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소서, 기업 이름부터 정확하게…‘베낀 느낌’‘천편일률적 내용’ 감점



주요 대기업 인사담당자 들은 "자기소개서(이하 자소서)가 채용전형의 첫 관문"이라고 입을 모은다. 공채의 첫 단계인 서류전형에서 자소서가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채용설명회에서 만난 일부 인사담당자들은 자소서가 서류전형의 당락을 결정지을 만큼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자소서의 위상은 최근 기업들이 출신대학이나 성별, 학점, 공인어학성적 등 소위 ‘스펙’이라고 불리는 이력 사항들을 블라인드로 처리하거나 과도한 스펙 경쟁을 지양하고 있어서 더욱 높아지고 있다 .
기업 인재상·직무유형 파악해야
기업별 서류전형에 따르면 삼성그룹은 에세이를 작성하며 이를 통해 지원자가 해당 직무에 적합한지 종합적으로 평가하게 된다. 삼성 계열사 한 인사 담당자는 “에세이는 본인이 해당직무를 위해 어떤 준비과정을 거쳤는지를 검증하는 단계로 솔직하게 작성되 경험담은 담백하게 써 달라”며 “채점 비중이 90% 이상”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하반기, 삼성그룹은 에세이에서 삼성취업을 선택한 이유와 입사 후 회사에서 이루고 싶은 꿈, 본인의 성장과정을 간략히 기술하되 현재의 자신에게 가장 큰 영향을 끼친 사건 인물 등, 최근 사회이슈 중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한 가지를 선택하고 이에 관한 자신의 견해를 물었다.
LS그룹은 밝고, 창의적이며 전문성 있는 인재를 뽑는다. LS그룹의 자소서는 그룹의 인재상과 LS전선, LS-Nikko동제련, LS산전, LS엠트론 등 각 계열사별 비전을 자신의 경험과 접목해 솔직하고 간결하게 작성해야 한다. 회사명 오타 여부는 첫 번째 검토 항목이다.
대한항공의 인재상은 진취적 성향, 국제적 감각, 서비스정신을 가진, 성실한 조직인, 팀플레이어(Team player)다. 자기소개서는 5가지 인재상에 맞게 본인의 강점이 잘 부각되도록 직접 경험한 사실을 들며 작성하는 것이 좋다. 오타, 비속어 사용 등은 특히 주의해야 하며, 간결하고 한 눈에 들어오는 자기소개서를 써야 한다.
베낀 자소서는 ‘NO’, 기업명 잘못 기재 ‘탈락’
인사담당자들은 감점을 주는 자소서에 대해 베낀 듯한 천편일률적인 내용이라고 채용설명회 등 기회가 날 때마다 거듭 강조한 바 있다. 한국은행 한 인사담당자는 “취업포털사이트 등에서 나와 있는 합격자소서는 참고용으로 사용하는 것이기 때문에 그대로 베끼는 것은 감점요인이 될 수 있다.” 며 “특히 기업명을 잘못 쓰면 읽지도 않고 바로 버려지기 때문에 되도록 몇 차례 읽어보고 실수하지 않도록 철저히 확인하라.”고 조언했다.
대림산업의 경우, ‘대림수산’, ‘대림통상’ 등 대림그룹과 관련 없는 회사를 관계사로 착각해 잘못 작성하는 경우가 많아 대림 계열사를 파악 후 기업명을 정확히 써야 한다. 회사 관계자는 “자소서에 건설부문을 ‘대림건설’이라고 기재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감점요인이 된다.”며 “정확한 명칭은 ‘대림산업(주) 건설 사업부’로 이 사업부에는 삼호(주)와 고려개발(주)이 소속돼 있다.”고 설명했다.
인적성폐지· 스펙란 삭제로 자소서 강화
SK그룹은 서류전형에 사진, 어학성적, 해외경험 등의 기입란을 삭제되면서 직무능력 중심의 자소서 위주로 채용을 실시한다. 자소서는 지원자의 경험이 회사의 인재상과 얼마나 잘 부합하는지에 초점을 맞춰 솔직하게 작성해야 한다. 서류전형에서는 직군별 필요역량을 본인이 얼마나 갖췄는지 집중해서 읽어 보기 때문이다.
LG그룹 역시 서류전형에서 어학점수 및 자격증, 해외연수, 인턴경험, 수상경력, 봉사활동 등 스펙 관련 입력란을 없앴다. 자소서 비중이 높아진 셈이다. 이에 대해 이 회사 관계자는 자소서를 작성할 때는 지원하려는 회사의 주력제품과 기업의 시장상황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지원자가 회사를 위해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지를 염두에 둬야 한다고 설명했다.
한화그룹은 지난 2013년부터 인·적성검사(HAT)가 폐지되면서 자소서 심사가 강화됐다. 서류심사는 1차(인사팀), 2차(현업 실무자)에 걸쳐 면밀하게 진행된다. 자기소개서는 그룹의 인재상인 도전,헌신, 정도 등을 본인의 경험과 접목시켜 작성하되, 직무역량을 뒷받침할 수 있는 사례를 중심으로 기술한다. 특히 자소서에는 현업에서 쓰는 단어를 사용하는 것이 유리하다.
정유진기자 jinj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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