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어나는 역세권 청년 임대주택'... 실효성과 대학생들에게 미치는 영향은?

[한경잡앤조이=이도희 기자/전자민 대학생 기자] 최근 역세권 청년 주택에 대한 정보를 쉽게 접할 수 있다. 서울시는 역세권 청년 주택 사업 추진을 본격화하면서, 청년들의 주거지 걱정이 줄어들 것이라는 입장을 내놓았다. 그러나 이 사업 이면에는 다수의 문제점 또한 존재했다. 청년들의 한숨이 줄어들지 않는 이유는 과연 무엇일까.

역세권 청년 임대주택은 청년들의 더 나은 주거환경과 주거비 부담을 완화하기 위한 목적으로 도입됐다. 주변 시세의 60~80%의 가격으로 주택을 공급하며, 일정 비율의 보증금 또한 대출 가능하다.
이러한 혜택에도 불구하고, 역세권 청년 주택의 입주율은 기대만큼 높지 않았다. 한 예로, 서울시 광진구 구의동에 위치한 청년 주택은 절반가량이 공실인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임대주택의 월세를 환산해보니 66만 원에 달했고 이는 당초 서울시가 주변 시세보다 저렴하게 공급하겠다고 내놓은 계획과 다른 비싼 가격이었다. 이러한 영향으로 청년 세대 중 대학생들은 청년 임대주택을 찾지 않는다. 대학생이 감당하기 힘든 비싼 보증금과 월세는 청년들을 위한 혜택이라는 말을 무색하게 만든다. 이렇듯 청년들을 위한 주거지원의 목적으로 시작된 사업이 수요자들의 눈높이를 맞추지 못해 실효성을 잃어가고 있다.
△ 서울시와 노원구가 청년주택 건립을 추진 중인 대형마트 부지. (사진=네이버 지도)

최근 노원구 중계동에도 약 1300가구 규모의 초고층 역세권 청년 주택 건립이 추진되고 있다. 현 상업용 대형마트가 위치한 인근 지역의 핵심 상권을 허물고 고밀도 청년 주택을 건립한다는 계획이다. 인근 노원구 주민들은 이에 대해 반대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그렇지 않아도 아파트가 밀집된 베드타운의 성격을 가진 노원에 지속적으로 임대주택 건립을 추진하는 것을 가만히 지켜볼 수 없다는 입장이다. 더하여 임대주택 건립으로 인해 늘어난 세대수에 따라 인근 지역의 교통 체증은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또 하나의 가장 큰 문제점은 역세권 청년 주택 물량 중 80%는 민간임대주택으로 8년이 지나면 일반 분양전환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이 말은 곧 일정 기간이 지나면, 임대주택이 아닌 개인소유 형태의 집이 되어 버린다는 것이다. 결국 청년 임대주택은 건립 취지의 성격에 맞지 않게 일반 개인 소유의 주택이 될 수 있다는 문제점을 가지고 있다.
‘청년’이라는 말로 포장한 건립 사업은 아닌지에 대한 노원구민들의 의심 섞인 우려가 커지고 있다. 결국 청년 주거안정이라는 사업 취지를 잃게 되고, 베드타운으로 전락한 노원구에 아파트 한 채를 더 짓게 되는 셈인 것이다.



인근 노원구 주민들 또한 반대의 목소리를 높이는 가운데 이 청년 임대주택 건립 추진은 진정 청년들을 위한 계획이라고 할 수 있을까? 우선 앞서 말했듯이, 대학생들에게는 큰 의미가 없는 계획이다. 원룸 형태의 흔히 자취방이라고 부르는 공간이 필요한 대학생들은 그리 저렴하지 않은 가격대의 임대 주택에 별다른 매력을 느끼지 못한다.
대학생이 아닌, 사회 초년생, 신혼부부와 같은 이들에게는 어쩌면 청년 임대주택이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올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 긍정적인 효과를 거두기 위해 포기해야 하는 기회비용이 크며, 앞서 언급했던 실효성 부분에서의 의문을 지우지 못한다면, 청년임대주택 건립에 대한 반대의 목소리가 점차 증폭될 것이다. 좋은 취지를 가지고 시작한 사업이라면, 그에 걸맞게 청년들이 체감할 수 있는 실효성 있는 결과가 뒷받침돼야 할 것이다.
tuxi0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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