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 기자]“회계사 단번에 합격한 비법 알려드릴까요?” 1년 만에 CPA 시험 합격한 이시형 씨

현재 상경계열에서 가장 난이도 높은 시험으로 손꼽히는 ‘공인회계사(certificated public accountant, 이하 CPA)’ 시험의 경쟁률은 해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아마 사법고시 폐지와 행정고시 폐지설이 나도는 가운데, CPA가 유일한 전문직 시험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는 게 원인 중 하나로 보인다. CPA는 1차 객관식 시험, 2차 서술형 시험으로 나눠지며, 회계 분야는 물론 철저한 자기관리가 중요하다. 때문에 합격까지 평균 4년 정도의 시간이 걸려 단기간에 합격은 극히 드물다. 이시형(25·숭실대 회계학과 4학년) 씨는 2014년 1월부터 CPA시험을 준비해 이듬해 첫 1차 시험 합격, 2차 시험에서 단 한 과목만을 유예 받으며 사실상 1년 만에 CPA에 합격했다. 시험 준비 기간을 기나긴 여행이라고 비유한 이 씨의 합격 노하우를 자세히 들어봤다.

Q. 자기소개 해주세요.A. 숭실대학교 회계학과 11학번에 재학 중이며, 현재 숭실대학교 공인회계사반 ‘현의제’ 실장을 맡고 있는 이시형입니다.
Q. 공인회계사 시험에 도전하게 된 계기가 있나요?A. 학창시절에는 교사를 꿈꿨습니다. 당시 교육복지에 관심이 많았고, 가르치는 직업을 선택해 학생들에게 ‘선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싶었죠. 하지만 대학 입학 후 그 가능성을 교사라는 직업보다 좀 더 전문적인 직업을 선택해야겠다는 생각이 저를 회계사 시험으로 이끌었던 것 같습니다.
Q. 회계사 준비는 어떤 식으로 했나요? A. 전 학교생활과 수험생활을 병행했어요. 당시 갓 제대해서인지 자신감이 넘쳐 충분히 가능하다고 생각했거든요. 2014년 1월부터 준비해 학기가 끝난 6월 말까지는 하루 15~16시간을 회계사 시험에 매달렸어요. 그렇게 약 6개월의 시간을 혼자 공부에만 쏟아 부었죠.
그러다 7월 즈음 몸이 너무 약해지고 매순간 조급함과 불안감에 휩싸여 잠시 공부를 중단하기도 했어요. 하지만 다시 이를 악물고 일어섰죠. 다시 일어 설수 있었던 계기를 한 마디로 표현해보면 ‘공부는 혼자, 그리고 같이 하는 것’ 이라고 말하고 싶어요.
회계사 시험을 같이 준비하는 집단 구성원들에게 받은 격려와 위로가 당시 제 고비를 이겨낼 수 있었던 큰 힘이 되었거든요.
Q. 회계사 시험 준비부터 합격까지 보통 4년이 걸린다고 하는데, 1년 만에 합격한 비결은 뭔가요?A. 성실함과 꾸준함이라고 생각해요. 당연한 말이지만 어쩌면 가장 어려운 부분이죠. 수험생들은 매일 불안함과 조급함에 맞서는데 그런 부분을 최소화하고 공부에 집중한 것이 단기간 내 합격비결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굳이 노하우를 나열하자면 첫 번째로는 ‘기출문제 분석’을 통한 ‘60:20:20론’인데요. 기출문제를 면밀히 살펴보니 60문항은 반드시 맞춰야 할 문제, 20문항은 변별력 있는 문제, 20문항은 절대 풀지 못할 문제라는 결론을 내렸어요. 60문항은 매년 비슷한 형태로 출제되는 걸 파악하고 만점을 목표로 완벽하게 습득해야 했어요. 변별력있는 20문항은 좀 더 심화된 학습을 통해 난이도 높은 문제를 풀어보고, 어려운 개념을 혼자 정리하는 것으로 접근했고요. 마지막 20문항은 사실 출제자들이 틀리라고 내는 문제라고 판단했어요.
저는 이 부분을 과감히 버리는 것이 좋다고 생각해 큰 비중을 두진 않았어요. 20보다 80을 선택한 게 첫 번째 비결이라 생각해요.
두 번째는 ‘저만의 책’을 만드는 것인데요. 과목별로 제 생각과 기출문제를 과목별, 단원별로 정리했어요. 기출문제를 토대로 예상되는 부분을 확실하게, 아닌 경우는 과감히 잘라내서 단권화로 만들었죠. 방대한 양을 저만 이해할 수 있게 단권화, 간소화시키는 작업은 공부의 효율뿐만 아니라 시험 직전에 큰 효과를 발휘한다고 생각해요.
Q. 그 밖의 합격 노하우가 있다면?A. 합격이라는 목적지에 도착하기 위해 철저한 여행계획을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최대한 수험기간을 빨리 끝내겠다는 생각으로 계획을 짠다면 아마 15~16시간의 공부는 충분히 유지될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해요.
Q. 마지막으로 CPA를 준비하는 수험생들에게 조언의 한마디?A. 저는 부모님께 꾸준함과 성실함이라는 좋은 덕목을 물려받았다고 생각해요. 너무 큰 자산이죠. 만만치 않은 수험생활을 이겨낸 가장 큰 무기였고 회계사라는 타이틀을 얻을 수 있었던 가장 큰 힘이었어요. 고통스러움, 조급함과 불안함이 너무 지배적이더라도 성실함과 꾸준함을 가지고 자신만의 우직함으로 시험에 도전한다면 반드시 원하는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해요. 감정에는 기복이 있을 수 있으나 노력에는 결코 기복이 없습니다. (웃음) 강홍민 기자 / 김성현 대학생기자 kh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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