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 10명 중 4명 '연간 독서량 0권'···0권을 깨줄 추천 도서는?
입력 2019-10-29 23:57:00
수정 2019-10-29 23:57:00
[캠퍼스 잡앤조이=김지민 기자/이상현 대학생 기자] 지난해 문화체육관광부가 발표한 통계를 보면 우리나라 성인 중 40%의 연간 독서량은 0권이다. 책을 실제로 읽는 사람들의 연간 독서량도 평균 8.3권이다. 온 국민이 한 달에 한 권도 채 읽지 못하는 셈이다.
책을 읽는 습관이 좋다는 말은 익히 들었지만 일과 학업 때문에 늘 시간이 없다는 당신. 그런 당신이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을 바꿔줄 3권, 또 그 삶에 지쳐있을 당신을 위로해줄 2권을 선정했다. 올해가 다 가기 전에 하나라도 더 이뤄보고 싶다면, 이번 가을에 책 읽는 습관을 들여 보는 것은 어떨까.
골든아워 1·2
△‘골든아워’. 이국종 저, 흐름출판. (출처=흐름출판)
아주대병원 권역 외상센터장 이국종 교수가 펴낸 책이다. 이국종은 아덴만 여명 작전과 더불어 대중에게 알려졌으며, 선진국형 중증외상센터 체계를 우리나라에 정착시키는데 힘쓰고 있다. 도서 두 권에 걸쳐 2002년부터 2018년까지 중증외상센터의 기록들이 담겨있다. 이국종은 책의 서문에서 김훈 작가의 ‘칼의 노래’를 곁에 두고 산다고 했다. 그래서인지 본문 중에 김훈 작가의 문체가 느껴지는 구절이 적지 않다.
사지(死地)에서 불가능한 싸움을 지속하려는 점에서 충무공과 이국종은 유사하다. 이국종은 상식처럼 받아들여져야 할 시스템들이 우리 사회에 잘 정착하지 못함을 한탄한다. 실속보다 겉치레에만 주목하는 우리 사회의 고질병이 의료계에도 만연함을 엿볼 수 있다. 이국종이 이끄는 의료진은 지금 이 순간에도 이틀에 한 명꼴로 환자들을 살리고 있다.
씩씩한 남자 만들기
△‘씩씩한 남자 만들기’. 박노자 저, 푸른역사. (사진 출처=푸른역사)
한국으로 귀화한 구소련 출신 학자 박노자(본명 티코노프 블라디미르) 교수의 저서다. 근대화부터 오늘날까지 한국 사회에서 ‘남성성’이 어떻게 변화했는지를 연구한 내용이 담겼다. 박노자 교수의 연구는 국가의 정책이나 사회의 흐름이 시대에 따라 제각기 다른 남성성을 요구해왔음을 방증한다.
여성 문제에 주목하자는 목소리가 부담스러운 남성들에게 이 도서를 추천한다. ‘남성 문제’를 먼저 접하면서 자기 자신을 돌아보는 기회를 가지면, 자신 또한 성별 프레임의 피해자라는 점을 인지할 수 있다. 성별 간 갈등을 겪고 있는 우리 사회가 한 단계 더 성숙한 논의를 하게 되는 계기가 되리라고 생각한다.
나는 아직, 어른이 되려면 멀었다
△‘나는 아직, 어른이 되려면 멀었다’. 강세형 저, 김영사. (사진 출처=김영사)
저자 강세형은 10여 년간 ‘김동률의 뮤직아일랜드’, ‘테이의 뮤직아일랜드’, ‘이적의 텐텐클럽’, ‘스윗소로우의 텐텐클럽’ 등 라디오 프로그램의 작가로 활동했다. 저서로는 ‘나는 다만, 조금 느릴 뿐이다’, ‘나를, 의심한다’, ‘시간은 이야기가 된다’ 등이 있다. 그중 ‘나는 아직, 어른이 되려면 멀었다’는 누적 30만 부 이상 판매되며 큰 인기를 끌었던 저자의 첫 출판 작이다.
책은 저자가 담당했던 여러 라디오 프로그램의 원고로 구성돼 있다. 2010년 출판 이후 10여 년이라는 시간이 흘렀지만, 저자가 전하는 공감과 위로의 메시지는 여전히 따뜻하다. 누구나 한 번쯤은 겪어봤을 사연을 전하며, 저자는 그런 아픔들이 모여 지금의 ‘나’가 만들어졌다고 말한다. 평범한 일상도 부담스러울 만큼 힘들어질 때, 괜한 울적함에 위로받고 싶은 새벽에 함께 하기를 추천한다.
사랑해도 혼나지 않는 꿈이었다
△‘사랑해도 혼나지 않는 꿈이었다’ 시요일 저, 미디어창비. (사진 출처=Yes24)
저자 55명의 시를 한데 모아 총 4부로 묶어낸 책이다. 그중 시인 황인찬의 ‘무화과 숲’의 한 구절, “사랑해도 혼나지 않는 꿈이었다”를 제목으로 썼다. 이별하는 이들의 마음을 서로 다른 55개 시선으로 담아낸 구성이 눈여겨볼 만하다. 그럼에도 제각각 표현하는 심정이나 태도 중에 겹치는 부분이 없어, 읽다 보면 조금은 신기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물론 우리가 살아가면서 겪는 이별의 모습, 그리고 그 이후에 찾아오는 복잡한 감정은 저마다 다르다. 하지만 완벽하게 똑같은 심정은 아니더라도, 비슷한 이별을 한 이의 마음을 읽는 것만으로도 때로는 따뜻한 위로가 된다. 겨울 냄새가 아득하게 풍겨오는 늦은 저녁. 두께는 얇지만, 내용은 가볍지 않을 시집 한 권을 펼쳐보자.
대통령의 말하기
△‘대통령의 말하기’. 윤태영 저, 위즈덤하우스. (사진 출처=인터파크 도서)
윤태영 전 청와대 대변인이 분석한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설득 기법과 화술(話術)이 담긴 도서다. 능변이라고도 통했던 전 대통령의 말하기에 관한 ‘500여 권에 달하는 휴대용 포켓 수첩, 100권의 업무 수첩, 그리고 1400여 개의 한글 파일’의 내용이 책 안에 총 5부로 구성돼 있다. 각각의 기법마다 그에 상응하는 예시 또한 대통령의 발언에서 직접 제시해 가독성을 높였다.
저자는 서문에서 ‘사람은 소통한다. 아니 소통해야 사람이다’라고 첫마디를 던진다. 그만큼 소통하는 능력이 우리 사회가 주목할 가치라는 의미다. 학교와 직장, 다양한 장소에서 입을 여는 일이 매번 조심스러운 당신. 정치색과 관계없이, 말 잘하는 사람은 어떻게 말하는지를 살펴보는 것은 어떨까.
min503@hankyung.com
책을 읽는 습관이 좋다는 말은 익히 들었지만 일과 학업 때문에 늘 시간이 없다는 당신. 그런 당신이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을 바꿔줄 3권, 또 그 삶에 지쳐있을 당신을 위로해줄 2권을 선정했다. 올해가 다 가기 전에 하나라도 더 이뤄보고 싶다면, 이번 가을에 책 읽는 습관을 들여 보는 것은 어떨까.
골든아워 1·2
△‘골든아워’. 이국종 저, 흐름출판. (출처=흐름출판)
아주대병원 권역 외상센터장 이국종 교수가 펴낸 책이다. 이국종은 아덴만 여명 작전과 더불어 대중에게 알려졌으며, 선진국형 중증외상센터 체계를 우리나라에 정착시키는데 힘쓰고 있다. 도서 두 권에 걸쳐 2002년부터 2018년까지 중증외상센터의 기록들이 담겨있다. 이국종은 책의 서문에서 김훈 작가의 ‘칼의 노래’를 곁에 두고 산다고 했다. 그래서인지 본문 중에 김훈 작가의 문체가 느껴지는 구절이 적지 않다.
사지(死地)에서 불가능한 싸움을 지속하려는 점에서 충무공과 이국종은 유사하다. 이국종은 상식처럼 받아들여져야 할 시스템들이 우리 사회에 잘 정착하지 못함을 한탄한다. 실속보다 겉치레에만 주목하는 우리 사회의 고질병이 의료계에도 만연함을 엿볼 수 있다. 이국종이 이끄는 의료진은 지금 이 순간에도 이틀에 한 명꼴로 환자들을 살리고 있다.
씩씩한 남자 만들기
△‘씩씩한 남자 만들기’. 박노자 저, 푸른역사. (사진 출처=푸른역사)
한국으로 귀화한 구소련 출신 학자 박노자(본명 티코노프 블라디미르) 교수의 저서다. 근대화부터 오늘날까지 한국 사회에서 ‘남성성’이 어떻게 변화했는지를 연구한 내용이 담겼다. 박노자 교수의 연구는 국가의 정책이나 사회의 흐름이 시대에 따라 제각기 다른 남성성을 요구해왔음을 방증한다.
여성 문제에 주목하자는 목소리가 부담스러운 남성들에게 이 도서를 추천한다. ‘남성 문제’를 먼저 접하면서 자기 자신을 돌아보는 기회를 가지면, 자신 또한 성별 프레임의 피해자라는 점을 인지할 수 있다. 성별 간 갈등을 겪고 있는 우리 사회가 한 단계 더 성숙한 논의를 하게 되는 계기가 되리라고 생각한다.
나는 아직, 어른이 되려면 멀었다
△‘나는 아직, 어른이 되려면 멀었다’. 강세형 저, 김영사. (사진 출처=김영사)
저자 강세형은 10여 년간 ‘김동률의 뮤직아일랜드’, ‘테이의 뮤직아일랜드’, ‘이적의 텐텐클럽’, ‘스윗소로우의 텐텐클럽’ 등 라디오 프로그램의 작가로 활동했다. 저서로는 ‘나는 다만, 조금 느릴 뿐이다’, ‘나를, 의심한다’, ‘시간은 이야기가 된다’ 등이 있다. 그중 ‘나는 아직, 어른이 되려면 멀었다’는 누적 30만 부 이상 판매되며 큰 인기를 끌었던 저자의 첫 출판 작이다.
책은 저자가 담당했던 여러 라디오 프로그램의 원고로 구성돼 있다. 2010년 출판 이후 10여 년이라는 시간이 흘렀지만, 저자가 전하는 공감과 위로의 메시지는 여전히 따뜻하다. 누구나 한 번쯤은 겪어봤을 사연을 전하며, 저자는 그런 아픔들이 모여 지금의 ‘나’가 만들어졌다고 말한다. 평범한 일상도 부담스러울 만큼 힘들어질 때, 괜한 울적함에 위로받고 싶은 새벽에 함께 하기를 추천한다.
사랑해도 혼나지 않는 꿈이었다
△‘사랑해도 혼나지 않는 꿈이었다’ 시요일 저, 미디어창비. (사진 출처=Yes24)
저자 55명의 시를 한데 모아 총 4부로 묶어낸 책이다. 그중 시인 황인찬의 ‘무화과 숲’의 한 구절, “사랑해도 혼나지 않는 꿈이었다”를 제목으로 썼다. 이별하는 이들의 마음을 서로 다른 55개 시선으로 담아낸 구성이 눈여겨볼 만하다. 그럼에도 제각각 표현하는 심정이나 태도 중에 겹치는 부분이 없어, 읽다 보면 조금은 신기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물론 우리가 살아가면서 겪는 이별의 모습, 그리고 그 이후에 찾아오는 복잡한 감정은 저마다 다르다. 하지만 완벽하게 똑같은 심정은 아니더라도, 비슷한 이별을 한 이의 마음을 읽는 것만으로도 때로는 따뜻한 위로가 된다. 겨울 냄새가 아득하게 풍겨오는 늦은 저녁. 두께는 얇지만, 내용은 가볍지 않을 시집 한 권을 펼쳐보자.
대통령의 말하기
△‘대통령의 말하기’. 윤태영 저, 위즈덤하우스. (사진 출처=인터파크 도서)
윤태영 전 청와대 대변인이 분석한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설득 기법과 화술(話術)이 담긴 도서다. 능변이라고도 통했던 전 대통령의 말하기에 관한 ‘500여 권에 달하는 휴대용 포켓 수첩, 100권의 업무 수첩, 그리고 1400여 개의 한글 파일’의 내용이 책 안에 총 5부로 구성돼 있다. 각각의 기법마다 그에 상응하는 예시 또한 대통령의 발언에서 직접 제시해 가독성을 높였다.
저자는 서문에서 ‘사람은 소통한다. 아니 소통해야 사람이다’라고 첫마디를 던진다. 그만큼 소통하는 능력이 우리 사회가 주목할 가치라는 의미다. 학교와 직장, 다양한 장소에서 입을 여는 일이 매번 조심스러운 당신. 정치색과 관계없이, 말 잘하는 사람은 어떻게 말하는지를 살펴보는 것은 어떨까.
min50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