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를 강요하는 사회③] “나 자신에게 집중할 수 있는 기회” 비연애자들이 강조하는 비연애의 장점은?


[캠퍼스 잡앤조이=김예나 기자/김은진 대학생 기자] 연애를 강요하는 사회에서 연애하지 않을 권리를 주장하는 사람들을 ‘비연애주의자’라고 일컫는다. 누군가는 아름다운 연애를 꿈꿀 때 또 다른 누군가는 연애를 하지 않으려고 하는 ‘비연애주의’ 현상은 대학생들에게서도 일어나고 있다. 이들은 연애를 강요하거나 연애를 하지 않는 사람들을 ‘비정상’이라고 부르며 편견에 가두는 것은 바뀌어야 할 관습 중 하나라고 주장한다. 자신을 ‘비연애주의자’라고 소개하는 세 명의 대학생들을 만나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연애를 추구하지 않는 이유가 있나A(남·23) 주변에서 “연애를 왜 안 하냐” “왜 여자친구가 없냐” 등 연애가 필수적인 것처럼 말하고, 그런 당위성을 강조하는 게 싫다, 무엇보다 아직 나 자신의 주체적인 연애 가치관이 완성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B(여·23) 개인적으로 가부장제도에 반대하고 있는 페미니스트로서 비연애를 추구한다. 비 연애를 추구하는 것이 곧 비혼으로 가는 길이기에 비연애를 추구하게 됐다.
C(여·21) 내년에 중요한 시험을 앞두고 있어 연애를 할 여유가 없다. 바쁜 생활 속에서 연애로 불필요한 감정소모를 하지 않기 위해 현재 연애를 추구하지 않는다.
-연애를 하지 않았을 때의 장점은 무엇인가A 경제적으로 여유가 생긴다는 것. 나 자신을 위해 투자하는 비용이 늘어날 수 있다. 또 연애를 하면 챙기지 못하는 주변 사람들에게 신경을 쓸 수 있기 때문에 인간관계 측면에서도 좋다.
B 여성의 노동 착취되는 제사, 혹은 며느리가 당연시 해아 하는 도리 같은 것에 신경 쓸 필요가 없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
C A의 말처럼 경제적인 부분에서 좋다. 연애를 하면 소비가 엄청나게 늘어나지 않나. 돈을 온전히 내가 쓰고 싶은 곳에 쓸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반면 단점도 있을 것 같다B 주변인들의 시선. 한국 사회에서는 연애와 결혼이라는 제도를 당연한 것으로 생각한다. 이 때문에 비혼은 물론 비연애주의자라는 사실만으로도 따가운 시선을 받는다. 특히 비연애주의자는 에이섹슈얼이라는 의심도 많이 받게 된다. 우리나라에서는 본인의 의지나 확신보다 주변인의 시선에 신경을 쓸 수밖에 없다.
-비연애주의자의 입장에서 연애주의자를 어떻게 생각하는지A 나는 그들의 의견을 존중하고, 또 나와 다르다고 해서 비난할 생각은 없다. 하지만 연애주의자들 대부분은 나를 보고 “너도 연애를 해야 돼” 라는 식으로 말한다. 연애주의자들은 비연애주의자들에게 자신의 생각을 강요하지 않았으면 한다,
B 가치관의 차이일 뿐이다. 사람 마음이라는 게 뜻대로 되지 않는 것을 잘 이해하고 있기 때문에, 비난이나 비판은 하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다만 가부장제나 여성 혐오에 대해서 조금 경각심을 가졌으면 좋겠다.
C 오히려 부럽다는 생각을 할 때도 있다. 순수하게 서로에게 좋아하는 감정을 느끼고 계산 없이 누군가를 좋아한다는 것이 대단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연애를 하면 시간을 많이 소비하고 희생을 하게 되는 부분이 있지 않나. 그런 것까지 재고 따지지 않고 순수하게 사랑할 수 있는 마음을 갖는 것이 부럽다.
-비연애주의자가 되면서 이전의 삶과 달라진 점은 무엇인가A 나를 가장 먼저 생각하게 됐다. 또 경제적인 여유와 삶의 여유도 늘어났다.
B 나도 비연애주의자로 살면서 여유가 많아졌다. 자존감은 남이 만드는 것이 아니라 내 스스로가 만드는 것이다. 동성애자, 이성애자, 양성애자를 막론하고 애인이 아무리 칭찬을 해주고 의지가 되어 준다고 나의 자존감을 높일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나 자신에게 스스로가 집중하고, 나 자신을 사랑하는 것이 더욱 큰 도움일 것이다. 자존감 형성과 진로 결정을 하는데 비연애주의를 추구하면서 더욱 큰 도움을 받을 수 있었던 것 같다.
C 이성을 만나기 위해, 그런 기회를 만들기 위해 애써 노력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 예전에는 소개팅을 하는 등의 연애 상대를 만나려고 했다면, 지금은 굳이 그럴 필요가 없다. 연애를 할 때와는 달리 가족들과 보내는 시간도 늘어나서 좋다.
yen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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