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 스타트업 20] 솔깃 “심리학과 여대생이 영업사원 거래처 관리 앱을?”

[연세대 스타트업 CEO 20]박예슬 솔깃 대표(심리학 11학번)



[캠퍼스 잡앤조이=김예나 기자] 문과 출신의 여대생이, 꼭 필요하지만 세상에는 없던 기능을 담은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했다. 직장 생활은 해보지도 않았다는 그가 직장인, 특히 영업사원들의 마음을 꿰뚫어볼 수 있었던 이유는 심리학을 전공했기 때문일지 모른다. 거래처 관리 앱 ‘워킨맵(Work in Map)’을 만든 솔깃의 박예슬(24) 대표 이야기다.
‘워킨맵’은 영업사원들이 효율적으로 거래처 관리를 할 수 있도록 주소록과 지도를 합쳐 만든 앱이다. 기존 영업사원들은 텍스트로 된 주소를 별도의 지도앱에 다시 입력해 위치를 검색했다. 하지만 ‘워킨맵’은 수백 개의 거래처 정보가 적힌 엑셀 파일을 앱에 업로드만 하면 한 순간에 지도에 표시된다.
또 근처에 어떤 거래처가 있는지도 한 눈에 볼 수 있다. 가고자 하는 목적지를 지도에서 클릭하면 내비게이션과도 연동되고, 연락처 관리 기능을 통한 전화 통화와 메모 관리 기능도 제공된다. 1인당 500~1000개의 거래처를 관리하는 영업사원들에게는 유용하지 않을 수 없다.
2015년 4월부터 프로토타입(상품화에 앞서 성능을 검증ㆍ개선하기 위해 핵심 기능만 넣어 제작한 기본 모델)을 운영한 후, 지난해 3월 개인사업자등록을 해 본격적으로 스타트업을 시작했다. 올해 1월 실제 영업사원들의 피드백을 받고 업그레이드 한 ‘워킨맵’을 출시하면서 지난 7월 법인을 설립했다.
현재까지 ‘워킨맵’에 가입한 회원수는 900여 명이다. 사용량은 더욱 두드러진다. 지난 한 달간 300명의 사용자가 약 10만 번을 방문했다. 사람들이 ‘워킨맵’ 앱을 하루 평균 11.2회 열어본다는 뜻이다. 사용자가 하루에 10번 이상씩 앱을 사용하는 것은 그만큼 충성도와 의존도가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무료로 어플을 다운로드할 수 있지만 프리미엄 버전으로 업그레이드할 때 유료 결제를 해야 한다. 정기 구독 형태로 매달 3400원 씩이다.
“영업사원들이 거래처를 이동할 때마다 엑셀 파일에 있는 주소를 내비게이션에 검색해서 이동하는 반복적인 행태에 주목했어요. 심리학에 ‘정신적 자원(mental resource)’이라는 용어가 있는데, 텍스트는 정신적 자원이 많이 들어요. 시각적으로 보는 것만큼 쉬운 게 없거든요.”



박 대표는 대학에서 인지공학 분야에 흥미를 느끼고 사람들을 위한 공간을 만들기 위해 실내건축학을 복수전공, 경영학을 부전공으로 공부했다. 사실 졸업 후 대학원에 진학해 심리학 공부와 연구를 더 할 계획이었지만, 심리학이 실질적으로 제품이나 서비스에 적용될 방법을 생각하다 창업을 결심했다. 그래서 만든 회사 이름도 ‘솔깃’이다. 솔깃한 생각을 단순한 생각에서 그치지 않고 실제로 만들어내는 팀이 되자는 뜻을 담았다.
“단순한 디자인도 심리학을 접목시키면 인간이 더욱 편안하게 지각하고 인지할 수 있어요. 오류를 범할 가능성도 낮출 수도 있고요. 이러한 서비스를 직접 설계하고 사람들이 이를 어떻게 사용하는지 분석하며, 머릿속으로 생각하는 것들을 실시간으로 반영하는 과정이 너무 재밌습니다.”
매출은 아직 미미한 실정이다. 하지만 박 대표는 ‘워킨맵’의 전망에 대한 확신을 가지고 있다. 그는 “이용자들이 자발적으로 ‘어떤 부분이 더 생겼으면 좋겠다’는 등의 조언을 많이 해준다”며 “누군가에게 돈을 더 주고라도 쓰고 싶을 만큼 니즈를 충족시키고 있으며, 확실한 수요가 있다”고 확신했다.


박 대표는 더욱 많은 고객들을 만나 그들을 직접 알아가는 작업을 꾸준히 해나갈 계획이다. 대학생 때부터 창업을 시작해 직장생활이 해 본 경험이 없는 그지만, 직장인들을 이해하기 위해 쉼 없이 그들을 만나고, 이야기를 듣고 있다.
“고객들을 만나면서 살아가는 방식이 정말 다양함을 느껴요. 대학을 졸업하고 취업을 해서 남들처럼 회사에 다녔다면 경험해보지 못 할 경험이죠. 단 한 명이라도 돈을 주고라도 쓰고 싶을 만큼 꼭 필요한 서비스를 만들겠습니다.”
-설립 연도: 2017년 7월-주요 사업: 비즈니스용 거래처 관리 지도 서비스-성과: 서비스 가입자 900명(2017년 8월 기준)
yen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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