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 기자] ‘클림트 인사이드’ 전시장으로 봄 나들이 떠나자


봄 꽃이 만개하는 4월, 중간고사를 앞두고 머리도 식힐 겸 연인 또는 친구와 가볼 만한 전시가 없을까.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 등 SNS 사용자라면 홍보 글이나 지인들의 방문기를 한 번쯤은 보았을 만한 전시가 있다. 바로 ‘클림트 인사이드’다.
7호선 건대입구역에서부터 전시장인 성수 S팩토리까지 걸어 도착했다. 역에서 전시장까지는 걸어서 15분 정도 걸린다. 지하철역으로 는 성수역이 조금 더 가깝다.

오후 5시, 화요일인 데다 직장인의 퇴근 시간이 아니라 매표소 앞은 비교적 한산했다. 5분 정도 매표소 앞에 서 있었는데 두 커플 정도가 지나갔다. 관람객들의 편의를 위해 짐을 보관할 수 있는 사물함이 눈에 띄었다. 전시장 외관은 이름과 같이 진짜 ‘공장’ 느낌이 물씬 났다.
전시장에 들어가 보니, 특이하게 관람순서가 2층에서 1층으로 내려가는 순이었다. 전시장은 대체로 어두웠고 굉장히 몽환적인 배경음악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2층 전시장으로 들어가자 여러 대의 빔프로젝터가 천장에서 바닥으로 수십 개의 영상을 선보였다. 이 영상은 관람객들이 마주하게 되는 첫 작품. 현장에는 열 명 조금 넘는 인원이 삼삼오오 모여 관람하고 있었다.

전시는 두 층으로 이뤄져 있다. 총 6개 세션으로 구성돼 있다. 세션 순서에 따라 관람하다 보면 클림트라는 작가의 삶과 여정을 돌아볼 수 있다.
이곳에서 가장 인상 깊은 곳은 2층에서 1층으로 내려가는 계단 벽에 있던 ‘All art is erotic’이라는 클림트가 생전에 한 말이 새겨진 공간이다. 어두운 벽과 조화를 이루며 빛나고 있었던 점이 인상 깊었다. 주변에서 “사실 이거 보러 온 거지”라는 소리와 함께 작품 앞에서 사진 찍는 여성 관람객 두 분이 눈에 띄었다.
이 외에도 SNS를 통해 많이 노출된 ‘쉘터’라는 형형색색의 작품도 눈에 띄었다. 클림트 인사이드 전시의 세 가지 체험 존 중 하나로, 사진이 잘 나오는 이른바 ‘인생 샷 장소’이기도 하다.

1층 전시장을 나오니 아트샵이 있었다. 클림트 작품들을 활용한 스마트폰 케이스, 연필, 파우치 등 다양한 물건들을 판매 중이었다.
또 다른 벽 쪽에는 클림트 작품 배경에 직접 들어가 보는 VR 체험기계가 있었다. 세 대의 기계가 있었는데 예를 들어 ‘스토클레 저택’ 안으로 들어가 저택 전경과 거실 스토클레 작품이 있는 식당 안으로 들어가 보는 식이다. 우측 패드를 이용하면 자유롭게 전진도 가능하다. VR 기계를 처음 체험해봤는데 신기했다.

관람 및 체험을 모두 마치고 전시장 출구로 나왔다. 전시장을 들어갈 때보다는 입장객들이 더 많이 늘어났다. 퇴근하고 온 직장인들도 눈에 보였고 혼자 관람하러 온 분들도 있었다.
철문으로 된 출구를 빠져나오며 이번 전시가 ‘클림트의 작품들을 영상으로도 보고 VR로도 볼 수 있는 신기한 형태의 전시’라는 생각이 들었다. 전시는 4월 18일까지 열린다.
[인터뷰] "대중들이 전시를 통해 클림트에게 더 쉽게 다가가길 원했어요" 클림트 인사이드 총연출 김철식 감독

서울 성수 S팩토리에서 열린 ‘클림트 인사이드전’은 미디어앤아트가 기획했다. 오스트리아 화가 구스타프 클림트(1862-1918)의 작품을 다룬 미디어아트 전시이다. 미디어앤아트의 총연출을 맡은 김철식 감독을 만났다.
미디어앤아트가 하는 일은 무엇인가?예술 작품을 대중과 소통을 할 수 있는 미디어아트 방식으로 구현한 전시를 제작하고 있다. 문화역 서울 284에서 했던 ‘반고흐 인사이드’가 대표적이다. 전시 기획 외에도 드라마 등 다양한 장르의 콘텐츠를 기획, 개발하고 있다.
미디어아트란?미디어아트란 현대 소통의 주요 수단이라 할 수 있는 대중매체를 미술에 도입한 것이다. 책, TV 등 대중에게 파급효과가 큰 것의 형태를 빌려 제작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번 전시는 무엇에 중심을 둔 건가?클림트는 예술사에서 송곳 같은 인물로 꼽힌다. 클림트만이 나타낼 수 있는 개성과 그에게서 나오는 힘에 기획 초점을 뒀다. 는 대중에게 가장 잘 알려진 클림트의 대표 작품이다. 그가 화폭에 담고자 한순간의 영원함을 종이가 아니라 공간을 통해 표현했다.

‘클림트’를 선정한 계기가 있나?그의 작품이 활용된 상품을 우리가 제대로 알고 소비하는지에 대한 의구심으로부터 시작됐다. 그의 유명 작품들은 상품으로서 소비만 될 뿐 예술적으로 향유될 수 없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전시를 통해 더 가볍고 쉽게 다가갈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마음에서 이번 전시가 기획됐다.
작품 선정 기준이 있나?먼저는 화가의 삶과 화가가 생각했던 세계관과 잘 맞는 작품을 선정한다. 대중의 인지도 역시 고려한다.
다음으로 어떤 화가를 선정할 건가?개인적으로는 ‘몬드리안’이나 ‘칸딘스키’처럼 추상주의 화가들의 작품을 기획해보고 싶다. 비주얼 자체는 단순하지만, 작품에 들어가 있는 스토리는 복잡한 것이 이들의 특징이다. 예를 들어, 뒤샹의 <샘>이라는 작품을 보면 일반인들이 봤을 때는 변기지만 그 속에 다다이즘 같은 큰 의미가 있다. 기본적으로 현대적인 콘텐츠들과 가장 잘 맞물려 있는 작가이다. 오늘날 현대문화에 잘 녹아있는 화가, 그런 이들을 소개하고 싶다.
전시 장소를 S팩토리로 선정한 이유는?일반적이지 않은 장소를 선정해 새로운 시도를 해보고 싶었다. 원래 기획 노트에 장소선정을 할 때, 전시 1구역을 지구에서 떨어진 또 다른 우주, 일상과 떨어진 제3의 세계라고 정했다.
‘창고’라는 문을 열고 들어왔을 때 우리는 창고가 아닌, 지구에서 몇만 광년이 떨어진 우주 공간으로 들어오는 것이다. 거기서 우연히 지구의 역사에 대해 기록해 놓은 웜홀 속으로 들어오고, 웜홀 속에서 클림트가 살았던 세상을 발견하게 된다는 설정을 한 공간이 바로 이 곳, 성수 S팩토리다.

전시를 더 알차게 즐길 수 있는 팁은?공부다. (웃음) 전시회를 오기 전에 구스타프 클림트라는 작가에 관해 깊이 공부하고 오면 더욱 재밌고 깊게 즐길 수 있다.
연출감독을 꿈꾸는 후배들에게.연출 감독이나 PD 등 어떤 장르가 되든, 학생 때부터 모든 게 시작이 된다. 학생 때부터 ‘학생’이라는 틀 자체를 벗어던져야 자신이 원하는 목표에 더 가까이 갈 수 있다. 목표를 위해서 내가 모든 걸 쏟아 부었는지 스스로 검증을 꼭 해야 한다. 어떤 활동이든 대학생으로서의 포트폴리오가 아니라 정말 내 이름을 걸고 보여주는 포트폴리오가 되었을 때 인정받을 것이다. 학생의 터울 안에 있으면 절대 자신을 넘지 못한다.

이진호 기자 / 김석진, 장연진 대학생 기자 jinho23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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