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교 이래 최초 세부 성적 공개 도입한 경희대···학생들 '환호'

[한경 잡앤조이=강홍민 기자/박서영 대학생 기자] 경희대학교 총학생회(이하 총학생회)는 2020학년도 2학기부터 ‘세부 성적 공개제도’ 도입을 18일 발표했다. 총학생회는 약 1년 6개월 동안 학교 본부와 소통간담회를 가지며 세부 성적 공개의 필요성에 대해 충분한 공감대를 형성했고, 경희대 포털 info 시스템과 연계해 세부 성적을 확인할 수 있도록 제도 마련을 요구했다. 이에 따라 세부 성적 공개 제도 도입 확정은 총학생회의 지속적인 요청에 학교 본부가 응답한 사례로, 학생들이 알 권리를 찾았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경희대학교 포털 info 시스템에 추가된 세부성적조희 항목.기존의 성적 공개 방식은 최종 부여 성적만을 명시했다. 이에 성적 결과에 납득하지 못하거나 궁금증이 생길 경우 학생들은 개인적으로 담당 교수에게 문의해야 했다. 이 과정에서 교수와 원활한 소통을 하지 못하거나 피상적인 답변을 받은 경우 학생들은 여전히 성적 결과에 대해 신뢰할 수 없었다. 특히, 교수가 성적 문의 메일에 반감을 가지는 건 아닐까 하는 걱정에 문의를 망설이는 학생도 더러 있었다. 올해 새내기가 된 A씨(20)는 “정확한 중간고사와 기말고사 성적을 알 수 없어 부여 받은 점수에 대해 궁금한 점이 많았지만 교수님께 메일을 드리는 게 예의 없어 보일까 걱정돼 결국 이의 신청을 못했다”며 세부 성적을 공개하기로 한 학교의 결정이 옳았다고 덧붙였다.
△다수의 학우들은 익명으로 세부 성적에 대한 궁금증을 토로했다.
세부 성적 공개와 관련된 문의 메일에 원하는 답변을 받지 못한 경우도 있었다. 4학년인 B씨(24)는 “어떤 부분이 미흡했는지 알고 싶어 세부 성적 문의를 드렸지만 교수님은 정당한 점수였으니 받아들이라고 하시더라”며 “미흡한 부분이 구체적으로 무엇인지 인지할 수 없어 학습 방향 설정에도 어려움이 있었다”는 문제점도 지적했다.
△세부 성적 공개를 요청했으나 거절 당한 사례도 존재했다.세부 성적 공개 방식은 성적평가 근거에 대한 세부 성적을 공개한다. 이때, 성적평가 근거는 과목별로 상이하나 주로 중간고사, 기말고사, 과제 및 발표 그리고 출석에 관한 상세한 점수를 조회할 수 있다. 공개할 세부 성적 항목과 점수 반영 비율은 교강사의 재량에 의해 유동적으로 변동가능하다. 이는 과목 별 특성을 고려하여 제도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유의미하다.
△{포털}-{수업/성적}-{세부점수조회}로 확인가능하다.학교 본부는 “총학생회 그리고 교무처, 총장실과 다각적인 검토 끝에 세부 성적을 공개하기로 했다”며 “성적관리의 엄정성 및 성적평가 결과의 객관성을 확보를 기대해볼 만하다”고 말했다. 특히 학생들에게 성적에 대한 알 권리를 제공한다는 점에도 큰 의의가 있다고 강조했다. 세부 성적 도입에 대한 학생들의 반응은 뜨겁다. 2020학년도 1학기 시험 운행으로 세부 성적을 확인한 C씨(24)는 “알파벳 하나로 학기에 대한 평가를 납득해야 하는 게 난감했지만 항목별로 자세한 점수를 확인할 수 있어 성적 결과에 대한 신뢰감이 두터워졌다” 말했다. 이어 “이번 중간고사 점수가 생각보다 낮아 다음 학기 때, 중간고사에 조금 더 신경 써야겠다는 목표도 세울 수 있었다”며 “세부 성적 공개에서 그치지 않고 성적에 대한 서술형 피드백도 제공하는 제도도 마련되면 좋겠다”는 바람도 드러냈다. kh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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