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 기자] 내 친구 ‘웹소설 작가’를 만나다… 리얼 ‘장르소설 작가’ 이야기

웹소설 신인작가가 들려주는 리얼 ‘장르소설 작가’ 이야기 웹소설의 시장이 활성화되면서, 재능 있는 장르소설 작가들이 많이 등장하고 있다. 이처럼 신인 작가 발굴에 장벽이 없는 이유는 무엇일까. 누구나 쉽게 작가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 점이다. 다양한 웹소설을 선보임으로써 대중들의 관심을 유도하고 있다.
휴대성과 편리성을 모두 지닌 모바일 콘텐츠인 웹소설은 독자와의 소통이 가능하다. 빠른 피드백을 통해 다양한 독자들과 교류할 수 있다. 웹소설로 성공하려면 어떤 점이 필요할까? 웹소설 작가이자 한신대 문예창작학과에 재학 중인 H씨에게 신인작가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들어봤다.


Q. 왜 문예창작학과에 입학하게 됐어? 글에 관심 있어서 오게 된 거야?평소에 소설을 취미로 썼었는데 제대로 공부해보고 싶어서 들어왔어. Q. 평소에 네가 쓰고 싶었던 장르는 뭐였어?음. 장르문학 쪽, 순수문학과 장르문학 둘 다 가리진 않지만 장르문학 쪽을 써보고 싶었어. 난 재밌는 쪽을 선호하거든. 학교에서 글 배우면 장르문학을 잘 쓰게 될 줄 알았는데 막상 그렇지 않더라고. 적응하기 힘들었어. Q 창작이라는 게 쉬운 일은 아니잖아, 어려운 점은 없었어? 소재에 대한 고민 같은 거나.고민 많지. 가볍게 쓰는 것도 뭔가 무겁게 느껴지고. 머릿속에 항상 고민으로 가득 차 있는 것 같아. Q. 인터넷 사이트에 네 글을 연재하게 된 계기가 뭐야?혼자 쓰면 재미가 없더라고. 난 관심을 받고 싶어 해서 반응이 와야 글이 잘 써지는 편이거든. 혼자 쓰는 건 많이 외롭더라고. Q, 독자들 반응은 어땠어?여러 작품을 연재했었는데 반응을 보인 건 딱 하나였어. 처음에는 반응이 없었거든. 우연히 쓴 작품에서 독자들이 계속 써달라는 반응을 보여서 계속 쓰게 된 것 같아. Q. 왜 많은 장르 중 판타지에 관심을 갖게 됐어?아무래도 판타지가 우리 나이 또래에 접근하기 쉬운 장르이잖아. 아직 난 23살밖에 안 됐으니 어리기도 하고. 그래서 현실적인 것보다는 판타지에 자연스럽게 관심 갖게 됐어. 그러다보니 유명해졌고. Q. 어느 사이트에 연재했어?조아라 사이트야.
H씨가 소설을 연재하고 있는 웹사이트. 사진=사이트 화면 캡처
Q. 출판사에서 제의 받았을 때 기분이 어땠어?엄청 신났어. 취미로 하던 것을 이젠 돈을 벌 수 있다는 게 너무 좋았거든. 근데 계약서를 모르니까 너무 막막했어. 인세 같은 것도 잘 모르고. 그렇다보니 출판시장에선 돈 떼어먹기도 쉽고, 정확한 정산 같은 것도 언급 안 해주고. 너무 어려웠어. 그러다 누구나 알만한 판타지계의 큰 회사에서 연락 와서 그때 책을 내기로 마음먹었던 것 같아. e북 출판사에서는 e북 판권만 사고, 종이책 판권 제작은 내가 했어. 그래서 여러 번의 퇴고를 거친 후 소장본 즉 개인지, 내 책을 내게 되었지.
Q. 판타지소설 책을 출간했을 때, 주변반응은 어땠어?난 주변에 숨기고 다녔어. 장르문학은 인식이 좋지 못하니까. 그냥 남들 몰래 돈 벌었다는 셈 쳤어. 내 나이 또래 애들은 진심으로 좋아해주고, 축하해줘서 기뻤던 것 같아. Q. 어떻게 책을 제작했는지 과정 좀 알려주라.책을 제작하게 된 계기는 독자 중에 종이책으로 소장하고 싶어 하는 분들이 계시더라고. 그래서 독자들을 위해 개인지를 만들기로 기획하게 된 것 같아. 우선 소설이 완결되면 퇴고를 많이 거쳤어. 쓸데없는 건 다 쳐내고, 내지편집과정을 거치고, 디자인을 했어. 개인지표지편집을 하시는 분들이 있는데 그분들에게 소량의 가격을 지불하고, 표지의뢰를 했어. 그리고 소재 내용에 맞는 표지제작을 했지. 인쇄소에 연락해서 300부 인쇄한 후 주문서를 받고. 독자들에게 책을 냈다고 공지하고.
또 구매할 사람들의 의견을 받아서 총 150명 주문 의뢰했어. 그리고 인쇄가 완성되면 나한테 택배가 오거든. 부록을 사는 독자와 사인 필요하다는 독자들을 분류하느라 시간이 꽤 오래 지체되었던 것 같아. 내가 일일이 다 정리한 후 독자들에게 책을 보냈어. 사실 책 원가는 5천원정도 밖에 안 하지만, 일러스트랑 교정외주, 택배비를 포함하다보니 돈을 많이 지불하게 되더라고. 나는 표지에 공을 많이 들였는데, 반짝거리는 걸 넣다보니 돈이 훅 갔어. 결국 온전한 수익은 얼마 안 되더라고. 책을 소량제작할거면 손해를 예상해야 돼. 책 수요가 일정수치를 넘어서야 이익을 볼 수 있거든.


Q. 책을 출판하게 되면 인세가 들어오잖아. 금전적인 부분에서 기대한 만큼 벌었어?딱 기대한 정도? e북 시장이 사실 모 아니면 도야. 요즘은 좋은 작품들이 많아서 수요가 많아졌는데. 장르문학에도 충성도 있는 독자가 꽤 많더라고. 클리셰에 따라 실적을 보고 잘 나가는 작가들한테 프로모션을 제안해. 작가에 따라 인세 비율이 다르기도 하고. 신인작가는 인세 기대를 하면 안 돼. 작가들의 이력을 검토하고 잘 팔리는 작가 밀어주기거든. 즉, 일종의 시장논리인거지. 나 같은 경우는 계약금을 제외하고, 300정도 벌었어. 소설은 첫발이다 보니까 신간 파워를 발휘해야해. 그때 잘 팔려야 돼. 요즘은 기본적으로 잘 써야하는 부분이 커. 독자들 중에서도 똑똑한 분들이 참 많거든. 집요하게 파고드는 부분들이 많기 때문에 제대로 준비해 와야 돼. Q. 23살이라는 어린 나이에 인터넷 소설 작가라는 타이틀을 갖게 됐는데, 어떤 기분이 들어?요즘은 일찍 작가되는 분들이 많아서 별 개의치가 않은 것 같아. 그냥 용돈벌이 겸 이득 봤다는 정도? 괜히 작가됐다고 해서 어깨에 뽕 들어간 그런 느낌은 아니야. Q. e북의 장단점은 뭐야?장점은 요즘은 인터넷이 발달해서 휴대폰 하나로 바로 읽을 수 있어서 참 편해졌어. 종이책은 들고 다니기가 힘드니까. 단점은 e북이다 보니까 아날로그적 감성이 부족해. 뭔가 인스턴트느낌이랄까. 그리고 작품에 대한 독자의 멘션이 즉각적으로 날아와서 좀 힘들었어. Q. e북이 개선해야 할 부분은?e북이 활성화되면서 출판시장이 변화를 해야 하는 데 아무 계획 없이 양산해내기만 하더라고. 그런 건 좀 없어졌으면 좋겠어. 그리고 이 글은 가격이 싸니까 그 값어치 밖에 못한다는 인식도 없었으면 하는 마음도 있고. 댓글들을 보면, 독자들이 무분별하게 악플을 쓰는 경우도 다반사였어. 나 같은 경우는 인성이 이상하다는 분도 있었거든. 독자들이 조금이나마 예의를 갖췄으면 하는 바람이 있어. Q. 앞으로 네가 쓰고 싶은 글은 뭐야?내가 읽어서 재밌는 것. 그게 최고인 것 같아. 아무리 책이 잘 팔려도 그런 소설은 쓸 수 없거든. 거기에 돈이 딸려오면 좋은 거고, 아니면 아닌 거고. 내가 쓴 소설을 좋아하면 그걸로 만족해. 이걸 쓰면서 난 너무 즐거웠거든. Q. 마지막으로 나에게 e북이란?용돈벌이! 그리고 나를 즐겁게 해주는 친구이기도 해.
이도희 기자 / 김정하 대학생기자 tuxi0123@hankyung.com
상단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