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칙 준수하지 않는 얌체족에 몸살 앓는 도서관 좌석 예약제

[캠퍼스 잡앤조이 남민영 기자 / 차수환 대학생 기자] 지난해 가천대 도서관에서 근로하던 A씨(24)는 도서관 입출입 방식을 지키지 않는 학생들 때문에 골머리가 썩었다. 하루에도 수십번씩 학생증을 인증하지 않고 도서관 게이트를 무단으로 넘어다니는 학생들 때문이다. 학생들이 이와 같이 도서관에 부정 출입을 하는 이유는 자신이 맡은 좌석을 지키기 위해서다.

△ 가천대 학생들이 중앙도서관에서 공부 중이다.

가천대 도서관은 좌석 예약제로 학생들에게 공부할 공간을 제공하고 있다. 좌석을 예약했어도 도서관 게이트를 나간지 50분이 넘으면 공석으로 간주하고 맡았던 좌석이 자동으로 반납된다. 시험 기간이 되면 자리를 차지하기 위한 경쟁이 치열하기 때문에 학생들은 좌석 자동 반납을 막으려 게이트를 넘어다닌다. 이런 얌체족들 때문에 시험 기간에 예약하지 않고 도서관에 오는 학생들은 텅 빈 좌석이 있는데도 이용할 수 없어 낭패를 보기 일쑤다.
가천대는 좌석 부족을 해결하기 위해 중앙도서관, 전자정보도서관 이외에 단과대학별로 열람실을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시험 기간에는 이마저도 좌석이 부족해 타 단과대 학생들이 다른 학과의 열람실을 이용하는 상황이 빈번하게 발생한다. 같은 일들이 계속해서 벌어지자 결국 학생들 사이에서 논란이 되기도 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 학교에서는 열람실 이용수칙을 만들어 학생들 간의 갈등을 조정하고 있지만 재학생들의 반응은 신통치 않다. 이성미(가천대 4) 씨는 “부정 이용도 문제지만, 시험 기간에는 도서관과 열람실의 좌석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고 문제를 꼬집었다.

△ 인문대학 열람실 내부에 부착된 이용수칙.


이런 갈등을 계속해서 지켜봐야 하는 가천대의 입장도 골치가 아프기는 마찬가지다. 가천대 도서관 관계자 B씨는 “근로학생들이 항시 감시하고 있고 게이트를 넘어 다니는 학생들에게 경고하고 있지만, 이를 무시하는 학생들이 많다”고 밝혔다. 열람실 좌석 수가 부족해서 생긴 현상은 아니냐는 질문에는 “시험 기간이 아닐 때는 빈 좌석이 많기 때문에 단기간에 해결할 문제는 아니다”라고 답했다.
좌석 예약제로 도서관을 운영하는 건국대도 좌석 부족 현상을 겪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공간을 제공하고 있다. 양지혜(단국대 3) 씨는 “시험 기간에 도서관에 자리를 차지하기 위한 경쟁이 치열하지만, 학교에서 강의실을 개방해줘서 다행”이라고 말했다. 단국대 도서관을 관리하는 설귀철 단국대 도서관 과장은 “학생들의 편의를 위해 노력 중”이라며 “물건만 올려둔 채 좌석을 비우는 학생이나 예약 없이 좌석을 이용하는 학생들로 인해 고충을 겪는 학생들이 있으면 중재해주고 있다”고 했다.

△ 서관 게이트에 부착되어있는 경고문.

현행 ‘대학 설립·운영 규정’에 따르면 대는 학생 정원 20%의 열람실 좌석을 보유해야 한다. 가천대는 규정을 약간 상회하는 정도인 정원 대비 21.3%만을 보유하고 있다. 가천대 도서관 관계자는 “한정된 예산과 공간 내에서 도서관에서 할 수 있는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며 “학생들이 만족하며 이용할 수 있는 좋은 환경을 만들기 위해 다양한 시설을 고안할 예정”이라고 했다.
moonblue@hankyung.com[사진=차수환 대학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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