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서울대 캠퍼스타운 스타트업 CEO] “맞춤식 건강 메뉴로 신장 환자 입맛 사로잡았죠”

2020 서울대 캠퍼스타운 스타트업 CEO
김슬기, 김현지 잇마플 대표



[한경 잡앤조이=이진호 기자] 신장 질환 환자에게 식사는 늘 고민거리다. 저염식단을 먹어야 하지만 일반 식당에서 이를 맞추기는 쉽지 않다. 직접 본인이 조리해서 먹으려고 해도 매번 나트륨 함량 등을 계량하기가 쉽지 않다.

잇마플의 ‘맛있저염’을 이용하면 이 같은 고민을 덜 수 있다. 김슬기(33) 잇마플 대표는 “맛있저염은 정보통신기술(ICT)과 데이터를 기반으로 고객의 건강상태별 맞춤 식단을 추천하고 완성된 메뉴를 배송한다”며 “고객들이 음식을 맛있게 먹으면서 건강까지 챙길 수 있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맛있저염은 만성질환 중에서 가장 까다로운 식사요법을 요구하는 만성 콩팥병 환자를 대상으로 서비스를 시작했다. 환자마다 상태가 다르기에 건강 데이터를 확보해 일대일 맞춤 메뉴를 제공한다.

맛있저염은 영양 성분 등을 고려해 메뉴를 정교하게 짜서 서비스한다. 나트륨, 칼륨, 단백질, 인 등 신장 질환 환자의 하루 섭취 기준선을 철저히 지켜 조리한다. 김 대표는 “레시피 개발 단계때 원재료의 영양성분 데이터를 우선 확보한다”며 “조리는 재료 하나하나를 계량해 신장 질환 환자도 안심하고 먹을 수 있도록 한다”고 설명했다.

건강과 함께 맛도 중요한 요소다. 김현지(34) 잇마플 공동대표는 “흔히 우리가 맛있다고 하면 짜고 단것만 생각하는데 그게 아니다. 맛있저염 음식은 소금대신 간장, 식초 등의 대체 조미료를 사용해 재료 고유의 맛을 끌어 올린다”고 말했다.

맛있저염의 서비스는 음식 제공에서 그치지 않는다. 고객의 영양섭취 빈도조사를 해 일대일 온라인 영양 컨설팅 서비스를 제공한다. 김현지 대표는 “맛있저염은 메뉴 제공뿐 아니라 고객이 꾸준히 관리할 수 있도록 행동유도 관리 시스템도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김슬기, 김현지 두 대표는 2016년 카이스트 경영대학 사회적기업가 MBA과정에서 인연을 맺었다. 사회적기업가 MBA는 SK와 카이스트가 산학협력을 통해 만든 사회적기업가 과정이다.

콩팥병 환자 중 한 명이었던 김슬기 대표는 본인이 겪은 불편함을 해소하는 싶은 고민에서 사업 아이템을 찾았다. 어릴 때부터 사회적 가치 있는 일을 하고 싶어 했던 김현지 대표를 만나면서 아이템이 구체화됐다. 둘은 건강한 음식에 대한 수요도 꾸준히 커질 것으로 보고 2017년 잇마플을 창업했다.

1600만원을 가지고 시작한 창업은 2018년 프라이머(Primer)와 임팩트 투자사 소풍(sopoong)에서 투자를 받으며 자리를 잡았다. 2019년에는 나우아이비에서프리A 규모로 투자를 받았다.

잇마플이 지금까지 받은 투자 금액은 6억여원이다. 김현지 대표는 “환자에 대한 맞춤식 식단 제공이라는 사회적 가치를 가진 사업이라는 점이 투자자들에게 인정을 받았다”고 말했다.

둘이 시작한 사업은 어느새 16명이 일하는 기업으로 성장했다. 잇마플은 팀원 모두가 음식과 관련된 닉네임을 부른다. 김슬기 대표는 “한끼 식사의 즐거움을 제공하는 음식 기업이라 이런 문화를 만들었다”고 말했다.

고객층이 확실한 만큼 마케팅은 맞춤형으로 이뤄진다. 잇마플은 환자 모임카페 등과 제휴를 맺어 제품을 홍보하고 있다. 지난해 5억6000만원의 매출을 올린 잇마플은 현재까지 같은 기간 대비 약 2배 정도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메디푸드(Medi-Food)가 정부의 식품 분야 집중 육성분야로 선정된 것도 잇마플에는 호재다.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김슬기 대표는 “최근 당뇨병 환자를 위한 당뇨 도시락을 새롭게 출시했다. 하반기에는 갑상샘암 환자식도 출시 예정”이라며 “식사뿐만 아니라 환자의 건강데이터를 기반으로 인공지능(AI) 예측변수(predictor)와 건강 리포트 기능을 만들어 잇마플을 종합 헬스케어 기업으로 만들고 싶다”고 전했다.

설립일 : 2017년 11월 27일
주요사업 : 정보통신기술 중심 헬스 케어 식단 서비스 제공
성과 : 2018년 프라이머(Primer), 임팩트 투자사 소풍(sopoong) 투자, 2019년 나우아이비 투자, 2020년 4월 농림축산식품부 ‘이달의 A-벤처스’ 선정

jinho23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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