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준생만 모르는 취업 비밀] 열린 채용, 정말 ‘스펙’없이 취업이 가능할까?

“우리 회사는 학점이 3.0만 넘으면 누구나 지원할 수 있다.”
잡 페스티벌에 참석한 국내 최고의 대기업 부회장이 했던 말입니다. ‘학점이 3.0만 넘으면 누구나 지원할 수 있다니, 진정한 열린채용이군’이라고 생각하는 학생들이 많을 것입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그 다음 말이죠.
“하버드에서 3.0을 받은 사람, 서울대에서 3.0을 받은 사람, 지방 사립대에서 3.0을 받은 사람은 분명히 다르다. 내게 3.0의 기준을 묻는다면, 서울대가 아닐까 한다.”
23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스포츠산업 잡 페어(JOB FAIR) 2016'에서 구직자들이 채용상담을 받고 있다. /허문찬기자 sweat@ 20160923
△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 없음
탈스펙, 열린채용… 정말로 스펙은 안 보나요?
취업이 어려워질수록 학생들은 스펙 쌓기에 열을 올립니다. 대기업은 ‘고스펙자’ 중에서 마음에 드는 사람을 골라 채용을 할 수 있게 됐죠. 하지만 언론에서는 스펙 쌓기에 치중하는 현실에 우려를 나타내고, 대기업의 채용요건이 대학생으로서 지녀야 하는 지성을 해친다는 의견을 폅니다.
이렇게 시작된 것이 탈스펙, 열린채용입니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대기업들의 또 다른 생각이 숨어있죠. 하나는 ‘굳이 채용요건에 명시하지 않아도 그 이상의 스펙을 학생들이 모두 가지고 있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이번 기회에 스펙+인성+직무역량+통섭적 사고 모두를 갖춘 사람을 뽑아보자’라는 것입니다.
한 시즌에만 대기업에 지원하는 인원이 몇 만 명을 넘어섭니다. 고작 몇 명의 인사담당자가 수 많은 지원자의 자기소개서를 더블체크 해가며 꼼꼼하게 읽고, 평가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죠. 하지만 필기시험(직무적성시험) 대상자는 반드시 선별을 해야 합니다. 학점, 학교, 영어점수, 자격증 보유 등 객관적인 지표 없이 어떻게 순위를 매기고, 기준을 잡아 대상자를 고를 수 있을까요?
앞서 말한 대기업 임원의 이야기에 진실이 숨어있습니다. 3.0 이상이면 지원은 가능하나, 기업 내부에는 나름의 기준이 있는 것이죠.
준비된 스펙이 없어요. 어떻게 서류 전형의 문을 뚫을 수 있을까요?
“어제 신문에서 ‘학점 2.8, 토익 250점’으로 OO기업에 합격한 사람을 봤어요.”
학점 2.8, 토익이 250점인 A학생은 어떻게 OO기업에 합격했을까요? 스펙을 대신할 수 있는 무언가가 있기 때문입니다. A는 비록 금융이나 재무와 관련된 자격증은 없지만, 지원하는 회사의 IR자료와 재무자료를 꼼꼼히 살피고, 과거 추이, 미래 전망을 자신만의 의견을 담아 레포트로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지원하는 회사의 채용담당자를 찾아가 “이 회사에 꼭 입사하고 싶어 열흘에 걸쳐 만들었다. 사심은 없으니 그냥 한 번 꼭 읽어만 봐달라”고 얘기했죠.
남다른 애사심과 열정을 기특하게 본 채용담당자는 차나 한 잔 하고 가라고 권하고, A는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채용의 방향과 정보를 득템하죠. 보통의 경우 A는 학점과 토익이 낮아 서류 전형에서 필터링 당할 가능성이 높지만 채용담당자의 관심을 받은 덕에 필기시험 응시라는 기회를 잡을 수 있는 것이죠.
최근 기업 인사팀의 고민은 신입 직원들의 퇴사율입니다. 자신의 적성과 진로에 대해 크게 고민하지 않고 입사를 하다보니 1~2년 근무 후 취업시장으로 다시 뛰어드는 신입사원이 늘어나고 있는 것이죠. 회사 입장에서는 2년 동안 열심히 일을 가르친 인재들이 퇴사를 한다니 매우 난감할 수 밖에 없죠. 그래서 요즘에는 묵묵히, 열심히, 스마트하게, 오래 일할 수 있는 사람을 뽑는 것이 인사팀의 업무의 핵심이 되고 있죠.
A는 비록 학점과 토익은 낮지만, 회사를 위해 몸과 마음을 받쳐 충성을 다할 것을 굳게 다짐한 인재로 보여졌습니다.
아직 준비된 스펙이 없다면, 본인의 장점을 극대화하거나 다른 학생들과 차별화된 방법으로 서류 통과의 문을 두드려 보세요. 매우 다행스럽게도, 인성과 직무경험, 조직적합성 등을 복합적으로 판단하기에 가장 좋은 좌표가 ‘자기소개서’라는 것에 모든 채용담당자가 공감하고 있습니다. 이 말은 자기소개서가 차지하는 비중, 자기소개서를 읽는 양이 늘어나고 있다는 것입니다.
자기만의 스토리가 있는 자기소개서 한 장은 3600점(토익 900, 학점 4.0)이상의 힘을 발휘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글 김도형 커리어탑팀(www.careertopteam.com) 컨설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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