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이슈] “한 달 새 코로나 검사 두 번 받았어요” 연예인 확진자에 스태프들 ‘불똥’
입력 2020-12-03 17:11:00
수정 2020-12-03 17:11:00
△마스크를 쓰고 있는 모습이 방영된 1박 2일 제작진.(사진 제공=KBS 유튜브)
(해당 사진은 기사와 무관함)
[한경잡앤조이=조수빈 기자] 최근 업텐션의 비토, 고결에 이어 에버글로우 이런, 시현 그리고 미스터트롯 출신 가수 이찬원까지 확진 판정을 받으며 연예계가 코로나19 비상이 걸렸다. 특히 많은 인원이 밀집하는 촬영 현장이 제대로 관리가 되고 있는지 일일이 추적이 불가능하다는 점, 마스크를 착용하는 방송이 거의 없다는 점 등이 연예계발 집단 확산의 원인이 되고 있다. 연예인들의 연이은 확진 소식에 엔터테인먼트부터 촬영팀, 소품팀, 메이크업샵 등 여러 곳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엔터테인먼트 직원들, 한 달 안에 코로나19 검사 두 번 받아 “저희도 무서워요”한 엔터테인먼트에서 연예인 매니지먼트를 맡고 있는 김 모(31)씨는 최근 한 달 새 벌써 두 번째 코로나19 검사를 받았다. 코로나19가 가진 강한 전염 특성상 같은 공간에 있었다는 사실은 물론이고 동선만 겹쳐도 검사를 받아야 한다.
김 씨는 “아이돌 케어 중에는 특히 한꺼번에 많은 사람들이 밀집하는 음악방송 스케줄이 가장 많이 신경 쓰인다”며 “각 대기실에서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는지를 일일이 단속하기도 힘들다. 연예인뿐만 아니라 스태프들도 마찬가지”라며 우려를 표했다. 음악방송은 마이크를 잡고 노래를 불러야 하는 만큼 마스크를 쓰고 일정을 소화하기 힘들다.
음악방송은 현재 사전녹화, 생방송 두 가지 포맷으로 운영되고 있다. 프로그램 하나 당 출연진은 평균 15팀 이상이다. 1팀 당 동원되는 인력은 기본적으로 두자릿수다. 김 씨는 “음악방송 스케줄 이외에도 많은 방송에 출연하는 연예인들의 동선을 분석해보면 연예인들뿐만 아니라 스태프, 외부 촬영팀 심지어는 동선이 겹친 일반인까지 무분별하게 번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의 동료인 박 모(28)씨 역시 “방송 동안 연예인들끼리는 마스크를 쓰지 않고 대화를 하는데 그 이후 일정을 같이 소화하는 과정에서 걱정이 사실 많다”며 “확진 판정을 받게 되면 그 이후 일정에도 다 차질이 가니까 알아서 조심하는 것이 사실상 대책의 전부”라고 설명했다.
△광희는 웹예능 ‘네고왕’ 출연 시 입 모양이 보이는 ‘립뷰마스크’를 착용하고 있다.(사진 제공=달라스튜디오 유튜브)
드라마, 영화 촬영도 마찬가지 “무늬뿐인 코로나19 대비책”외부 촬영팀 소속으로 최근 여러 차례 드라마 촬영에 동행했다는 임 모(34)씨 역시 늘어가는 연예계 확진자 소식에 걱정스러움을 털어놨다. 임 씨는 “사실 현장은 ‘촬영’ 자체가 가장 우선순위이기 때문에 다른 것들은 논외가 되는 경우가 많다. 일단 배우들은 마스크를 못 쓴다”며 “촬영이 길어질수록 걱정된다. 그리고 현장 팀은 흡연자가 많아 단체로 마스크를 벗고 흡연을 하는 모습을 보면 불안감이 커진다”고 말했다.
드라마나 영화 촬영 시 기본적인 세트 소독, 현장 출입 시 열 측정, 손 소독은 이뤄지고 있다. 코를 내놓거나 턱에 걸쳐 쓰는 ‘코스크’, ‘턱스크’에 대한 단속도 하고 있다. 하지만 단체 식사 시간, 흡연 등 마스크를 벗을 수 있는 시간에 대한 제재를 별도로 하고 있는 곳은 드물다. 촬영 명단 역시 필수 작성을 요구하는 곳은 많지 않다.
또한 문제가 되는 것은 엑스트라나 보조출연자의 관리다. 주 촬영팀과는 일정이 다르기 때문에 버스를 대절해 단체로 이동하는 경우가 많다. 임 씨는 “보조출연 반장이 따로 있는 경우도 있지만 촬영 시에는 전부 마스크를 벗기 때문에 촬영 규모가 커질수록 위험도도 높아질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늘어나는 확진자 수에 임 씨는 “모든 출연진이 의무적으로 코로나19 검사를 하고 음성 판정을 받으면 입장할 수 있도록 제재 단계를 높여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정부 지침이 닿지 않는 사각지대에서 촬영을 하는 등 눈속임 촬영도 멈춰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최근 웹예능 ‘네고왕’에 출연 중인 연예인 광희가 착용하고 나온 ‘립뷰마스크’ 사용도 대안으로 제시되고 있다. 립뷰마스크는 입 부분이 투명하게 뚫려있어 입 모양이나 표정을 볼 수 있다. 연말 시상식, 축제 등 여러 행사를 앞두고 확진자가 발생하자 방송국 역시 강력한 방역 조치와 함께 출연자를 대체하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섰다.
일각에서는 “연예인은 코로나19 안 걸리는 것도 아닌데 왜 방송 중에 마스크를 안 쓰는지 모르겠다”, “매 방송 전 코로나19 전수검사를 하는 것도 아닌데 너무 안일한 것 아니냐”는 강도 높은 비난의 목소리도 이어졌다.
subinn@hankyung.com
(해당 사진은 기사와 무관함)
[한경잡앤조이=조수빈 기자] 최근 업텐션의 비토, 고결에 이어 에버글로우 이런, 시현 그리고 미스터트롯 출신 가수 이찬원까지 확진 판정을 받으며 연예계가 코로나19 비상이 걸렸다. 특히 많은 인원이 밀집하는 촬영 현장이 제대로 관리가 되고 있는지 일일이 추적이 불가능하다는 점, 마스크를 착용하는 방송이 거의 없다는 점 등이 연예계발 집단 확산의 원인이 되고 있다. 연예인들의 연이은 확진 소식에 엔터테인먼트부터 촬영팀, 소품팀, 메이크업샵 등 여러 곳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엔터테인먼트 직원들, 한 달 안에 코로나19 검사 두 번 받아 “저희도 무서워요”한 엔터테인먼트에서 연예인 매니지먼트를 맡고 있는 김 모(31)씨는 최근 한 달 새 벌써 두 번째 코로나19 검사를 받았다. 코로나19가 가진 강한 전염 특성상 같은 공간에 있었다는 사실은 물론이고 동선만 겹쳐도 검사를 받아야 한다.
김 씨는 “아이돌 케어 중에는 특히 한꺼번에 많은 사람들이 밀집하는 음악방송 스케줄이 가장 많이 신경 쓰인다”며 “각 대기실에서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는지를 일일이 단속하기도 힘들다. 연예인뿐만 아니라 스태프들도 마찬가지”라며 우려를 표했다. 음악방송은 마이크를 잡고 노래를 불러야 하는 만큼 마스크를 쓰고 일정을 소화하기 힘들다.
음악방송은 현재 사전녹화, 생방송 두 가지 포맷으로 운영되고 있다. 프로그램 하나 당 출연진은 평균 15팀 이상이다. 1팀 당 동원되는 인력은 기본적으로 두자릿수다. 김 씨는 “음악방송 스케줄 이외에도 많은 방송에 출연하는 연예인들의 동선을 분석해보면 연예인들뿐만 아니라 스태프, 외부 촬영팀 심지어는 동선이 겹친 일반인까지 무분별하게 번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의 동료인 박 모(28)씨 역시 “방송 동안 연예인들끼리는 마스크를 쓰지 않고 대화를 하는데 그 이후 일정을 같이 소화하는 과정에서 걱정이 사실 많다”며 “확진 판정을 받게 되면 그 이후 일정에도 다 차질이 가니까 알아서 조심하는 것이 사실상 대책의 전부”라고 설명했다.
△광희는 웹예능 ‘네고왕’ 출연 시 입 모양이 보이는 ‘립뷰마스크’를 착용하고 있다.(사진 제공=달라스튜디오 유튜브)
드라마, 영화 촬영도 마찬가지 “무늬뿐인 코로나19 대비책”외부 촬영팀 소속으로 최근 여러 차례 드라마 촬영에 동행했다는 임 모(34)씨 역시 늘어가는 연예계 확진자 소식에 걱정스러움을 털어놨다. 임 씨는 “사실 현장은 ‘촬영’ 자체가 가장 우선순위이기 때문에 다른 것들은 논외가 되는 경우가 많다. 일단 배우들은 마스크를 못 쓴다”며 “촬영이 길어질수록 걱정된다. 그리고 현장 팀은 흡연자가 많아 단체로 마스크를 벗고 흡연을 하는 모습을 보면 불안감이 커진다”고 말했다.
드라마나 영화 촬영 시 기본적인 세트 소독, 현장 출입 시 열 측정, 손 소독은 이뤄지고 있다. 코를 내놓거나 턱에 걸쳐 쓰는 ‘코스크’, ‘턱스크’에 대한 단속도 하고 있다. 하지만 단체 식사 시간, 흡연 등 마스크를 벗을 수 있는 시간에 대한 제재를 별도로 하고 있는 곳은 드물다. 촬영 명단 역시 필수 작성을 요구하는 곳은 많지 않다.
또한 문제가 되는 것은 엑스트라나 보조출연자의 관리다. 주 촬영팀과는 일정이 다르기 때문에 버스를 대절해 단체로 이동하는 경우가 많다. 임 씨는 “보조출연 반장이 따로 있는 경우도 있지만 촬영 시에는 전부 마스크를 벗기 때문에 촬영 규모가 커질수록 위험도도 높아질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늘어나는 확진자 수에 임 씨는 “모든 출연진이 의무적으로 코로나19 검사를 하고 음성 판정을 받으면 입장할 수 있도록 제재 단계를 높여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정부 지침이 닿지 않는 사각지대에서 촬영을 하는 등 눈속임 촬영도 멈춰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최근 웹예능 ‘네고왕’에 출연 중인 연예인 광희가 착용하고 나온 ‘립뷰마스크’ 사용도 대안으로 제시되고 있다. 립뷰마스크는 입 부분이 투명하게 뚫려있어 입 모양이나 표정을 볼 수 있다. 연말 시상식, 축제 등 여러 행사를 앞두고 확진자가 발생하자 방송국 역시 강력한 방역 조치와 함께 출연자를 대체하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섰다.
일각에서는 “연예인은 코로나19 안 걸리는 것도 아닌데 왜 방송 중에 마스크를 안 쓰는지 모르겠다”, “매 방송 전 코로나19 전수검사를 하는 것도 아닌데 너무 안일한 것 아니냐”는 강도 높은 비난의 목소리도 이어졌다.
subin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