기준으로 텀블벅 후원이 종료됐다. 현재는 어떤 일을 하고 있나이세진 대표 (이하 이세진) “텀블벅 구독권 서비스 준비도 하면서, 사회문제에 대한 데이터도 계속 쌓고 있다. 현재 홈페이지를 만들고 있는데 하반기에 완성될 예정이다. 홈페이지가 완성되기 전까지는 인스타그램이나 페이스북을 통해 구독자들을 받고 있다.”
반복되는 사회문제에 답답함을 느끼는 사람들은 많지만, 생각을 실천으로 옮기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직접 문제를 해결해야겠다고 생각한 계기가 있나이세진 “평소 시사 고발 프로그램을 즐겨 보는데, 보면서 해마다 미세먼지 문제 등 사회문제가 반복적으로 일어나는 것을 알게 됐다. 또, 그것을 직접 체감한 사건이 있었는데, 가습기 살균제 성분 사건이었다. 2016년도에 사건이 발생하고 후속으로 문제가 계속 제기됐다. 치약이나 유사 제품들에 가습기 살균제 성분들이 들어있었는데, 내가 쓰는 치약에도 그 성분이 들어있었다. 나는 그 사건의 직접적인 피해자는 아니었지만, 문제가 해결되지 않아 나에게까지 악영향이 미친 것이었다. 그 사건에 대해 제대로 알고자 여러 정보를 찾아봤지만, 전문지식이 없는 나로서는 정보를 찾는 것도 쉽지 않았다. 그래서 처음에 패트롤 저널은 맥락을 알게 해주는 서비스에서 시작했다. 반복되는 문제를 해결하는 데에 있어서 가장 단순한 방법은, 해결 과정을 지켜보면 되는 것이다. 지켜보고 정확하게 알려주는 역할만 있어도 이러한 문제가 해결될 수 있다고 생각했고 그것을 실행했다.”
김보현 이사(이하 김보현) “우리 스스로가 관심을 갖지 않으면 효율적인 문제 해결이 도출되기 힘들다고 생각했다. 민원처리 해결 과정을 찾던 중 같은 사안을 가지고 다른 부처에서 동시 진행하는 경우가 있었다. 그런데 서로 협업하는 것도 아니었고, 동시 진행되고 있다는 사실 또한 모르고 있었다. 한정된 재화를 가지고 실효성 있는 정책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경우를 봤을 때 사회문제에 대한 관심을 갖는 것이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하게 됐다.”



언론 매체는 편향되지 않은 정보를 전달하는 것이 중요하다. 패트롤 저널의 객관성은 어떻게 유지될 수 있나이세진 “우리가 현상에 대해 문제 제기부터 시작한다면, 무엇을 문제로 볼 것인가에서부터 객관성의 문제가 생길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추적 60분’, ‘PD수첩’과 같은 시사 보도 프로그램에서 다룬 문제를 가지고, 그것과 관련된 해결 약속들만 찾아서 확인한다. 이에 우리의 사견이 개입될 여지는 거의 없다. 객관성과 관련해 우리가 우려하는 부분은 콘텐츠 기획이다. 현재 SNS에 올리고 있는 약속이행 카드는 간결하고 보기 쉽게 가공해 올리고 있다. 그 과정에서 어떤 단어를 선택하느냐를 많이 고민한다. 이후에 자체 플랫폼이 개발되고 민원 처리한 원문들을 다 올리면, 더욱 더 객관성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다.”
김보현 “참신한 콘텐츠를 기획하고 싶어서 여러 아이디어를 내다가도 자극적으로 전달될 우려에 수정에 수정을 거듭한다. 우리는 객관성을 유지하되 최대한 판단은 이용자들이 하길 바랄 뿐이다. 우리가 해당 문제나 콘텐츠에 대해 정의를 내리거나 사견을 개입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해결과정정보 자동축적 시스템’을 통해 정보를 취합할 때, 몇 퍼센트 정도 취합할 수 있나이세진 “수치상으로 정보 취합 정도를 말하긴 힘들겠지만, 자동 축적 시스템에 대해 이해하면 그것에 대한 궁금증이 해소될 수 있을 것이다. ‘조현병’ 문제로 예를 들자면, 먼저 시스템으로 ‘조현병’과 관련한 키워드를 모두 찾는다. 이후 그 키워드를 정부 기관의 보도 자료나 언론 자료에서 매칭 시켜 해결 약속을 찾는다. 그래서 자동 축적 시스템으로 정보를 얻고자 하는 문제에 대한 키워드, 해결 약속, 책임 기관을 모두 알 수 있다.”

△ ‘양육비 미지급 사건’ 솔루션 저널리즘 프로젝트의 모습.

최근에 진행된 솔루션 저널리즘 프로젝트는 어떤 방식으로 진행됐나이세진 “솔루션 저널리즘 프로젝트는 문제의 피해자들이 실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 어떤 해결을 원하는 것인지에 초점을 맞춘 프로젝트이다. 최근 진행된 프로젝트는 양육비 미지급 사건의 인식 개선 프로젝트였다. 그 사건의 피해자들을 만났을 때, 그들은 ‘내 자식들이 똑같이 겪을 수 있기 때문에 이 문제를 직접 해결하고 싶다’고 말했다. 또 이 문제가 해결되기 위해서는 법제화뿐만 아니라, 인식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하기도 했다.
양육비 미지급 사건이 해결되지 않을수록, 피해 가정 아동은 부모에게 거절당했다는 정신적 소외감과 경제적 어려움으로 인한 피해를 계속 받게 된다. 이러한 의미에서 양육비 미지급은 아동학대라고 봐야 한다는 것이 그들의 공통적인 의견이었다. 하지만 일반 사람들은 양육비 미지급 사건을 부부끼리의 채무 관계로만 인식하는 것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이를 개선하기 위한 캠페인을 진행했다. 일반 가정 아동과 양육비 미지급 가정 아동을 각각 30명씩 모아, 그들이 그린 주말 하루 시간표를 비교했다. 일반 가정 아동들은 대부분 가족과 시간을 보내지만, 양육비 미지급 가정의 부모는 항상 일을 하기 때문에 아동들은 홀로 주말을 보내는 아이들이 대부분이었다. 이렇게 명확하게 차이를 나타낼 수 있는 영상을 제작해 캠페인을 진행했었다.”
자문이나 도움을 위해 여러 기관이나 전문가에게 연락했을 때 어려움은 없었나이세진 “처음에는 자문 위원을 구성하는 것이 어려웠다. 그래도 기성세대의 사람이라면 사회문제 반복을 더 체감했을 것이고, 우리의 뜻에 공감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이러한 생각으로 PD, 정책 연구원 등 약 140명의 자문 위원들에게 메일을 보냈고, 대부분 도와주겠다는 긍정적인 답변을 받았다. 많은 자문 위원들이 우리의 연락에 ‘이 사회에 꼭 필요한 일이다’라는 반응을 보였다”
패트롤 저널 홈페이지가 완성된다면, 이후에 기획해보고 싶은 콘텐츠가 있나이세진 “해결되지 않은 하나의 문제에 대한 여러 맥락을 보여줄 수 있는 콘텐츠를 만들고 싶다. 예를 들어 한 문제에 대해 ‘PD수첩’ 프로그램에서는 문제가 3개라고 봤을 때, 실제 해결 약속은 1개만 이행됐다고 하자. 그 약속이 이행됐다는 사실을 봤을 때 사람들은 그 문제가 다 해결된 것으로 이해하기 쉽다. 하지만, 나머지 2개의 문제는 아직 살아있는 것이고 그 문제는 다 해결되지 않은 것이다. 이렇게 사람들이 큰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도록 하는 콘텐츠를 만들고 싶다. 그래서 1년 혹은 6개월에 한 번씩 약속이 다 이행된 시점에서, 관련 전문 집단 혹은 피해자 집단에게 피드백을 받을 생각이다. 실제 문제가 어디까지 해결됐다고 생각하는지, 앞으로의 과제는 무엇인지에 대한 피드백 보고서까지 올리는 것이 우리의 최종 목이다.”
김보현 “장기 미해결 사건을 다룬 캠페인도 진행해보고 싶다. 장기 미해결 사건은 발생 시점이 새로운 것이지, 완전히 새로운 사건은 아니며 같은 원인 때문에 발생하는 것이다. 우리 사회에 장기 미해결 사건이 많이 존재하고 있다는 것을, 참신하게 기획하여 사람들에게 알리고 싶다.”

△기자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이세진 씨(오른쪽에서 두 번째), 김보현 씨(맨 오른쪽). (사진=이예슬 대학생 기자)

많은 사람의 지지를 받은 소감은 어떤가. 이러한 반응을 예상했나이세진 “2년 정도의 준비 기간이 있었는데, 우리가 하고자 하는 일이 가치 있을 것이라는 생각으로 준비해왔다. 하지만, 주변 멘토를 만나봤을 때 ‘실제로 시장, 고객이 원하느냐?’, ‘왜 기존 언론이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다고 생각하느냐?’에 대한 우려 섞인 질문을 받았다. 이에 대해서는 생각을 실행으로 옮기는 것이 우리와 같은 벤처 기업이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
모든 사람이 생각은 하지만 실행하기는 어렵다. 나는 주변 사람들이 피해를 보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고, 이 일의 필요성을 확실히 체감했다. 기성 언론들이 하지 않아서 더 어려운 일이지만, 그렇기에 더 잠재 가능성이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후원자 연령층이 대부분 20~30대인데, 이번 펀딩은 우리의 생각에 대한 시장성을 보여준 결과라고 생각한다. 많은 사람들이 지지해줘서 기쁘면서도 의무감이 생긴다.”
김보현 “이 일의 가치를 어떻게 하면, 사람들에게 더 쉽고 재밌게 알도록 하느냐가 앞으로의 과제인 것 같다. 더 노력해야 할 것 같고 도전의 연속일 것 같다.”
패트롤 저널의 앞으로의 목표는 무엇인가이세진 “패트롤 저널이 사회 발전의 촉매제가 됐으면 좋겠다. 어떤 사회문제가 해결되려면 지성 집단의 지성이 발휘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문제가 어디까지 해결됐는지 모르면 그것조차 될 수 없을 것이다. 사람들은 사회가 알아서 발전한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사회가 발전하는 속도는 매우 느리다. 어떻게 하면 최대한 피해가 적고 효율적으로 속도를 높일 수 있을까를 생각했을 때, 그 촉매제가 패트롤 저널이 됐으면 좋겠다.”
‘반복되고 해결되지 않는 사건을 줄이고 개선할 순 없을까?’ 이는 패트롤 저널이 사회에 던지는 질문이기도 하며, 동시에 그들의 행보에 지표가 되는 질문이다. 패트롤 저널은 사회문제를 계속해서 지켜보고, 사람들과 함께 문제를 해결해나가고자 한다. 그들이 많은 사람의 눈과 귀를 대신해줄 사회언론이 되기 위해서는 더욱 발로 뛰며 노력해야 할 것이다. 또 사람들이 사회문제를 무겁고 피로한 것이 아닌, 끊임없이 관심 가져야 할 것으로 받아들이게 하는 것도 그들에게 주어진 과제일 것이다. ‘과정은 쉽게, 해결은 함께’라는 패트롤 저널의 슬로건과 같이, 그들이 많은 사람과 함께 해결하고 사회를 발전시켜나가길 희망한다.
min503@hankyung.com[사진 제공=패트롤 저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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