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을 품다, 대한민국 부사관 되기] 나기범 중사(진)·한의진 하사 “군 부대는 통제된 곳? 육군 부사관도 ‘워라밸’ 가능하죠”

[조국을 품다, 대한민국의 부사관으로]
△육군 55사단에서 복무 중인 나기범 중사(진)(사진 왼쪽)와 한의진 하사. 사진=김기남 기자

[캠퍼스 잡앤조이=김예나 기자] 나기범(27) 하사와 한의진(22) 하사는 육군 55사단에서 함께 복무하고 있는 선후배 부사관이다. 나 하사와 한 하사는 부대에서 각각 TOD 반장과 1소대장의 직책에서 맡은 바 임무를 다 하고 있다.
두 사람은 부사관의 삶에 대해 “군에서 자신이 맡은 분야에 대한 전문성을 가진 인재가 될 수 있고, 국가공무원으로서 확실하고 안정된 삶을 살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이라고 입을 모았다.
-부사관이 된 계기는.
나기범 “최근 장기 복무에 선발돼 중사 진급을 앞두고 있다. 처음부터 직업 군인의 길을 걷고자 했던 것은 아니었다. 대학에서 경제학을 공부하다 휴학 후 현역병으로 입대했는데, 부사관들이 용사들의 군 생활을 친형과 같이 돌봐주는 모습을 보며 부사관이라는 직업에 대한 관심을 갖게 됐다. 이후 상병 때 현역 부사관에 지원했다. 무엇보다 안정적으로 오랫동안 국가를 위해 일 할 수 있는 직업이라는 점이 부사관을 직업으로 선택한 이유다.”
한의진 “지난 5월 육군 부사관으로 임관했다. 고등학교 때부터 안정적인 평생 직업을 갖고자 하는 욕심이 있었다. 아버지의 추천으로 대학을 부사관 학과로 진학하며 본격적으로 부사관의 꿈을 키워왔다.”
-아버지가 딸에게 부사관을 추천했다니, 의외다.
한의진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들은 많다. 2남매 중 장녀 이다보니 더욱 그렇다. 아버지가 딸에게 추천할 만큼, 부사관이라는 직업이 매력적이란 뜻 아닐까.(웃음)”
-친구들 대부분이 취업을 준비할 나이인데.
나기범 “함께 현역으로 입대했던 동기들 중 대부분이 전역 후 학교로 돌아갔고, 여전히 취업을 준비하고 있다. 반면 나는 5년 째 안정적인 생활을 하고 있으니, 친구들의 부러움을 한몸에 받는다. 나에게 맞는 길을 찾아 일찍이 사회생활을 시작한 것이 축복이라고 생각한다.”
한의진 “취업도 취업이지만 자신의 진로를 정하지 못 한 친구들도 많은데, 일찍부터 하고자 했던 일을 찾아 부사관으로 임관까지 할 수 있어 기쁘다.”





-근무해보니 군은 어떤 조직인가.
한의진 “사실 교육받고 부대에 온지는 한 달 남짓이라 아직 적응 중이다. 하지만 솔직히 임관 전에는 두려웠던 부분도 있다. 군은 ‘딱딱하고 소통을 하지 않는 이미지’였기 때문이다. 그런데 막상 임관해보니 용사들, 간부들과 친하고 편안하게 지내며 가족 같은 분위기다. 늘 옆에서 뭔가를 챙겨주고 도와주려고 한다.”
나기범 “한 하사 말대로 군은 뭔가 정형화 되어 있고 통제된 생활을 할 것이라는 시각이 있다. 하지만 마음만 먹으면 사회에서와 똑같이 생활할 수 있다. 오히려 야근이 잦은 직장인보다 나을 수도.(웃음) 일과가 끝나고 퇴근하면 하고 싶은 운동을 할 수 있고, 공부도 할 수 있다. 자기 계발을 할 수 있는 충분한 시간과 여건이 보장된다. 오히려 나는 군에 오기 전보다 더욱 규칙적인 생활을 하고 있다. 매우 만족하는 부분이다.”
-부사관이 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했나.
한의진 “부사관 시험을 준비할 때 가장 큰 고민이 체력이었다. 특히 팔굽혀펴기. 이를 극복하고자 꾸준히 운동을 했다. 면접을 준비할 때는 학교 동기 5명과 함께 스터디 그룹을 구성했다. 일반 기업체 면접을 준비하는 것과 같이 예상 질문과 답변을 준비하며 함께 모의 면접을 실시하며 서로의 선생님이 됐다. 특히 국가공무원이다 보니, 서로의 국가관과 안보관을 적어 발표하는 과정은 필수였다.”
-부사관으로서 보람을 느낄 때는 언제인가.
나기범 “내가 맡고 있는 분야의 전문가가 되어가는 것을 느낄 때다. 정보 병과에서 감시 장비를 다루고 있다, 군에 오기 전 전공했던 경제학과는 전혀 다른 분야임에도, 남들이 다루지 못 하는 장비를 다루며 ‘내가 이 분야의 전문가’라는 자부심이 생긴다. 내가 맡고 있는 실무에 대한 전문성과 자신감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은 매우 뿌듯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전공과 다른 병과에서 복무하고 있는데, 어려움은 없나.
나기범 “전혀 없다. 부사관으로 선발되면 부사관 양성과정과 간부화 교육 등 크게 두 가지의 군사 교육을 받는다. 49개 세부 특기별로 전문 교육을 받은 후 자대로 배치되고, 복무하면서도 꾸준히 교육을 받을 수 있다. 전공과 다르다고 해도, 전문적인 특기나 능력을 갖춘 것이 아니라 해도 본인의 의지와 노력만 있다면 얼마든지 그 분야에서 인정을 받고 커리어를 만들어나갈 수 있다.”




-부사관이 되기 위해 꼭 갖춰야 할 것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나기범 “본인 스스로가 사명감이 없으면 쉽지 않은 길이다. 국가와 나라를 위해 일하겠다는 사명감이 있어야 한다. 또 신체적인 능력이 중요할 것이라 생각하는데, 신체 조건보다 군에서 희생하고 다른 사람과 쉽게 융화될 수 있는 인성과 품성이 중요한 것 같다.”
한의진 “병력을 관리하는 직책을 맡아 수행하다 보니, 책임감이 중요하다. 나를 믿고 따라주는 용사들이 있는데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앞으로의 계획은.
나기범 “군 생활에 대해 ‘갇혀 있다’ ‘제한적이다’는 생각들이 많은데, 막상 군에 들어오면 할 수 있는 일과 찾아갈 수 있는 길이 상당히 많다. 나는 이 안에서 내가 현재 맡고 있는 직책 이외에도 다른 분야로 다양한 견문을 넓히고, 많은 경험해보고 싶다. 언제나 더 잘 할 수 있는 길을 찾아가고 싶다.”
한의진 “아직 1개월 차지만, 하고 싶은 것이 많다. 수송 병과에서 근무하고 있기 때문에 꾸준히 공부해 정비 관련 자격증도 따고 싶고, 용사들을 관리하기 위해 상담 관련 학위도 취득할 계획이다. 원하는 방향을 찾아 부사관의 길에 들어섰으니,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걸어 나갈 계획이다.”

<직무 인터뷰-육군모집홍보관>김희철 상사 & 홍명숙 상사
-육군모집홍보관이란?
“부사관에 임관해 다른 직책을 하다가 모집홍보 직책을 수행하기 위해 별도의 과정을 거쳐 선발된 부사관이다.”
-육군모집홍보관이 하는 일은?
“육군이 전국 14개 권역에 운영하고 있는 육군 모집홍보관에서 육군 간부 모집에 대한 홍보활동과 상담 지원을 하고 있다.”
-육군모집홍보관으로서 보람을 느낄 때는?
“육군을 알릴 수 있다는 점 자체가 큰 보람이다. 군과 군인에 대한 올바른 정보를 전달하고 소통하며 군에 기여하고 있다고 생각하면 보람을 느낀다.”
-육군 직업군인의 인재상은 무엇인가?
“공무원을 꿈꾸는 학생들이 많아지는 것과 같이, 군인에 대한 관심도 지속적으로 높아지고 있다. 육군이 뽑고자 하는 것은 우수한 군인이 아니라 군인으로서의 자질을 가진 인재다. 특정한 조건을 갖춘 사람이 지원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개인의 전공과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다양한 전문분야가 있으니 도전하길 바란다.”

yena@hankyung.com사진=김기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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