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서울대 캠퍼스타운 스타트업 CEO] “코로나19 의료진도 편하게 입을 수 있는 의료복 개발하고 있어요”
입력 2020-10-29 15:58:00
수정 2021-07-19 17:50:36
2020 서울대 캠퍼스타운 스타트업 CEO
정경인 피안 대표
[한경잡앤조이=이도희 기자] 코로나19가 확산하면서, 서울대 의류대학원에서 기능성 의류를 연구하던 정경인(27) 대표는 의료진들의 의료복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매일 연구실에서 씨름하던 ‘인간공학적 패턴’이 꼭 필요한 곳을 발견했기 때문이다.
정 대표는 이미 주변 의사 가족 특히 선별진료소에서 코로나19와 싸우고 있는 아버지를 통해 현장의 어려움을 들어왔다. 현재의 의료복은 고온 세탁을 위해 소재가 100% 면으로 돼 있어 땀 흡수율이 높아 옷이 금방 젖고 무거워진다는 것이다.
원래 교수를 꿈꿨던 정 대표는 연구결과물을 현장에서 사용하는 게 더욱 가치 있는 일이라고 판단했다. 마침 대학원 동기인 오한빛 이사도 뜻을 같이 했다. 둘은 올 6월, 기능성 의료복 제조 스타트업 ‘피안’을 설립했다.
정 대표는 “피안이 의료복 관련 다른 기업들과 다른 점은 ‘연구베이스’라는 것”이라며 “기능적이면서도 보기 좋은 의료복이야말로 피안의 강점”이라고 설명했다.
피안은 크게 패턴과 소재 두 가지 부분을 개선했다. 패턴 개발은 그의 전문 분야이기도 하지만, 같은 연구실 선배이자 연구기반 의류 패션업체 ‘테크디’ 윤미경 대표의 도움이 컸다.
“현재 의료복은 세탁을 고려해 늘어나지 않는 재질로 돼있어요. 그래서 무조건 패턴을 크게 만들고 이 여백이 움직임의 불편함을 가져오죠. 피안은 연구 결과를 활용해 동작에 따라 불필요한 면적은 축소하고 필요한 부분에 여유를 줘서 의료진들이 업무에 더 집중할 수 있게 도와줍니다.”
소재에 대한 답은 최근 스마트소재로 각광받고 있는 ‘폴리프로필렌’에서 찾았다. 폴리프로필렌은 가벼우면서도 소취, 항균 효과가 있어 현재 주사기나 위생용품에 쓰이고 있다. 소재 자체에 수분이 전무한데다 건조율도 높아 박테리아나 곰팡이가 살 수 없다는 게 정 대표의 설명이다. 자연히 땀 증발도 쉽다.
“폴리프로필렌은 환경에도 무해합니다. 고온에서 환경호르몬이 전혀 검출되지 않고, 탄소와 산소 구성으로 완전 연소되기 때문에다이옥신과 같은 유해물질도 없죠.”
피안은 현재 정부 지원 사업인 예비창업패키지에 선정돼 대구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 자금지원을 받고 있다. 올 9월에는 ‘서울대 캠퍼스타운 조성 사업’에도 뽑혀 서울시 관악구의 한 입주공간을 지원받았다. 이 외에도 서울대의 창업지원프로그램을 통해 교수들로부터 기술자문이나 사업계획서 조언도 받고 있다. 센터를 통해 서울대 의대 교수도 소개 받았다.
피안의 첫 제품은 9월 말 제작 완료될 예정이다. 이후 자체 브랜드를 런칭한다. 벌써 브랜드 페이지 도메인도 구입해놓은 상태. 마케팅을 위해 의료진을 직접 모델로 활용한 프로필 촬영과 패션쇼도 계획 중이다.
해외진출도 염두에 두고 있다. 피안 설립 이전, 정 대표는 프리랜서 디자이너로 활동하며 경희대학교 치과병원 교정과에 수술복을 납품했는데 이 제품이 최근 경희대병원의 중국 하얼빈 진출길에 동행하게 됐다. 여기에서 힌트를 얻어 해외에 피안의 기능성 의료복을 널리 알리고 싶다는 게 정 대표의 포부다.
“우리나라 의료계를 선도하는 기능성 프리미어 의료복 브랜드를 만들고 싶습니다. 개인병원, 대형병원 등 병원의 특성에 맞춰 라인도 다양화 할 예정이죠. 나아가 피안이 K-방역에 일조해 해외에서도 선보일 수 있다면 정말 보람찰 것 같아요.”
설립일: 2020년 6월
주요사업: 기능성 프리미엄 의료복 제조 및 판매 서비스, ICT 스마트의류 및 가상착의
성과: 예비창업패키지 정부지원사업 선정, 서울대학교 캠퍼스타운 입주기업 선정
tuxi0123@hankyung.com
[사진=김기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