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디자인진흥원 육성 스타트업] ‘생체적합 나노섬유 개발’ 윤용준 에스티원 대표 “유럽에선 이미 유망 분야… 독일 머크에서도 연락왔어요”
입력 2020-08-07 11:48:00
수정 2020-08-07 11:48:00
[한경 잡앤조이=이도희 기자] ‘3차원 세포배양용 기자재 및 나노섬유 인공지지체’. 에스티원의 이 사업 아이템은 일반인뿐 아니라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생소한 기술이다. 생체적합 인공나노섬유를 만들어 이를 신체에 다시 적용하는 기술인데, 국내에서는 나노섬유 제품을 생체적합소재로 활용하는 것 자체가 처음이기 때문이다.
비슷한 시기 스웨덴에서 창업한 비슷한 콘셉트의 회사가 지난해 유럽 유망기업 10에 선정됐다. ‘한국이라는 장벽만 걷어내면 나노섬유의 가능성은 무궁무진하겠구나’ 윤용준(45) 대표는 자신감을 얻었다. 에스티원은 오히려 나노섬유를 3D프린팅하는 기술은 업그레이드된 기술까지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에스티원은 이 기술을 실제 구현하는 기계제작기술까지 가지고 있다. 직접 기계를 만드는 덕분에 단가를 대폭 낮출 수 있어 장비나 섬유 두 가지 모두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뿐만 아니다. 윤 대표는 “바닥면에서 섬유가 떨어지는 특허도 가지고 있는데 편의성이나 실험 정확도를 끌어올리는 차원에서 차별화된 기술”이라고 설명했다.△ 에스티원이 제작한 라미네이트 페트리
생체적합성 나노섬유 개발에스티원은 생체적합성 나노섬유를 제작한다. 나노섬유에 3D프린팅 장비로 패터닝을 하는 기술로 3차원 세포배양 플랫폼 및 인공지지체를 제작하는데 여기에 사용되는 전기방사장치와 3D바이오프린팅 장비 역시 직접 제작한다. 나노섬유의 단점을 보완한 프린팅 기술 관련 특허를 세계에서 유일하게 확보하고 있다. 이외에도 인공적으로 재건이나 재생이 필요한 인체의 구성 요소들, 특히 막구조로 된 제품들로 제품군들을 확대해나갈 예정이다.
최근 동물실험 금지 여론이 거세지고 기존 2차원 세포배양 실험결과의 부정확성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면서 3차원 세포배양 모델이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특히 인체와 유사한 실험모델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다.
에스티원은 생체적합성 나노섬유와 나노섬유 위에 보강대 패턴을 제작할 수 있는 기술을 기반으로 생명공학, 인공지지체 시장에 다양한 제품들을 출시한다. 기자재도 직접 제작한다. 나노섬유에 세포를 배양하는 3차원 세포배양 기자재를 시작으로 인공피부, 창상피복제, 인공지지체등을 개발하는 생명공학용 기자재를 만든다.
에스티원은 정영훈(에스티원 CEO 겸직) 경북대 기계공학과 교수가 그간의 조직공학분야 연구결과와 특허를 기술이전 받아 윤용준 대표와 함께 사업화한 회사다. 사업총괄자이지만, 윤용준 대표 역시 부산대 기계공학과를 졸업해 현대다이모스(현 현대트랜시스)에서 몸담은 이력을 살려 개발에 힘을 보탰다. 하지만 생소한 분야였기에 장비를 만들고 제품을 양산하는 데까지 약 3년을 쏟아 부어야 했다. 드디어 에스티원만의 기술이 녹아있는 ‘나노섬유 라미네이트’가 2020년 5월 세상에 선을 보였다.
에스티원은 이 3차원 세포배양 기자재로 시드머니를 확보한 뒤, 본격적으로 나노섬유를 활용한 다양한 바이오상품을 개발할 계획이다.
뼈부터 치아까지, 나노섬유로 재생 가능한 조직 무궁무진바이오분야 특성상 제품화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다 보니 제품 출시까지 약 3년간 자금을 자체적으로 확보하는 게 쉽지 않았다. 다행히 회사의 기술력을 인정받아 정부 R&D과제나 중소기업 진흥공단 및 기술보증기금 등을 통해 운영자금을 지원받았다.
지난해 부산연합 기술지주에서 1억 원 투자를 받은 것을 계기로 창업도약패키지에 참여하면서 주관 기관인 부산디자인진흥원과도 연을 맺었다. 또 창업성공패키지를 통해 1억3천만 원의 지원금을 추가로 확보해 해외특허 등록, 금형비, 인건비에 홍보동영상 제작비 등을 충당할 수 있게 됐다. 현재대구대, 가천대, 동아대, 아주대 등 10개 대학과 기술제휴도 맺은 상태다.
현재 3차원 세포배양 분야가 가장 활성화 한 나라는 북미와 유럽이다. 윤 대표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세계 시장 점유율이 5%에 불과하다. 이 같은 열악한 여건을 뚫고, 최근 독일 헬스케어 기업 머크로부터 사업 제휴 제안을 받았다. 하이드로젤을 보유하고 있는 머크에 기존 하이드로젤 보완이 가능한 나노섬유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이 같은 성과에 힘입어, 에스티원은 올해부터 본격 투자 활동을 통해 자금들을 추가확보하고 사업화에 속도를 낼 예정이다. 윤 대표는 “올해 첫 출시되는 제품들을 기반으로 적극적으로 투자유치를 해 자금을 확보하고 대량생산설비 및 신제품을 개발 및 판매해 2024년에는 기술특례상장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마스크를 비롯해 나노섬유로 만들 수 있는 제품은 무궁무진하다. 윤 대표는 앞으로 바이오헬스 제품군을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현재 경북대, 부산대 등의 치의대와 치아 재생관련 연구도 협업하고 있다. 인대조직부터 치아까지 재생하는 연구다.
윤 대표는 “치아와 잇몸 사이에 감각세포가 매우 많아서 인공치아로는 제대로 된 맛을 못 느낀다”며 “현재 치아 재생 약물은 개발돼있는데 이를 적용할 매개체가 필요한 상태로 나노섬유에 이 약물을 탑재해 심으면 구현 가능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윤 대표는 “에스티원을 3차원 세포배양 플랫폼 및 인공지지체 분야에서 세계 1위 기업으로 만드는 게 목표”라며 “이를 위해 인력을 계속 충원하고 GMP시설 확충, 설비증강 등 투자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설립일: 2016년 6월 28일주요사업: 3차원 세포배양용 기자재 및 인공지지체성과: 제품화 3종, 고용 7명, 인증(벤처기업인증, 부품소재전문기업, 연구소기업, ISO9001&14001, 기업부설연구소)
[사진=이승재 기자]tuxi0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