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이 뽑은 ‘닮고 싶은 CEO’] 조성진 LG전자 부회장... ‘공고 졸업생에서 대기업 CEO로’

[대학생 1000명이 뽑은 ‘닮고 싶은 CEO’] 전기·전자 부문 1위- 조성진 LG전자 부회장

[캠퍼스 잡앤조이=박해나 기자] 대학생 1000명을 대상으로 전기·전자 분야 CEO 중 가장 닮고 싶은 인물을 조사한 결과, 조성진 LG전자 부회장이 1위(22.1%)를 차지했다. 조 부회장은 ‘흙수저의 성공 신화’로 손꼽히는 인물이다. 공고를 졸업하고 세탁기 엔지니어로 시작해 LG전자를 원톱으로 이끄는 CEO 자리에까지 올랐기 때문. 국내 대기업 부회장 자리에 고졸 출신이 오른 것은 조 부회장이 처음이다.
장인정신의 세탁기 외길 인생 40년도예가였던 조 부회장의 아버지는 그가 고등학교에 진학하는 것을 반대했다. 중학교만 마치고 가업인 도자기 제조업을 이어받기를 바랐다. 하지만 그는 아버지를 설득했고, 요업(窯業, 흙을 구워 도자기, 벽돌, 기와 등을 만드는 공업)과가 있는 서울공고 진학을 허락받았다. 하지만 고향인 충남 대천을 떠나 서울로 올라온 조 부회장은 서울공고 대신 용산공고 기계과에 진학했다. 기계 기술자라는 꿈을 포기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1976년 산학 우수 장학생으로 학교를 졸업한 뒤에는 LG전자의 전신인 금성사에 입사해 세탁기 기술 설계사로 근무를 시작했다.
그렇게 조 부회장의 세탁기 외길 인생이 시작됐다. 그는 무려 36년간 세탁기 연구 개발에 매달렸고, 세탁기설계실 부장, 세탁기연구실장 상무, 세탁기사업부장, HA사업본부장 사장 등을 역임했다. 2014년에는 LG전자 H&A사업본부장을 맡아 LG전자 가전 사업을 총괄했고, 2016년 12월에는 LG전자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1분기 역대 최고 성적…‘조성진 효과’ 기대감조 부회장을 말할 때 빠지지 않는 키워드는 ‘몰입’과 ‘인내’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장인정신’이다. 실제로 그는 한 인터뷰에서 “도자기를 목숨처럼 여기던 아버지의 장인정신이 내 피에 흐르는 것 같다”고 말하기도 했다.
용산공고 재학 시절, 조 부회장은 트랜지스터라디오 조립에 푹 빠져 수시로 분해하고 조립하기를 반복했다. H&A사업본부장으로 부임한 뒤에도 냉장고는 물론 주요 제품을 직접 분해하며 작은 부품의 쓰임새까지 확인하는 열정을 보였다. 세탁기 연구를 할 때도 마찬가지다.
조 부회장이 세탁기연구실장을 맡은 1990년대 초는 일본 기술에 대한 의존도가 매우 높을 때였다. 당시 그는 ‘탈(脫)일본’을 선언하며 우리 고유의 기술로 세상을 놀라게 할 제품을 선보이겠노라 다짐했다. 그 후 일본의 관련 기술 서적을 닥치는 대로 구해 읽었고, 10여 년간 150회 이상 일본을 오가며 기술을 익혔다. 개발팀과 공장 2층에 침대와 주방 시설까지 마련해놓고 밤샘 작업을 이어가기도 했다.
세탁기에 대한 그의 장인정신은 결국 ‘LG전자 세탁기 세계 1등’이라는 타이틀을 얻어내는 데 한몫했다. 지난해 12월 조 부회장의 취임 후 LG전자는 기대 이상의 성적을 기록하고 있다. LG전자에 따르면, 1분기 매출은 14조6605억 원, 영업이익은 9215억 원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7% 증가했으며,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1분기 기준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phn0905@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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