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 스타트업 20] 핸드허그 “프로야구 10개 구단을 품은 청년 MD 사업가”

[연세대 스타트업 CEO 20]박준홍 핸드허그 대표(경영학 05학번)



[캠퍼스 잡앤조이=이도희 기자] 요즘 프로야구 응원 ‘필수템’이라는 구단별 휴대용 선풍기와 보조배터리는 모두 청년CEO 박준홍 대표의 작품이다. 핸드허그의 야구용품 쇼핑몰 ‘베이스인’에는 이밖에도 구단로고나 캐릭터가 그려진 LED 선풍기, 주차번호판 등 ‘트렌디’한 제품이 판매되고 있다.
핸드허그는 ‘콘텐츠 커머스’ 기업이다. 캐릭터 등 콘텐츠를 더 효과적인 방향으로 생산하고 유통하는 역할을 한다. 프로야구 10개 전 구단, e-스포츠 구단 등 스포츠 분야 외에도 심슨, 보노보노, 포켓몬스터 등 유명캐릭터 기획사가 모두 그와 협업한다. 현빈, 빅스, 구구단 등 인기 연예인과의 ‘굿즈’ 사업도 진행했다. 약 30개의 고객사에 보유한 상품은 50여개에 이른다.
핸드허그는 작년 한해 2억7000만 원의 매출을 올렸다. 올해 1분기에는 2억4000만 원, 2분기에는 4억3000만 원까지 달성했다. 작년 4분기 대비 올 1분기 매출이 400% 상승한 것이다. 이들 매출은 교보 핫트랙스와 북스리브로 등 대형서점이 견인했다. 현재 두 서점의 전 지점에 핸드허그의 제품이 입점 돼 있는데 여기에서 나오는 매출이 회사 전체의 80~90%를 차지하고 있다.



이제 3년차인 핸드허그가 이 같은 실적을 올릴 수 있었던 비결은 ‘다양성’이다. ‘캐릭터=봉제인형’이라는 견고한 연결고리를 허물고 캐릭터의 정체성과 판매처의 환경, 소비층의 성향까지 삼박자를 고려한 ‘젊은 감각’의 제품을 연구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프로야구 10개 전구단의 라이선스를 KBO가 아닌 구단을 통해 직접 받은 곳은 핸드허그가 유일하다. 이 역시 “야구팬의 경기관람 성향을 고려한 보조배터리와 휴대용 선풍기 등 맞춤형 상품을 선보인 덕”이라고 박 대표는 설명한다.
“해외 공장과의 끈끈한 파트너십도 숨은 비결입니다. 현재 국내뿐 아니라 베트남, 중국, 미얀마 등 인건비가 상대적으로 저렴한 아시아 지역의 아웃소싱 공장을 고정적으로 이용하고 있습니다. 공장은 다양한 콘텐츠 덕에 기본 생산물량을 확보할 수 있고, 핸드허그는 오랜 관계로 품질을 보장받고 생산단가를 낮출 수 있기 때문에 ‘윈윈’이죠.” 생산의 단계마다 직접 개입해 전문적 의견을 주고받는 것도 박 대표의 전략이다.
핸드허그는 또한 생산과 유통을 최대한 일원화하기 위해 노력한다. 야구 브랜드는 ‘베이스인’, 캐릭터는 ‘젤리포켓’이라는 자체 유통채널을 개설해 지속 관리 중이다.
“창작자에게 더 많은 권리를 돌려주고 싶었습니다. 그동안은 창작자보다 제조사가 더욱 인정받아 왔거든요. 수익구조 역시 중간 에이전트나 여러 유통 단계를 거치다 보면 창작자에게 돌아가는 돈은 소비자가 기준 평균 3~10%밖에 안 되죠.”



박준홍 대표는 대학 재학시절부터 ‘콘텐츠’에 관심이 많았다. 2년 반은 학생회에서 활동했고 2009년에는 연세대 총학생회장을 맡으면서 사각지대에 놓인 예술가들의 권익을 찾아주고 싶어했다.
그와 함께 한 학생회 멤버들 역시 “졸업 후에도 좋은 뜻을 위해 함께하자”며 입버릇처럼 말했다. 그러면서 “미래에는 ‘콘텐츠’가 핵심사업이 될 것이며 콘텐츠와 상품을 결합하는 일을 통해 창작자의 안정적 삶을 보장해주자”고 이야기했다. 박 대표는 졸업 후 삼성전자 반도체사업부 전략기획에 합격해 삼성맨이 됐지만 ‘콘텐츠 사업’에 대한 욕심을 버릴 수가 없었다. 결국 2년 뒤 회사를 그만뒀다.
박 대표는 다른 공동대표와 퇴직금을 합쳐 1억 원의 창업자금을 모았다. 관건은 고객사를 찾는 일이었다. 야구에 관심이 많았던 공동대표의 제안으로 가장 먼저 접촉한 곳은 10개 프로야구 구단이었다. 연락이 안 돼 직접 찾아가 문을 두드리기를 수십 차례, 마침내 두산베어스에서 ‘함께하자’는 답변이 돌아왔다.
“두산은 여성 팬이 많아서 여심을 저격하는 귀여운 상품을 많이 준비했어요. 그리고 얼마 뒤 다른 구단과도 속속 계약을 체결했어요. 넥센과 KT는 먼저 연락을 주셨고요. 올해 기아타이거즈를 끝으로 최종 10개 구단 계약을 완성했습니다. 요즘은 오히려 구단 측에서 먼저 상품을 제안해주세요. 한화는 올해 구단 마스코트인 ‘수리’ 무드등도 출시했죠.”
생산 공장을 찾는 일도 쉽지 않았다. 어렵사리 한 공장과 계약을 맺고 1000개 피규어를 발주했는데 700개가 불량이었다. 지출이 막대했다. 그러나 박 대표는 포기하지 않았다. 공장의 생산성을 믿고 관계를 지속하기 위해 700개의 불량을 고스란히 떠안았다. 그러면서 공장주도 그를 다시 봤고 지금은 둘도 없는 파트너가 됐다.



핸드허그는 세계 최고수준인 우리나라 e-스포츠와의 협업을 계기로 글로벌 진출도 계획 중이다. e-스포츠 기반 글로벌 브랜드를 론칭한다는 것. 이미 준비는 거의 끝난 상태다. 국내의 캐릭터작가 사업권을 확보해 중국과 동남아 등에서 판매한다는 목표도 세우고 있다. 어느정도 인지도가 확보되면 이르면 내년 상반기나 여름에 해외지사 설립도 시도할 예정이다.
“앞으로는 성장하고 있는 캐릭터의 사업권을 가지고 직접 육성하는 역할을 하고 싶습니다. 현재 ‘히사시부리냥’과 ‘악어와 유정란’이라는 개인작가의 캐릭터를 보유하고 매니지먼트와 상품 생산을 담당하고 있는데 반응이 좋죠. 받은 것을 돌려줌으로써 존경받는 기업인이 되고 싶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좋은 아버지가 되는 게 목표입니다.”
-설립 연도: 2015년 8월-주요 사업: 콘텐츠 상품화 솔루션 제작-매출액: 2017년 상반기 7억 원
tuxi0123@hankyung.com사진=이승재 기자
상단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