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 스타트업 30] 엔리프에듀케이션즈 “‘전교 꼴찌’가 만든 맞춤학습 코칭 프로그램”

[연세대 스타트업 30]구본혁 엔리프에듀케이션즈 대표(지구시스템과학 11)


[캠퍼스 잡앤조이=이도희 기자] 공부를 잘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구본혁(31) 대표는 스무 살부터 시작한 12년 과외인생의 노하우를 응축해 엔리프에듀케이션즈를 설립했다. ‘공신닷컴’ 멘토 출신이기도 한 그는 길에서도 알아보는 학생들이 있을 만큼 ‘스타’ 수학강사였지만 수학기술을 단순히 가르치기보다 ‘학생들을 위한 기술’을 제작하는 데 활용하고 싶어 회사를 설립했다.
주력 사업은 ‘레벨업코칭’이라는 이름의 매니지먼트 서비스다. 학생이 목표 시험, 예상 스케줄, 계획 공부량 등을 보내면 사전에 학생이 직접 입력한 데이터와 사이트 내에 있는 레벨테스트 결과를 종합해 소위 ‘스카이’ 대학 출신 코치 30명이 맞춤 공부법을 재설계해 피드백한다. 이렇게 되면 각 과목의 특정 취약 파트까지 파악이 가능하다.
이 모든 분석 툴은 구 대표가 직접 알고리즘을 짜 제작했다. 레벨테스트 진행, 섹션 분할, 섹션에 따른 문항, 결과값 분석, 학습 전략 설계 등 서비스에 포함되는 모든 알고리즘을 직접 만들었다. 그래서 모든 학생이 동일한 기준과 과정으로 객관적이고 정확한 결과를 받아볼 수 있다.
“학생이 미적분 문제를 틀린다고 해서 미적분의 개념 자체를 모른다고 할 수는 없어요. 오답의 이유는 대부분 표면적으로 드러나지 않죠. 레벨업코칭의 레벨테스트 알고리즘은 학생의 성적이 낮은 근본적인 원인을 규명하도록 설계돼 있습니다.”
무엇보다 레벨업코칭의 최대 장점은 생활 습관 자체를 고쳐준다는 것. 주 1회, 학생별로 가장 효율적인 공부내용, 분량, 방법 등을 생활계획표 형식으로 제공한다. 관리는 매일, 수시로 해준다. 특히 이들 피드백은 모두 새벽에 제작한다. 학생들이 전날 공부내용의 분석결과를 다음날 바로 확인해 적용할 수 있게 하기 위해서다. 이 모든 서비스를 4주를 기준으로 29만원에 제공한다. 레벨업코칭의 모토는 ‘12주 안에 완전 자립’을 돕는 것. 즉 약 90만원으로 학생의 모든 입시교육을 끝낼 수 있게 하는 것이다.



그가 고액연봉과 타이틀을 버리고 이 길을 선택한 이유는 자신과 같은 학생들을 위해서다. 구 대표는 중학생 때까지 복싱선수로 활동했다. 고3이 돼서야 공부의 필요성을 깨달았지만 어디에서부터 손을 대야할지조차 알지 못했다.
“답지를 보면 알겠는데 덮으면 까맣게 잊어요. 그러다 어느 날 적분을 공부하는데 ‘적분이 왜 함수의 넓이를 표현하는 건지’조차 모르겠는 거예요. 일주일 간 고민하다가 내가 함수 자체를 모르기 때문이 아닐까라는 의문이 들었어요. 그래서 완벽하게 이해 가능한 단계를 찾기 위해 학년을 거꾸로 거슬러 내려갔고 초등학교 6학년 교재를 보자 비로소 모르는 게 없더라고요. 그래서 중학교 1학년 수준부터 다시 공부해야 했습니다.”
마침내 길은 찾았지만 문제는 시간이었다. 지역의 한 사립대에 합격했지만, 이제 막 시작한 공부에 미련이 남았던 그는 군 전역 후 다시 친 수능에서 영어 외에 모든 과목에서 만점을 받았다. 가정형편이 어려웠던 그는 수석으로 4년 장학금을 보장받고 세종대에 다시 입학했다. 그리고 2년 뒤, 연세대로 최종 편입했다.
“재수생 시절, 학원비가 없어서 새벽에 바텐더로 아르바이트를 해 돈을 벌었어요. 어느 정도 자리를 잡으니 저처럼 공부할 여건이 안 되는 학생들이 계속 눈에 밟히더라고요.”
결심이 선 그는 회사설립을 위해 강사료로 번 돈에 대출금까지 보탰다. 2017년 9월 첫 리뉴얼 후에는 월 3500만원의 매출도 발생했다. 문제는 그 후였다. 데이터베이스를 해킹 당하거나 규제 법안이 생기는 등 외부 제약이 발생했다. 지난해 2월에는 예기치 못한 결함이 발생하는 바람에 고객들의 이탈과 입소문 등 무형의 손해까지 더해 약 1억원의 출혈을 감내해야 했다.
현재의 레벨업코칭은 이런 모든 시행착오를 딛고 다시 심기일전한 그가 만들어낸 따끈따끈한 신작이다. 초기 자금은 거의 바닥난 상태지만 구 대표는 투자만큼은 신중히 결정하고 싶다고 말한다.
“아직 과도기라 지금은 투자자도 저도 각자가 짊어져야 하는 위험부담이 너무 커요. 특히 투자자에게는 도박이 되고, 엄청 간섭을 하겠죠. 그러면 회사 정체성이 사라지고 이 피해는 고스란히 고객에게 돌아갈 거예요.”
그의 진심이 통해서였을까. 재기한 지 채 몇 달이 안 돼 벌써 500명의 학생이 모였다. 이 중에는 ‘교육기회는 평등해야 한다’는 그의 사업목표에 따라 학교를 통해 무료로 이용하는 저소득층 학생도 있다.
수강생 재신청율도 90%에 육박한다. 대부분은 과외나 학원 등 모든 수단을 다 거친 뒤 마지막 선택지로 이곳을 찾아 온 경우다. 구 대표는 “개인의 부족한 부분을 집어주는 맞춤 교육을 거치면 ‘성적이 안 오르는 게 말이 안 된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그가 직접 정리해 올 3월 출간한 책 ‘꼴찌도 통하는 공부법’은 벌써 한 대형 온라인서점에서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전 대표가 되고 싶어 창업을 한 게 아니에요. ‘학습 매니지먼트’를 저보다 더 잘 할 수 있는 사람을 아직 찾지 못했기 때문이죠. 당분간은 이 서비스를 계속 강화해서 더 많은 학생에게 교육 기회를 주고 싶습니다. 그래서 이 시장의 선구자가 되고 싶어요.”
설립연도 2016년 12월주요 사업 알고리즘 기반 맞춤형 학습설계 및 관리 웹 소프트웨어 개발 기술성과 월 매출 4000만원(2018년 3월 기준), 2017년 벤처기업 인증, 2017년 11월 알고리즘·시스템 특허 출원, 2016년도 창업선도대학 아이템사업화 기업 선정
사진=이승재 기자tuxi0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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