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격 비밀노트] “제가 바로 ‘덕업일치’ 주인공이죠” 야구 덕후 국문학도, 야구 전문 매거진 에디터 되다

[한경잡앤조이=장예림 인턴기자] <더그아웃 매거진>은 국내 유일 야구 문화 전문 잡지로 프로야구부터 생활 체육 야구인에 대한 이야기까지 ‘야구에 대한 모든 것’을 망라하는 월간지다. 이 <더그아웃 매거진> 취재편집부에는 자타가 공인하는 ‘덕업일치(덕질과 직업이 일치한다는 말)’의 주인공이 있다고 하는데, 지난해 입사한 신입 에디터 황유빈 씨다.

황유빈 에디터는 2020년 8월 <더그아웃 매거진>을 발행하는 잡지사 ‘대단한미디어’에 객원 에디터(인턴)로 입사했다. 6개월의 인턴 기간을 지나 실력을 인정받은 황 씨는 2021년 1월 정규직으로 전환됐다. 두산베어스의 팬인 부모님의 영향으로 인해, 어려서부터 소문난 ‘두린이(두산 베어스의 어린이 팬을 일컫는 말)’였던 그는 매년 야구 경기 시즌이 되면 경기 직관을 놓치지 않을 정도로 야구를 사랑했다.

‘좋아하는 일을 잘 하고 싶었다’는 황유빈 씨는 잘 하는 일인 글 쓰기로 좋아하는 야구를 함께 다룰 수 있는 직업을 고심하던 중, ‘스포츠 매거진 에디터’가 되기로 결심했다. 대학에서 국문학을 전공하고 ‘대학내일’에서 학생 에디터로 활약하기도 했다.

입사 후 “좋아하는 야구 선수를 직접 인터뷰할 때 가장 큰 행복을 느낀다”는 황유빈 씨. 그의 ‘덕업일치’ 삶을 소개한다.


황유빈(1996년생)
입사일 2020년 8월, 2021년 1월 정규직 전환
학력 세종대학교 국어국문학과 졸
소속 대단한미디어 더그아웃매거진 취재편집부

더그아웃 매거진은?
국내 유일 야구 문화 전문 잡지. 프로야구와 엘리트야구 같은 야구 전문 소식을 비롯해 아마추어 야구단, 생활 체육 야구인에 대한 이야기도 다룬다. 더그아웃 매거진을 대표하는 콘텐츠는 ‘DUGOUT PEOPLE’이다. 프로야구 구단 선수 중 각 구단을 대표하는 프랜차이즈 스타, 좋은 활약을 보이는 ‘핫’한 선수를 인터뷰한다. 그 외 야구에 빠진 일반인, 야구 관련 종사자 등 야구를 사랑하는 모든 사람들이 즐길 수 있는 콘텐츠를 제작하고 있다.

한경잡앤조이 독자들에게 <더그아웃 매거진> 소개를 부탁한다
“<더그아웃 매거진>은 프로야구 선수들의 인터뷰부터 고교 야구와 대학 야구 선수들의 이야기까지 망라하는 월간지다. 감독이나 코치 같은 선수 출신 야구계 종사자들과 비선출이더라도 야구업계에서 힘쓰고 있는 분들의 이야기도 다룬다. <더그아웃 매거진>은 팬들의 시각에서 고민하여 잘 알려지지 않은 비하인드 스토리는 물론, 야구 외에도 궁금해할 만한 부분들을 전달하려고 노력한다. 야구 선수들의 TMI가 궁금하시다면 더그아웃 매거진을 구독해주시면 좋을 것 같다. (웃음)”

잡지사 에디터, 그 중에서도 ‘야구 전문 매거진’ 에디터로 입사하게 된 계기가 있다면
“글을 쓰는 게 좋았고, 어릴 때부터 부모님의 영향으로 야구를 자주 접했다. 글을 쓰는 직업을 갖고 싶은데, 내가 좋은 글을 쓸 수 있는 분야가 무엇이 있을지 고민한 끝에 야구를 떠올렸다. 부모님이 두산 베어스 팬인 영향도 없지않아 있다. 소위 말하는 ‘두린이(두산 베어스의 어린이 팬을 일컫는 말)’로 어릴 때부터 직관도 자주 다니고 야구를 즐겨 봤기 때문에 그 점을 살려 스포츠 매거진에 입사하면 좋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

<더그아웃 매거진> 막내 에디터의 하루 일과를 소개해달라
“먼저 <더그아웃 매거진> 에디터 팀은 상주 에디터와 객원 에디터로 구성돼 있다. 객원 에디터는 한달에 두세 건 정도의 꼭지를 담당해 원고를 작성하고, 상주 에디터는 담당 원고 작성부터 전체 원고 검수, 회사 내부의 사무 업무 등을 담당한다. 나는 잡지 관련 업무 외에도 회사 공식 SNS 계정과 홈페이지 관리를 담당하고 있어서 출근하면 먼저 인스타그램 팔로워 수 변동과 DM, 스토어팜 문의 및 리뷰 등 이슈 사항을 체크한다. 그리고 해당 월 호의 기사를 ‘네이버’와 ‘다음’, ‘게임원’에 업로드한다. 이게 데일리 업무고, 그 외에 SNS 게시물 업로드나 매주 진행하는 사인볼 이벤트도 담당하고 있다. 외근, 인터뷰 취재는 코로나19로 인해 거의 나가지 않는다. 인터뷰는 대부분 전화로 이뤄지거나 선수가 직접 사무실에 방문하는 식으로 진행하고 있다.”

야구 전문 매거진 에디터의 ‘덕업일치’ 삶은 어떠한가
“어릴 때부터 두산 팬이었던 나로서는 선수를 직접 인터뷰한다는 게 정말 꿈 같은 일이었다. 평소 좋아하는 선수들은 물론 여러 선수를 인터뷰하고 촬영한다는 점에서 근무 환경은 참 좋다고 생각한다. 잘 알지 못했지만 인터뷰하면서 뜻밖에 입덕하게 되는 선수들도 있다. (웃음) 시즌 중에는 경기와 관련해서 꼭 물어보고 싶었던 부분을 질문할 수 있다는 것도 좋은 것 같다.”

합격에 가장 큰 도움이 됐다고 생각하는 대학 시절 활동이 있다면
“대학교 3학년을 마치고 휴학 기간에 했던 ‘대학내일 아캠 에디터’ 활동이 가장 도움됐다고 생각한다. 아캠 에디터는 대학내일의 대학생 취업 정보 커뮤니티인 ‘아웃캠퍼스’에 자신의 관심 분야를 주제로 주 1회 콘텐츠를 업로드하는 활동이었다. 이 활동을 통해 내 관심사는 뭔지, 어떻게 하면 매력적인 콘텐츠를 만들 수 있을지 진지하게 고민해보고 알아가는 기회를 가질 수 있었다.”

채용 절차와 입사 과정은 어떠했나
“<더그아웃 매거진> 인스타그램 계정에 올라온 상주 에디터 채용 공고를 보고 지원했다. 원래 더그아웃 매거진 계정을 구독하고 있어서 공고가 뜨자마자 알 수 있었다. 그때까지 인턴 경험은 한 번도 없었지만, 관련 대외활동 경험을 강조해서 이력서와 포트폴리오를 제출했다. 서류 전형 합격 후, 편집장님과 면접을 보게 됐고 처음에는 객원 에디터로 뽑혔다. 그러다가 내부 인력이 필요하게 돼서 8월부터 상주 에디터로 내근을 하기 시작했다.”

인터뷰에 참여할 야구 선수 섭외 과정은 어떻게 이루어지는가
“선수 섭외는 기본적으로 선수가 속한 구단 측에 요청한다. 선수에게 직접 연락하는 경우도 있다. 코로나19 확산이 극심하다 보니, 표지 혹은 메인 코너 선수가 아니라면 대부분 전화 인터뷰로 진행하거나 인터뷰이가 사무실에 방문하는 식으로 진행하고 있다. 이게 가장 아쉬운 부분이다. 객원 에디터들도 보통의 경우였다면 직접 면대면 취재를 나갔을 텐데 그러지 못하는 상황이다. 담당 꼭지는 매 호마다 기획 회의를 통해 정한다. 직책이나 경력에 상관없이 누구든지 메인 코너 선수를 인터뷰할 기회가 주어진다.”




가장 기억에 남는 기사가 있다면
“인터뷰 기사에 공들인 정도의 경중을 따지기는 힘들 것 같다. 그래서 인터뷰보다는 기획기사 중 ‘오너십 야구의 폐해’를 지적했던 글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프로야구 구단 중 하나인 ‘키움 히어로즈’의 터무니 없는 감독 사퇴를 놓고 ‘프런트 야구(선수 영입과 같은 전력 보강과 운용 계획 등을 감독과 코치가 아닌 단장을 중심으로 운용하는 것)’라는 방식을 비판할 것이 아니라, 그 본질을 들여다봐야 한다는 골자였다. 구단 수뇌부의 문제를 꼬집는 내용이기 때문에 수위를 조절하는 게 관건이었고, 더그아웃 매거진이라는 이름을 달고 나가는 기사이기 때문에 입장을 명확히 하는 게 중요했던 기억이 난다.”

에디터로서 보람을 느낀 순간과 힘들었던 순간은 언제였나
“힘든 순간은 매번 마감할 때마다 찾아온다. (웃음) 가장 보람찬 순간은 신기하게도(?) 잡지 관련이 아니라 ‘SNS 이벤트를 진행할 때’이다. 매주 더그아웃 매거진 인스타그램에서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는데, 사인볼 이벤트의 경우 어떤 선수의 사인볼을 할 것인지부터 응모해주신 분들의 글을 읽고 추첨하는 것까지 다 제 소관으로 이뤄진다. 이벤트 당첨자분들께서 후기를 올려주시고, 당첨운이 없는 편인데 뽑아줘서 감사하다고 말할 때면 왠지 모르게 더 보람을 느낀다. 많이 당첨되어본 분들보다는 당첨돼본 적 없는 분들이 한 분이라도 더 받으면 좋을테니 말이다.”

재직 중인 회사, ‘대단한미디어’의 자랑거리가 있다면
“가장 자랑할 만한 문화는 근무시간이 아닐까. (웃음) 보통은 9to6이거나 10to7이지만 더그아웃 매거진은 10to6을 자랑한다. 또 식대 제공, 자율 복장제, 직원들 간의 수평적 관계도 빼놓을 수 없다. 편집장님과 팀장님을 제외하고 사원들 간에는 서로 ‘유빈 씨’하고 이름 호칭을 쓴다. 끝으로는 더그아웃 매거진에 입사하는 분들은 거의 야구팬이기 때문에 덕업일치 또한 큰 자랑거리가 아닐까 생각한다.”

잡지사 에디터를 꿈꾸는 ‘예비 에디터’들에게 한 마디
“오래 전, 줄거리 설명만으로 감독 이름도 확인하지 않고 보게 된 영화가 하나 있다. 근데 보는 내내 자꾸 한 감독이 떠오르는 것이다. 찾아보니까 <더 랍스터> 감독 요르고스 란티모스였다. 그때까지 요르고스 감독 영화 중에 <더 랍스터> 하나밖에 보지 않았는데, <킬링 디어>라는 영화를 보면서 아주 선명하게 ‘그 감독 작품이구나’ 하는 인상을 느꼈다. 에디터를 꿈꾸는 독자 여러분들도 그런 글을 쓰기 위해 노력했으면 좋겠다. 이름을 가리고 읽더라도 누구의 글인지 단번에 느낌이 오는 글 말이다. 글을 쓰는 사람이라면 그게 가장 큰 숙제가 아닐까.”

나만의 합격 팁
대학교 때 했던 대외활동이나 공모전 경험을 직무와 연관 지어서 어필하려고 노력했다. 대학교 때 했던 활동 중에 화장품 브랜드 서포터즈도 있었다. 사실 화장품과 야구는 아무 관련이 없어 보이지만, 그 속에서도 제가 직무 관련 역량을 키우는 데 영향을 준 부분들이 하나라도 있을 테니까 그런 부분들을 살리려고 주목했다.

황유빈 신입 에디터가 2021년 새해에 바라는 점
새해에는 좀 더 틀에서 벗어나고 싶다. 사실 매월 정신 없이 마감을 하다 보면, 하던 대로 하게 되고 틀에 박힌 생각을 하기 쉽다. 누군가에게는 제가 쓴 인터뷰나 글이 삶의 중요한 부분으로 작용할 수도 있기에, 인터뷰 기자의 이름만 바꾸면 되는 뻔한 기사가 아닌, 인터뷰이의 한 페이지를 빛낼 수 있는 참신한 기사를 써 내는 그런 에디터가 되고 싶다.

jyrim@hankyung.com
[사진=김기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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