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디어 집합소 ‘다누리’에서 청년 창업자 이민재 씨를 만나다


[캠퍼스 잡앤조이=이진호 기자 / 맹수연 대학생 기자] 관광기념품, 친환경적 아이디어 제품, 천연 화장품, 액세서리 등의 상품을 한눈에 볼 수 있는 가게가 있다. 바로 ‘다누리’다.
다누리는 서울시와 서울산업진흥원이 함께 지원하는 종합 편집숍으로 중·소기업의 유통거점매장이다. 중소기업의 유통판로를 개척해주는 역할을 하는 다누리에는 청년 창업가, 1인 기업이 입점해있다.
가게에 방문하니 다양한 연령대의 사람들이 상품을 구경하고 있었다. 수납공간이 디자인과 어우러진 백팩, 할머니들이 즐겨 쓰던 보자기를 응용한 친환경적 보자기형 장바구니, 자투리 가죽, 데님 등 더는 쓸 수 없는 원단 소재로 만든 가방, 주머니 등등 친환경적이고 톡톡 튀는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상품이 전시돼 있다.
또한, 외국인이 한국에 방문해 ‘다누리’에서 기념품을 사도 될 정도로 서울을 상징하는 관광기념품이 많다. 한국 명화, 명인을 그림으로 넣어 만든 벽시계, 핸드폰 케이스, 거울이 있고 조선청화백자를 모티브로 디자인한 실용적인 상품인 냉장고 자석 등도 판매하고 있다.

그 밖에 수저 세트, 자개 수납 상자, 조명, 심지어 마시는 차, 약재 등등도 볼 수 있다. 서울의 전통, 역사를 제품 디자인으로 접목한 실용적인 상품을 많이 감상할 수 있다.
가게의 한 벽에는 2016 Hi-Seoul 우수 상품 어워드에서 우수 상품으로 선정된 제품들이 진열돼 있다. 국내 최초로 모유는 신선하고 분유는 따뜻하게 보관하는 발열 보냉 가방, 물티슈캡 등등 새로운 상품을 볼 수 있다.
그 옆에는 ‘메이커스 위드 SBA’ 표지판 아래 상품이 있었다. ‘메이커스 위드 SBA’란 낭비 없는 생산부터 가치 있는 소비실천을 지향하는 모바일 생산 플랫폼이다.

서울산업진흥원과 카카오가 함께 발굴한 서울시 중소기업의 특별한 상품을 만날 수 있다. 원단 유통 과정 중에 과잉 생산된 고급의 원단을 판매하고, 재활용하여 고품질의 제품을 다시 만드는 ‘두이터’의 클러치, 파우치가 그 예이다.
그 밖에 천연 화장품, 액세서리, 미니 자석 화분, 디퓨저, 글귀와 판화가 담긴 귀여운 엽서 등 온갖 생활소품, 팬시 류, 잡화가 가게를 꽉 채우고 있다.
‘다누리’에서 실제로 클러치, 파우치를 판매하고 있는 ‘두이터’ 운영자, 청년 창업가 이민재 씨(32)를 만나봤다.

-‘두이터’란 어떤 기업인가요?“‘두이터(DOITOR)’는 Do it에 사람 접미사 'or'를 붙여 만든 두잇하는 사람, 행동하는 사람이라는 뜻입니다. 창업하기 전에 우리가 잘하는 점이 무언인가 열심히 찾다 보니, 다른 건 몰라도 무조건 해보기, 부딪쳐보기, 들이대기 등 이렇게 '그냥 해보자'를 잘하는 것 같더라고요. 두이터는 실천의 힘을 믿고 만든 기업이에요. 유통 과정 중에 과잉 생산된 좋은 원단을 팔기도 하고, 그 원단을 재활용해 질 좋은 제품을 만들어 판매하는 일을 합니다.”
-창업하게 된 이유가 무엇인가요?“원래 원단 무역회사에서 근무했습니다. 무역회사에서는 워낙 많은 양의 원단이 유통 되다 보니, 자투리 원단이나 샘플용, 재고 원단들은 유통 과정 중에 버려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유통되는 많은 원단들이 질이 너무 좋고 실제 가격이 높음에도 불구하고, 가치 없이 버려지는 게 안타깝더라고요.
창업하기 전에 ‘좋아하고 즐거운 일을 하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먼저 이미 즐겁게 무언가를 하는 사람들을 찾고 그들을 도와주자, 그리고 그들과 함께 문화를 만들어서 함께 힘을 키워 우리의 꿈을 같이 이뤄보자’라는 생각에 ‘핸드메이더’들을 만났습니다.
그러다가 창업을 결심하면서 핸드메이더들과 만남을 통해 일을 만들려고 하다 보니 이 자투리 원단들이 핸드메이더들과 만날 수 있는 통로 역할을 해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원단 무역 회사 근무할 때 알던 사장님과 좋은 인연으로 자투리 원단을 수급 받을 수 있게 되었고, 지금의 '업사이클 원단'이 만들어지게 되었습니다.“
-어떤 과정을 거쳐 창업하셨나요?“유명한 기업의 강연을 들으러 다니고, 매일 도서관과 서점을 가서 책을 읽고, 도움이 될 만한 창업 강연과 모임도 많이 참석하고 많은 선생님과 멘토들을 찾아다니며 조언을 구했죠. 그 후 핸드메이더들을 만났습니다. 자신의 적성을 찾아 하고 싶은 일을 하는 사람들이라고 생각했고, 핸드메이더들의 일거리를 늘리기 위해 여러 방법을 연구했습니다. 공방이나 작가로 오랫동안 작업하고 계시는 공방 선생님들과 작가들을 찾아가 인터뷰하고 어떤 점이 어렵고 어떤 것들이 필요한지에 대한 이야기도 들어보았습니다.
그 후 먼저 누구나 쉽게 만드는 재료를 구매해 볼 수 있도록 자투리 원단을 ‘업사이클 원단’이라는 이름으로 저렴한 가격에 판매를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메이커스 문화 만들기 프로젝트’라는 이름으로 홍보가 어려운 공방과 협업하여 원데이 클래스를 진행하여 만드는 경험을 할 기회를 제공하고 공방 홍보를 도왔습니다.
또한, 자투리 원단을 활용하여 경력 단절 디자이너와 함께 만들기 쉽고 예쁜 DIY 제품 기획 및 판매, 기업 홍보 제품 제작 등의 협업 활동도 하였습니다. 사람들에게는 만드는 기쁨을 경험할 기회를 마련하고 공방과 작가님들에게는 일거리를 만드는 방법으로 메이커스 문화를 만들어 나가고 있습니다.“
-어떻게 ‘다누리’를 알게 됐고 또 다누리에 입점하신 이유는 무엇인가요?“소규모 기업이다 보니 제품도 아직 많지 않고 유통이나 홍보가 가장 어렵더라고요. 정부 지원 사업 중에서 도움 받을 수 있는 정보들을 찾다가 서울산업진흥원(SBA)에서 중소기업의 유통 판매 활성화를 위해 우수 상품에 대한 브랜드 인증 사업으로 우수상품 어워드를 선정한다는 공지를 보게 되었어요. 저희는 질 좋은 자투리 원단을 가지고 공장에서 오랫동안 물건을 만드신 장인과 함께 클러치 등의 물건을 제작했어요. 37년 장인이 제작해주신 클러치 가방이라면 우수 상품 어워드를 받을 수 있지 않을까 하여서 지원하게 되었고 감사하게 선정이 되었어요. 이후에 우수상품 어워드 선정 상품들만 입점할 수 있는 오프라인 매장 다누리가 있다는 것을 연락받아서 다누리에 입점하게 되었습니다.”
-다누리를 통해 어떤 도움을 받으셨나요? 다누리가 사업을 하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도움이 되었는지.“우선 입지가 좋은 곳에 있는 다누리 매장 덕분에 두이터가 직접 만나지 못했던 소비자들을 만날 수 있는 유통 통로 역할을 해주고 있습니다. 또한, 미리 스케줄을 잡으면 다누리 매장 전면에서 원하는 날에 직접 당사의 제품을 판매할 기회를 주셔서 소비자들에게 직접 피드백을 들을 수도 있고 소비자들의 반응을 몸소 알 수 있어서 좋은 기회가 되고 있습니다.”
-창업을 꿈꾸는 젊은이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어떤 것일까요?“직장을 다니거나 창업을 하던 가장 중요한 건, 내가 왜 이 일을 하려고 하느냐 그 이유를 명확히 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어떤 일이든지 하다 보면 어려운 일도, 힘든 일들도 생겨납니다. 내가 하는 일의 이유가 불명확하면 끝까지 일을 즐기면서 해나갈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특히나 소규모의 창업을 하는 청년들에게 어려움은 매일 매일 옵션이 아니라 필수라고 생각합니다. 어려움도 내가 일을 하려고 하는 이유와 결과를 이루는 데 꼭 필요한 과정이라고 생각한다면 즐겁게 해나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유가 분명하고 방법은 여러 사람과 함께, 그리고 소비자들과 함께 찾아간다면 분명 재미있고 즐거운 나의 일을 만들어 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엄청난 깊은 고민과 통찰은 계속해야 합니다.”
jinho23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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