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 기업이 뜬다] “버려진 밀가루 포대로 가방 만드는 직업입니다” 송훈화 작당주의 대표

[한경잡앤조이=조수빈 기자] 작당주의(作酒衣)는 사물을 다른 시선으로 바라보고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는 기획을 통해 제품을 만들어내는 1인 기업이다. 작당주의는 기존 재료에서 거의 가공을 거치지 않고 원형 그대로를 활용해 제품을 제작하며 진정한 의미의 업사이클링을 실현하고 있다. 올해 9월에 열린 ‘경기도 업사이클 공모전’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하며 가능성을 인정받은 작당주의는 11월 중 와디즈 펀딩, 명동 팝업스토어를 통해 소비자와 만날 예정이다.

송훈화(42) 작당주의 대표
설립일 2020.01.20주요 사업 업사이클링 제품 제작 및 라이프스타일 제품 제작비전 소비자들에게 공감받는 업사이클링 브랜드로의 성장과 업사이클링 개념의 확산을 위해 노력하여 업사이클링 라이프스타일을 대표하고자 함성과 경기 업사이클 공모전 최우수상 수상 2020.07.30.명동 페이지 공백기 마켓셀러 참가 2020.10.30.~2020.11.30.(매주 금, 토)와디즈 크라우드 펀딩 : 2020.11.11.~2020.11.25.(2주간)

작당주의라는 이름이 특이하다. 무슨 뜻인가“작당주의라는 이름은 ‘나는 네가 뭐 하는 작자인지 모르겠다. 또 무슨 작당을 하는 거냐’는 지인의 장난 섞인 말로부터 시작됐다. 비슷한 생각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자신의 생각을 실현하고 무언가를 만들어보자는 취지에서 가져온 이름이다.”
패션업계에서 10년 넘게 일을 했다고 들었다. 퇴사를 다짐한 계기가 있다면“패션업계에서는 MD로 일하면서 주로 트렌드 예측과 시장 분석을 맡았다. 담당하고 있는 패션 아이템뿐만 아니라 날씨, 환율 등 패션과는 거리가 먼 요소들도 적극 활용했다. 반응이나 성과도 꽤 좋은 편이었다. 그렇지만 시스템을 바꿀만한 변화가 수용되지 못했다는 것이 가장 큰 퇴사 계기가 됐다. 패션 업계는 하나의 시즌으로 움직이는데 그 안에서 다루는 패션 아이템은 바뀔 수 있지만 일하는 시스템은 크게 바뀌지 않는다. 새로운 제안, 아이디어 등을 회사에서 실현해보고 싶었지만 어려움을 많이 겪었다.”
△The Shoulder & Cross, 와디즈 크라우드 펀딩 예정제품.(사진 제공=송훈화 대표)


작당주의에서 다루는 주요 아이템은 무엇인가“포장소재를 활용한 업사이클링 가방이다. 일상에서 구하기 쉬운 쌀 포대, 밀가루 포대, 커피빈팩, 택배포장용 에어캡 등이 가방의 재료다. 여러 곳에서 버려지는 포장소재를 관심 있게 보던 중 쓰고 남은 밀가루 포대와 설탕 포대를 발견하게 됐다. 포대류는 잘 찢어지지도 않을뿐더러 버려지고도 기능은 살아있는 재료다. 활용 방법을 고민하다 그것들을 무작정 집으로 가지고 돌아온 것이 지금의 아이템으로 이어졌다.”
△가방 제작 후에 나오는 폐기물들.(사진 제공=송훈화 대표)


다른 업사이클링 기업과의 차별점을 꼽는다면“작당주의는 소재의 원형을 그대로 활용한다. 업사이클링의 진정한 의미를 고민한 끝에 달성한 비즈니스 모델이다. 대부분 업사이클링 제품 제작은 혼합, 압착, 재단, 봉제 등의 가공 과정을 거친다. 하지만 소재 원형을 그대로 활용하게 되면 제작 과정에서 발생하는 추가 폐기물을 줄일 수 있다. 디자인 역시 원재료의 특징을 최대한 살리려고 노력했다. 소재나 접근 방식이 다른 점을 부각시키기 위해서다. 소재와 어우러지는 직관적인 디자인을 찾기 위해 연구 중이다. 표준화된 재료가 아닌 특성에 맞게 달라지는 제작 방식을 취하고 있기 때문에 작당주의만의 개성 넘치는 제품을 만나보실 수 있다.”
소재를 그대로 활용해 제작하려면 제작과정이 꽤 까다로울 것 같은데“실제로 제품 제작단계에서 어려움을 많이 겪었다. 재료를 최대한 원형 그대로 보존하며 디자인을 하는 과정은 더 어렵고 구체적인 기술을 요한다. 패션 업계에서 오래 일하긴 했지만 주요 업무는 생산 제품을 운용하는 일이었기 때문에 결국은 아이디어 샘플링 과정부터 제작까지 새로 배워야 했다. 안정적인 품질을 유지하면서 생산량을 늘려나가는 것 역시 많은 고민이 필요했다.”
사업 초기 시장 개척은 어떻게 하고 있나“작당주의는 소비자가 직접 제작과정에 참여하고 그에 따른 리워드를 드리는 사업모델을 채택하고 있다. 그를 위해서 지금은 직접 가게를 돌아다니며 사업을 소개하고 다양한 재료를 공급 받고 있다. 제공해주신 소재로 가방이 만들어지면 공감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전하기 위해 사장님께 먼저 드린다. 소비자들과 소통하기 위한 샵앤샵 운영도 고려 중이다.”


사업 확장을 위한 투자 계획은 없나“아직 투자 욕심은 없다. MD 업무를 하며 느낀 점은 무언가를 ‘예측’한다는 것의 어려움이다. 대형 브랜드 내에서도 시장 예측에 대한 적중률은 51% 정도도 상당히 높은 편이다. 투자는 만들어진 결과가 조금 더 확실해졌을 때, 미래에 대한 계획이 어느 정도 구체적으로 마련됐을 때 해도 늦지 않다고 생각한다.” 앞으로의 계획은 무엇인가“작당주의는 현재 1인 기업이기 때문에 올해는 브랜드 입지를 다지는 것이 우선이다. 주요 타깃 층인 MZ세대는 업사이클링 브랜드, 착한 소비와 같은 개별적인 소비 특징을 갖고 있다. 이러한 MZ세대가 공감할 수 있는 마케팅을 해나갈 계획이다. 소비자가 공감하는 가치를 실현하는 기업으로 자리 잡고 싶다. 단순히 물질을 재활용하는 것 이상의 시선으로 접근하려고 한다. 늘 사람들에게 공감과 새로움을 선사하는 작당주의가 되고 싶다.”
subinn@hankyung.com[사진=이승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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