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한알바-택배 상하차 아르바이트] 육체적 노동강도 ‘최고’··· ‘지옥의 알바’로 불리는 택배 상하차 아르바이트

④ 택배 상하차 아르바이트
[캠퍼스 잡앤조이=이진이 기자] 택배 상하차 아르바이트는 대학생들 사이에서 일명 ‘지옥의 알바’로 통한다. 경험이 없어도 누구나 지원할 수 있지만 일 자체가 고되기로 악명이 높기 때문. 전국적으로 가마솥 폭염과 열대야가 기승을 부리는 가운데 물류창고에서는 택배 상하차 작업이 한창이다. 경기도 광주시 소재의 한 물류창고에서 아르바이트 중인 최환희(19·가명) 씨에게 생생한 현장의 분위기를 들어봤다.
최환희(가명·19)알바명: 택배 상하차(2개월 차)근무시간: 오후 8시~오전 4시 30분일급: 9만7800원알바 경력: 편의점 알바

추석을 앞두고 26일 오전 서울 광진구 동서울우편물류센터에서 직원들이 밀려드는 소포와 택배를 처리하느라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신경훈 기자 khshin@


육체적 노동강도 ‘최고’
최 씨의 하루일과는 오후 4시 30분부터 시작된다. 군포역에서 버스를 타고 경기도 광주시 곤지암으로 향한다. 한 시간 남짓 달려 오후 6시에 물류창고에 도착하면 가장 먼저 출석체크를 하고 본격적으로 일을 시작하는 오후 8시까지 이곳에서 대기한다.
물류창고로 화물차가 들어오면 화물칸에 실려 있는 택배들이 레일을 타고 이동할 수 있도록 내리는 일을 한다. 보통 2인 1조가 되어 택배들을 내린다. 실제로 보면 엄청난 물량에 말문이 막힌다는 최 씨.
송장 바코드 스캔을 위해 아무리 바빠도 택배는 정면에서 송장이 잘 보이도록 내려야 한다. 오후 8시부터 11시까지 가장 바쁜 시간대라 수많은 박스를 내리는 일을 반복하다 보면 어느새 등 뒤가 땀으로 흠뻑 젖는다.
“가벼운 것부터 무게가 40kg에 이르는 것까지 택배의 종류도 다양하고 많은 박스가 한꺼번에 밀려들어올 땐 감당이 안 될 정도에요. 7월초부터 일주일에 세 번씩 꼬박꼬박 일하고 있지만 여전히 힘들어요.”
그날그날 처리해야 하는 물량이 많기 때문에 몸은 항상 바쁘게 움직여야 한다. 끊임없이 들이닥치는 물량에 체력은 점점 떨어져 가지만 같은 속도를 유지하면서 수백 개의 상자를 내려야 하니 그야말로 한바탕 전쟁을 치른다. 기계가 고장이 나는 날에는 꼼짝 없이 직접 택배를 나르는 일도 생긴다. “힘들어 죽겠다”는 말이 절로 나온다.
수백 개의 레일에 모인 택배들은 지역별로 분류하는 작업을 거쳐 다시 트럭에 적재한다. 안쪽부터 빼곡히 쌓아올리는 일이 쉬운 작업은 아니다. 마치 테트리스 게임을 하듯 빈틈없이 쌓아올리는 게 포인트.

6일 설을 앞두고 서울 강변역로 동서울우편물류센터에서 직원들이 명절 소포와 택배 물량들을 배송하기 위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 김영우 기자 youngwoo@...


무거운 제품을 위로 던져 올리다가 다치는 경우도 있어 항상 긴장된다는 최 씨. 이곳 작업자들은 한여름에도 얇은 긴 팔 옷을 입는 사람이 많다. 정신없이 박스를 나르다보면 여기저기 긁힌 상처가 생기기 쉽기 때문.
체력이 거의 바닥날 때쯤 자정부터 오전 1시까지 식사 및 휴식시간이 주어진다. 구슬땀을 흘리고 난 뒤에 먹는 식사는 그야말로 꿀맛이라고. 식사를 한 뒤 잠시나마 눈을 붙이면서 쌓인 피로를 푼다는 최 씨.
이후 오전 1시부터 4시 30분까지 같은 작업이 반복된다. “그나마 제가 일하는 곳은 다른 곳에 비하면 사정이 좀 나은 편이에요. 오후 8시부터 12시까지 일이 좀 힘들긴 하지만 새벽 시간대는 할만 해요.”
하루도 못 채우고 도망가기도
작업자들 중에는 낯익은 얼굴도 있지만, 단기알바가 많은 택배 상하차 아르바이트 특성상 새로운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체력에 자신 있다고 하는 사람들도 덤볐다가 하루도 못 채우고 도망가는 경우도 있다.
최 씨는 돈이 필요한데 고정적으로 알바를 하게 되면 시간에 쫓기게 되고 정작 하고 싶은 걸 못하게 될까봐 단기알바를 알아보던 중 택배 상하차 아르바이트를 알게 됐다. 원하는 날에만 일할 수 있는 것을 가장 큰 장점으로 꼽았다.
오후 8시부터 오전 4시 30분까지 일하고 받는 일당은 9만7800원이다. 야간에 일하는 걸 감안하면 많은 돈은 아니다. 하루만 일하고 그만두는 사람들이 많아서 그마저도 8000원은 제하고 준다. 일주일에 5일을 출근한 경우에만 제했던 8000원씩을 모았다가 매주 수요일에 일괄 지급한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4시 30분부터 5시까지 인원파악을 마치고 최 씨는 다시 군포행 버스에 오른다. “저처럼 고정 알바로 인해 시간에 쫓기고 싶지 않는 분들에게는 택배 상하차 알바를 추천해요. 하지만 낮밤이 바뀌어 생체리듬이 깨지는 건 단점이에요. 알바가 없는 날에도 자정에 누우면 2시간 씩 뒤척이다 잠드는 날이 많거든요.”
zinysoul@hankyung.com사진=한국경제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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