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고-카이스트-스타트업’ 선택한 욜로족 임수열 씨

‘욜로 라이프’ 임수열 프렌트립 대표
[캠퍼스 잡앤조이=강홍민 기자/김기남 기자] “욜로가 별건가요? 하고 싶은 걸 하는 게 욜로죠.”
임수열(32) 프렌트립 대표는 올해로 창업 3년차를 맞는 스타트업 CEO다. 서울과학고와 카이스트를 졸업해 소위 앞길이 탄탄대로였던 그가 갑자기 창업을 선택한 이유는 무엇일까.




#영재가 스타트업을 선택한 까닭은? 학창시절 임 씨는 공부밖에 모르던 학생이었다. 공부 외에는 알지도, 알고 싶지도 않았던 그는 주변에서도 마냥 공부 잘하는 아이로 통했다. 학창시절 모범생으로 살아온 임 씨는 취업을 앞둔 대학 4학년, 인생의 전환점을 맞게 됐다.
“취업 준비를 할 시기에 고민에 빠졌어요. 전공이 전자학과라 보통 졸업하면 대기업이나 해외 기업에 취업하거든요. 그게 목표가 되기도 하고요. 전 그게 싫었어요.”
물 흐르듯 흘러가는 인생이 지루해진 그는 일상에서의 탈피로 휴학을 택했고, 머리도 식힐 겸 친누나가 거주하고 있던 웨일즈의 한 시골 마을로 떠났다. 그곳에서 우연히 교회 캠프에 참여한 그는 한 선교사로부터 들은 “세상이 아파하는 것에 반응하면서 살아야 한다”라는 말이 가슴 깊이 박혔다. 그때부터 임 씨는 학업으로 경험해보지 못한 것들을 체험하기로 결심했다. 봉사활동으로 세상을 경험하고, 인턴생활을 통해 기업문화를 체험했다.
“그때 참 많은 생각이 들었어요. 그동안 공부에만 매달려온 시간이나 삶의 방식들이 의미 없다고 느껴졌죠. 실제로 뒤돌아보니 공부 외엔 할 줄 아는 게 없었거든요. 그때부터 봉사활동과 인턴 경험을 하게 됐어요.”
#누구나 놀 수 있는 공간, 프립임 씨는 그 경험을 통해 여가생활을 즐기지 못하는 2030세대들을 주목했다. 나이가 들면서 사람들이 원하는 여가생활과 실제 할 수 있는 것과의 간극을 줄이기 위해 고민했다. 그 고민이 ‘프렌트립(이하 프립)’의 시작이었다.
프립의 시작은 흡사 동호회 수준이었다. 임 씨는 액티비티한 첫 모임을 고민하다 ‘강원도 삼척 장호항 스노우쿨링’동호회를 개설했다. 처음이었고, 다소 생소하기도 한 이 모임에 사람들이 얼마나 모일까하는 그의 걱정과는 달리 많이들 찾았다.



“첨엔 사람들이 모일까 걱정했는데 많은 분들이 오셨어요. 버스까지 대절할 정도였으니까요. 사람들이 이런 모임에 관심이 있다는 걸 그때 알게 됐죠.”
임 씨는 짧은 시간 내 경험한 노하우를 축적했다. 그리고 벤처 투자 및 육성 기업인 크레비스 파트너스의 ‘임팩트 벤처스프로그램’을 통해 2013년 7월 ‘프렌트립’을 창업했다.
프립은 현재 호스트 누적 인원 1000명, 회원 30만 명을 보유하고 있는 국내 유일 소셜 액티비티 플랫폼이다. 누구나 호스트가 될 수 있고, 다양한 모임을 만들어 취미활동을 할 수 있는 앱이다.
“‘에어비앤비’가 자신의 집을 여행자 숙소로 소개한다면, 프립은 내가 잘하는 축구나 러닝, 볼링, 트레킹 등 라이프 콘텐츠를 공유하는 시스템이죠. 참가자 대부분이 20~30대 젊은 층이지만 남녀노소 누구나 참여할 수 있어요.”
#yolo is special임수열 씨에게 ‘욜로’는 특별한 의미가 있다. ‘프렌트립’이 ‘욜로트립’으로 만들어질 뻔했기 때문이다.
“창업할 때 회사명으로 ‘욜로’를 쓰려고 했었어요. 근데 당시만 해도 욜로라는 단어가 인생을 즐기기보다 탕진한다는 부정적인 의미가 있어 고민 끝에 지금의 프렌트립으로 결정했죠.”



욜로와 떼려야 뗄 수 없는 임 씨는 진정 욜로의 삶을 살고 있을까. “제 삶은 욜로죠. 근데 재미와는 별개예요. 창업은 너무나 힘들거든요.(웃음) 일 하면서 제 자신에게 자주 물어봐요. ‘이게 정말 내가 하고 싶은 건지’ 말이죠. 그래도 이 일을 계속 하고 있는 것 보면 힘들어도 재미있나 봐요.(웃음)”
힘들어도 포기하지 않고 하고 싶은 것에 도전하는 욜로족 임수열 씨에겐 이루고 싶은 꿈이 있다. “3년 동안 회사를 운영하면서 많은 걸 배웠어요. 사람이 중요하다는 것, 그리고 창업엔 ‘깡다구’가 있어야 한다는 것들이요. 지금도 스스로 배우며 성장하고 있는 단계라 생각해요. 앞으로 더 큰 회사를 경영해보고 싶은 꿈을 키우면서 말이죠.”
#나에게 욜로란?“욜로는 별개 아니에요. 대단한 것도 아니고요. 한번 해보고 싶은 걸 해보는 거죠. 물론 돈만 있다고 해서 모두 욜로가 되는 건 아니죠. 진짜 하고 싶은 걸 찾아서 해보세요. 그럼 욜로가 되죠.(웃음)”
kh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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