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 기자] “심각한 취업난…” 개강 후에도 주인 못찾은 선배들의 졸업장

개강 후에도 주인 못찾은 선배들의 졸업장
지금 캠퍼스는 개강을 맞은 재학생들과 신입생들이 뿜어내는 설렘으로 가득하다. 하지만 불과 한 달 전, 이곳은 또 다른 새 출발을 시작하는 졸업생을 축하하는 장이었다. 과연 선배들은 어떤 마음으로 이 캠퍼스를 떠났을까.



“졸업식 3주가 지났는데…” 아직도 주인 못 찾은 졸업장
졸업시즌을 맞아 취업 포털 사이트 ‘인트라넷’이 졸업 예정자를 대상으로 한 설문에 따르면 졸업생의 약 50%가 졸업식 참여 여부에 대해서 ‘모르겠다’거나 ‘참석하지 않겠다’고 답했다. 실제 국민대학교 학위복과 학사모 대여를 담당한 구매관재팀은 언론과 포털 사이트가 밝힌 수치 정도는 아니지만 대상 학생의 약 30% 정도가 졸업식에 참여하지 않은 것으로 추정했다. 졸업식 이후 3주가 지난 후에도 각 학과 사무실에는 졸업장이 차곡히 쌓여 주인을 기다리고 있다.

“졸업식 꼭 가야 할 이유를 못 느끼겠어요, 필수는 아니잖아요?”- 한신대 졸업생 이모씨 -
“취업 준비나 아르바이트 때문에 못 가는 친구들이 많아요···.” - 숭의여대 졸업생 김모씨 -
“다들 졸업 전에 취업하기를 원해요, 그래서 졸업을 유예하거나 휴학을 선택하죠.” - 국민대 졸업생 최모씨 -
“졸업식에 가족들을 부르기 미안하죠. 취업도 못했는데 졸업식 가기가 부담돼요.” - 국민대 졸업생 김모씨 -

졸업을 상징하는 ‘사각모’, ‘졸업장’이 아르바이트에 밀리고, 귀찮은 존재로 추락했다. 더 이상 영광의 상징도 아니고, 미래에 대한 보장도 아니다. 졸업식 참석을 보이콧(?) 한 졸업생들과의 인터뷰에서 현실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왜 졸업식장에 가지 않았냐고 질문을 던졌더니 ‘꼭 참석할 이유가 있느냐’고 되묻는다. 참석하지 않는다고 불이익이 있는 것도 아니고, 졸업장 없다고 졸업을 증명할 방법이 없는 것도 아닌데 굳이 참석할 이유가 있겠느냐는 것이다.
또 다른 졸업생에 따르면 바빠서 참석 못했다는 친구들도 더러 있었다는 전언이다. 아르바이트 시간과 겹쳐서, 취업 공부하느라 시간이 없어서 불참했다는 것이다. 바쁜 와중에 시간을 할애해서 굳이 졸업식에 갈 이유는 없다고 여겨졌다는 것이다.



취업 실패도 졸업식이 외면 받는 주요 이유 중 하나이다. ‘취업도 못했는데 무슨 면목으로···’ 라는 졸업생의 반응은 이를 잘 보여준다. 작년 최악의 취업난 속 무직으로 졸업한 대학생들이 대거 늘어나면서 졸업식에 대한 부담감도 커졌다. 아예 취업 할 때까지 졸업을 유예하거나 휴학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대학생활의 마침표이자 새로운 출발을 알리는 졸업식이 어느 순간 귀찮고 부담이 되는 학교행사로 퇴색된 것이 안타깝다. 졸업생 모두가 축하 받고 즐길 수 있는 졸업식 본연의 의미를 되찾기를 희망해본다.
사진 : 국민대학교 신문사 / 국민대학교 홍보대사 국희이도희 기자/김다영 대학생 기자 tuxi0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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