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졸업식은 사라졌지만… ‘캠퍼스스냅’으로 추억 남기는 MZ세대들

- 코로나19 사태로 사라진 대학 캠퍼스의 낭만
- 학생들, 개인적으로 혹은 동기들과 함께 학교를 배경으로 추억 남기기에 나서
- 졸업생들, 연이어 미뤄진 전·후기 졸업식, 졸업사진 촬영에 각자 스냅사진 찍기도
[한경잡앤조이=이도희 기자/김하은 대학생 기자] 코로나19로 인해 대학생들의 캠퍼스와 관련된 낭만 또한 실현되기 힘들어졌다. 대신 사진으로 대학생활의 낭만을 담고자하는 학생들도 많다. 학생들은 개인적으로 혹은 동기들과의 추억을 쌓고자, 졸업생들은 미뤄진 졸업 관련 일정들을 기다리는 대신에 캠퍼스를 배경으로 스냅사진을 찍는, 일명 ‘캠퍼스스냅’의 인기가 지속되고 있다.
△ 인스타그램의 ‘캠퍼스스냅’, ‘졸업스냅’ 해시태그 검색 결과

스냅사진이란 재빠르게 순간적인 장면을 촬영해 대상의 자연스런 동작, 표정을 잡을 수 있는 사진이다. 스냅사진 종류로는 보통 여행 스냅사진, 돌잔치, 결혼식 등 행사 스냅사진이나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등 개인 SNS에 올릴 목적으로 찍는 인물 스냅사진 등이 많았다. 하지만 이번년도에는 특히 캠퍼스를 배경으로 촬영한 스냅사진이 많아졌다.
스냅사진은 많은 촬영 장비나 고도의 촬영 기술이 필요하지는 않기 때문에 전문 사진작가를 고용하지 않고 셀프스냅촬영을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유 모씨(이화여대 1학년)는 “캠퍼스가 너무 예뻐서 사진으로 남기고 싶었고 인스타에 업데이트하고 싶은 마음에 셀프스냅을 찍었다”며 “휴대폰으로 찍을 수 있으니 쉽고, 또 요즘 폰 카메라 화질이 좋아서 셀프스냅으로 찍었다. 내가 다니고 있는 자랑스럽고 예쁜 학교를 사진에 담을 수 있다는 게 좋았다”라고 말했다.
올해는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졸업식이 연기되고 졸업앨범 업체 선정이 늦어지는 등 여러 문제들이 발생했다. 이에 많은 학생들이 학교에서 진행하는 졸업사진 촬영을 기다리면서도, 개인적으로 스냅사진 촬영 작가를 섭외하고 학위복을 빌려 캠퍼스스냅 촬영을 진행하기도 했다. 아예 학교의 졸업사진 촬영에는 참여하지 않고 캠퍼스스냅 촬영만을 선택한 학생들도 있었다.

△ 캠퍼스를 배경으로 촬영한 졸업스냅. 사진=이지영 씨, 사진작가 @deerjo_0912

내년 2월 졸업을 앞둔 이지영 씨(이화여대 4학년)는 “코로나로 인해 졸업앨범 촬영이 불가할 수도 있다는 소식을 들어 졸업스냅을 예약했다. 졸업하는 모습과 캠퍼스 곳곳에서의 모습을 함께 남기고 싶었다. 추후 졸업앨범 예약이 진행되었고 졸업앨범도 촬영하긴 했지만 졸업앨범사진은 단독 실내사진으로만 구성되었기 때문에 졸업스냅 찍기를 잘했다는 생각을 했다”며 캠퍼스스냅을 찍게 된 계기를 밝혔다.
이씨는 “요즘 인스타그램이 활성화되면서 ‘스냅사진’ 자체에 대한 관심도 많았고 주변 친구들이나 언니들이 웨딩, 졸업, 개인 컨셉 등으로 스냅사진을 찍는 경우를 많이 봐서 한번 찍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다. 딱딱한 사진보다는 자연스럽게, 그리고 캠퍼스에서의 나를 좀 더 잘 담아낼 수 있다는 생각으로 스냅사진을 선택하게 되었다. 지금의 모습을 남겨두기 좋을 것 같고 나중에 이때를 더 추억할 수 있을 것 같다”라고 말하며 스냅사진 촬영을 선택한 이유를 전했다.
캠퍼스스냅을 찍는 과정이나 결과물에 있어서 좋았던 점을 묻는 질문에는 “내가 원하는 만큼 원하는 장소들을 다 돌아다니며 많은 사진을 찍을 수 있다는 게 제일 좋았다. 졸업스냅 전문 사진작가를 섭외하면 더더욱 예쁜 스팟을 찾아서 사진을 많이, 멋지게 남길 수 있다. 2-3시간 정도 촬영이 진행되기 때문에 그 시간을 다 활용해서 계속 사진 찍을 수 있고 점점 굳어있던 표정이나 자세가 자연스러워지는 모습이 담기면서 더 좋은 결과물을 얻을 수 있어서 좋았다”라고 답했다.
이어 “비용이 꽤 든다는 점은 아쉬웠다. 촬영 자체 비용도 있고 스냅촬영이지만 졸업앨범 준비하듯 헤어 메이크업을 받고, 또 학위복은 따로 대여해야 해서 추가로 드는 비용이 꽤 있었다. 특히 학위복 대여하는 게 좀 아까운 느낌이었다. 학교에서 졸업앨범 촬영 때처럼 졸업스냅을 위한 학위복 대여도 진행한다면 더욱 좋을 것 같다”며 캠퍼스스냅을 촬영하며 개인적으로 아쉬웠던 부분을 밝혔다.
올해 졸업한 한승민(25) 씨는 “졸업하기 전에 5년 동안 함께했던 대학교에서 친구들과, 그리고 저 혼자만의 추억을 남기고 싶어서 캠퍼스스냅을 찍었다. 사진 찍는 걸 좋아하기도 해서 학교에 진행하는 졸업사진 촬영날에 맞춰 캠퍼스스냅도 같이 예약하여 촬영했다. 올해 학위복도 너무 멋있어서 사진에 같이 남기고 싶었다”라고 말하며 친한 동기들과 함께 캠퍼스스냅 촬영도 했었고, 학위복을 입고 개인스냅촬영도 했다고 밝혔다.
△ 캠퍼스를 배경으로 촬영한 졸업스냅. (사진 제공=한승민 씨)

스냅사진 촬영을 선택한 이유에 대해서는 “스냅촬영의 경우 사진작가가 직접 카메라로 촬영하는 것이니 보다 더 자연스러운 모습을 연출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리고 예쁜 캠퍼스를 더 돋보일 수 있게, 선명하고 멋있게 구도를 잘 잡아줄 것 같았다. (일반 사진관에서 찍는) 이미지 사진은 얼굴 위주로 나오는 정적인 느낌이라면, 스냅사진은 자연스러우면서 인물과 배경을 같이 담을 수 있다는 점에서 메리트가 있었던 것 같다”라고 말했다.
한씨는 “친구들과 우정스냅을 찍었을 때는 교내 전공 수업을 들었던 건물 및 다양한 곳에서 촬영했었는데 장소를 옮길 때마다 5년 동안 그 장소에서 함께 했던 추억들을 되짚어볼 수 있었다. 촬영 중간에 과거에 재미있었던 이야기들도 하며 웃으면서 촬영할 수 있어서 좋았던 것 같다. 결과물에 있어서도 정말 만족스러웠는데 전문 카메라로 촬영하는 것이니 카메라 화질이 엄청 좋았다. 딱 원하던 캠퍼스 느낌이 난 것 같아 마음에 들었다. 또 요즘 사진 색감 보정이나 인물 기본 보정은 휴대폰으로 다 가능해서 원본사진들을 받아 스스로 앱(애플리케이션)으로 보정할 수 있어서 좋았다”며 졸업을 맞이해 캠퍼스스냅을 촬영한 과정과 결과물에 대한 만족감을 표현했다.
캠퍼스스냅 촬영에 관심 있는 다른 사람들에게 어떤 조언을 해주고 싶은지를 묻는 질문에 한씨는 “스냅사진은 사진작가마다 추구하는 사진 스타일이 다른 것 같다. 주변에 보면 괜히 비싼 가격에 스냅 촬영 예약을 하고 결과물을 보고서는 후회하는 사람들도 있는 것 같은데, (작가의 사진 스타일을) 미리 꼼꼼하게 확인해보는 게 좋을 것 같다. 또 촬영하기 전 다른 캠퍼스스냅들을 참고해서 어떤 느낌의 사진을 원하는지를 작가와 미리 얘기하고 준비하는 게 좋을 것 같다. 표정은 억지스러운 웃음보다는 자연스럽게 찍은 게 나중에 결과물을 확인해보면 훨씬 멋있게 나오더라. 스냅 촬영하는 날 컨디션 관리를 잘 하면 더 멋있는 사진 찍을 수 있을 것이다. 캠퍼스스냅은 정말 학교에 애정이 있고, 사진 찍는 걸 평소에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꼭 한번 남길만한 추억인 것 같다”라고 답했다.
어떤 사람들에게 캠퍼스스냅 촬영을 추천하고 싶은지에 대해, 셀프스냅으로 캠퍼스스냅을 촬영한 유씨는 “사진을 잘 찍고 싶어 하고, 이를 위해 연습이 필요한 사람에게 추천하고 싶다. 학교에서는 사람들이 다 바빠서 내가 뭐하는지 전혀 신경 쓰지 않는다. 여러 촬영 구도를 시도해보면서 사진도 늘 수 있기 때문에 캠퍼스에서 셀프스냅 촬영을 해보는 것을 추천하고 싶다”라고 말했다.
같은 질문에 이씨는 “졸업앨범은 부담스럽지만 졸업을 기억하고 남기고 싶어 하는 사람들에게 무조건 강력 추천한다. 또 자신을 표현하고 남기기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추천한다. 요즘은 SNS에서도 그렇고 자기를 표현하는 시대인 만큼 바디프로필이나 개인화보 남기기를 좋아하는 사람이 많다. 그렇게까지 찍는 것은 부담스러울 수 있지만 캠퍼스스냅은 가볍게 그때의 계절감을 담으면서 개인화보를 만들 수 있는 것 같아서 이를 원하는 사람들에게 추천하고 싶다. 나는 단풍이 드는 때를 맞춰서 찍었는데, 단풍들 사이에서 찍은 게 아주 알록달록 색감이 예뻤다. 이렇게 계절에 따라서 시기를 잘 맞춰 찍는 것도 중요한 것 같다”며 자신을 드러내고 싶은 이들에게 캠퍼스스냅을 추천하고 싶다고 말했다.
△ 캠퍼스를 배경으로 촬영한 졸업스냅. (사진 제공=이지영 씨, 사진작가 @deerjo_0912)
tuxi0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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