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이슈] 신입채용 때 ‘직무역량’ 보겠다는 기업 늘자… 취업 사교육시장에 ‘단기 직무체험코스’ 등장
입력 2020-11-27 16:14:00
수정 2020-11-27 16:14:00
[한경잡앤조이=이도희 기자] 신입공채서 직무역량을 요구하는 기업이 늘면서, 취업사교육 시장에 ‘단기 직무체험’ 프로그램이 성행하고 있다.경기불황, 코로나19 등으로 신규채용 여건이 어려워지면서 신입사원에게도 직무역량을 요구하는 기업이 늘고 있다. 신입사원 교육기간을 떠안기보다 바로 실무에 투입하는 게 더 효과적이라는 판단에서다.
△ 9월 22일 열린 5대 은행 인사담당자들과 함께하는 하반기 채용설명회 2020 한경 은행권JOB 방구석 콘서트에서 우리은행 인사담당자가 직무역량시험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특히 올 들어 산업구조가 변하면서 자구책을 찾기 위한 금융권에서 이같은 움직임이 두드러졌다. 이들 금융권은 신입 채용절차에 직무역량 평가시험을 속속 추가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올해 전문부문 특화 인재 채용을 새로 도입하고 필기시험과 임원면접 사이에 직무면접을 신설했다. KB국민은행은 2020년부터 직무중심으로 특정 직무에 한해 수시채용을 진행해 기존 정기공채와 병행한다는 방침이다.
신한은행도 올해 직무적합도 면접을 새로 도입했다. 인공지능(AI)역량평가, 직무역량평가로 구성한 시험이다. 한국투자증권은 올 하반기 신입사원 공채서 AI 직무역량 평가를 실시했다.
취업사교육 시장도 발 빠르게 대처하고 있다. 기존에도 실제 기업에 단기간 파견돼 직무를 체험해보는 형태의 교육 프로그램은 있었지만 최근에는 근무를 하지 않고도 온라인에서 현직자와의 멘토링으로 실무를 간접 체험해 볼 수 있게 하는 이른바 ‘족집게’ 교육이 생기고 있다.
채용전문 스타트업 코멘토는 '직무부트캠프'라는 유료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약 5주간 마케팅, 제조, 데이터 분석 등 분야별 현직자로부터 직무관련 업무를 과제로 받고 이를 수행하는 프로그램이다. 구직자들은 이 과정에서 만든 과제를 입사지원시 제출한다.
△ 2020 서울시 여성 일자리 박람회 부대행사로 마련된 현직자 직무부트. 사진=서울시 여성 일자리 박람회 공식 홈페이지 캡처
이 프로그램은 지자체 사업으로도 확대하고 있다. 서울시는 11월 11일 개막한 ‘여성 일자리 박람회’를 열면서 코멘토와의 협업을 통해 단기 직무교육 코너를 마련했다. 총 5주간으로 원하는 직무에 재직 중인 3~7년차 현직자와 5주간 과제를 수행하면서 직무경험을 쌓는 온라인 체험형 교육 프로그램이다.
이재성 코멘토 대표는 “직무부트캠프는 현직자 멘토의 현업과제를 수행하면서 실무경험을 쌓는 체험형 교육 프로그램”이라며 “현직자 직무 강의는 물론 실무 과제를 수행하고 피드백을 받고, 캠프를 수료하면 수료증이 제공되며, 구직과정에서 중요한 직무경험으로 활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아예 모집 단계에서부터 학력, 자격증 등 스펙을 통해 구직자를 1차 검증하는 취업학원도 있다. A취업전문학원은 직무 멘토링 지원시 학점, 어학점수, 경력사항과 자기소개서, 지원동기 등을 제출하도록 하고 있다. 이후 프로그램 이해도와 열정 등을 바탕으로 참여자를 1차 선발한다.
이렇게 선발된 구직자에게 직무역량 교육, 일대일 코칭 등을 제공한다. 그 뒤 우수 참여자는 학원과 제휴를 맺은 특정 기업에 입사까지 연결한다.
지자체 자체 멘토링 서비스도 생겼다. 서울시는 지난해 서울시자원봉사센터가 설립한 ‘프로청’을 통해 자체적으로 직무 멘토링 사업도 병행한다. 올 4월부터 매달 LG헬로비전, 현대엔지니어링, 한국씨티은행 등 기업의 현직자를 초청해 직무 멘토링 ‘랜선잡(Job)담(Talk)’을 열고 있다.
현대엔지니어링편의 경우 구직자 사전 신청률이 정원의 200%에 달했다는 게 관계자의 설명이다. 프로그램에 참가한 한 구직자는 “현직자의 하루 일과 등 일상 이야기를 접하면서, 사회 진입 후 나의 미래 일상 모습도 그려볼 수 있었다”고 말했다.
△ 현대엔지니어링 현직자와의 랜선잡담 현장. 사진=서울시자원봉사센터 홈페이지 캡처
이같은 취업사교육 시장이나 지자체의 ‘단기 직무체험’ 프로그램에 대해 전문가들은 “없는 것보다는 낫지만 너무 의존해서는 안 된다”고 조언했다.
외국계 인사임원 출신의 한 취업전문가는 “요즘 기업들이 신입사원에게도 직무역량을 요구하다보니 학생들이 부담을 많이 느끼고 있는 건 사실”이라며 “당장 취업이 급한 고학년의 경우 이러한 직무경험이 ‘없는 것보다는 낫겠지’만 저학년 때부터 차근차근 역량을 쌓는 게 멀리봐서는 더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tuxi0123@hankyung.com
△ 9월 22일 열린 5대 은행 인사담당자들과 함께하는 하반기 채용설명회 2020 한경 은행권JOB 방구석 콘서트에서 우리은행 인사담당자가 직무역량시험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특히 올 들어 산업구조가 변하면서 자구책을 찾기 위한 금융권에서 이같은 움직임이 두드러졌다. 이들 금융권은 신입 채용절차에 직무역량 평가시험을 속속 추가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올해 전문부문 특화 인재 채용을 새로 도입하고 필기시험과 임원면접 사이에 직무면접을 신설했다. KB국민은행은 2020년부터 직무중심으로 특정 직무에 한해 수시채용을 진행해 기존 정기공채와 병행한다는 방침이다.
신한은행도 올해 직무적합도 면접을 새로 도입했다. 인공지능(AI)역량평가, 직무역량평가로 구성한 시험이다. 한국투자증권은 올 하반기 신입사원 공채서 AI 직무역량 평가를 실시했다.
취업사교육 시장도 발 빠르게 대처하고 있다. 기존에도 실제 기업에 단기간 파견돼 직무를 체험해보는 형태의 교육 프로그램은 있었지만 최근에는 근무를 하지 않고도 온라인에서 현직자와의 멘토링으로 실무를 간접 체험해 볼 수 있게 하는 이른바 ‘족집게’ 교육이 생기고 있다.
채용전문 스타트업 코멘토는 '직무부트캠프'라는 유료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약 5주간 마케팅, 제조, 데이터 분석 등 분야별 현직자로부터 직무관련 업무를 과제로 받고 이를 수행하는 프로그램이다. 구직자들은 이 과정에서 만든 과제를 입사지원시 제출한다.
△ 2020 서울시 여성 일자리 박람회 부대행사로 마련된 현직자 직무부트. 사진=서울시 여성 일자리 박람회 공식 홈페이지 캡처
이 프로그램은 지자체 사업으로도 확대하고 있다. 서울시는 11월 11일 개막한 ‘여성 일자리 박람회’를 열면서 코멘토와의 협업을 통해 단기 직무교육 코너를 마련했다. 총 5주간으로 원하는 직무에 재직 중인 3~7년차 현직자와 5주간 과제를 수행하면서 직무경험을 쌓는 온라인 체험형 교육 프로그램이다.
이재성 코멘토 대표는 “직무부트캠프는 현직자 멘토의 현업과제를 수행하면서 실무경험을 쌓는 체험형 교육 프로그램”이라며 “현직자 직무 강의는 물론 실무 과제를 수행하고 피드백을 받고, 캠프를 수료하면 수료증이 제공되며, 구직과정에서 중요한 직무경험으로 활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아예 모집 단계에서부터 학력, 자격증 등 스펙을 통해 구직자를 1차 검증하는 취업학원도 있다. A취업전문학원은 직무 멘토링 지원시 학점, 어학점수, 경력사항과 자기소개서, 지원동기 등을 제출하도록 하고 있다. 이후 프로그램 이해도와 열정 등을 바탕으로 참여자를 1차 선발한다.
이렇게 선발된 구직자에게 직무역량 교육, 일대일 코칭 등을 제공한다. 그 뒤 우수 참여자는 학원과 제휴를 맺은 특정 기업에 입사까지 연결한다.
지자체 자체 멘토링 서비스도 생겼다. 서울시는 지난해 서울시자원봉사센터가 설립한 ‘프로청’을 통해 자체적으로 직무 멘토링 사업도 병행한다. 올 4월부터 매달 LG헬로비전, 현대엔지니어링, 한국씨티은행 등 기업의 현직자를 초청해 직무 멘토링 ‘랜선잡(Job)담(Talk)’을 열고 있다.
현대엔지니어링편의 경우 구직자 사전 신청률이 정원의 200%에 달했다는 게 관계자의 설명이다. 프로그램에 참가한 한 구직자는 “현직자의 하루 일과 등 일상 이야기를 접하면서, 사회 진입 후 나의 미래 일상 모습도 그려볼 수 있었다”고 말했다.
△ 현대엔지니어링 현직자와의 랜선잡담 현장. 사진=서울시자원봉사센터 홈페이지 캡처
이같은 취업사교육 시장이나 지자체의 ‘단기 직무체험’ 프로그램에 대해 전문가들은 “없는 것보다는 낫지만 너무 의존해서는 안 된다”고 조언했다.
외국계 인사임원 출신의 한 취업전문가는 “요즘 기업들이 신입사원에게도 직무역량을 요구하다보니 학생들이 부담을 많이 느끼고 있는 건 사실”이라며 “당장 취업이 급한 고학년의 경우 이러한 직무경험이 ‘없는 것보다는 낫겠지’만 저학년 때부터 차근차근 역량을 쌓는 게 멀리봐서는 더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tuxi0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