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업의 세계] 직장인 퇴사 고민 해결해 줄 비대면 퇴사 대행 서비스 ‘바이바이’의 오세경 노무사를 만나다
입력 2021-02-10 14:01:53
수정 2021-02-10 14:01:53
퇴사 상담부터 사직서 대리 제출, 임금 정산까지 원스톱 서비스 제공
20, 30대 사회 초년생 이용률 가장 높아
오세경 노무법인 두레 대표공인노무사
학력 서강대 경영학과 졸업, 고려대 노동대학원 졸업
경력 제8회 공인노무사 합격, 前 (주)SKC 인사담당
주요 활동
現 서울시 공익감사단 감사위원
現 전국경제인연합회 전문위원
現 법원행정처 전문심리위원
現 서울산업진흥원 인사위원
前 한국노동교육원 객원교수
前 영등포구청 노동법률 고문
前 서울남부지방검찰청 조정위원
前 경기지방검찰청 조정위원
前 양천구 상공회의소 자문위원
前 서울남부지방검찰청 조정위원
前 영등포구청 생활임금위원회 위원
前 서울시 시민 노동 옴부즈만
바이바이 서비스를 선보이게 된 배경은.
“노무사로 일하다 보니 퇴사 관련 문의를 많이 받는다. 회사를 그만두는 과정이 쉬울 것 같지만 이런 저런 사유로 퇴사를 어렵게 느끼는 분들이 많았다. 퇴사를 편하게 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다가 지난해 6월 비대면 퇴사 대행 서비스 ‘바이바이’를 내놨다. 노무사라면 퇴사를 하는데 따르는 위험이나 법적 리스크를 최소화하면서 근로자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겠다고 판단해서다. 원클릭 퇴사 서비스를 모토로 퇴사 상담 컨설팅부터 사직서 대리 제출, 임금 정산 서비스를 원스톱으로 제공한다.”
어떤 서비스의 이용률이 가장 높은가.
“퇴사 상담 컨설팅이다. 근로자들은 퇴사와 관련 법적인 문제는 없는지, 언제, 누구에게, 어떻게 말해야 되는지, 실업 급여나 4대 보험 상실 문제는 제대로 처리 되는지, 혹시 후임자 부재로 회사에서 붙잡으면 어떻게 해야 되는지, 손해배상 책임은 없는지 등 다양한 고민을 한다. 퇴사의 사유도 자발적으로 나가는 분도 있지만 상사나 동료들과의 갈등 관계 때문에 불가피하게 나오는 경우도 있다. 또한 안 좋은 상황에서 나오는 경우 임금이나 퇴직금 등 문제나 분쟁이 있을 수 있다. 상담이 필요하면 상담을 해준다. 최근에는 퇴사의 전과정을 원스톱으로 요구하는 분들이 늘었다.”
주 이용 층은 어떻게 되나.
“20~30대 사회 초년생이 가장 많다. 2019년도 설문조사 결과 직장인 약 83%가 한 번쯤 퇴사를 경험했다고 답했다. 이처럼 누구나 한 번씩은 퇴사를 경험하거나 생각한다. 이 서비스를 만들게 된 이유이기도 하다. 근로자에게는 퇴직의 자유와 직업 선택의 자유가 있다. 하지만 근로자가 상대적으로 약자다 보니 퇴사 의사를 말할 때 막연한 두려움이나 미안함, 불이익을 걱정한다. 사회생활 경험이 있는 경력자들은 그에 대한 대응을 잘하는데 사회 초년생은 퇴사에 어려움을 많이 느끼는 것 같다.”
기억에 남는 사례가 있다면.
“새로운 직장으로 이직하려던 한 간호사의 사례가 기억에 남는다. 다른 곳에 입사 날짜를 확정하고 수간호사에게 퇴사 의사를 밝혔는데 거절당했다. 간호사는 이직 시 기존 병원에서 퇴사 처리를 해주고 새로운 직장으로 간호사 면허를 옮겨줘야 한다. 의료수가와도 관련이 있다. 저희가 의뢰를 받고 수간호사와 통화를 했는데 상당히 완강했다. 그래서 인사팀과 얘기했다. 인사팀에서 내용을 알고 있더라. 내용을 안다는 것은 이게 문제가 될 수도 있다는 것을 안다는 의미다. 인사팀을 통해 수간호사를 설득하고 퇴사 절차를 잘 마무리했다. 또 다른 사례는 ‘직장 내 괴롭힘’ 때문에 퇴사 얘기를 꺼내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있는 분이었다. 대표에게 얘기하는 것 자체가 두렵고 떨려서 고민 끝에 저희를 찾아왔다. 저희가 대신 대표와 통화를 했다. 사업주는 소규모다 보니 직원이 갑자기 퇴직을 했을 때 이후 절차가 어떻게 되는지 물어봐 법적인 문제나 퇴직과 관련 일련의 과정들을 설명해 준 적이 있다. 근로자에게 의뢰받고 사업주를 상담해 준 사례였다. 저희는 단순히 퇴사 처리만 해주고 끝내는 것이 아니라 그 과정 안에서 근로자와 사업주의 갈등관계를 풀어주고 편안하게 퇴사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한다. 다양한 사례를 겪으면서 퇴사가 어려운 일이 될 수 있겠다는 것을 느꼈다. 그런 의미에서 원만한 퇴사를 돕는 것도 의미가 있는 것 같다.”
원스톱 서비스를 이용하면 상담부터 퇴사까지 얼마나 걸리나.
“빠르면 당일 퇴사가 가능하다. 상담이 완료되면 온라인상에서 고객에게 위임장과 사직원을 받아 바이바이가 전자계약서 내용을 확인한 후 회사 측에 연락해 의사를 전달한다. 간혹 고객이 당장 처리해달라는 경우도 있고 원하는 날짜와 시간을 지정하는 경우도 있어 그에 맞게 위임장과 필요한 서류를 회사 측에 보낸다. 전문성과 신뢰성을 바탕으로 하기 때문에 퇴사 처리가 빠르게 진행된다. 그런 점에서 원스톱 서비스가 편리하다.”
보통 퇴사하기 한 달 전에 회사 측에 이야기한다. 기간은 상관없나.
“근로자는 퇴직의 자유와 직업 선택의 자유가 있다. 법으로 정해진 기간은 없다. 하지만 퇴사 의사를 밝혔는데 사업주가 사표를 수리하지 않으면 그 효력이 한 달 이후에 발생한다. 이를 1임금지급기라고 한다. 따라서 보통 퇴사하기 한 달 전에 이야기해야 된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또 다른 경우는 사업주나 회사가 근로계약서를 쓰면서 ‘퇴직할 경우 사직 희망일 한 달 전에 사직원을 제출해야 한다’고 문구를 두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규정이 있다고 해서 근로가 강제돼 퇴직의 자유를 제한 받을 순 없다.”
일을 하면서 중점을 두는 부분은 무엇인가.
“고객의 마음을 어루만져 주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이 분의 상황이 어떤지, 무엇을 원하는지, 왜 퇴사하고 싶어 하는지 등 고객의 입장을 이해하고 이를 통해서 우리가 해줄 수 있는 게 무엇인지 생각한다. 그다음이 신뢰와 전문성이다. 고객의 입장을 듣고 사업주에게 충분한 설명을 해주는 동시에 사업주의 고충이 있으면 중간에서 조율하는 역할도 한다. 결과적으로 품격 있게 퇴사 의사를 전달하고 ‘굿바이’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다.”
이 일을 하는데 필요한 역량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노무사로서 역할과 바이바이 퇴직 상담에 대한 부분을 돌아봤을 때 ‘경청(傾聽)’이 가장 중요한 것 같다. 경청이라는 말 자체가 귀를 기울여 듣는 것이다. 단순히 귀로만 듣는 것이 아니라 눈과 마음으로 듣는 것이다. 두 번째가 소통이다. 여러 사람과 이야기를 해야 되기 때문에 소통 능력도 빼놓을 수 없다. 마지막으로 전문성이 필요하다. 신뢰와도 연결된다. 고객이 나를 신뢰하는 것은 내가 전문가이기 때문이다.”
일을 하면서 보람을 느낄 때는 언제인가.
“변호사, 회계사 등 다양한 분야에 전문가들이 있지만 저희는 사람 관계에 직접 관여한다. 사람이라는 게 꼭 정답이 있는 것은 아니다. 생각하는 바가 다르고 변화무쌍하다. 거기서 오는 재미가 이 직업의 매력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사건을 맡다 보면 승패가 있지만 사람 관계에는 승패가 없다. 사건에서는 졌지만 노무사님 덕분에 마음 한구석에 있던 응어리가 풀어졌다며 감사하다는 얘기를 들었을 때가 기억에 많이 남는다. 법적인 판단을 떠나서 사람 사이에 직접 개입해서 만족을 줄 때 느끼는 보람이 크다.”
반대로 고충이 있다면.
“남의 고민을 들어주다 보니 너무 몰입해서 힘들 때가 있다. 또 사람 일이어서 의도대로 되지 않을 때는 상처받기도 한다. 의뢰인의 고충이 곧 나의 고충이라고 생각하고 항상 고민하기 때문에 직업병 같은 게 있다.”
퇴사 대행 서비스의 시장 전망은 어떠한가.
“앞서 말했 듯이 직장인들은 한 번쯤 퇴사를 경험했거나 고민한다.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하냐, 아니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겠지만 퇴직 시장 자체는 크다고 본다. 지금은 코로나19 영향으로 채용 시장이 위축돼 있지만 채용이 활성화되면 퇴직 시장도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한다. 저출산, 고령화가 진행되고 인구가 감소하면 역설적으로 퇴직 시장 확대로 이어진다. 저희가 이 서비스를 선보이면서도 처음에는 반신반의했지만 9개월이 지난 지금 많은 잠재적 고객이 있음을 확인했다. 현재 고객이 꾸준히 늘고 있어서 조금씩 발전시켜 나가려고 한다.”
바이바이가 어떻게 자리 잡길 바라는가.
“퇴사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들에게 바이바이가 소개되고, 안전한 퇴사 서비스를 떠올렸을 때 가장 먼저 바이바이가 생각났으면 한다. 저희가 이 서비스를 기획했을 때 노무사의 색깔을 버리려고 별도의 토털 퇴사 대행 서비스를 제공하는 컨설팅 법인으로 시작했다. 결과적으로는 노무사의 자격과 경험이 도움이 됐다. 초기에 어떤 비즈니스 영역으로 큰 목적을 갖고 시작한 것은 아니다. 필요한 분들에게 안전하고 편안하게 접근할 수 있는 서비스가 되길 바랐다. 바이바이는 현재 B2C에 집중하고 있지만 종국에는 퇴직에 따라 파생되는 다양한 B2B 업역까지 아우르고자 한다.”
노무사를 꿈꾸는 대학생들에게 조언 한 마디
“점점 복잡해지고 다양해지는 노사관계 사이에서 조정자 역할을 하는 노무사는 상당히 매력적인 직업이다. 운전면허가 있다고 다 베스트 드라이버가 되는 것은 아닌 것처럼 자격증만 있다고 다 잘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법 지식을 많이 아는 것도 중요하지만 다양한 사회 경험을 통해 노사 관계를 피부로 느껴본 후 노무사 일을 하면 훨씬 더 이 직업에 매력을 느낄 것 같다.”
zinysoul@hankyung.com
[사진=서범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