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 기자] 피곤한 나에게 필요한 귀르가즘, 신개념 콘텐츠 ‘ASMR’

피곤한 나에게 필요한 귀르가즘신개념 콘텐츠 ‘ASMR’를 소개합니다
많은 업무와 잦은 야근으로 현대인들은 1년 365일 피로와 스트레스가 누적되어 있다. 그러한 이들을 위해 필요한 건 피로를 해소할 수 있는 ‘힐링’이다. 항상 수면부족에 시달리는 현대인들을 위해 준비했다. 편안한 감정 음성을 통한 새로운 숙면 유도 방식을 소개해 본다.
대한민국 평균수면시간은 7시간 정도로 경제협력개발기구, OECD 국가 중 최하위를 기록했다. 그렇기에 수면 부족에 시달리면서 피로를 호소하는 사람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는 추세이다. 대학생의 경우 많은 과제량과 시험에, 직장인들은 과다업무에 따른 스트레스로 피로가 누적되어 불면증ㆍ우울증에 시달리기도 한다.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피로를 해소할 ‘힐링’을 원하고, 평범한 힐링이 아닌 색다른 힐링을 찾아 나서게 됐다.
우리에게 필요한 힐링… 스마트폰으로도 가능하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새로운 콘텐츠로 떠오르는 ‘ASMR’이 인기이다. 수면 유도 효과가 있다고 알려진 ASMR은 ‘Autonomous Sensory Meridian Response의 약자로 ’자율감각 쾌락반응‘을 의미한다.
시청각적인 감각기관들을 반복적으로 자극하여 심리적인 안정을 유도하는 사운드 테라피로이 소리가 트리거(trigger)로 작용해 팅글(기분 좋은 소음)을 느끼게 해주는 원리다. 그러한 효과가 작용해서일까? 최근 ASMR에 의존하는 이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직장인 신모씨(25)는 “잦은 야근으로 평소 피로가 많이 쌓여있는데, 아무래도 심신이 편안해지니까 잠이 잘 오는 것 같다”라고 ASMR에 대해 긍정적인 입장을 전했다.

혜디(HYEDY), ASMR 제작자
ASMR 사용의 대중화… 전문 제작자 잇달아 증가
이렇듯 ASMR 사용 증가로 인해 이제는 ASMR을 전문적으로 제작하는 이들도 늘고 있다. ASMR을 제작하는 인기 유튜브 크리에이터 ‘혜디(HYEDY)의 구독자는 3만 명에 이른다.
혜디(ASMR 제작자)가 올린 특정 영상은 높은 조회 수를 기록했다. 몇몇 누리꾼들은 영상에 “목소리가 나긋나긋해서 잠도 잘 올 것 같다”, “너무 힘든데 이 영상을 보니까 조금은 힘이 된다” 등 그녀의 목소리를 듣고 많은 위로가 되었다는 댓글이 달려있다.
그녀 역시 과거 잦은 불면증과 조울증을 겪으면서 ASMR 콘텐츠를 시작하게 되었다고 말했다.
“평소 몸이 좋지 않아서 불면증이나 조울증이 있었다. 어떻게 하면 불면증을 없앨 수 있을까 생각하다가 ASMR 이란 것을 알게 되었고 처음에는 불면증을 치료해보고 싶어서 시작했다. 하지만 점점 마음이 편해진 것을 느꼈고 자주 접하다 보니 불면증도 많이 나아져 변화된 나를 찾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ASMR에도 먹는 소리를 내는 ‘이팅 사운드’, 일상에서 경험했던 기분 좋았던 상황을 재현한 ‘롤플레잉’, 귀 청소 사운드 ‘이어 클리닝’ 등 다양한 종류의 콘텐츠가 있는데,그중 ‘롤플레잉’ 사운드가 구독자 사이에서 인기이다.

혜디(HYEDY) ASMR 방송 장면.
혜디는 “아무래도 여러 종류의 상황극 등이 있어 시청각적인 재미와 더욱 친근하게 소통할 수 있다는 점에서 ‘롤플레잉’ 콘텐츠를 많이 좋아해주고 인기 있는 편”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러한 ASMR의 특성상 영상물의 선정성이 문제가 되기도 한다. 때문에 무분별한 사용을 피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아무래도 의학적으로 증명된 효과가 없기 때문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혜디는 “청각을 자극하는 콘텐츠이다 보니 충분히 자극적이고 선정적일 수 있다. 모든 ASMR 제작자들이 해결해야 할 숙제인 것 같다. 아무래도 ASMR의 특성상 청각의 자극을 최소화할 순 없지만, 적절한 수위 조절과 다른 방향의 소리들을 제작하여 이 사회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도록 노력하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논란에도 불구하고 ASMR 콘텐츠가 온라인을 기반으로 활발하게 소비되고 있어 광고ㆍ마케팅에 접목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여러 광고에서 쓰이고 있는 ASMR. 사진=유튜브 캡처


김풍 작가의 라면 광고, 소녀시대 윤아의 화장품 광고 등 영상미가 아닌 오로지 소리만을 들려줌으로써 제품의 대한 집중도를 높이고 있다.
최근에는 걸그룹 에이핑크 역시 ASMR을 기반으로 새 앨범 티저 영상을 제작해 눈길을 끌기도했다. 이렇듯 우리 사회에서 ASMR의 활용 사례는 늘어나고 있으며, 그 범위도 점차 넓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삶을 살아가면서 사회가 우리에게 요구하는 조건들은 너무나 많고 그 많은 조건을 충족시켜주기 위해 우리는 쉴 새 없이 바쁜 하루를 살아가고 있다. 바쁜 일상 속 우리는 자신에게 작은 휴식조차 줄 수 없을 정도로 여유 없는 삶이 되어 버렸고 그러한 우리에게 ASMR은 고단했던 하루를 위로해 줄 수 있는 존재로 여겨지고 있다. 항간에는 부정적인 시각으로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지만 정말 우리를 위험하게 만드는 건 ASMR의 부작용이 아닌 우리에게 많은 것을 요구하는 이 사회의 압박이 아닐까?
이도희 기자 / 이영규 대학생기자 tuxi0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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