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 기자] 꿀알바? 되려 당한 ‘엑스트라 알바’의 실상

꿀인 줄 알았다가... 되려 당한 ‘엑스트라 알바’의 실상 많은 알바 중에서, 연예인도 보고 돈도 벌 수 있는 일석이조인 보조 출연 일명 엑스트라 알바가 인기다. 다양한 경험도 쌓고, 급여도 최저시급 이상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다. 하지만 보이는 것과 달리 일이 고된 편이다. 이동시간이 많고 기다리는 게 다반사. 실제 엑스트라 알바를 다녀온 대학생에게 엑스트라 알바의 숨겨진 이면을 들어봤다.
촬영일지
엑스트라 알바의 임금은 대개 시간당 최저시급인 6470원이며 이동시간이 길기 때문에 평균 촬영시간은 8시간을 육박한다. 하지만 최저시급마저도 지급해주지 않는 곳들도 있어 업체를 잘 알아보고 계약해야 한다. 일부, 보증금 3만원을 요구하는 곳도 있다. 무단 펑크와 이탈 방지 차원이라는 설명. 그러나 보증금을 내는 알바는 근로기준법상 위법이라 부당하다는 목소리도 크다. 본인이 환급을 원할 경우엔 10회 이상 출연 후 회원탈퇴 요청이 있어야만 되돌려 받을 수 있다고 하나, 실질적으로 반환하지 않는 곳이 많다.

출연료 지급 안내문 아래는 대부분의 엑스트라 업체의 출연방법 안내이다.1. 촬영 가능한 하루 전날 스케줄 신청 번호로 문자 신청한다.2. 시간 안에 신청한 회원 중에서 오후 늦게까지 본인에게 맞는 역할에 따라 개별적으로 전화 또는 문자로 스케줄을 배정한다. 본인에게 맞는 배역이 없을 경우 연락이 가지 않는다.3. 스케줄을 배정 받은 분들에게는 스케줄 관련 내용을 문자로 정리해서 전송한다. 촬영일지 확정문자를 받는다. (받은 문자에는 프로그램, 집합 시간, 집합 장소, 역할, 지부, 준비물이 적혀 있다.)4. 스케줄 통보 문자를 보고, 촬영일지에 그대로 기재한다. (문자에 적힌 내용을 잘못 기재하거나 일지 미제출시 급여 지급이 늦어질 수 있다.)5. 촬영 당일 출발할 때, “프로그램명/출발” 이라고 문자준다. 6. 촬영 현장에 도착하면 반장님을 찾아 미리 준비한 촬영일지를 제출한다.7. 촬영이 종료되면 현장 종료 시점을 문자로 보낸다. 종료 문자를 종료시간, 식사제공횟수, 종료지역을 정확히 보내주어야 급여 책정이 빠르게 처리된다. (촬영 종료 시, 처음에 모였던 장소로 데려다 준다.)8. 등록할 때 기재했던 정보가 변경됐을 시 프로필 변경 요청을 해야 정확한 급여지급 및 더 많은 스케줄을 배정 받을 수 있다.
영화 엑스트라 알바 경험만 다수라는 황모씨의 의견을 들어봤다. Q. 엑스트라 알바를 지원하게 된 계기는?돈도 벌 겸, 새로운 경험을 해보고 싶었다. 매일 똑같은 알바만 하면 지겨우니까. 엑스트라 알바 하는 사람들은 어떤 사람인지 궁금하기도 했다. Q. 면접 볼 때 어땠는가?우선 면접 보기 전, 신분증과 현금 3만원을 챙겨오라고 했었다. 면접 분위기는 편안하고, 괜찮았다. 그리고 바로 근로계약서와 보조 출연자 업무 계약서를 작성했다. Q. 영화 촬영장 분위기는?소문으로 듣기에는 엑스트라들한테 막대하고, 삭막한 줄 알았는데 전혀 아니었다. 오히려 스태프들이 살갑게 잘 챙겨주셔서 너무 좋았다. Q. 어떤 역할을 맡았는가?북한 여자를 맡았었다. 주로 땅에 구르는 씬을 많이 찍어서 힘들었다. Q. 근무시간은?이동 시간 8시간을 제외하면, 12시간 근무했다. 10~20분 찍고, 기다리는 시간은 복불복이었던 것 같다. 대기시간이 많이 길었던 건 1~2시간 정도이다. Q. 영화 엑스트라의 장단점은?일당으로 돈을 벌 수 있다는 점이 좋다. 그런데 회사를 잘못 만나면 돈을 제때 지급 안 해준다. 회사 측에 돈 달라고 얘기 꺼내면 항상 기다리라는 답변뿐이다. 회사를 잘 골라야 하는 것 같다. 그리고 촬영 일정에 따라 움직이다 보니, 촬영이 계속 연기되면 귀가시간도 늦어져 힘들었다. Q. 앞으로 계속 할 의향이 있는가?아니다. 한 번의 경험으로 충분한 것 같다. 돈도 돈이지만 뒤에서 서포트 해준다는 게 얼마나 힘든 것인지 절실히 깨달았기 때문이다. Q. 앞으로 엑스트라 알바를 할 사람들에게 한마디 하자면?우선 매 촬영마다 의상 준비물이 꼭 필요하다. 그리고 연예인을 보러갔으나, 제대로 보지는 못했다. 엑스트라 알바에 대해서 너무 기대하지 말았으면 좋겠다. 또한, 보증금을 내지 않는 회사도 있으니 잘 알아보기를 권장한다.

/강은구기자 egkang@hankyung.com 2010.09.09
드라마 촬영장. 사진=한국경제DB
드라마, 영화 엑스트라 알바를 모두 해본 노모씨의 의견도 들어봤다. Q. 엑스트라 알바를 지원하게 된 계기는?매번 알바를 구해서 적응하고, 힘든 일을 할 바에는 엑스트라 알바를 하는 게 어떨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새로운 사람들도 많이 사귈 수 있고, 당일 날 돈이 지급된다는 점에 매력을 느껴서 지원했다. 그래서 5~6년째 해오고 있는 중이다. Q. 어떤 역할을 맡아봤는가?예전에 기자 역할을 해봤었다. 평소에 경험할 수 없는 직업이다 보니 나름 재밌었다. Q. 드라마 근무시간은 어떻게 되는가? 작품마다 대기 시간이 다르다. 긴 경우도 있고, 짧은 경우도 있고. 특히, NG가 나면 촬영시간이 더 길어진다. Q. 드라마 엑스트라의 장단점은?영화는 일주일 이내로 입금되지만, 드라마는 두 달 후에 돈이 지불되다보니 못 받는 경우가 다반사였다. 직접 연락을 해서 받은 경우도 있고, 아니면 전혀 못 받은 경우도 있었다. 일단 드라마는 환경이 너무 안 좋았다. 반장님을 잘 만나야 하는 것 같다. 그래서 난 영화만 계속 하고 싶다. Q. 드라마와 영화 엑스트라의 차이점은?드라마는 시청률에 좌지우지되기 때문에 현장 분위기가 삭막할 수밖에 없다. 또한 촬영시간이 촉박하기 때문에 NG나면 혼나는 경우도 있다. 그리고 드라마, 영화 둘 다 반장님을 잘 만나야 한다. 제 경험상으로는 반장님이 누구냐에 따라 현장분위기가 달라졌다. 엑스트라들한테 잘 대해주는 반장님이 있고, 홀대하는 반장님이 있다. 현장분위기로 봐서는 드라마보다는 영화가 훨씬 좋았다. Q. 앞으로 계속 할 의향이 있는지? 내가 30살이다 보니, 일자리를 간간이 구하기엔 적당한 알바였다. 여러 알바를 해봤지만 그 중에서 엑스트라 알바가 다양한 사람들을 만날 수 있어 더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그래서 나는 영화 엑스트라라면, 계속 할 의향이 있다.
이도희 기자 / 김정하 대학생기자 tuxi0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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