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영호 한국항공대 학생경력개발센터장 “취업의 질 높이려면 조기 진로 설정이 관건”

한국항공대 유지취업률 4위 비결은?
[캠퍼스 잡앤조이=이진이 기자] 한국항공대는 ‘2018 한경 대학 취업·창업 역량평가’에서 유지취업률 4위, 규모별 유지취업률(1000명 이상 2000명 미만) 1위에 올랐다. 대학 졸업자가 일정 기간이 지난 후에도 취업한 직장에서 계속 근무하고 있는 비율인 유지취업률이 높다는 것은 취업의 질이 높다는 것을 방증한다.
한국항공대는 지난해 유지취업률 90.94%를 기록해 4년제 대학 가운데 높은 취업률을 보였다. 지난해 취업률은 20점 만점에 13.66점을 얻어 22위에 안착했다. 기본적으로 공과대학 비중이 높다 보니 전반적인 취업률이 높은 데다 취업 프로그램 자체의 질을 높이려는 다양한 노력 덕분에 소위 말하는 ‘좋은 일자리’에 취업하는 학생들이 많아 유지취업률도 높다.
지난 5월에는 한국항공대 항공우주센터 3층에 대학일자리센터가 문을 열었다. 전문 인력을 확충하고 프로그램을 확대 개편하는 등 한층 업그레이드된 취업·창업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정영호(항공전자정보공학부 교수) 한국항공대 학생경력개발센터장을 만나 달라진 취업 프로그램에 대해 들었다.



유지취업률이 높은 편이다. 이유를 무엇이라고 보는가.“특성화 대학이라는 학문적 토대 위에 학생 진로와 관련한 유기적 상담 시스템이 잘 구동되고 있어서다. 우리 학교는 항공 및 공학 특성화 대학으로 입학과 동시에 진로 방향이 결정되는 편이다. 따라서 조기에 진로 설정이 가능하고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등 항공사 외에 한국항공우주산업(KAI), 한국항공우주연구원(KARI), 국방과학연구소, 인천국제공항공사, 한국공항공사 등 항공 분야로 취업하는 비율이 다른 대학 같은 계열에 비해 매우 높다.이에 더해 학부(과)별 평생지도교수제를 통한 전공 및 진로 상담과 비교과 차원에서 취업 부서의 진로 및 취업 상담이 지속적으로 이뤄지면서 학생들의 진로 설정을 꾸준히 돕는다. 이를 통해 학생들이 조기에 진로 설정을 하고 이후에 취업에 집중할 수 있어 취업 이후에 중도 탈락하거나 이직하는 비율이 낮다고 본다. 또한 본교 취업자 중 대기업, 공기업, 공무원 취업률이 2016년 기준 44.8%로 높게 나타난 것도 영향을 미친 것 같다.”
센터의 대표적인 취업 프로그램을 소개해 달라.“저학년은 진로 중심, 고학년은 취업 경쟁력 강화 및 구직활동 지원 중심, 그리고 자격시험 준비반, 공학 계열 특별반 등 특정 대상별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대표적인 프로그램은 ‘공기업 올인원’, ‘이공계 취업직무아카데미’, ‘선후배 교류회’가 있다. 먼저 공기업 올인원은 공기업 입사에 필요한 채용 동향 분석부터 NCS 직업기초능력평가 특강 및 문제풀이, 서류 및 면접 대응법을 집중 교육한다. 이공계 취업직무아카데미는 직무역량이 강화된 취업 트렌드에 따라 지원 직무 분석, 사례, 실습을 바탕으로 취업 경쟁력을 향상시키는 프로그램이다. 팀플레이를을 통해 제조공정 시뮬레이션을 경험하고 이공계 산업 전반에 대한 이해를 돕는다. 선후배 교류회는 항공 및 주요 대기업 동문 현직자 20명을 초대해 취업에 대해 자유롭게 질의응답 하는 시간으로 학생들이 가장 좋아하는 프로그램 중 하나다.”
올해 새롭게 시작한 프로그램이 있다면.“올해 ‘저학년 진로상담’ 프로그램이 새롭게 신설됐다. 저학년의 조기 진로 설정을 도와주는 프로그램으로 연간 300여 명의 저학년 학생을 대상으로 진로상담을 진행한다. 또한 학생생활상담소와의 협업을 통해 심리 및 직무적성검사 결과를 활용해 각자 적성에 맞는 분야를 찾아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후 전문가가 개인별 진로검사 및 유형 분석, 대면 상담 등을 통해 향후 진로에 대한 밀도 높은 클리닉을 한다.”
기존에는 진로상담 프로그램이 없었나.“기존에 외부 전문가를 섭외해 특강 형태로 진행했다면 대학일자리센터 개소 이후에는 전문 인력을 채용하면서 1대 1 상담이 가능해졌다. 실제로 학생들을 상담해보면 4학년인데도 어느 회사, 어떤 직무에 지원해야 할지, 스스로 뭘 좋아하는지 모르는 친구들이 있다. 적성이나 진로에 대한 고민이 없어서다. 저학년부터 진로에 대해 고민할 수 있도록 기회를 만들어주기 위해 이 프로그램을 도입했다.”



신규 프로그램을 개발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점은 무엇인가.“‘학생 수요’와 ‘채용 트렌드’ 두 가지를 고려한다. 예를 들어 최근 NCS 기반 채용 확대에 따른 이슈가 발생했을 때는 이를 보완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신설했다. 기본적으로 프로그램에 대한 학생 수요가 있는지를 먼저 생각한다. 특히 프로그램을 진행할 때마다 학생들을 대상으로 만족도 조사를 실시한다. 올해부터는 좀 더 객관적인 지표로 평가하기 위해 비용 대비 만족도 조사를 하고 있다. 학생들이 비용을 지불하지 않지만, 이 프로그램에 학교 예산이 얼마가 투입됐는지 알리고 비용 대비 만족도가 높은지, 낮은지를 묻는다. 만족도가 높은 것은 확대하고 만족도가 낮은 것은 개선하고 있다.”
학과가 항공 및 이공계에 특화돼 있어 상대적으로 경영이나 인문계 학생들이 소외될 것 같다.“다소 그런 면이 없지 않다. 이 부분을 해소하기 위해 다양한 인문계열 특화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다. NCS 기반 공기업 취업 역량 강화 프로그램, 인문계 취업 역량 강화 프로그램, 경영·사회계열 기업 현직자 초청 모의면접 등을 통해 학생들의 취업 역량 강화에 힘쓰고 있다. 추가로 학부(과)와 협업해 해당 학부(과) 취업 수요가 높은 기업 현직자 초청 특강을 진행하는 등 관련 직무로의 진로 설정에 도움을 주고 있다.”
지난 5월 대학일자리센터가 문을 열었다. 어떻게 운영되고 있나. “본교 항공우주센터 3층에 별도 독립공간을 마련하고, 전문 인력 확충 및 프로그램 확대 개편 등 기존 대비 질 높은 서비스를 제공한다. 먼저 취업 컨설턴트 3명이 상주해 학생들이 언제든지 취업상담을 받을 수 있도록 상시 클리닉 체계를 구축했고, 해외취업 및 외국계 취업 활성화를 위한 영어클리닉도 운영 중이다. 또 기존에 학교 자체적으로 운영하던 취업 프로그램을 대학일자리센터로 통합해 운영함으로써 보다 전문적인 콘텐츠를 갖추게 됐고 학생들의 입장에서는 프로그램 이용 편의성을 높였다.”
앞으로의 계획은 무엇인가.“시스템 측면에서는 대학일자리센터를 중심으로 ‘취업지원 원스톱 서비스’를 궤도에 올리는 것이 목표다. 여기에 콘텐츠를 강화하는 노력을 통해 수요자 중심의 실질적인 프로그램이 운영될 수 있도록 정책적 노력을 기울일 예정이다. 기본적으로 이 모든 것이 학교 전체적인 협조가 필요하므로 유관 부서 및 학부(과) 협력을 통해 지속 가능한 모델을 개발하는 것이 최종 목표다.”
취업을 준비하는 학생들에게 조언한다면.“취업이 어렵다 보니 학생들이 자기소개서 작성, 면접 기법 등 취업 스킬을 향상시키기 위한 테크닉에만 치중하는 것 같다. 중요한 것은 교과 영역에서 기본 전공 역량을 충분히 키우고, 다양한 비교과 활동을 통해 다른 사람과 조화롭게 일하는 능력과 다방면의 직무역량을 키우는 것이다. 저학년 때부터 각자 하고 싶은 일에 대해 고민해 보고 개인별 진로 방향을 좁힌 후 해당 기업들에서 요구하는 역량을 파악해 교과, 비교과 직무역량을 키우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친구, 선배들의 정보나 인터넷상의 정보에만 의존하지 말고 교수님이나 대학일자리센터 컨설팅을 통해 도움을 받는다면 성공 확률을 크게 높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zinysoul@hankyung.com사진=이승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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